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잃고 나는 앞으로 넘어졌고 회사 앞에 있던 팬들이 한 번에 모여들었다. 매니저형은 곧바로 차에 내려서나를 일으켰지만 넘어질 때 다리가 놀랬는지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 못 움직이겠다고 말하였다. "빨리 업혀, 당장 병원 가자" 매니저형이 업히라며 내 앞에 앉으셨고 나는 매니저형 등에 올라탔다. 형은 날 업고 몰려드는 팬들 사이로 피해 가며 차에 태웠다. 그리고 애들이 차에 모두 올라타고 나서야 차가 출발했다. "형, 괜찮아요?" 밀어놓고 넘어지니 미안하긴 했는지 괜찮으냐며 진짠지 가짠지 모를 미안한 표정을 하며 물었다. 나는 대충 괜찮다고 대답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매니저형이 날 업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X-ray를 찍어봐야 될 거 같은데요? 삔 정도가 아니네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눈물이 덜컥 나왔다. 그냥 그때 너무 놀래서 못 걸은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었다. 처음으로 종인이가 미웠다. 내가 종인이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억울하기까지 했다. 나는 가수로써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매니저형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 형은 아니라며 등을 토닥여주었고 입원 준비하자며 입원 수속을 밟고 나를 병실까지 데려다 주시고 자신은 애들 숙소로 데려다 주고 온다며 나가셨다. * 매니저형이 오자마자 검사가 들어갔다. 검사 결과는 살짝 발목뼈에 금이 갔다며 깁스를 하고 한 달 동안은 움직이면 안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깁스를 하고 병실로 올라오자 매니저형은 일주일 동안은 병원에서 쉬고 퇴원하라고 말했다. 지금은 이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알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 그리고 매니저형은 회사에도 가봐야 된다며 쉬라고 하고 나가셨다. 나는 누워 핸드폰을 켜보니 카톡이 와있었다. [김종인 : 형 다리 괜찮아요? 오후 8 : 29] [김종인 : 형 카톡 보면 답장해주세요. 넘어트린 거 정말 죄송해요. 오후 8 : 43] 지금은 종인이가 보낸 미안하다는 카톡조차도 연기하는 걸로 만 보였다. 나는 그냥 카톡만 본체 핸드폰을 닫아버렸다. * 다음날 기자들이 몰려왔지만 회사 측에서는 인터뷰를 허락하지 않아 그냥 회사로 통해 뉴스가 났다. 인터넷을 통해 보니 춤 연습하던 중 다리가 삐었다고 뉴스가 났다. 아마 회사에서는 빠른 복귀를 시키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오래 쉬면 애들에게 욕먹을 테니 앉아서 노래를 부르더라도 빨리 퇴원하는 게 나았다. 그리고 늦저녁이 되었을 때 스케줄이 끝났는지 매니저형과 애들이 찾아왔다. "형~다리가 얼마나 심하게 삐었길래 깁스를 했어요?" "어? 아.. 그냥.. 조금.." 경수가 다가와서 물었다. 다리가 삔 것으로 아는 거 보면 아마 매니저형은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신문에 나온 대로 이야기했는지 내 다리에 금이 가는지 모르는 거 같았다. 나는 괜찮으냐면 물어오는 멤버들에게 괜찮다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 잠깐 요 앞에 나갔다 올 테니깐 늦었으니 가만히 있어! " "네에~형!!" 나가려는 매니저형의 뒷모습을 붙잡고 싶었다. 아마 매니저형이 이 문을 나간 순간 애들은 날 또 괴롭히겠지? 나는 나가는 매니저형에게 인사하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냥 이렇게 매니저형이 올 때까지 조용히 있고 싶었다. "형 자는척하는 거 다 알아~" 경수가 내 쪽으로 다가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무서웠다. 지금은 환자지만 얘네는 내가 아프든 안 아프든 어떻게든 괴롭히는 애들이었다. 나는 못 들은 척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순간 경수의 손이 내 목덜미로 다가와 내 목을 쓰담았다. "으윽!" "자는척하지 말라니깐." ".. 왜에.." "그깟 다리 하나 삔 거 가지고 무슨 깁스까지 해?" 그깟 다리.. 아마 여기서 내가 다리에 금이 간 거라고 해도 이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냥 아무 말도 못한 체 손만 쳐다보면 만지작거렸다. "형, 입이 있으면 대답을 해야.." "경수형 그만해요." "뭐야 김종인." "자금 매니저형 올라와요." 나는 순간 종인이가 나를 도와주는지 알고 기쁠뻔했다. 하지만 역시 자신들의 이미지를 위해서였다.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냥 빨리 매니저형이 와서 애들을 데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 내가 병원에 있는 한 애들은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아와야 했다. 기자들이 돌아갔다고 해도 몇 명은 숨어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불화설이 돌지 않으려면 애들은 찾아와야 했다. 