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은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피스톨즈를 위한 학교도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종현은 원치 않았다. 여러 개의 향이 섞여 싸구려 향수보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약육강식이라는 허울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공연한 섹스에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온 뒤에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정말 일반,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의 집합체였으니까.
종현은 큰 사건 없이 이 년을 보냈다. 혼현을 가진 사람을 본 적도, 체향을 느낀 적도 없었으니 사건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싸움에 휘말린 적도, 여자 문제에 휘말린 적도 없었던 이 년이었다. 다만 바뀐 학년에 층이 하나 더 높아졌을 때, 일반 고등학교에서 첫 혼현의 체취를 맡은 것은 첫 번째 큰 사건이었다.
유독 밥을 먹는 게 느린 종현은 삼 학년들이 자리를 비우고, 이 학년들이 자리를 비운 이후에도 섭취는 계속 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 학년이 되어야 식사를 끝내는 편이었기 때문에 급식을 잘 하지 않았다. 종현의 친구들도 그런 종현을 잘 알고 있었다. 준면은 그런 종현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점심시간, 종현을 찾아왔다. 맛있는 것이 나오는데, 친구들이 자는 준면을 버리고 간 게 화근이었다. 종현은 귀찮음에도 준면을 따라 나섰다. 그게 첫 사건의 시발이었다.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급식실에서 바글대는 남학생들은 게걸스레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스프, 스파게티.. 찹 스테이크와 비슷한 무언가. 종현은 어렴풋한 고기 냄새에 후각을 곤두세웠다. 뒤로는 일 학년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땀 냄새가 짙어졌다. 체육복을 입은 무리들의 등장에 종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후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던 터라 짜증이 짙었다. 체취를 감춘 고기 향에 아쉬운 듯 종현을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몇 번이나 앞으로 옮겨졌을 때, 플로랄 향이 짙어졌다.
플로랄, 토끼 혼현의 독보적인 체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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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ㅍㅣ스톨즈에 관한 것만 쓰네여.. 정작 연재는 무리라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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