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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y-Dovey

 

 W. 비온뒤하늘

 

 

 

 

 

02. 스치면 인연

 

 

 

 

 

#Past

 

 

 

 

진짜, 진짜 오세요? 대박

- 내가 이 동아리에서 그 선배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그 선배가 그렇게 대단해요?”

. 얼굴이 열일하시는 분이거든.”

 

 

 

 

오랜만에 동아리가 제법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누가 온다는 데. 되게 나이 많은 선배라고 했나? - 진짜 불편하겠다. 알지도 못하는데다가. 나이도 많다는데. 불편한 분위기. 사람들. 자리 이런 거 딱 질색하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괜히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말고 자리를 피하자. 그래 나가자. 거기까지 생각을 마치고는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근데 그 선배님 거의 3? 만에 돌아오시는 거라면서요

응 동아리는 거의 3년만이지. 학교는 중간에 한 학기 다녔는데. 취업한다고 워낙 바쁘셔서 동아리는 안 오셨었거든. 군대 갔다가. 취업하고. 거의 3년 맞네.”

 

 

 

 

3년 만에 오시던. 군대에 가셨던. 취업을 하셨던 간에. 왜 갑자기 나타나세요... 제가 없을 때 오셨다면 더 좋았을 걸. 그 선배님께는 죄송한 생각이지만.

 

 

 

 

그 선배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아 이름이 김서......”

 

 

 

 

 

벌컥. 동아리 실의 문이 열렸다. 한 순간 소란했던 동아리에 잠시 정적이 내렸다. 뭐야, 갑자기 이 고요함은. 사람 불안하게 만드네. , 안녕하세요. , 그래 안녕 오랜만이네. 여기저기 인사하는 사람들 사이로 나만이 동아리 실에서 벗어나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야겠지? 가볍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피하자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고개를 살며시 드는 순간 눈이 마주친 사람은 어? 딸기에이드? 그쪽에서도 나를 알아봤는지. ? ? 하고 놀라워하는 게 보였다. 여기서 더 주목받고 싶지는 않은데. 일단 이 자리는 피하고 보자. “저 그럼 저 가봐야 돼서... 먼저 가볼게요!”

 

 

 

 

 

**

 

 

 

 

 

정신없이 동아리를 벗어났다. 그 남자. 선배였구나. 그것도 같은 동아리에. 이번에 복학했다고 했으니까 학교에 가면 더 자주 마주치려나? ... 어떡하지. 지금 음료수를 사다 드려야 되나? 아니야. 이미 가셨을지도 모르잖아. 어느새 그 남자. 아니 그 선배에 대해서 온 신경이 쏠린 나였다. ...... 모르겠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지 뭐.

 

 

 

 

 

#Present

 

 

 

찰칵! 찰칵!

 

 

탄소야-. 김탄소-. . ... 혼자서 앉아있는 그 5분을 못 참고. 또 장난이야. 아니 초등학생이야?

 

 

 

심심했는지 자꾸만 말을 걸더니 대답하지 않고 무시하는데도 끈기있게 부르길래 뒤를 돌아보니. . 손가락이 볼을 찔러온다. 장난이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는지 웃어보이는 그의 모습에 작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 진짜 어린아이도 아니고.

 

 

 

 

오빠 나 지금 사진 찍는 중이잖아. 일하는 중이라고-. 장난치지마.”

 

 

 

 

일하는 중에는 이러면 나 조금 짜증나는데. 짜증나면 대답도 날카로워지는데.

 

방금 좀... 날카롭게 말했고.

 

또 삐진 거 아니겠지?

 

 

 

 

갑자기 조용해진 그의 태도에 설마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자. 아니나 다를까. 입을 삐죽거리고 있는 그가 보였다.

 

 

 

 

너 변했어. 변했어.”

사람은 누구나 변하거든요. 근데 김석진씨는 한결같으시네요. 이런 일에 삐지신 거 보니까.”

 

 

 

 

존댓말을 사용하는 나는 화가 났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중이거나. 그리고 오빠를 달래거나. 지금은 세 가지 모두 해당하는 것 같은데.

 

 

 

“...... 안 변했네. 똑같다. 똑같네. 옛날 생각나게.”

 

어딘가 씁쓸하기도. 여유롭기도 한 표정과 말투로 그가 말했다.

 

 

 

뭐가?”

 

옛날? 갑자기 옛날이 왜 생각난다는 거야.

