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정식연재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네요..?
<1편입니다>
https://www.instiz.net/writing?no=3865907&page=1&k=%EC%86%8C%EC%84%B8%EC%A7%80%EB%B9%B5&stype=4
<2편입니다>
https://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3867286&&noinput_memo=
대게 종일반교사의 하루일과는 이렇게 굴러간다.
1. 청소 또는 아침차량
2. 각반지원 및 교무실 붙박이(유치원으로 오는 전화 받거나 원감님이나 원장님이 시키신 일하기)
3. 5세반 점심지도 지원
4. 2층 아이들 양치지도
5. 개인업무(1시간이 채 안됨)
6. 종일반 수업
7. 아이들 하원지도
8. 반 청소 및 일일보고서 작성
9. 못 다한 지원 업무하기
10. 퇴근할라치면 들어오는 자잘한 일하기
11. 드디어 퇴근할라니까 굳이 회의..
12. 경축해주세요 이제야 퇴근해요..ㅎ
이제 각 반 선생님의 더 자잘한 업무를 알아보자.
#6 종일반교사들의 업무 : 높은하늘반 '승철선생님' 편
솔직히 우리 4명 중에 가장 바쁜 편에 속하신다.
5세 반일반선생님들 같은 경우엔 지원할 업무를 아예 안 주시는 편이고
6세 선생님들은 길고 얇은.. 되게 귀찮은 거 위주로 주셔서 나름 금방 하는 편이고
7세 선생님들은 길고 굵은 일을 너무 많이 줘서
아무리 손빠른 승철선생님이라지만 도저히 못 할 정도이고..
"승철 선생님~ 아이들 양치지..도..오.. 죄송해요.. 제가 할게요."
"하.. 죄송해요.. 제가 튤립반 지원 때문에 못가겠네요.."
이게 거의 일상이다.
맨날 튤립반(3층)에서 발견되시는데
거의 벽면 꾸미거나(극혐), 제본뜨거나(극혐2), 별지 도안(극혐3)만들고 계신다..
문제는 이게 다 튤립반 선생님 일이라는 거지..
그러면서 하는 말이
"승철선생님. 아까 맡긴 거 다 하셨나요?"
"아.. 제가 오늘 종일반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라.."
"아하하, 오늘 되게 자잘한 거였는데, 그쵸?ㅎㅎㅎ"
이지랄^0^/
듣는 내가 빡치는데 승철선생님은 오죽할까..ㅠ
장미반 선생님(7세)이 부장선생님이신데 튤립반 선생님 날 잡아 혼내주기도 했을 정도로
승철쌤 괴롭히는 걸로는 천부적 재능이 있다고 본다.
"......"
시무룩한 승철선생님 옆으로 우리 종일반 교사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지원 업무 같이 해드리는 것도 일상이다.
"오늘 고기에 소주 한 잔 어때요?"
"해야겠어요."
"오늘 마시고 죽어봅시다, 아주!"
"내일, 출근해요 우리.."
역시나 회식메뉴는 내가 정하고
승철선생님은 하도 힘드니까 동조하고
순영선생님은 못 마시지만 분위기를 좋아하니 당연히 동조하고
지훈선생님만 정상적이다..
+Bonus 최승철선생님이 힘들 때 힐링 방법
승철선생님은 아이들 하원할 때 도보하원반에서 그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매일 늦게 가는 원우나 명호를 안고 있다면 그 날은 진짜 힘든 날이었다는 거다.
이거 유치원교사들은 아는 건데, 스트레스 잔뜩 받았을 때 아이들 안고 있으면 자동 힐링 쩔어준다.
#7 종일반교사들의 업무 : 푸른바다반 '순영선생님' 편
순영선생님같은 경우엔 원감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계신다.
정말 예뻐 죽겠어ㅠㅠㅠㅠ이게 아니라 뭐만 했다하면.
"권순영!!! 이리와 봐!!!"
(선생님들끼리 이름 부르지 말라고 하셨지만
원장님이나 원감님같은 경우엔 언제 어디서나 이름으로 부르심..)
ㅇㅇ심부름을 거의 순영선생님만 시키신다.
순영선생님이 컴퓨터를 좀 잘 다루셔서 필요한 것만 쓰시는 원감님껜
이만한 적임자가 없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였다.
"저 갑니다...^^(거의 해탈)"
그리고 순영선생님은 맨날 종일반 간식 가지러 오전 시간에 나가신다.
종일반 간식 중 빵이나 떡이 있는 날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무조건 순영선생님만 찾으시는 원감님 덕이다..
심지어 순영선생님은 바쁘고 나는 한가한데도,
"권순영 어디갔어요? 종일반 간식 가지러 가야 되는데.."
"아.. 지금 아마 개나리반 지원 가셨을 거예요."
"아.. 급한데, 일단 알았어요."
정말 저러고 방금 *개나리반선생님한테 시달리고 나온 순영선생님에게 간식 가져오라고 카드주심..
(*우리 유치원 요주의 인물; 나중에 썰품)
+Bonus 권순영선생님이 힘들 때 힐링 방법
권순영 선생님은 뭔가 먹고 계시면 힘들다는 거다.
종일반 간식 남은 거나 아이들 생파하고 남은 케이크나 기타 등등.
그렇게 먹고 나면 힐링이 된다고..
