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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나한테 뭐가 어떻다고 얘길하던가! 세훈은 답답했다. 같이 가자 해놓고 행선지가 어딘지 알려주지도 않고, 처음보는 김종인의 낯선 기분까지. 세훈은 세모눈을 한 채 말 없이 종인을 쳐다보았다. 완벽하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 모든 걸 다 숨기는 저 얼굴. 입 꾹 다물고 있는 종인이 야속했지만 그럼에도 세훈은 종인을 나무랄 수 없었다. …납골당이 이렇게 되어있었구나. 뜻 밖의 장소임에도 생각보다 세훈의 기분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저 지나치게 조용한 분위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온 저가 폐라도 끼칠까 걱정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오늘 입고 나온 옷이 아주아주 평범하다는 것.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니긴했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생전 처음 와보는 납골당은 낯설었고, 김종인이 이런 곳에 있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침부터 김종인의 얼굴이 아닌척해도 울상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냥 온게 아니겠지, 여기에. 선뜻 먼저 누구를 보러 왔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나는 그저 조용히 김종인의 곁에서 함께 걸었다. 같이 걸어주었다.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아니 않은 척하는 얼굴로 걷는 너를 보고 있으니 오늘은 나도 모르게 네 손을 잡을 것만 같았다. 나는 어쩌면, 김종인이 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 …아버지 였구나. 한참을 걸어간 종인이 멈춰선 곳에는 돌아가신 분이라고 하기엔 너무 젊어 보이시는 부친의 사진과 옥색 항아리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도대체 몇 장을 쓴 것인지, 수십장의 편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종인의 어릴 적 사진도.
“…….” “내는 잘 지냈는데.”
내가 저런 김종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나? 고개를 들어 쳐다본 김종인의 얼굴이 낯설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 나는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종인이 당연히…아주 당연히 괜찮을 줄 알았다. 뭘해도 반응 없고, 담담한 목소리만 내는 모습만 봐와서,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똑같을 줄 알았다. 그냥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목소리로 돌아가신 아버지한테 인사할 줄 알았다. 마주친 종인의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종인아. 종인아 너는 울어본적이 있어? 그런 표정은, 니가 그런 얼굴하고 있으면 정말 괜찮은줄 아는 사람들 앞에서나 지어. 제발.
“…….” “물론 아들보단 훨 나으시구요.”
풉. 뭐꼬 그게…. 웃기냐 멍청아?
오늘 처음으로 김종인이 웃었다. 진심이 담긴 웃음이었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쓰린 것 처럼 아팠다. 자신의 아버지를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있는 종인의 기분을 나는 느껴본 적이 없다. 우리 아버지는 정말 멀쩡하시고, 나를 때려죽이실 수 있을만큼 힘이 넘치시니까. 나는 정말로 속상했다. 지금의 너를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어. 난 아버지가 없어본 적이 없으니까. 차라리, 내가 지금 너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정말 그러면 널 안아주고 말도 안되는 위로라도 해버릴텐데 나는 그래본적이 없다. 당연히 슬프지도 않았다. 우리 아버지가 아니니까. 다만 나는 속상했다. 이렇게 부셔질 것 같이 힘든 얼굴하는 너한테 아무 것도 못해준다는 것이.
잠깐만. 세훈은 나가려는 종인을 불러 세웠다.
넌 아버지한테 싸가지가 그게 뭐냐. 뭐? 간다가 뭐냐. 간다가. …… 어른들 말씀이 맞아. 너도 아주 너같은 놈 낳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그럼 뭐라카는데. 잘 봐.
“…….” “얘랑 다시. 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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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편보다 더 재밌는 작가의 말 |
뭐지 이 뜬금없는 신파는?얘 왜이럼? 독방에서 ㄱㅈ까는거 보고 약 빤건가????(ㅋ)
그래요 맞아요 저도 알아요. 개뜬금신파.....는 아닌데 근데 원래 처음부터 이렇게 구성한건데ㅠㅠ? 지난 편에서 굉장히 즐거운 곳을 갈 줄 알고 설레는 일이 터질 줄 알았던 독자님들이 떠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멀어져간다... 근데 저 장면이 제가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그런 계기가 된 글이었어요ㅎㅎ저 장면을 쓰려고 하지 않았으면 이 글도 없었겠죠
이번 글도 너무 난잡하지 않나요? 세훈이 독백만 가득해서(이럴거면 아예 시작을 1인칭으로 쓸걸 그랬어ㅠ.ㅠ) 어쩔 수 없었어여 이번 내용은 제 얘기를 바탕으로 썼으니까요.....ㅋ그래서 의식의 흐름대로 휘갈기다보니 글이 너무 감정적으로 변한 듯 죄송 (저거 뭐 딱히 작가의 아픈 과거 이런거 아닙니당;;;그냥 제 얘기를 바탕으로 아주 슬프게 살 붙여 쓴거지;;;;)
그리고 진짜로 구라 아니고 정말로 레알로 다음 화에는 둘이 행쇼합니다!!!!!!!!!! 다음 화는 화기애애하던 분위기 다시 돌아옵니다!!!!!!!!! 둘이 납골당 갔다가 바로 집으로 안가요~^.^(나도 이제 지쳤어...빨리 니네 행쇼 시키고 이거 끝낼래.....)
ps ㄱㅈ글이 그렇게 어려보여요? ㅠ.ㅠ어려보인다는 말 처음 들어서 신나요. 동안이래 나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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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락간 연예인들 보면... 반응도 좀 무서울 때 있음.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