물론 검색어 순위 1위도 몇 번 하고, 음악방송 5위까지 해본 너 별빛이지만 아직 데뷔한지 한달도 채 안 된 신인이라 너는 인기가요 연말결산에만 출연을 하게 되었어. 다행히 인기가요에서는 파워 루키즈라는 컨셉에 맞춰서 신인이지만 너는 빅스멤버들과 조금 특별한 무대를 만들 기회가 주어졌지. 원식이와는 원래 너의 곡인 someday의 재즈버전을 불렀고, 상혁이와는 너가 존경해왔던 아이유 선배님의 우울시계를 불렀어. '잊혀진다니까.' 하면서 너와 아이컨텍을 하는 상혁이 때문에 리허설때부터 다른 연예인들이 둘이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많이 해주셨어.너는 앞에서는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웃었지만, 상혁이랑 어울린다니 말도 안된다면서 상혁이와 서로 투닥이며 한참을 웃었어. 상혁이도 빅스무대를 준비하느라 너랑 많이 연습을 못했지만, 그래도 워낙 서브보컬 정도의 분량이고, 노래보다는 옆에서 너랑 꽁냥거리는 퍼포 위주에 집중되서 편하게 무대를 끝낼 수 있었어.
무대가 끝나고,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너는 오늘 친해진 다른 아이돌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나왔어. 당연히 평소처럼 주차장에서 팬들한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워낙 가수들도 많고 사람들도 복잡해서 그냥 차에 탈 수 밖에 없었어. 딱 빨간불에 차가 멈췄을 때 너는 창문을 내리고 보도블럭에 서서 너의 이름을 부르는 팬들에게 인사를 해줬어. "잘가요!!" 크게 손 흔들며 인사를 하는 널 보며 팬들도 손을 흔들어줬고, 택운이는 위험하다면서 너에게 핀잔을 줬어. "아 맞다, 오빠 저 이번 활동 끝난거죠?" 가요대전을 끝으로 너는 someday 활동을 마칠 수 있었어. 데뷔곡이라 더 잘할걸 아쉽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했지만 일단 무사히 활동을 마무리지었다는게 좋았어. 성과도 좋았고! "아, 별빛아. 그때 휴가 3일 받은거 1월 2일부터 쓸꺼지?" "맞다! 까먹고 있었네. 2일날 써야죠." "그럼 스케줄 그렇게 조정할게. 1,2,3,4일까지 쉬고 5일부터는 다시 연습들어가자." "어? 4일이나 줘요?" "1일은 쉬는 날이니까." "언제부터 쉬는 날 챙겨줬다고. 여튼, 아싸! 뭐하지? 오빤 뭐할거에요?" "난 부모님한테 갔다 와야지." 아..부모님. 너는 그 말에 조용해졌어. 데뷔하고 너무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 드렸기 때문이지. 그런 너를 백미러로 보는 택운은 그냥 어린 나이에 고생하는 너가 측은할 뿐이야. * "..엄마? 나 별빛이!" 집에 돌아온 너는 집전화기를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갔어. 침대에 쪼그려서 미국에 계신 부모님 번호를 누르는데 긴장이 됐지. 딸! 이러면서 반갑게 맞아주는 부모님 때문에 너는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다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보고싶기도 해서 눈물을 흘렸지. 아빠는 힘들지는 않냐, 성격 안 좋은 사람은 없냐, 매니저는 괜찮냐면서 질문을 쏟아내셨고, 엄마는 밥은 잘 먹고 다니냐면서 노래 잘 한다고 칭찬만 계속 해주셨어. 두분이서 투닥거리면서 전화를 주고받는 모습에 너도 같이 웃으면서 통화를 이어갔어. "그럼 나 이제 잘게요. 여긴 벌써 새벽 4신데. 이제 자려구요. 어차피 내일은 레슨도 저녁에 있어요. 매니저 오빠는 잘해주죠, 네, 네. 알았어요. 나도 사랑해요." 퉁퉁 부은 눈으로 집전화를 가져다 놓은 너는 내일 가요대제전에는 너가 안나가도 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1월 1일이 되었어. 너는 20살이 되었고, 첫 휴가를 받게 되었지. 막상 휴가를 받으니까 뭘 해야될지 모르겠었어. 한국에서 초등학교만 다니다가 미국으로 넘어갔고, 돌아와서는 학교도 안 다니고 연습생 생활을 했던지라 너는 일반인 친구도 없었고 그렇다고 바쁜 빅스 멤버들과 놀기도 그랬어. 어제부터 생각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한 너는 일단 부엌으로 가서 후레이크를 우유와 함께 먹었어. 택운은 어차피 서울이 고향인지라 당일치기로 부모님 집에 갔다오려고 했어. 빅스에 이어서 별빛까지 맡는 바람에 거의 1년째 못 들어갔기 때문이지. 당일치기로 갔다가 온 뒤,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학연이와 술도 한잔 마시고, 오랜만에 쇼핑도 하려고 했는데 부엌에서 처량하게 후레이크를 먹는 별빛이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어. "후, 어디가고 싶은데 있어?" 별빛은 택운이의 질문에 머묻거리다가 소심하게 바다..? 라고 얘기했지. 택운은 자기 집 다녀오는동안 짐 챙기고 있으라고, 오늘 밤에 출발하자고 한 뒤 집을 나갔어. 너는 한국에 온 뒤 한번도 보지 못 했던 바다를 본 다는 생각에 들떠서 시키지도 않은 집안 청소를 하면서 저녁까지의 시간을 보냈어. ㅡ 다음편은 바다로 떠난 별빛이. 나 지금 졸려서 쥬금ㅜㅜㅜ어제까지 쓰기로 하고서는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