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아가 반인반수, 도련님

(눈 앞에 펼쳐진 예쁜 광경에 시무룩한 표정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활짝 웃으며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가득 있는 수족관 앞에 서 작은 손가락으로 쿡쿡 집어대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너를 바라보는) 이거능, 이거능 모야? 무꼬기?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과 함께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약속했던 날. 하지만 바쁘신 부모님 덕에 결국 너와 둘만 가 차에 있는 동안 거의 울 듯 시무룩 해져 있다 막상 들어가자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한 듯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현이.

현이는 아가 반인반수에요 사람 나이론 4~5살 정도의 나이라서 아직 궁금한 것도 많고 처음 본 것 들도 많아요. 어린 나이에 부모님 손길을 잘 타지 못해 너를 잘 따르고 좋아해요. 가끔 잠을 자다 엄마를 찾는 경우도 드문드문 있어서 잠도 너와 함께 자고 밥도 아직 혼자 못 먹고 씻는 거까지 잘 못해 네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현이에요. 혼연을 아직 숨기지 못해 귀와 꼬리만 내놓고 다니고 넓은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으로는 현이를 엄청 생각하고 좋아하는 분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취, 퓨전

도경수 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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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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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상어! (네 손이 가리키는 곳에 시선을 두곤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다 티브이에서 본 것만큼 큰 상어에 눈을 동그랗게 뜬 뒤 입을 헤 벌리는) 우아, 징짜 크다...

[독자1]

(아직 작은 네 옆에 눈높이를 맞춰 앉아 네가 손으로 가리키는 것들을 보며 웃어 보이곤 네 손을 잡은 채 대답을 하는) 물고기, 저긴 불가사리. 도련님 좋아하는 고래 보러 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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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아가 도련님 현]

...우웅. (네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꾸물거리며 돌아다니는 물고기들이 신기한지 한참 동안 앞에 서서 넋을 놓고 있다 돌연 듯 생각나는 고래에 귀를 쫑긋 세우며 네 손을 잡아 끄는) 혀니, 고래, 고래 보러 가꺼야.

[독자2]

(한참을 물고기를 넋 놓고 보는 널 보며 웃다가 손을 꼭 잡고는 사람이 많아 천천히 네가 넘어지지 않게 데리고 돌고래 쇼를 하는 곳으로 가 의자에 널 앉혀주는) 조금 있으면 돌고래들 나온다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알겠죠?

[아가 도련님 현]

웅. (의자에 앉아 붕 떠있는 다리를 흔들거리며 돌고래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점점 사람이 차는 것 같아 주위를 둘러보다 아이들이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에 꽂혀 빤히 바라보는) ...혀니 뚜.

[독자3]

(주변 아이들이 다들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는 걸 보고 손으로 가리키는 너에 살짝 웃으며 머릴 쓰다듬는) 돌고래 다 보고 사드릴게요, 도련님. 지금 사러 가면 도련님 혼자 계셔야 하니까.

[아가 도련님 현]

3에게
(네 말에 입술을 비죽 내밀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자 잔뜩 기대되는 표정으로 돌고래와 함께 나온 조련사를 바라보는) 한다!

[독자4]

아가 도련님 현에게
(사람들의 환호성에 입술을 비죽대는 걸 집어넣곤 나오는 돌고래에 신난 얼굴로 보은 널 쳐다보며 살짝 웃는) 돌고래 보니까 좋아요, 도련님? 진짜 신나 보이네.

[아가 도련님 현]

4에게
조아, 진짜루. (조련사가 인사를 마치더니 슬슬 묘기를 부리는 돌고래들에 눈을 떼지 못하곤 박수를 열심히 쳐대며 활짝 웃어 보이는) 꺄아.

[독자5]

아가 도련님 현에게
(박수를 열심히 치는 널 보다가 혹시 목이 마를까 네 입에 물병을 가져다 대는) 도련님 물 조금 드세요. 덥지는 않고요? 이따 가면서 돌고래 인형도 사드릴게요.

