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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로맨스  

  

  

  

바니컷  

  

  

  

  

  

  

  

  

  

  

  

  

  

  

루한은 드래곤이었다.  

  

인간보다 월등한 높이에서 군림하는 그 생물체는 고귀한 존재임은 맞았으나 또한 오만하며 거만했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콧날과 내리깐 큰 눈망울. 수려한 옆 모습을 보며 시우민은 생각했다. 아마 그는, 수백년을 인간과 함께 살아왔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임이 분명할 것이라고.  

  

  

  

"루한."  

  

  

  

대답없는 그의 입술을 눈으로 훑던 시우민은 씁쓸히 미소 지으며 루한의 시선에 닿은 하늘을 바라봤다. 뉘엿 떨어지는 노을. 주홍빛 하늘. 자신의 부름에 답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익숙했다.  

  

해는 빠른 속도로 떨어져갔다. 산등성 끄트머리에 아슬하게 걸쳐있던 해는 어느새 짙은 붉은빛을 꼬리에 매단 채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인간이고, 루한은 용이죠."  

  

  

  

  

시우민은 여전 대답 없는 루한을 흘낏 쳐다보곤 말을 이었다.  

  

  

  

"내 시간은 빠르고 당신의 시간은 느려요."  

  

  

  

시우민은 마른 입술을 손 끝으로 훑으며 숨을 들이쉬었다. 미완성으로 맺어진 말의 끝을 다시 잡는 데에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았다.  

  

루한의 시선이 제 뺨에 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탁탁, 짧은 간격으로 돌담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뜸 들이지 말라는 소리겠지.  

  

시우민은 긴 소매 끝으로 까끌한 돌담을 내리 누르듯 잡아냈다.  

  

  

  

"내 시간이 다하면... 루한은 어떨 것 같아요?"  

  

  

  

청승맞은 질문. 산등성 너머로 삼켜진 태양이 오늘따라 제 감정에 영향을 준 것일까. 괜히 멋쩍은 기분에 시우민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다. 아니에요. 대답 하지 않아도..."  

  

"귀찮을 것 같은데."  

  

  

  

제 혼자의 감정에 취해 내뱉은 말을 무마시키려 하던 시우민은, 의외의 대답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네?"  

  

  

반 박자 느리게 터진 단어. 의문형을 달고 있는그 짧은 문장은 여러 생각이 복잡하게 섞인 감정 뭉치였다. 느리게 꿈뻑이며 제게 대답을 요구하는 듯 한 시우민의 눈을 훑던 루한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술을 떼었다.  

  

  

  

"새로운 인간을 구해야 하니까."  

  

  

  

무심하게 뒷 말을 이은 루한은 산등성이 해를 다 삼키자 빙글 뒤를 돌아 발을 떼었다.  

  

  

  

  

  

  

  

  

  

  

  

  

  

  

  

  

  

도성의 후미진 골목에서, 시우민은 루한을 처음 만났었다.   

  

  

  

장터에 내놓을 그림 몇 점을 가지고 걸음을 빨리 하던 중, 귓가에 들린 작은 신음 소리. 사람의 것도, 짐승의 것도 아닌 듯 한 간헐적 떨림은 어린 시우민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총총이는 발걸음이 도착한 곳은 사람의 왕래가 적은 돌담 사이의 굴. 무얼까? 호기심에 눈을 빛내며 소년이 좁은 돌담 사이로 발을 딛자 발견한 것은, 눈 하나가 패인 주름진 남자였다. 쭈글한 살덩이에 파묻힌 입에서는 기괴한 소리가 났고,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 아악! 흉측한 남자의 모습에 놀라 도망치려던 시우민은 발목이 잡혀 그대로 돌담 사이로 끌려갔었다.  

  

  

예부터 어린 아이의 고기는 쉬쉬하며 비싼 값에 거래되곤 했다. 큰 도성 안에서 아이 몇이 사라지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시우민이 잡혀간 곳도 그런 일로 돈을 챙기는 무리 중 하나였다.  

  

시우민은 목 뒤 쪽 살갗이 반 즈음 찢겨져 창고 구석에 박혀 있었다. 몇 번이고 도망치려 했지만 칼날에생채기 난 어린 아이는 더는 낼 힘이 없었다. 창고에서는 몽롱한 향기가 돌았다. 그 냄새는 어린 시우민의 머릿속을 정신없이 휘저어 놓았다. 진한 환각제 사이에 구겨진 면연력 없는 어린 몸뚱이는 반 정신을 놓은 채 흙바닥을 구르고, 침을 질질 흘려댔다. 그렇게 몇 시간을 방치되어 있다 묶인 밧줄 채 잡혀 끌려 간 돌판 위.  

  

시야에 들어오는 투박하고 긴 칼들에선,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차에도 저를 죽이려는 그 살기가 오롯이 느껴졌었다. 엄마. 잘 기억 나지 않는 가족의 얼굴을 더듬으며 시우민은 끝을 예감했었다.  

  

  

그 죽음의 순간. 정말 꿈 같게도, 그가 나타났다.  

  

  

  

  

  

  

  

  

  

  

  

  

  

  

제목부터 유치한 클리셰 덩어리 팬픽입니다. 나쁜남자 너무 조아여. 배경은 중국풍 판타지입니다. 고전이긴 한데 세계관 제 마음대로 할 거에요. 오타 지적은 항상 사랑합니다. 좋은 새벽 되세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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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맙소사.. 하지만 끝은 꼭... 므흣 그나저나ㅠㅠ 우리 민석 아프면 안돼는데 그리고 드레곤을 주로 한 팬픽은 몇없는거 같던데요.!!ㅎㅎ 아이 기대되고 좋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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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이런 취향저격 제목보고 이거만보고 자야지 하다가 이런 꿀잼인 픽 얻어 걸렸다 신알신 하고 갈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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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거 완전 취향저격 제목만보고 가벼울줄알았는데 이런분위기 너무 좋아요ㅠㅠ 브금도 너무 좋고 대박 ㅠ 신알신할게용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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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하.... 이런분위기글 완전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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