 

 

 

처음에 너 내가 편하게 말하라는 데도 계속 존댓말만 사용했잖아. 나한테

 

 

 

 

 

 

#Past

 

 

 

 

 

- 이게 뭐하는 거야. 옷으로 널부러진 방 안이 보였다. 옷이란 옷은 다 꺼내서 이걸 입을지 저걸 입을지 고민하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그냥 딸기에이드 하나 사주는 건데. 옷은 왜 신경쓰는거야 김탄소.

 

 

 

 

[토요일 PM 1:21]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 시간을 안 정했잖아. 연락처도 모르는데. 생각해보니 시간도. 연락처도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뭐야- 그럼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네?

 

진짜. 나 바보 아니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쉬웠고, 만나고 싶었다. 바보같이 시간을 정하지도 않은 걸 모르고는 혼자 설레서는.

......설레? 설레긴 뭘 설레. 나도 참.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사진기를 집어 들고는 나갈 준비를 했다. 지금 나가는 건 일하러 가는 거지. 가서 우연히 만날 수도 있고. 절대 우연히 만나는 거 기대하고 가는 거 아니고.

 

 

. 일하러 가는 거지. 근데 이 옷이 나으려나? 아니야. 저게 더 나을 것 같은데?

 

 

 

 

 

*

 

 

 

 

 

카메라를 들고서 여기저기 찍어보려고 했는데 마음이 다른 곳에 가있으니까 제대로 된 사진이 찍히지가 않았다.

 

오늘은 날이 아니네- 사진도 안 나오고.

 

 

 

그 선배도 안 나오고.

 

 

 

- 탄소야 집 가자. . 여기서 니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카메라와 짐들을 챙기고 있는데 뒤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 다행이다. 아직 늦은 거 아니죠?”

 

뛰어왔는지 조금 거친 숨을 내뱉는 그가 보였다. 못 만날 줄 알았는데.

 

 

 

- 내가 늦었으니까. 이거 받아요

 

 

 

 

그제서야 그의 양 손에 들려있는 음료수가 보였다. 딸기에이드? 그가 건넨 음료는 차가웠다.멍하게 있던 내 정신이 돌아올만큼. 잔 표면에 맺힌 차가운 물방울이 손바닥을 뛰어다닌다.

 

 

어쩌면 심장이 뛰어다니는 거 같기도.

 

 

 

 

*

 

 

 

 

너무 어색하잖아-. 이런 분위기는 정말 불편해서 싫은데.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음료수만 삼키고 있었다.

 

딸기에이드는 또 왜 이렇게 단 거야.

 

 

 

그가 건네서인지. 내 마음이 달아지는 건지.

 

 

 

딸기에이드가 달았다. 지나치게.

 

 

 

... ... 갑작스럽게 들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나를 쳐다보는 그가 보였다. 오늘도 변함없는 미모를 자랑하는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사실... 설렜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그렇게 쳐다보면 제가 좀 많이 떨리는데요......

 

 

 

갑작스럽게 그가 물어왔다. 탄소라고 했나? ? . 내가 이름을 말한 적이 있던가? 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안 거지.

 

 

 

- 근데 제가 이름을 말씀드린 적이 있나요? 도대체 그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건지 궁금했다. ... 그 말한 적이 있는 거 같은데? 눈에 띄게 당황하는 그의 모습에 의아함은 들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 내가 말한 적이 있을지도. 너무 당황해서 이름을 말했나?

 

 

 

 

사진 찍는 거 좋아해?”

 

 

 

 

뜬금없는 질문에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약간 당황한 듯한 그가 덧붙였다. - 아니 동아리가 사진동아리니까. 저번에도 그 카메라-... 들고 있기도 했고. 저번일이 창피했는지 눈을 피하는 모습이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 사진 찍는 거 좋아해요.

 

 

 

그의 눈동자가 동그래졌다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반으로 접힌다.

 

 

- 웃는 것도 예쁘네.

 

?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이제 헛소리도 들리나봐. 예쁘다고 했는데. 놀라서 굳어버린 나와는 다르게 그는 더욱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우리 후배님은 몇 살인거야?”

 

저요?......21살이요

 

 

 

 

잠시 그의 여유로운 미소가 무너진 듯 보였다. 어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진짜 어리잖아-. 와 나 완전 도둑놈 되겠는데?

 

혼자서 약간은 놀란 듯 중얼거리는데.

 

 

말투가 꼭 아저씨 같았다.

뭔가 세상을 되게 오래 살아본 사람 같은.

 

 

 

 

근데 내 이름은 안 물어보네? 다시금 평정을 찾은 듯 태연한 표정으로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자꾸만 쳐다보는 시선이 어딘가 부끄러워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을 물어봤어야지. 왜 이 사람 앞에서는 정신을 못 차리는 거야.

