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이거 신기하노..
준희는 아이같이 행복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손을 주욱 내밀었다. 윤제는 준희의 책상에 낙서를 하다가 준희의 몸짓을 올려다 보았다.
예쁘다..
그제! 예쁘제!
아니, 눈말고 니가 이쁘다.. 니가, 윤제는 말을 얼버무리더니 책상위에 그려놓은 괴발새발한 그림을 마저그리다 준희 바지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렸고 준희는 사진을 찍을 생각 이었는지 창밖에 시선을 고정하며 손을 주머니에 넣어 자신의 허벅지를 턱턱 쳐본다.
어! 내 핸드폰!
여 있다
와 가져가노! 빨리 내놔라 사진 찍을거다!
윤제는 듣기 싫다는 듯 몸을 돌려 핸드폰 게임에 열줄했고 준희는 윤제의 손에 들려 애니팡 따위가 켜진 제 핸드폰을 멀뚱히 바라보기만 했다. 내 사진찍고싶은데.. 준희가 입술을 비죽이며 중얼거렸고 얄밉게도 윤제는 그런 준희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한창 윤제가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었나, 누군가 자신의 등짝을 퍽하고 친게 아닌가. 윤제는 그때문에 죽은건지 씩씩대며 일어났다.
와 때리는데!
니 얄미워서, 봐라! 밖에 눈 그쳤다이가!
...니 고작 눈때문에 그라나 촌놈처럼!
촌놈? 촌놈!! 촌놈이라서 미안하네! 준희는 윤제 손에 들린 게임오버 된 핸드폰을 빼앗아 교실을 벗어났고 윤제는 멍하니 준희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준희는 여전히 씩씩댔고 뒤에서 아직도 어벙한 표정을 하고 준희야.. 준희야..만 외쳐대는 윤제였다.
와, 촌놈이라서 미안하네요!
아니.. 그럴라고 그런건 아인데..
그럼! 그라믄 뭔데!
뜬금없지만 저런 준희의 모습이 귀엽다고 느껴진 윤제였다. 큭큭 대며 웃자 준희는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윤윤제 개새야!!
아잉, 준희야 내가 미안하다. 응?
됐다 개새야 니 필요없다 절로 가라
윤제는 앞서가는 준희의 어깨에 얼굴을 얹고 준희의 귀에다 대고 말을 이어간다. 그럴때마다 움찔거리는 준희는 귀엽지만 윤제는 뭔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이제는 준희의 허리에 자신의 두 팔을 휘감기까지 했다. 준희는 몸을 비틀며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윤윤제가 그리 쉽게 놔줄 사람인가. 준희는 윤제를 떼 놓는것을 그만두고 어께에 올려진 윤제의 머리통 위에 손을 얹었다.
준희야
와
눈보다 니가 더 예쁘고, 애니팡보다 니랑 있는게 더 재밌다.
야, 와그라는데 사람 부끄럽게..
좋아한다고 강준희. 내랑 평생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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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수남순 쓰기도 바쁜데 부산에 눈온거에 필이 꽂혔네요..으하하하
근데 저희동네는 눈대신 비왔다는게 함정 같은 부산인데 우린 비왔다는게 함정
저도 눈보고 싶어요 엉엉 촌놈소리 들어도 좋으니까 눈보고 싶다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