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수/남순外] 호그와트 2013_01 내가 무슨 동네북이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2/7/927bf00a021a27e43abf6a7463cc8fe1.jpg)
Hogwarts 2013_01 내가 무슨 동네북이냐!
호그와트 성 남쪽 호수에서도 멀찌감치 떨어진, 아는 사람도 얼마 없을 법한 어둑한 공터. 그리핀도르의 교복을 입고 가만히 쭈그려 앉은 남순 옆에 낙엽이 내려앉았다. Lumos. 작게 중얼거리자 남순이 들고있던 마법 지팡이 끝에 '파삭' 하고 불이 들어온다. 바닥에 마법 서적을 내려놓고 한장을 넘긴 뒤 다시 왼손으로 서적을 집어들었다. 어둠 속에서 보다 책을 자세히 보기 위한 행동이다.
「 끄응…그러니까, 여기서 어떻게 하랬더라… 」
「 …
' 콰앙─ '
으아아아아!! 벽 너머로 나직한 주문이 들린 직후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벽이 무너졌다. 뭐야, 이게 무슨 소리야!! 당황한 나머지 벌떡 일어나 돌기둥에 등을 기댄 남순이 무너져 내린 벽을 마주보았다. 설마, 내가 없어진 걸 강 교수님이 아셨나? 그럴리가! 분명히 불을 꺼 두고 나왔을텐데!
다행히도 남순의 염려와는 다르게 무너진 벽 사이에서 걸어나오는 인영은 세찬이 아닌 갈색 머리 소년이었다. 어버버. 소년은 벙쪄있는 남순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시큰둥하게 자신의 머리에 붙어있는 돌가루를 탁탁 털어냈다. 지금, 이거 설마 내 마법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자신의 왼손에 든 낡은 책과 오른손에 쥐고있던 마법 지팡이를 번갈아 본 남순이 눈동자를 데룩 굴렸다. 아니, 그럴리가 없는데. 나는 지팡이에 불을 켠 것 밖에 없고, 무엇보다 나는 저런 마법을 여기서 쓸 만큼 대담하지 못하단 말이다.
남순은 여전히 벙찐 표정으로 돌더미가 되어버린 벽을 가만 내려보았다. 그때까지 아무 말 없던 갈색 머리가 제 발 밑의 돌더미를 툭툭 차더니, 곧장 남순에게 터벅터벅 다가왔다. 움찔한 남순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자 어깨를 턱, 하니 잡고는 다른 한쪽 손은 제 입가에 가져다댄다.
「 방금 넌, 아무것도 못 본 거야. 」
「 …어? 」
멍청하게 반문하는 남순에게 '비밀이라고, 비밀.' 작게 속삭인 소년은 벽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재빠르게 공터 너머로 사라졌다. 분명 별 다른 주문을 쓴 것 같지도 않은데 발이 엄청나게 빠르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잠시 활동을 멈추었던 뇌가 뒤늦게 반응했는지, 소년이 사라진 곳을 가만히 서서 돌아보던 남순이 재빨리 서적을 덮었다. 참, 참, 또 누가 오기 전에 불을 꺼야하는데…!
「
「 으아아아!!! 」
벽 뒤쪽에서 나타난 검은 그림자의 주문에 의해 남순의 몸이 훽 뒤집어진 채로 들어올려졌다. 공중에 거꾸로 둥둥 매달려있으려니 점점 머리에 피가 쏠리기 시작한다. 아으 썅… 또 누구야! 자박자박 돌 밟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손에 들린 지팡이를 더욱 세게 꾹 쥔 남순이 다가오는 물체의 얼굴을 확인하기위해 인상을 찌푸렸다. 어느정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물체가 다가오자 남순은 지팡이를 슬쩍 내려, 아니 온전히 서있었더라면 올렸어야할 위치에 가져다대었다. 갑작스레 불이 눈 앞에 닿자 검은 머리의 미간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 …그리핀도르? 」
「 맞, 맞는데, 요. 」
「 …못 봤어? 」
뭐를…요? 신경질적으로 남자를 쏘아보던 남순은 남자의 눈썹이 꿈틀대는 것을 보고 급히 예의를 갖추었다. 이러다 울화가 터지든 얼굴이 터지든 둘 중에 하나라도 실현이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남자는 사뭇 진지해진 남순을 물끄러미 마주보았다. 그리곤 바지를 탁탁 털며 툭 던지듯 말했다. 우지호. 응? 우지호? 남순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남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순은 남자가 읊는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지 곰곰히 떠올렸다. 그때 문득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갈색 머리.
