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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소년은 왜 우는가 03 | 인스티즈

 

 

 

 

 

 

w.낙원

 

 

 

 

 

 

 

327

 

드디어 일기를 쓰기시작하였다. 일기를 써겠다고 다짐한것은 2월쯤이였는데 미루다보니 벌써 3월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오늘은 꼭 일기를 써야겠다. 오늘은 처음으로 짝과 얘기한날이기 때문이다. 아 혹시나 나중에 어른이 되어 기억이 나지않을수도 있으니까 (그럴일은 없겠지만) 짝에대한 얘기를 적어야겠다. 짝이름은 변백현이고 남자였다. 2학년때 전학을 와서 그런지 조용하고 수업내내 잠만잤다. 얼굴은 정말 잘생겼다. 키는 나보다는 한뼘정도 컸고 찬열이보다는 한뼘정도 작아보였다. 얼굴로는 개구쟁이같았는데 성격은 꽤나 쌀쌀맞아보였다. 무언가 범접할수없는 아우라라고 할까. 여하튼 그런것이 느껴졌다. 우리학교아이들은 항상 수행점수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는데 백현이는 달랐다. 자유롭고 멋진아이같아 보였다.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는데 내가 싫은것인지 내가 말실수를 한건지 화만냈다.그래도 미운정이라도 들면 친해질수있지않을까? 내일은 더 친해질수있도록 방법이라도 연구해봐야겠다.한번 친구가 되고싶은면 절대 포기하지않겟다는걸 보여줘야겠다. 후후..빨리 내일이왔으면 좋겠다. 2학년이 되어서그런가 심장이 막두근거린다. 새로운친구를 만나는 두근거림이란 언제나 좋은것같다.

 

 

하아..경수와 처음 만난날이 떠올랐다. 심장은 먹먹해지고 그때잡힌 오른손목은 피를 울컥울컥 쏟아내며 거즈를 적시고있었다. 첫일기라 긴장하고 읽었던 탓인지 몸이 피곤해졌다. 서랍위의 전등의 위치를 책상위로 옮기자 침대까지 밝은 빛이 닿았다. 흰시트위에 몸을 맞겼다. 푹신한 느낌이 좋았다. 한순간에 긴장이 녹아내렸다. 편소에는 흰이불에 피가 묻을까 걱정하였지만 오늘은 일기장에 묻지않게 조심하였다. 다음장을 넘기자 첫날과는 달리 꽤나 짧은 글이 보였다.

 

 

328

 

하아..오늘 은 왠일인지 백현이가 어제보다 훨씬 나를 경계하는 느낌이였다. 어제도 경계하기는 했다만 이정도는 아녔는데.. 오늘 기분완전 다운이다....이런 기분은 처음이였다. 보통 이러면 귀찮아서라도 대꾸해주는데..찬열이는 연신 포기하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라도 백현이와 꼭 친구를 하고말것이다. 아자!아자!

 

 

410

 

요근래 백현이랑 많이 가까워진것같다. 역시 사람은 노력한만큼 얻어낸다는것이 맞는말이였다. 오늘은 무려! 백현이랑 같이 백현이네 집에갔다. 백현이네집은 내가 평소에 볼때마다 이런데도 사람이 살까? 할정도로 이쁜집이였다. 백현이네집에 가자마다 백현이는 어떤 방으로 나를 밀어넣었다. 침대랑 책상같은것은 없고 방한가운데 하얀 그랜드피아노와 방구석의 바이올린케이스3개 그리고 방한쪽면에 책장이 전부였다. 백현이는 연습할 때 쓰는 방이라고 했다. 우와 연습하는 방이 따로있다니..우리집은 피아노도없어서 연습할려면 피아노학원이나 교회까지 가야되는데. 백현이는 방구석에 바이올린케이스를 열고는 바이올린을 조율하였다. 엄청 근사하였다. 백현이는 나에게 피아노악보하나를 던져주고는 반주를 맞춰달라고하였다. 반주를 맞춰보는것은 처음해보는 일이라 엄청 떨렸다. 한창 연주를 할때쯤 백현이가 갑자기 바이올린을 내려 놓고는 내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한테 피아노를 좀 쳐보라고했다. ..뭐를 칠까 고민하였더니 백현이는 말할수없는비밀을 쳐달라고하였다 다행히 내가 외운 곡이였다. ..옆에 누군가 있으니 불편한느낌에 백현이에게 비켜달라고 하고싶었지만 눈을 감고 조용히 감상하고있는 백현이를 건들이자니 너무 미안하였다. 그러다 음정하나를 틀려버렸다. ..쪽팔렸다. 백현이는 곡이 끝나자마자 학원을 가야된다며 나를 문밖으로 밀어내었다. 백현이 같이 자유로운사람도 학원을 다니는구나..그러니까 맨날 학교수업때 자지..