[아가 도련님 현]

5에게
(네가 먹여주는 물을 마신 뒤 입가를 손등으로 훔치다 인형을 사준다는 네 말에 네게 시선을 돌려 배시시 웃는) 앗싸! 혀니두 돌고래 인형. (다시 넋 놓고 공연을 바라만 보다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눈을 떼지 못하는) 우아, 우아.

[독자6]

아가 도련님 현에게
(네가 잔뜩 신난 표정으로 공연을 구경을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사모님께 보내드리곤 네 모습을 쳐다보다가 공연이 끝나자 금세 시무룩해진 널 안아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무슨 맛으로 사드릴까요?

[아가 도련님 현]

6에게
끝나써... (생각보다 금방 끝나버린 공연에 아쉬움을 달래려 했지만 쉽게 되질 않아 네 품에 안긴 채로 옷자락을 꾹 쥐며 울먹거리곤 작게 중얼거리는) 혀니 쪼꼬...

[독자7]

아가 도련님 현에게
(울먹이는 널 토닥이며 귀여운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사서 근처 의자에 널 앉히고는 조심히 뜯어서 천천히 먹여주는) 이따 집에 가셔서 치카치카 하셔야 해요. 약속하실 거죠?

[아가 도련님 현]

7에게
...웅. 혀니 치카치카. (네가 먹여주는 아이스크림을 잘 받아먹다 귀여운 통을 손가락으로 살짝 만져보며 배싯 웃어 보이곤 얼른 달라며 입을 버리는) 혀니, 아.

[독자8]

아가 도련님 현에게
통 귀여워요? 버리지 말고 씻어서 가지고 갈까요? (웃으며 네게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곤 입 주변을 닦아주는) 돌고래는 무슨 색으로 살 거예요?

[아가 도련님 현]

8에게
웅! 가져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곤 네 물음에 잠시 고민하더니 신나는 듯 열심히 입을 놀려대는) 혀니능, 부농색. 부농색 돌고래가 젤 예뿌지. 그치?

[독자9]

아가 도련님 현에게
도련님은 분홍색을 제일 좋아하시니까요. (웃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인 뒤 물티슈로 입 주변을 닦아주곤 같이 화장실로 가서 통을 닦아 네 손에 쥐여주는) 인형 사러 갈까요?

[아가 도련님 현]

9에게
(통을 손에 꾹 쥐곤 고개를 끄덕이자 저를 안아드는 너에 슬슬 졸리기 시작하는지 네 품 속에 얼굴을 폭 파묻곤 부비적 거리며 칭얼대는) 언능, 언능.

[독자10]

아가 도련님 현에게
(잠이 오는지 재촉하는 너에 웃으며 기념품 가게로 가서 돌고래 인형 앞에 서는) 도련님, 어떤 돌고래로 살까요? 분홍색으로 살까요? 다른 것도 있는데.

[아가 도련님 현]

10에게
시러어, 혀니능 부농색 하꺼야. (앞에 보이는 분홍색 돌고래에 손을 뻗자 대신 집어 들곤 계산을 하는 너에 만족한 듯 다시 네 품에 기어들어가 아이스크림통 과 네가 쥐어주는 인형을 품에 꼭 안는)

[독자11]

아가 도련님 현에게
알겠어요. 분홍색으로 할게요. (계산을 하고 네 품에 안겨주곤 눈이 반쯤 감긴 널 조심히 안아들어 차로 가 널 카시트에 조심히 앉혀주는) 집 가서 잘까요, 도련님?

[아가 도련님 현]

11에게
우웅. (자꾸만 감기는 눈을 참지 못하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안아달라는 듯 팔을 뻗곤 울먹이는) 혀니 안아, 안아.

[독자12]

아가 도련님 현에게
(카시트에 앉히자 칭얼거리는 널 다시 안아들어 차 문을 다시 닫고 널 주차장 밖으로 나가 등을 살살 토닥이며 널 재워주는) 도련님, 집에 가서 주무셔야죠.

[아가 도련님 현]

12에게
(네 말에 대꾸도 없이 어깨에 볼이 눌려진 채로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익숙한 네 손길에 옅은 숨만 색색 내쉬며 잠에 빠져드는) ...