「 아. 」
「 역시 봤나? 」
「 어…어, 아, 아니…. 」
…요. 다시 움찔거리는 남자의 눈썹에 남순은 울상을 지었다. 모르는 척 하는 거냐. 아님 진짜 모르는 거냐. 아, 지, 진짜 모른다니까요? 남순이 더듬더듬 거리며 손을 내저었다. 철푸덕. 그 덕에 왼손에 들려있던 마법 서적이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래번클로 학생으로 추정되는 남자는 고개는 그대로 빳빳이 세운 채로 눈만 굴려 아래를 슬쩍 내려보았다.
《
책과 함께 떨어진 책갈피에 써있던 글씨를 흘긴 남자는 다시 날카로운 눈매로 남순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 4학년? 」
「 어? 그걸 어떻게… 」
네가 써 놓았어. 남자가 지팡이로 가리키는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히던 남순이 별안간 으악! 소리를 내며 지면으로 떨어졌다. 아!! 갑자기 사람을 바닥에 떨구면 어떡ㅎ…
「
「 미친노므아아아아악!!!!! 」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주문을 외자, 지팡이 끝에서 뱀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뱀은 잔디에 드러누운 남순의 얼굴 가까이에서 혀를 벌름댔다. 피가 몰려 새빨갛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린다. 남순은 혹여 뱀에게 코가 물릴까 싶어 아무말도 못하고 제 위로 터벅터벅 걸어오는 남자를 망연자실한 눈으로 올려보았다.
「 바른대로 말하면 그만둔다. 우지호 어디 있어. 」
「 진짜 몰라요! 우지혼지 우렁인지 내가 알 게 뭐냐고! 」
「 …진짜냐. 」
의심이 가득한 물음에 남순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었다. 짜증 섞인 남순의 눈빛을 무뚝뚝한 표정으로 내려보던 남자는 마법을 거두기 위해 지팡이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 때.
' 콰직 '
「 악!!! 」
「 어, 미안. 고의는 아니였는데. 」
결국, 물리고 말았다. 어쩐지 스물스물 움직이는 모양새가 범상치 않더라니! 뱀에게 물린 코를 손으로 쥐니 피가 묻어나온다. 피, 피?! 제 손바닥에 묻은 피를 들여다보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내 남순은 순정만화에서나 나올법한 가녀린 여주인공 마냥 땅 위로 풀썩 쓰러졌다.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두운 머리색을 지닌 남자는 조용히 마법을 취소한 뒤 지팡이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 그래도 독사는 아니니까 죽지는 않을… 」
남자는 그제야 조용히 눈을 감은 남순을 발견했다. 웬일로 펄쩍펄쩍 뛰고 난리를 쳤어야 할 눈 앞의 생물체가 조용하다 싶었다. 뭐야, 죽었나? 남자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남순의 코 밑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죽지는 않았네. 남자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살짝 한숨을 내쉬곤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났다.