#8 종일반교사들의 업무 : 아침이슬반 '김00선생님' 편
나는 오전에 주로 잡다한 일을 한다.
"선생님. 교무일지요."
"아, 맞다!"
거의 대부분 지훈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간신히 시간 안에 쓰는
교무일지(각 반별로 돌면서 안 온 아이들 체크하는 거),
조리사님께 결석한 아이들 인원 체크해서 보고 드리는 거,
오전 간식인 우유 지하로 내리는 거..?
근데 우유 지하로 내리는 건 거의 지훈선생님이 맡아 하고 계신다..
진짜 내가 해도 되는데..
아무튼 그래서 오전에 시간이 좀 많이 비는 편이다.
위에서 말했듯 반일반 지원 업무도 거의 없는 편이고..
그래서 원감님 눈에 자주 띄는 편이고..(깊은 한숨)
"일 없지, 아침반? 그럼 우체국 가서 이거 등기로 보내고 와줘요."
"요 앞 할인마트가서 종이컵 좀 사와주세요."
"은행가서 통장 정리 좀 해와주세요."
내가 그 동네 사람이라 밖에서 할 일은 거의 내 전담같다.
종일반 간식=권순영선생님
이라면
밖으로 나가는 일=나
원감님 머릿속에 있는 공식인 듯..
+Bonus 내가 힘들 때 힐링 방법
도보하원반 같은 경우엔 큰 티비가 있어서
동요를 틀어주거나 동화를 틀어주는데
동요 같은 경우엔 율동도 같이 나온다.
그리하여 맨날 늦게 가는 원우나 명호와 함께 율동 추며 논다.
그럼 뭔가 상쾌해짐.
#9 종일반교사들의 업무 : 아침이슬반 부담임 '이지훈선생님' 편
지훈선생님은 거의 모든 연령의 지원 업무를 도맡아 하고 계신다.
아니 솔직히 이것도 할 말이 있는데,
지훈선생님은 어쨌든 5세 종일반 부담임이라 5세 일 맡아하면 되는데,
개나리반선생님(6세)이 항상 당연하다는 듯 지훈선생님을 시켜먹는 것이다.
그것도 되게 하찮지만 귀찮은 거. 교구 코팅 같은 거.
이게 왜 귀찮냐면 그림대로 자르고 코팅하고 코팅한 것을 또 자르는 개같은 일의 연속이라는 거다.
(원우 소개편에 가위질 하다 손 아프다고 한 게 개나리반 지원 때문이었음)
근데 이 바보멍청이가 군말없이 다 해낸다.
나는 괜히 개나리반선생님이 비호감이라
어휴 바빠요~라든가 아이코 다 못했어요. 내일 마저해도되죠?^^라는 식으로 넘어가는데
지훈선생님은 굳이 집에 가져가서 다 해오는 식이다.
와.. 나 이런 독종은 처음 본다고..
"그렇게 살면 안 힘들어?"
"그냥, 다음날까지 질질 끌고 가는 게 싫어서."
순영선생님과의 대화로 유추해봤을 때 바보멍충이가 틀림없으신 거 같다.
+Bonus 이지훈선생님이 힘들 때 힐링 방법
이지훈 선생님은 딱히 티는 안나는데 더 말이 없어지신다..
이건 나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거다.
워낙 종일반 할 때 지훈선생님 눈치를 많이 봐서 남다르게 발달해버린 감각이다.
아무튼 그럴 때는 주로 조용하게 나에게 와서 권한다.
"오늘 끝나고 술 마실래요?"
그럼 난 당연 콜함.
회식 메뉴는 고기로 갑시다!
#10 빠지면 섭섭할 아이 일화
불과 어제 있던 일인데,
종일반 2호 차량을 타는 아이 중 우리반 승관이의 이야기다.
버스에 올라타서 앉자마자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근데 간혹 안전벨트가 도저히 아이들 힘으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어제는 승관이의 안전벨트가 말썽이었다.
"이익...! 이이이..!!!!"
진짴ㅋㅋㅋㅋㅋㅋㅋ얼굴이 시뻘개지도록 사투를 벌이던 승관이가
급 땀 닦는 시늉을 하더니 나에게 한 마디 했다.
"선새미, 안전벨트 힘이 너무 쎄. 앙대."
ㅋㅋㅋㅋㅋㅋ세상 단호했다.
앙대. 하면서 급정색을 하는데 얼마나 웃기던짘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안전벨트 힘이 너무 쎄, 승관아? 그럼 선생님이 도와줄게요!"
일부러 못매는 시늉을 했다.
그랬더니 승관이가 도와준다고 했는데 그때 힘을 줘서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그리곤 센스있는 말도 덧붙여주었다.
"뭐야~ 승관이 힘 센데? 승관이가 도와줘서 안전벨트 맸네!"
이럼 진짜 자지러지게 좋아한다.
우쭐한다. 자랑한다. 시끄러워진다.
"나 힘 지짜 세!! 완전 쎄!!! 대왕 쎄!!!!"
"어머나, 승관아. 버스에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지요?"
"개미 목쏘리.."
그렇게 승관이는 개미 목소리로 자랑을 했다고..
내릴 때까지 했다고..
내려서 어머니께도 자랑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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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는 100% 실화입니다^^
아가세봉이들은 실제 유아 2명을 섞은 성격입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