[독자13]

아가 도련님 현에게
(네가 잠이 든 걸 확인하고 다시 카시트에 널 조심히 눕힌 뒤에 안전벨트를 해주고 집으로 운전을 하다 칭얼거리는 너에 힐끔 뒤를 쳐다보는)

[아가 도련님 현]

13에게
졸려서 내일 이어도 될까요?

[독자14]

아가 도련님 현에게
그래요, 잘 자고 내일 봐요.

[아가 도련님 현]

13에게
(자세가 영 불편한지 끙끙거리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아직 몽롱한 정신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곤 너를 찾아대는) 끅, 끄윽. 시러어, 시러.

[독자15]

아가 도련님 현에게
도련님, 저 여기 있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안아드릴게요. (결국 울음을 터뜨린 너에 차를 잠시 갓길에 세운 뒤 너를 보려 몸을 돌린 뒤 날 달래주는)

[아가 도련님 현]

15에게
으응, 응. (네 말에 잠시 칭얼거리다 떼를 쓰는 것도 지치는지 축 늘어진 채로 눈물을 뚝뚝 떨구며 네가 사준 돌고래 인형만 만지작 거리는)

[독자16]

아가 도련님 현에게
도련님, 너무 울면 힘드신데. (돌고래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너에 차에서 내려 카시트에서 널 빼내 안아들고 조수석에 조심히 앉히는) 위험하니까 얌전히 앉아계셔야 해요.

[아가 도련님 현]

16에게
끅. (조수석에 앉아도 기분이 좋질 않은 듯 어깨를 달싹이며 눈을 꾹 감고는 퐁 튀어나온 귀를 축 늘어뜨린 뒤 다시 옅게 숨을 내쉬는)

[독자17]

아가 도련님 현에게
(집에 빠르게 도착해 널 제 품에 안아들어 등을 살살 토닥여주며 차에서 내리는) 도련님, 아직도 기분 별로예요? 집에 다 왔어요.

[아가 도련님 현]

17에게
(네 품에 안기자 마음이 조금 진정된 듯 끅끅거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곤 울어서 목이 마른지 두리번 거리며 물을 찾는) 혀니, 물.

[독자18]

아가 도련님 현에게
물 드릴까요? 잠시만요. (널 안아든 채로 부엌으로 가 주방 아주머니께 물을 받아 네 손에 쥐여주는) 도련님, 방으로 갈까요?

[아가 도련님 현]

18에게
...우웅. (네가 쥐여준 물을 마시곤 고개를 끄덕이자 저를 데리고 방으로 올라가는 너에 다 비운 물컵을 네게 내미는)

[독자19]

아가 도련님 현에게
(물컵을 받아들고 네 방으로 가 침대에 조심이 앉혀주곤 꼭 쥐고 있는 돌고래 인형을 네 품에 안겨주는) 배는 안 고프세요? 아직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안아드릴까요?

[아가 도련님 현]

19에게
혀니 꼬르륵. (아까 아이스크림 말곤 먹은 게 없어 배가 출출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네게 팔을 뻗는) 혀니 안아조.

[독자20]

아가 도련님 현에게
그럼 아줌마한테 도련님 밥 해달라고 해야겠네요. (웃으며 널 안아들고 다시 부엌으로 가서 네 밥을 부탁한 뒤 거실 소파에 같이 앉는) 오늘 산 돌고래는 이름이 뭘까요, 도련님.

[아가 도련님 현]

20에게
...우움. (돌고래 인형을 만지작 거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딱히 예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듯 잔뜩 인상을 찌푸리다 천천히 입을 여는) 세후니. 이거능 세후니야.

[독자21]

아가 도련님 현에게
저랑 이름이 똑같네요? (웃으며 네 머릴 쓰다듬어주곤 네가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다 밥이 다 됐다는 소리에 널 데리고 부엌으로 가 네 의자에 앉혀주는) 오늘 편식하면 안 됩니다. 사모님이 많이 걱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