한발짝, 두발짝, 멈칫. 미련 없이 뒤를 돌아 걸음을 걷던 남자가 다시 몸을 돌려 남순이 실신한 모양새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내려보았다. 이내 그가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 …귀찮게 구네, 진짜. 」
* * *
![[흥수/남순外] 호그와트 2013_01 내가 무슨 동네북이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3/1/8315ab26efbc7eb01f77a58d3ce273d1.jpg)
「 고~남~순~ 」
「 어…안녕… 」
해가 동쪽에서 뜬 걸까. 어쩐 일인지 홍종현이 제 것뿐만 아니라 남순의 스튜까지 챙겨왔다. 아, 원래 해는 동쪽에서 뜨지…. 아무튼 이런 건 죽었다 깨어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간만에 받아보는 종현의 호의, 그 기쁨과 감동에 몸을 일으켰던 남순은 힘이 빠져 흐느적대는 몸을 다시 탁자 위로 늘어뜨렸다. 끄응…죽겠다… 그 모습을 안타까운 눈─절대적인 종현의 입장에서만. 다른이들의 눈에는 그저 먹잇감을 찾은 듯 흥미로운 눈빛이다─으로 응시하던 종현이 별안간 눈을 크게 뜨더니 남순의 어깨를 잡아 상체를 일으켰다.
「 헐. 너 코에 있는 그거 뭐야. 」
「 아 이거…말하자면 기니까 나중에… 」
벌써 다섯번째다. 남순의 콧잔등에 붙은 반창고를 보며 휘둥그레 놀라던 친구들이. 원채 여기저기 잘 쏘다니고 뽈뽈 돌아다니는 주제에 주의성이 깊지 않아 상처가 자주 나곤 했지만, 그래도 얼굴에 난 것은 처음이라서 그런가 싶다. 지나가는 학생들의 눈에도 카페테리아 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주황색 전등 덕분에 발갛게 물든 흰 반창고가 유난히도 눈에 띄었나보다. 그 때, 어디선가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종현은 문쪽에서부터 뛰어오는 소년을 보며 고개를 두어번 저었다. 쟨 진짜 눈이 너무 좋다니까.
「 형! 허억, 헉, 코에…그거…뭐야? 」
「 …대답만 벌써 여섯번째다. 」
「 어제 박흥수랑 싸웠단게 형이었어? 」
어? 무슨? 때를 노리던 종현은 그제야 슬슬 몸을 일으키는 남순 앞에 쑥 스튜를 들이밀었다. 제 앞으로 밀리는 스튜를 한번 흘긴 남순이 다시 고개를 돌려 숨을 헐떡이는 지훈에게 옆자리를 권했다.
「 그게, 남쪽 호수 근처에서 래번클로 학생이랑 그리핀도르 학생이랑 싸움이 있었나봐. 」
「 잉. 그게 싸우는 거 였나. 」
「 엥? 형 진짜 뭐 아는 거 있어? 」
「 아니. 알아도 알고싶지 않다. 」
「 너네 배 안고프냐? 먹으면서들 말해. 」
아 땡큐 형. 지훈은 종현이 건네주는 스튜를 얼떨떨한 얼굴로 받아들고 숨을 고르며 이어서 말했다.
「 근데 그 싸움이 타이푼 내부의 싸움이란 소문이 있더라고. 」
「 타이푼? 그게 뭐야. 설마 자연재해 말하는 거냐. 」
잠깐동안의 정적. 야, 너 타이푼 몰라? 아까 남순의 얼굴에서 반창고를 발견했을 때 보다 더 크게 눈을 뜬 종현이 경악한 듯 반문했다. 어. 그게 뭔데. 남순의 말에 종현과 지훈이 말 없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종현이 스튜를 숟가락으로 한번 퍼 먹으며 입을 열었다.
「 성적도 좋고 쓸 수 있는 주문도 많고 외모는 말 할것도 없는 학생들 모임. 마법도 물론 최고고. 」
「 세상 혼자 사시네 들. 이름은 왜 그 모양인데? 」
「 다 쓸어버린다고 해서 타이푼이래. 」
헐 미친. 개유치해. 경악한 남순의 얼굴에 종현이 고개를 저었다. 너 그런 말 함부로 하면 클~난다. 추종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무슨 연예인 수준이라니까. 퀴디치 직찍도 있음. 헐 직찍. 흠칫 놀란 남순이 이내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태풍이고 나발이고 그것들이 밥먹여 주는 것도 아니잖아. 남순의 말에 지훈이 픽 웃었다. 딱 고남순 답다. 너 은근슬쩍 말 놓는다 표지훈? 뭘 우리 사이에 형. 지훈이 껄껄 웃으며 남순의 등을 후려치자 스튜를 뜨던 남순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아오 이걸 확… 종현이 남순의 팔을 끌어 내리며 말했다.
