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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배틀호모 전체글ll조회 1055



  


  

야,이 씨발새끼야.안 놔?  


 

그러니까,처음은 가벼운 몸싸움이었다.왜,운동 경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몸이 스치고,또 격해지다보면 가벼운 몸싸움쯤은 자주있는 일이 아니었는가.신입 주제에 어디 눈을 쳐 부라려,다리 못 쓰고 싶냐?부러트려 줘?그렇게 툭툭 치고박던 어깨가 결국 살벌한 싸움으로 이어졌다.안그래도 잔뜩 치켜올라간 눈매를 사납게 뜨자 눈빛이 더 매서워졌다.뭘 쳐 봐,여시같이 생긴게.루한이 아까 잘못 쓴 주먹을 허공에 툭툭 털며 인상을 찌푸렸다.뒷구멍 존나 너덜할 것 처럼 생긴년이 되도않는 자존심은.말없이 저를 노려보는 이마에다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손찌검을 하자 다물려있던 입술이 드디어 열렸다.  


  

“야 좆같은 새끼야,말 좀 가려가며 해.”  

“이 상황에 말을 가려?병신같은 새끼를 다 보네.”  

“공도 어지간히 못차는 새끼가.지나가던 개한테 공을 줘도 너보단 잘차겠다.”  

“뭐?다시 짖껄여 씨발년아.”  

“자꾸 년,년 거리는데.밑에 깔려 질질 울게 생긴건 너야,병신.여튼 첫날부터 일진이 존나 구려.”  


  

똥이 무서워 피하냐,더러워서 피하지.  


 

잔뜩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뒤를 돌아서자 루한이 그 작은 머리통으로 손을 뻗으려 했다.대가리를 땅에 쳐 분질러버려도 모자랄 년.다급하게 제 팔목을 잡아오는 친구녀석을 귀찮다는 눈으로 흘긴 루한이 힘을 주어 뻗으려 했던 손을 내렸다.알았어,안한다,안해.지금 바로 얼굴을 마주했다간 그나마 잡고있던 이성이 저 끝까지 추락해 버릴 것 같은 기분에,루한은 그대로 뒤를 돌아 수영장으로 향했다.찬 물이라도 끼얹어야 정신이 바짝 들 것 같아서.  


 

삼십분 쯤을 미친듯이 수영만 하던 루한이 후,한숨을 내쉬었다.이상하게 수영을 하면 폐가 아릿하게 아파오는데,그 느낌이 또 미친듯이 좋은거다.그래서 경기를 망친 날이나 기분이 적잖게 더러운 날이면 루한은 줄곧 수영장으로 향했다.심장이 발딱대는 그 느낌도 무지하게 좋아서.물 밖으로 나온 루한이 다 닦아놓은 바닥에 물을 뚝뚝 흘리며 공동 샤워실로 향했다.어쩐지 다 큰것들 끼리 벌거벗고 있는게 눈꼴시려서 청소년기에 접어 든 후로부터 지금까지 죽 남들과 같이 씻는걸 끔찍히도 싫어하는 탓에 늘 아무도 없을 시간에 샤워실을 들리곤 했다.그런데,분명 이 시간엔 아무도 없어야 하는게 맞는데.  


  

“으,아……존나 아파.”  

“…….”  

“곱상하게 생긴게 주먹은 존나 세.”  


  

아까 그 녀석이 있었다.조그만 주먹을 꽝 쥐고 제게 달려들던 그 여우같은 년.자동적으로 샤워 부스 앞에 멈춰 선 루한이 의도치않게 훔쳐보는 꼴이 됐다.남자인데다가 운동을 하는 탓에 하루 죙일 땡볕에 뛰어 다니는 몸은 까맣다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그을린 피부여야 할텐데 그 녀석은 아니었다.저가 남긴 멍자국이 숨길 수 없이 여실히 드러날 정도로 새하얬다.내 손에 멍이 들 정돈데,본인은 얼마나 아팠겠어.멍이 든 제 어깨를 통통 두드리며 연신 아프다고 말하는 녀석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루한이 중얼거렸다.병신,되도않는게 깝치긴.  


  


  

*  


  


  

“김루한,정신 안차려 이새끼야?!”  

“예,예 죄송하게 됐네요.” 