 

 

나도 그때 떨려서 실수했는데. 사실 그날은 학원을 가는날이 아니였다. 너무 떨렸었다. 왜인지는 몰랐었다. 그래 도경수가 좋아서 옆에서 피아노쳐주는 도경수가 너무 좋아서 였을것이다. 도경수의 피아노소리가 듣고싶어졌다. 일기장을 덮고는 휴대폰에 있는 음악파일을 열었다. 살짝 밝은분위기로 시작된 피아노소리는 초가 점점 줄어들수록 구슬프게 바뀌어갔다. 도경수가 작곡한 곡이였다. 이름은 소년. 피아노소리는 마치 도경수를 닮아있었다. 밝았지만 빛을 빼앗기고 점점시들어갔던 도경수와 닮아있었다. 거실의 괴종시계가 12번 댕댕소리를 내었다. 이만 자야겠다.

 

 

-

 

 

 

체육시간이였다. 지겹게도 눈부신 태양아래 남색 체육복을 입고 운동장 한가운데 섰다. 이번시간은 기초체력조사라는 말에 아이들의 야유가 터져나왔지만 체육선생은 전혀 개의치않는듯이 체조를 시작하엿다. ..지겨워 체육시간은 참 쓸모없는것같다. 차라리 이시간에 그렇게 강조하던 국어 영어 수학 수업을 듣는 것이 더 나을것같았다. 잠이라도 잘수있으니 말이다. 도경수를 보는 재미였던 체육시간은 도경수가 사라지자 아주 쓸모없어져버렸다. 뒤뚱뒤뚱 아기오리마냥 뛰었던 도경수의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때 50m달리기 준비를 끝낸듯한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찬열 변백현 준비!”

 

 

왜 하필 박찬열인지 모르겠다. 벌떡 일어나 나뭇잎을 털어내고는 출발선에 섰다. 갑자기 어질하였다. 항상 여기 서있으면 저 끝에서 응원해주던 도경수가 있었는데..

 

 

선생님

 

?”

 

저 못 뛸것같아요

 

이걸로 계주선수뽑을거니까 억지로라도 뛰어

 

못 뛰겠어요

 

 

나의 완고한 말에 선생님 짜증섞인 목소리로 나중에라도 뛰라고 말하였다.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한뒤 다시 스탠드 쪽에 앉았다. 박찬열과 시선이 마주쳤다. 의아스러운 눈빛이였다. 마치 눈빛에 너는 왜 안뛰어라고 말하는듯하였다. 눈길을 먼저뗀 것은 박찬열이였다. 삑 하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박찬열은 이미 저만치를 달리고 있었다. 내가 도경수없이 잘살아갈수있을까 차라리 나의 숨도 어느순간 멎었으면 좋으련만

 

 

 

-

 

 

 

변백현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자 복도 창틀에 팔을 올려놓고는 얼굴을 괴고있는 종인이보였다.

? 거짓말쟁이가 불러 어디있다는데? 옥상에 있다는데

김종인은 할말을 다한것인지 씨익 웃고있었다. 그모습은 마치 이상한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를 연상 시켰다. 옥상 쪽으로 가는데 김종인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다. 거짓말일지모르니까 다른곳부터 가봐! ..다른곳이라 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대로 발걸음을 옥상으로 옮겼다. 옥상에 올라가자 아무도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있지도 모르겠다. 거짓말쟁이는 괜한 별명이 아니였다. 선배는 항상 거짓말로 친구들을 놀리기 좋아했고, 거짓말에 천부적 재능이있었는지 알면서도 속는 사람들이 허다할정도였다. 아 장난친건가.. 다시 나갈려고 하는데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옥상문이 연결되어있는 지붕위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안녕 백현아?”

 

인사 할려고 부르신거 아니시죠? 저 다음시간들어가야되니까 할말있으면..”

 

죽었다며?”

 

입을 꾹 다물었다. 뭐가 그리좋은지 헤실헤실 웃고있었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않자 신이 난듯 말을 시작하였다.

 

 

왜 걔있잖아. 이름이..도경수랬나..? 그래 도경수 도경수맞구나? 아무말안해도 표정으로 다보이네. 걔 왜죽었다니?”

 

“…글쎄요

 

정말 몰라서 글쎄요 하는 것은 아니겠지

 

“………”

 

혹시 교통사고 라든?”