애들은 늦저녁이나 스케줄이 없는 멤버들이 찾아왔고 와서 하는 거라곤 과자를 먹는다든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였다. 그래도 내가 환자인지라 그냥 평소처럼 무시하는 정도였다. 나는 그냥 핸드폰을 하거나 노래를 듣고 있는 게 다였다. 나와 애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딴 세상 사람들이었다. "야, 가자." 찬열이 그만 가자면 겉옷을 챙겨 입었다. 애들도 하나둘씩 옷을 입고 나갔다. 나는 이어폰을 빼고 애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냥 빈말이라도 간다고 해주면 잘 가라고 인사해줄 수 있는데.. 역시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걸 한번 더 깨달았다. * 퇴원을 이틀 앞두고 멤버들과 매니저형이 찾아왔다. 매니저형 앞이라서 그런지 애들은 보고 싶었다면 소리치며 들어왔다. 애들의 연기가 되면 나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애들은 나한테 와서 내가 읽던 책을 한번 보더니 이런 책이 뭐가 재미있느냐며 할배 같다고 장난을 쳤다. "애들아" 매니저형이 갑자기 애들을 불렀고 장난치던 애들은 매니저형을 쳐다보았다. "사실 내가 너네에게 말 못한 게 있어." "말 못한 거요?" "민석이 다리 삔 거 말이야.." 매니저형은 아마 곧 퇴원하는 내가 활동할 때 무리가 가지 말라고 애들에게 사실대로 말하려는 거 같았다. 어차피 다리가 삐든 금이 갔든 상황은 달라지는 게 아니니 나는 그냥 읽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삔 게 아니라 금이 간 거야. 그러니 퇴원하고도 조심해야 되니깐, 장난치지 말고" 언제나 들리던 대답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애들을 쳐다봤다. 애들은 하나같이 모두들 나를 심각한 표정을 한 체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왜 그러냐며 웃었지만 애들은 웃지 않았다. "형, 진짜 금 간 거예요?" 루한이 매니저형을 쳐다보며 물었다. 매니저형은 모두들 놀랬냐며 한 달 뒤에는 다 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나도 매니저형에게 애들 많이 놀랜 거 같다며 빨리 숙소로 가서 쉬여야 되는 거 같다고 얘기했다. 형은 그래야겠다면 애들을 데리고 나갔고 나는 마저 읽던 책을 다시 읽었다. * 나는 병실 안에서 혼자 앉아 티비를 보거나 노트북을 하는 게 전부였다. 인터넷을 켜서 검색어에 뭐가 뜨나 눌러보려고 하는데 다음 검색어 순위에 넘어갔다. 다음 검색어에는 카이가 있었다. 갑자기 종인이를 보는 순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종인 이 때문에 다친 걸 들킨 걸까? 하지만 종인이가 밀었지만 계단에서 중심을 못 잡고 떨어진 잘못은 나한테도 있었고 사실 밀었지만 누가 봐도 장난으로 보였기 때문에 절대 종인이가 검색어에 오를만한 이유는 없었다. 나는 무슨 일인가 하고 눌러보았다. [엑소 카이, 누군가에게 맞았다!] [엑소 이번 주 두 명째 부상!] [시우민에 이어 카이까지 부상] 종인이의 볼은 화장을 했지만 얼마나 심하게 맞았는지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뻘겋게 부어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나는 매니저형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형의 말로는 종인이가 루한이랑 장난을 치다 실수로 루한이 잘못 쳐서 맞았다고 했는데 볼의 부은 정도가 실수치고는 심하게 부어있었다. 나는 더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물어볼 사람이 이제 없었다. 사실 자세히 아는 멤버들이 있긴 하지만 이제 내가 그 애들에게 말을 쉽게 걸만한 사이는 아니었다. 최근 일만 루한이 내가 먹지 못하는 과자를 억지로 먹였을 때나 세훈이가 팬이 준 인형을 망가트렸을 때 애들이 나에게 춤을 쳐보라고 했을 때 등 나는 제대로 거부도 화도 낸 적이 없었다. 사실 없었다기보다는 말하지 못 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는 이제 엑소에서 투명인간 같은 필요 없는 존재가 돼버린 거 같았다. 이제 내가 이 팀에서 나가야 될 때가 찾아온 걸까? * 저녁에 되었을 때 병실 안으로 애들이 찾아왔다. 애들 뒤로는 매니저형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요즘 회사에 일이 많으셔서 회사로 가신 거 같다. 애들은 어제 놀랬던 표정과는 달리 그냥 평소처럼 자기들끼리 놀거나 과자 등을 먹기 시작했다. 아마 어제 그 표정들도 매니저형 앞이라서 모두 연기했던 거 같다. 나는 준비했던 말을 하려고 애들을 불렸다. "애들아" 몇몇의 멤버가 쳐다보았다. 나는 봐주는 멤버를 한 번씩 쳐다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나 다리 다 나으면 엑소에서 탈퇴할게, 너네가 나 싫어하는데 내가 너무 눈치 없이 오래 있었다.. 미안.." ---------- 많이 늦었죠ㅠㅠㅠ원래 금요일에 완성했는데요..푸드득하고 날아가버려써여..절망.. 왜 임시저장안됌?짱시룸..ㅠㅠ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뭐라 한말이 없네요ㅜㅜ죄인은 이만 물러갈께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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