 


 

스탠드에 다리를 꼬고 앉아 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코치를 진절머리난다는 듯 흘겨본 루한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대답했다.죄송해 뒤지겠네요 씨발.옆에서 같이 뛰던 백현이 웃겨 죽겠다는 듯 배를 잡았다.아,존나 웃겨 미친.선수촌의 하루는 매일 오전 7시 기상에,8시면 본격 훈련이다.늘 그렇듯 자동적으로 눈을 뜨고 옷을 갈아입고 축구장으로 나섰는데,오늘따라 영 집중이 안되는 느낌이었다.평소엔 그리도 코 앞 같던 축구 골대가 왜이리도 멀어 보이는지.제일 먼저 열바퀴를 끝내고 스탠드에 앉은 그 녀석이 코치를 향해 빙긋 웃었다.조그만 입술이 오물오물 움직거리는데,뭐라 중얼거리는 지 알 수는 없었지만 루한은 기분이 퍽이나 나빴다.어젠 저 입으로 재수없는 말만 쳐 하더니,순 가식덩어리야 저 년.쪼잔하게 이렇게까지 굴고싶진 않았는데 루한은 어제 녀석에게 열 대도 넘게 맞았다.물론 저는 그 배로 때리긴 했다만.씨발,쪼그만 한 년이 앙칼지게 때리는 걸 피하지도 못했다니,자존심 존나 상하잖아.고작 반나절 전에 흠씬 두들겨 패고 싸워서 그런지 자꾸만 눈이 녀석에게로 향했다.저 년은 보면 볼수록 열이 솟구친단 말이지.옆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백현의 허리춤을 손등으로 툭 친 루한이 물었다.  


 


 

“저 새끼 이름 뭐냐.”  

“누구,코치?”  

“아니 병신아,내가 그걸 몰라?저 년,여우같이 생긴.”  

“아,신입?뭐더라……아,김민석!”  


 


 

루한이 고개를 끄덕였다.김민석?씨발,같은 김 씨 라는 것도 짜증난다.이름이라도 남자같으니 다행이지.이름까지 김민선,이런거 였음 여자라고 해도 속았겠다.아니,여자라고 하기엔 볼륨감이 영 없긴 하네,앞이나 뒤나. 


 


 

“관심 있어?”  

“씨발,올 해 들은 질문중에 제일 염병할 질문이다 호모새끼야.”  

“아직 1월 5일 밖에 안됐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널 죽여 살려.”  


 


 

살려.백현이 전매특허 눈웃음을 흘리자 루한이 가볍게 중지를 들어올렸다.그걸 또 멀리서 지켜보던 코치가 축구장이 떠나가라 소리질렀다.5바퀴 더,이 새끼들아!연애하냐!옆에 앉아있던 김민석,걔가 풉 하고 웃는걸 봤다.재수없는 년.  


 

내일부터 경기 대비다,바뀐 전략 기억들 하고있지.필드위에서 굼뜨게 굴었다간 아웃이야,엉?하여간,코치한 지 반년도 채 안됐으면서 입방정은.코치의 말에 끄덕이는 스물여섯명의 표정은 모두 한결같았다,민석을 제외하고.코치가 팔을 휘휘 저으며 해산을 알리자 모두들 재빠르게 흩어졌다.제일 먼저 기숙사로 향하는 앙증맞은 뒷태를 시선으로 따라가던 루한이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 눈을 꾹 감은채로 고개를 젖혔다.주여,제발 오늘 밤 술자리엔 김민석이 없길.  


  

“야,이 씹새끼들아.덥다고,더워…….”  


  

한겹 한겹 벗어대던 결과,이제 드디어 속옷 한 장만을 남겼다.그나마 정신이 멀쩡한 백현이 루한의 양 팔목을 붙잡고 말렸지만,말린다고 가만히 있을 루한이 아니었다.경기대비 전 날이면 단합심을 기른다는 말도 안되는 명목으로 통과의례마냥 술자리를 가지는데,루한은 그 술자리가 좋기도,싫기도 했다.잔뜩 취해 정신이 없는 몽롱한 느낌은 오지게 좋은데,몸에 진득하니 붙어있는 천쪼가리들은 모조리 떼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술버릇,그 술버릇 때문에.스무명 중 거의 절반쯤 술에 뻗어 있었는데,하필 민석은 멀쩡히 깨어있었다.저를 보며 혀를 끌끌 차는 민석을 다 풀어진 눈으로 한 번 흘긴 루한이 왠일로 제손으로 바지를 차려입고 민석의 앞으로 휘청휘청 걸어갔다.민석이 몸을 뒤로 빼며 뭐야,이새끼.시큰둥한 표정을 하자 루한이 한 쪽 무릎을 꿇고 민석과 눈높이를 맞춰 앉았다.이상하게도 가까이서 마주한 눈은 풀려있지 않았다.  