 

 

 

- 이거 참 완전 엎드려 절 받기네. 내 이름은 김석진이야. 잘 기억해둬. 자신의 이름을 잘 기억해두라는 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기억 수준이 아니라 각인 수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뇌리에 강렬하게 그의 이름이 박혔다

 

 

 

 

그렇게 학교, 동아리, 사진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훨씬 지나있었다.

 

 

 

 

생각보다 선배는 말이 조금. 아니 많이. 많은 사람이었다. 덕분에 분위기가 편안했던 것 같네. 좀 의외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대화했다면 즐거운 대화였던 거겠지?

 

 

 

 

다음에 만날 때는 말 놓고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는데. 괜찮지?”

......노력은 해볼게요.”

그래, 그럼 잘가고 다음에 또. 보자

 

 

 

 

. 라는 말을 강조한 듯 했는데. 착각이겠지? 나를 또 봐서 뭐해. 말을 마친 그가 해사하게 웃어보이고는 걸어갔다.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어쩐지 자꾸만 딸기에이드 향이 주변에 머무는 것 같았다. 새콤하고- 달달한-

 

 

 

 

 

 

#Present

 

 

 

 

 

 

그게 바로 이 자리에서였는데. 그 때는 애가 참~ 귀엽고- 착하고-”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나를 한 번 쓱 쳐다봤다. 뭐야- 왜 그런 눈빛으로 봐? 말은 왜 하다 말고? 지금은......에휴-. 말을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한숨을 쉬는 그의 모습에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이 오빠가? 살짝 눈을 흘기며 말했다.

 

 

 

- 그래서 싫어?”

 

 

 

- 나는 뭐 불만 없어서 이렇게 있는 줄 아나본데. 오빠도 초반하고 완전 다르거든. 처음의 그 선배미 넘치던 그 남자 분은 어디가고 이렇게 애 같은 오빠만 여기 있을까. 저런 말은 왜 하는 거야. 괜히 혼자 기분이 상해서 발끝으로 땅을 치고만 있었다.

 

 

한숨까지 쉬며 한탄을 늘어놓던 그는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탄소야- 화났어? ? 퍽 다정하게 불러왔다. 나도 이제 그런 거로는 쉽게 풀리고 그런 여자 아니거든.

 

 

 

대답도 않고 고개를 돌리고 있자 내 턱을 가볍게 손으로 쥐어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저 바라만 보면서 미소를 짓는데. 어쩐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다.

 

내가 잊고 있었다. 오빠가 평범한 외모는 아니지.

 

 

근데 오빠. 그렇게 웃으면 나.......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눈동자만 굴리자.

 

 

 

귀엽다. - 진짜 김탄소. 귀여워서 어떡하지. , . 이 오빠가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네. 얼굴에 열기가 오르는 것 같다. 그의 손이 두 볼을 감싸왔다.

 

역시 하나도 안 변했다. ? 뭐가? 이번엔 뭐야 또.

 

 

 

어떻게 항상 예쁘지?

 

 

 

그의 얼굴에는 초승달 3개가 걸렸다. 눈에. 입가에. 달빛처럼 반짝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난 속으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닭살 돋은 거 같아. 이러지마 오빠

 

 

 


더 하고 싶은 말

 

다음화를 빨리 들고 오려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었네요.

하지만 앞으로 적어도 당분간은 빠르게 빠르게 다음화들을 들고 오려구요!

 

요새 페스타 기간이라서 하루하루 기대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네요.

여러모로 매일이 기대되는 날들이 계속되는게 분명해요!

 

 

 

 

암호닉

 

+) 한 분이지만 달아주신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 많은 힘이 되고. 그렇습니다. 똑같은 댓글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몰라요!

부족한 글 실력이라는 걸 알기에. 더더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쓸게요!

 

---

 

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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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꾸에에에엥ㄱ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는 석진이 뭔가 상상이 가고 좋은거같네요!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글 형식 너무 좋은거같네여!
7년 전
비온뒤하늘
답글이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항상 댓글 감사합니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어요.

7년 전
독자1
석찌 너무 귀엽고 설레요 ㅠㅅㅠ 딸기에이드 먹고 싶ㅍ어져요... 이제 딸기에이드 글자만 봐도 김석진 생각ㄱ날 것 같아요ㅠㅠㅠ
7년 전
비온뒤하늘
감사합니다♥
딸기에이드만 봐도 생각날 정도라니. 감사해요. 더 힘내서 써보도록 할게요.
끝까지 달려봐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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