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관찰일기]
[ft. 전정국]
[남사친 관찰일기]
[ft. 전정국]
[20xx.xx.xx]
화해하고 나서는 얘가 이상하긴 한데. 뭔가 좀 색다르게 이상해짐.
사실 요새 매일 이상해서 안 이상한 날 뽑는 게 더 쉽겠다.
내일은 또 어떻게 이상할 지 이제 궁금함.
아, 내일 체육대회라서. 기대됨.
전정국 축구선수로 뛴다고 했음.
여자애들 또 뒤집어지겠다. 거기서는 아는 척 하지 말아야지.
여자애들 무서움. 진짜 무서움. 진짜임.
[20xx.xx.xx]
오늘 또 싸움...
근데 이건 내가 조금 잘못한 거 인정하겠음.
왜냐면 일단 오늘 걔가 축구를 하는데 골을 넣음.
그 때는 좀 멋있었던 거 인정임. 근데 진짜. 다른 때는 아님!
아무튼 그랬는데 경기 끝나고 걔가 내 쪽으로 와서.
준비했던 음료수 주고 칭찬해 줌.
내가 칭찬해주니까. 엄청 좋아했음. 하여튼 칭찬은 되게 좋아함.
그리고 자아도취의 끝판왕임.
멋있었다고 했더니 어디가 멋있냐고 계속 물어봄.
골. 골. 이렇게 대강 말함.
여기까지는 분위기 좋았음. 안 싸움.
근데 내가 말했잖음. 어제. 여자애들 무섭다니까.
그래서 음료수 주고 하루종일 피해다님.
중간에 마주쳤을 때 여자애들이랑 같이 있길래. 아는 척 안하고 그냥 감.
나중에 문자 옴. 나오라고.
아 왜 이렇게 길게 썼지? 어차피 내일 주말이니까. 내일 이어서 써야겠다.
[20xx.xx.xx]
아... 오늘 뭐 쓸라 했는지 까먹었다가 어제 일기보고 앎.
어떻게 까먹었냐고? 오늘 피곤했음.
왜냐면 전정국이랑 놀러감.
아 화해하긴 했음. 오늘. 그러고 바로 놀러감. 원래 친구는 그런거임.
놀러가서도 이상했는데 그 얘기부터 해야겠다.
오늘 어찌어찌 화해하고 갑자기 화해기념으로 밥 먹으러 감.
사실 오늘 걔가 멀쩡했는데 멀쩡해서 이상했음.
그리고 매너가 너무 좋아서 이상했음.
밥 먹는데. 뭐 묻었다고 휴지 꺼내주고.
원래 막 웃으면서 비웃던 애가... 역시 병원을 알아봐야 되나?
아! 오늘 비왔는데 둘 다 우산이 있을리가 없잖음.
그래서 걔랑 편의점에서 우산 삼. 근데 한 개 밖에 못 삼.
돈이 없어가지고. 밥을 먹어서...
우산 쓰고 가는데 근데 이상하게 나 좀 긴장했음.
아무튼 그러고 집에 왔는데. 어? 생각해보니 걔가 나 집 데려다 줌.
그래서 집에 왔는데 걔 어깨 한 쪽 다 젖음.
매너가 좋아서 고맙긴 한데... 미안했음.
걔 내일 감기 걸릴 거 백퍼임.
[20xx.xx.xx]
내 생각을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감기걸림.
그래서 걔 학교 안 나옴.
내 생각이지만 학교 안 나올 정도는 아닌데 안 나온 거 같음.
아니 내가 나쁜 애라서 이런 생각한 거 아니고.
내가 오늘 학교 끝나고 집 갈 때 걔 만남.
근데 멀쩡해 보였음. 걔도 건강하다고 함.
근데 걔 오늘 나 만나러 왜 옴?
역시 이상해...
[20xx.xx.xx]
내가 오늘 세상에서 제일 황당한 소리 들음.
그거 왜 여기다 쓰냐고?
당연히 전정국 관련 얘기니까. 그러지.
뭐냐면 김태형이 말한거라 신뢰성이 좀 떨어지긴 하는데.
전정국이 좋아하는 사람이 나라고 함.
내 생각에는 김태형이 어디서 헛소리 듣고 온 거 같음.
아 괜히 마음만 싱숭생숭함.
그러니까 전정국 말 좀 해주지. 궁금하게...
[20xx.xx.xx]
오늘은 쓸 말이 없음.
왜냐면 어제 김태형한테 들은 얘기가 신경쓰여서
내가 전정국 하루종일 피해다님.
그래서 전정국 화난 거 같음.
표정이 안 좋았음.
내일 어떡하지?
[20xx.xx.xx]
세상에 나 오늘 진짜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음.
그것도 전정국 입으로.
어... 근데 내가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그리고 걔가 말했는데 나 아직 대답 안함.
정리되면 다시 써야겠다.
마음이 복잡해서 일기가 잘 안 써짐.
근데 아무튼 오늘 심장 터는 줄 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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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이라 코멘트는 안 가지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