 

“잘 해 씨발년아.”  

“뭐래,좆같은 게.”   

“내 좆 물기 싫으면,잘 해.씨발년이.”   


  

그 말을 끝으로 아까부터 부들부들 쥐고있던 민석의 주먹이 루한의 배에 정통으로 꽃혔다.너나 잘 해,씨발새끼야.술을 한 잔 털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민석의 눈이 얼핏 슬픈 빛을 띄었다.   

 

  

 

  

 

  

*  


  


 

일주일 째 이어지는 훈련 스케줄은 온 몸이 부서질듯 빡빡했다.뛰고,밥 먹고,뛰고,밥 먹고,뛰고.루한은 술자리를 가진 다음날 아침부터 이불을 뻥 차며 욕지꺼리를 내뱉었다.속옷까지 안 벗은게 어디야,그 날은 도로 바지까지 입었다니까?기적이야 그건.백현이 비아냥거리자 루한이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안말리고 뭐했어.루한은 몰랐다,말린다고 멈출 자신이 아니라는 걸.어쩐지 그 날 이후로 녀석의 눈을 마주하기가 더럽게도 어려워졌다.싸운 그 다음날에 제 주사를 들켜버리다니,어딜 가서 숨어버리고만 싶었다.얼굴을 마주하지 않으려 그리도 노력했건만 하루에 수십번이고 끝내 닿아버리는 시선에 루한이 뭘 봐,씨발.하고 읊조리면 민석은 그저 비웃었다.어쩐지 약점이 하나 잡혀버린 것 같단 말이지.그 날을 떠올리니 또 화끈해져오는 광대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른 루한이 눈을 감았다.씨발,술이 웬수야.  


  

오늘은 훈련이 어지간히도 잘 되지 않았다.해가 뉘엿뉘엿 지고 모두가 샤워실로 들어갈 때 즈음 루한은 어김없이 수영장으로 향했다.폐,폐가 조여야 좀 살 것 같아.그냥 수영선수나 할 걸 그랬나.여유롭게 물살을 가르는데 어이없게도 그 년 얼굴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결국 발장구를 멈춘 루한이 물에 젖은 제 머리칼을 두손으로 쓸어올렸다.왜 자꾸 생각나.  



 

“술,술 때문이야,술…….”  


  

그 망할 술버릇을 들킨 탓이라고 믿고 싶었다.  


 


 


  


  


  

 

 

  

 

  

 

  

 

  

 

  

 

  

 

 

 * 

 

작까.  

 

안녕하세여 루민이들이 축구도 좋아하고,평소에 배틀호모 좀 써보고 싶어서 그냥 썼어용  

 

중편정도로 쓰고 끝내야겠군요@.@봐주실 독자님들이 계시려나..  

 

여튼 굿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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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선수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축구ㅠㅠㅠㅠㅠ진짜말투랑내용까지다취향저격이에요ㅠㅠ다음편 기다릴게요 신알신할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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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독방와서 욕어떻냐고 물어본 징어!!!!맞죠?? 헐 그때도 재밌겠다싶었는데...헐.,쫄잼!!!!!!! 굳굳 와나 루민 배틀호모에 허덕이고있었는데...ㅇㅏ나대박좋슴다!!!!! 나 루민러..신알신하그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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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배틀호모
헐 들킴..(쑥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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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런배틀호모는정말사랑입니다♥♥♥♥♥♥♥신알신하고갈게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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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루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틀호모짱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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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잘읽고가요ㅠㅠㅠㅜ신알신!!" 루민배틀호모는거의 처음보는 느낌이에요 ㅎㅅ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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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축구하는 배틀호모 루민이들이라니ㅠㅠㅠㅠㅠ저 쥬금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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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헐 배틀홈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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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배틀호모라니 ㅠㅠㅠ 제 취향 저격당했어요 ㅠㅠㅠㅠ 거기다가 선수촌 ㅠㅠ 우어어어ㅓ 저 정주행해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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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저요 저 저 맨날볼래요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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