「 걔들. 디멘터도 주먹으로 때려 잡을 만큼 싸움도 잘한다는 얘기가 있어. 」
「 풉. 」
「 아 이 미친 더럽게…죽고싶냐 고남순? 」
「 참낰ㅋㅋㅋㅋㅋ디멘ㅋㅋㅋ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ㅋㅋㅋㅋㅋㅋㅋ말이 되는 소릴 해랔ㅋㅋㅋㅋㅋㅋㅋ 」
남순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기 시작했다. 한심하다는 눈으로 남순을 훑던 종현이 따라서 웃음을 터트렸다. 지훈은 한참 둘을 번갈아 보다 씩 웃었다.
「 참고로 박흥수, 이민혁, 육성재, 우지호. 이 넷이야. 알아둬서 나쁠 거 없으니까 기억해놔 형. 그러다 진짜 아싸된다. 」
「 고맙ㅋㅋㅋㅋ닼ㅋㅋㅋㅋㅋㅋㅋ끅, 끄윽…응? 」
잠깐, 우지호? 스튜를 입으로 밀어 넣던 지훈이 남순의 반응에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숟가락을 탕! 소리나게 내려놓은 종현이 손으로 문쪽을 가리킨다. 마침 저기 오네. 웅성이는 소리와 함께 귀염상의 붉은 머리와 찰랑거리는 갈색 머리가 거대한 인파를 헤치고 걸어나왔다. …헐? 저 익숙한 얼굴은…
「 어? 고남순! 」
그가 주위를 두리번대다 남순의 얼굴에서 시선을 멈추었다. 이내 그는 반가운 기색을 내비치며 빠른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장내의 모든 시선이 남순에게 꽂혔다. 주목 공포증이 있는 탓에 남순의 귀가 쌔빨갛게 달아오른다. 뭐야? 뭔데 내 이름을 부르는거지? 잠깐, 그러고보니 쟤 그리핀도르 교복이잖아?! 아니 것보다 날 어떻게 알아? 아 잠깐만, 왜 어제랑은 표정이 그렇게나 다른건데. 뭐야! 가까이 오지 마!
「 반갑다 야! 어젠 진짜 고마웠어. 덕분에 박흥수한테 맞아죽지는 않았거든. 」
남순은 화사하게 웃어보이는 갈색…아니 우지호에게 첫 만남과 같은 벙찐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뭘 다들 그렇게 멍하니 쳐다보고 있냐. 나 여기 앉아도 되지? 」
「 어, 어, 그래… 」
그럼요, 앉아요 앉아! 지호는 의자를 쭉 빼주는 지훈에게 고맙다며 상큼하게 웃어보였다. 머엉. 지훈의 얼굴을 돌아본 남순이 눈에 띄게 굳었다. 지호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지훈의 표정은 마치,
─숨겨왔던 나…의…
아니 지금 내 귀에 뭐가 들리는 거야! 얼굴을 일그러뜨린 남순이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종현이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저를 응시하고 있다. 야. 너 타이푼 모른다면서. 남순은 눈빛으로 물어오는 종현에게 억울한 표정으로 화답했다. 아니 그게, 나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스튜를 뜨는 남순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오 어머니, 왜 저를 동네북으로 낳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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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함니당ㅜ,ㅜ 는 그냥 제 망상의 집합체인 똥망글^0^..S2 어설픈 설정들이니 자체 필터링해서 봐주세요^ㅜ^ 4학년이지만 어리지 않아..★ 맨날 댓글만 달려다 글 쓰려니 민망쩍고 그르네요 허허허!! 참, 여기서 미녀기는 성재와 함께 비투비임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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