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성이름. 잘 도착했냐?"
"어, 잘 도착했지. 벌써 그립다, 야."
"방학하면 다시 놀러 오는 거다, 놀러 올 거지?"
"야, 당연하지. 이대휘 너 진짜 좀만 기다려 ㅋㅋㅋㅋ 방학하면 바로 내려갈 테니까."
이사를 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도 전학을 가게 되었다. 불X친구 급으로 친했던 이대휘와 이삿짐을 풀고 있을 때쯤 대휘에게 전화가 왔다,
못 본지 하루도 안된 거 같은데 성급하기는, 서울 애들 다 예쁘고 잘생겼다는데, 진짠가... 아까 차 타고 슈퍼 지나갈 때 본 애는 좀 잘생기긴 했던데.
다음에도 만나고 싶다, 꼭.
와, 이제 진짜 전학 온 게 실감이 난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사람들... 근데 어제 본 슈퍼 존잘남이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난다. 진짜 내 취향이던데.
학교 끝나고 슈퍼 앞이라도 다시 가봐? 아니다, 그건 너무 현실적이지 않고... 운명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다시 만나면 좋겠다.
배정 받은 반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자리에 앉았더니 운도 좋게 짝꿍이 존잘이다. 와, 진짜 잘생겼네... 근데 왜 이렇게 얼굴이 낯익은지 모르겠다.
아, 너무 빤히 쳐다봤나. 존잘남이 내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입모양으로 그만 보라고 한다. 참나, 허, 누가 그러면 안 볼 줄 알고?
넵. 안 보겠습니다. 존잘님이 그만 보라고 하시는데 제가 감히 어떻게 보겠습니까... 교복에 달려있는 명찰을 슬쩍 보니, 이름도 잘생겼다.
박지훈... 이름도 잘생겼어 어쩜. 앉아서 문제를 푸는 지훈이를 계속 보다가 팔을 살짝 툭툭쳤다.
"안녕, 나는 성이름이야!"
"아, 그래. 나는 박지훈."
"ㅎㅎ... 공부 되게 잘하나보다!"
"..."
"하하, 하... 그래도 나름 짝꿍인데 눈은 봐주면 안될까. 난 말할 때 상대방 눈은 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훈이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더니 눈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워, 잘생긴 애랑 아이컨택 하니까 심장이 뻐렁친다...
역시 잘생긴 게 최고야! 늘 짜릿해! 저렇게 잘생긴 애가 느닷없이 고개를 돌려서 지그시 바라보니까 얼굴이 후끈해지는 거 같다.
"아까부터 왜 이렇게 쳐다 봐, 너."
"어?"
"...공부에 집중 안 돼."
"아, 미안. 보고 싶어서 본 건 아닌데... 눈길이 자꾸 가서."
헐, 성이름 미쳤냐. 박지훈 앞에서 속마음을 술술 불어버렸다. 나 왜 이렇게 잘생긴 애한테 약하냐... 잘생긴 애가 목소리도 좋네. 하하, 하...
나 설마 박지훈한테 빠진건가. 어째 벌써부터 답 없어 보이네.
*
내 특유의 친화력으로 반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아까부터 내가 가장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내 짝은 아까 해본 대화 이후로
말을 걸려고 하면 자리를 확 피해버리고, 공부를 하면서 못 들은 척을 한다. 내가 그렇게 싫은가... 약간 시무룩해졌다. 박지훈이 어느 새 내 머릿속을 채워버렸다.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집중하기는 커녕 필기를 하는 박지훈만 계속 보았다. 아, 진짜 잘생겼네. 이제는 아예 턱까지 괴고 지훈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박지훈이 필기하던 행동을 멈추고 내 쪽으로 고개를 확 돌린다.
"나 보는 게 그렇게 좋아? 아주 그냥, 턱까지 괴고 보네."
"롸?"
",,,?"
"아 미친, 롸가 아니라 어?인데 아니 아..."
지훈이는 한숨을 쉬면서 눈을 한 번 질끈 감더니 그냥 내 어깨를 잡고 몸을 앞을 보게 돌린다. 어, 뭐냐... 당황스럽네. 잘생긴 남자는 위험하다.
방금 알았는데, 웃으면 더 위험한 거 같아. 내가 또 능글거리는 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구... ㅎㅎ... 지훈이가 작정하고 저러니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네, 아. 박지훈은 진짜 위험해...
상황이 끝나고도 정신 못 차리는 나를 본 지훈이가 참나... 라고 하더니 내 교과서 구석에 뭐라고 끼적인다.
「집중해,」
내가 보기에는 오늘 잠을 다 잔 거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는 오늘 글 망한 거 같은데요.. (한숨) |
흑흑 어째 예고편이 본편보다 더 재밌는 거 같네요.... 철벽치고는 지훈이가 너무 여주 받아주는 거 같아서 몇몇 씬은 삭제해버렸는데 괜히 지운 거 같기도 하고 하하하하ㅏ하하... 돌겠어요 ㅜㅠㅠㅜㅠ 제목이 철벽인데 글 내용 너무 철벽 아닌가요...? 독자님들 피드백 좀 해주쎄요.... 전 모르겠슴다.... 분량 짠내나서 죄송함다 엉엉.... |
암호닉♥ |
0226 청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