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씨 좋은 아침입니다 -" " 네에.... 대리님 안녕하세요 " 출근을 하자마자 푹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기운없어 보이는 내 목소리에 대리님은 어디 아프냐며 걱정스러운 물음을 건넸지만 그저 아니라며 고개를 젓고는 컴퓨터 전원을 눌렀다. 머릿속이 이렇게 복잡한데 회사에 출근을 할수밖에 없다니, 이 더러운 세상!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 그렇게 의미없는 누군가를 향한 욕을 중얼거리면서도 마우스를 움직여 작업 파일을 여는 내가 우스워 결국 실실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물론, 꾀병을 부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들켰다가는 성격 더러운 안준영 부장에게 또 한소리 들을게 뻔해 관뒀다. 자기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있으면 회사에서 헛소문을 얼마나 퍼뜨리고 다니는지. 어후, 상상만 해도 몸이 부르르 떨리네. 하여간 우리 회사 분란은 다 그사람이 만드는 걸꺼다 아마.
"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불러도 대답이 없어? " 아 깜짝이야,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혼자 찔려 움찔 놀라며 고개를 들어 뒤를 보니 형섭이가 씩 웃으며 나를 향해 커피를 내밀고 있었다. " 아, 뭐야 언제왔어?? " " 방금왔지- 그나저나 커피 안받을거야? 나 팔 떨어지겠다. 너 주려고 스타벅스에서 나올때부터 이러고 왔단말이야 " ....? 뭐? 한쪽팔을 그렇게 앞으로 쭉 내민채로 빙구같이 웃으면서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설마 하는 마음에 형섭이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건 해맑게 웃으며 응! 이라고 소리치는 얼굴이었다. 세상에.... " 너 내가 얼굴 믿고 막 그렇게 빙구같이 돌아다니지 말랬지! 아니 대체 너는 사차원인거야 그냥 바보인거야..." 내 말에 또 그걸 대답하려는 심산인건지 안형섭은 흐음- 글쎄, 라며 잠시 생각하는 척을하다 갑자기 얼굴을 내 앞으로 훅 들이밀더니 귓가에 장난끼 어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 굳이 따지자면....."
" 너밖에 모르는 바보? " 아..... 순간 설렜다 미친. 갑자기 저렇게 환하게 웃으면 어쩌자는거야. 볼에 살짝 손을 갖다대니 조금씩 열이 오르는것 같기도 해 재빨리 형섭이 손에서 커피를 받아 책상위에 두곤 얼른 니 자리 가서 일해!! 라며 등을 떠밀었다. 나에게 등이 떠밀리는 와중에도 내 볼이 살짝 빨간걸 본건지 형섭이는 어? 이름이 방금 나한테 설렌거야? 응? 이라며 장난스러운 물음들을 던져왔다. 안그래도 머리 복잡하니까 제발 가만히 좀 있어주면 안되는거니.... 겨우 형섭이를 자기자리로 돌려보내고, 다시 내 자리에 앉아 A4용지 한장과 펜을 꺼내들었다. 지금 회사 업무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다. 일단 내 아이의 아빠를 어떻게 찾을지가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듯 했다. [ 내 남편 찾기 ] 종이 위에 소심하게 다섯글자를 적었다. 아 너무 오글거리나? 근데 맞는말이잖아. 아 몰라- 누구 보여줄것도 아닌데 뭐 첫번째.... 1번. 다섯명 차례차례 만나보기.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다 보면 뭐 떠오를수도 있는거고, 아님 그쪽에서 말을 해줄수도 있는거고. 일단 얼굴을 봐야 뭐가 생각나던지 할것같다. 2번은... " 어이 거기, 성이름씨. 지금 일 안하고 뭐합니까? 회사 짤리고 싶어요? " " 아뇨 안부장님. 지금 하려구요^^ (이악물) " 그래. 2번은 다 필요없고 안준영 뒷통수 세게 한번 갈기기가 좋겠네. - 안준영이 왔다가고 두시간쯤 지났을까, 열심히 타자를 치다 목이 뻐근해와 쭉 기지개를 펴며 목을 돌렸다. 으으- 나도 모르게 앓는소리가 나와 미간을 찌푸리다 순간 이쪽을 쳐다보던 형섭이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쟨 언제부터 쳐다보던거야 괜히 민망한 마음에 입모양으로 왜 라며 작게 툴툴거렸더니 뭐가 그렇게 웃긴지 혼자 빵 터져 큭큭대던 형섭이는 결국 주변 선배들에게 가볍게 혼나고 나서야 웃음을 멈추고는 입모양으로 나를 향해 말했다.
그냥 예뻐서. " .....! " 입모양을 보자마자 푹 책상으로 고개를 숙이고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오늘따라 왜 저러냐고 진짜....목도 바싹바싹 말라와 아까 형섭이가 준 커피를 마시려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떠올라 멈칫 손에 잡은 커피를 다시 내려놓았다. 커피는 아기한테 안좋다고 했으니까, 마시지 말아야지. 그냥 열도 식힐겸 가서 물이나 사와야겠다. 결국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편의점으로 나와 물을 샀다. 이대로 다시 회사로 들어가기엔 날씨가 너무 좋아 잠깐 옆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는 아직도 이 엉켜버린 관계들이 너무 복잡한데, 하늘은 왜이렇게 맑냐. 괜히 씁쓸해지는 마음에 살살 배를 쓰다듬었다 아가. 그래도 엄마가 꼭 아빠 찾아줄, 꼬르륵- ...게. 우선 우리 뭐 좀 먹을까? 주변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간식거리로 먹을게 있나 둘러보았지만 딱히 식욕을 돋우는 것은 없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던 떡볶이 집은 문을 열자마자 풍겨져 나오는 떡볶이 냄새에 질겁하며 얼른 문을 닫을 정도였다. 다 필요없고 그냥 달달한 카스테라 하나 먹고싶은데, 우리집 앞에 있는 가게 맛있던데... 헐. 그거다. 얼른 시계를 쳐다보았으나 시간은 20분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집이 여기서 걸어서 20분거리니까 갔다오면 최소 40분... 아. 저절로 울상이 지어졌다. 진짜 먹고싶은데-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떻게 해야하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찰나, 갑자기 조용하던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누구지? " 여보세요? " [ 나야. ] " 지훈이? 왜 전화했어? " [ 나 지금 너네집 근처라서, 오늘 너랑 같이 점심이라도 먹을까 하고. ] .......우리집 근처? " 사랑해 지훈아 " [ ......? 뭐야 갑자기 ] " 나 우리집 앞 카스테라 집에서 카스테라 하나만 사다주라. 지금 너무 먹고싶어서 죽을것같아 " 최대한 간절한 목소리로 말하자 잠시 말이 없던 지훈이는 픽,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무슨 그런걸로 죽을것 같기 까지 하냐. 라며 살짝 핀잔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 진짜라니까- "
" 참나, 알았어 알았어. 지금바로 사서 갈테니까 10분 뒤에 내려와. " * 걸어서 20분거리 차타고 10분만에 온다는 까리한 지훈이...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암호닉 받을게요. 근데 받아서 뭐에 쓰는거죠...?(멍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사실 저 멍청이 마자요...ㅠㅠ *댓글 20개 되면 다음편 올게요! 분량좀 빵빵하게 넣으려궇ㅎㅎㅎ 저 댓글성애자에여 완전좋아함 뿅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