 

 

말하기 싫었다. 누군가의 입에 마구 거론되는 도경수의 죽음이 싫었다. 얄밉게 웃고있는 준면이형 한대쥐어박아주고싶을지경이였다. 주먹을 꽉 주고는 참았다. 옥상에는 구름이 지나갔는지 햇살이 비춰졌다. 그래서인가 준면이형은 나른해보였다. 다갈색눈동자는 빤히 나를 보고있었다. 준면이형의 입이 살짝 달싹였다. 옅은 담배냄새와 함께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혹시 교통사고라든?”

 

“…”

 

박찬열이 그랬겠지. 교통사고였다고

 

 

학교에까지 소문이 나지는 않았을것이다. 준면이형은 어떤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학교의 모든 가십거리를 끌고다녔다. 준면이형의 웃음소리가 조금 커졌다. 그리고이내 푸하하하하고는 웃었다.

 

 

너랑 박찬열이랑 사이안좋다더니..걔말은 잘믿는것같네

 

누구의 말이던 선배의 말보다는 믿을만하겠죠

 

너 막판에 도경수랑 사이안좋았다며?”

 

“……”

 

자살아니라고 믿고싶은거는아니고?”

 

 

마음속깊은곳에서 무언가 와장창 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내가 교통사고라는 어이없는 사유를 믿었던 걸까.. 아니다. 박찬열은 나에게 거짓말할이유가 없다. 만약..만약에 경수가 자살이라고 하면 날 죽이려 들었겠지.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준면이형은 히죽 웃고는 지붕에서 사뿐히 뛰어내렸다. 그리고 나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려주고는 말했다.

내가 항상 거짓말만 하는거는 아니야

오늘 준면이형은 옥상에 있었다.

 

 

 

 

 

 

 

 

-------------------------------------------------------------------------------------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셨죠? 크리스마스에 올릴려고했지만 사정이 생겨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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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고등어예요!
오늘은 거짓말쟁이라는.. 준멘도 등장햇네요!
아... 자살이아니라고 믿고싶겟죠.. 흑ㄱㄱ
경수 일기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담편도 기대하겟습니다!!
참고로 오타(경수의 일기에서) 뮤려가 아닌 무려 입니다!

11년 전
도래하다
고등어님!이제야봤네요 오타지적 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1
아 경수가 자살이라니 왠지 자살일것도 같은 느낌이 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도래하다
하하 그진실은 나중에...쉿ㅎㅎㅎㅎ
11년 전
독자2
경수 일기 쓴 거 귀여운데 뭔가 슬퍼여.... 배켜니 빙의 된 것 같이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자살이라니.... 진짜 자살 한 거라면 저는 충격.. ㅠㅠㅠㅠㅠ잘봤습니다!!방금 정주행하고 와서 신알신 하고 가요!!!!!!!!!!
11년 전
도래하다
ㅎㅎㅎ모자라고부족한글정주행햬주셔서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3
헐 오늘 처음봤는데 재밌네요ㅠㅠ 방금 일화부터 읽고왔어요! 귤로 암호닉신청 ㅎ흐흐 신알신도 드세요..!
11년 전
도래하다
모자른글봐주셔서감사드립니다 암호닉 기억햐고있겠습니다!
11년 전
독자4
저 파달ㄹ기에요! 헐 진짜 짱이세요.. 경수 일기 쓴거 보면 우울하면서 귀여워요ㅠㅠㅠㅠ 아무튼 이번글도 역시 기대했던 만큼 좋네욯ㅎㅎ!!
11년 전
도래하다
오 파닭님!!기달렸잖아요ㅎㅎㅋㅋ좋은감상평감사드려요ㅎㅎ
11년 전
독자6
저를 기다리시다뇨ㅠㅠㅠ 제가 작가님을 기다려야죠!! 아무튼 사랑합니다
11년 전
도래하다
저..저도요♥
11년 전
독자5
1화부터 계속 보고있었는데 이제서야 댓글 다네요ㅠㅠ죄송해요ㅠㅠ 근데 자살이라니.. 경수가 백현이랑 사이가 안좋아져서 자살한거일수도 있겠네요..암호닉 받으시면 몽쉘로 신청할게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11년 전
도래하다
암호닉!!감사합니다 몽쉘님!그래도 지금이라도 달아주신게어디예요ㅎㅎ
11년 전
독자7
이런 금픽을 왜 지금까지 못봤을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대박좋으뮤ㅠ 무려 백도.. 신알신할게요 암호닉 뚜룹 이에용 ㅠㅠ♥
11년 전
도래하다
하이고. 금픽이라니 오늘 저 몰카인줄알았습니다이런 많은분들의 댓글이라니 흑..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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