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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코주부 전체글ll조회 1035l 9

 

 

 

 


 

[블락비/피코] 인사 02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창문까지 다 열어놓고 집을 청소했다. 구석에 쌓아놓았던 밀린 빨래도 하고, 지호가 시킨 대로 설거지까지 깨끗하게 마쳤다. 그래도 지호가 오지 않아 화장실이며 거실에 있던 쓰레기통까지 비우고, 다용도실 귀퉁이에 모아놓은 분리수거 쓰레기까지 내다버리고 돌아왔다. 벌써 해가 지고 분명 강의가 이미 끝났을 시간인데도 지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문득 심심해진 지훈은 페브리즈를 뿌리다 말고 핸드폰을 들어 지호의 번호를 눌렀다. 몇 번의 통화 연결음이 울리다 익숙한 목소리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우지호! 안 와?"

 

 

 

 

어제의 일로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하던 아침의 표지훈은 어디로 갔는지, 반가움이 역력한 목소리를 숨기지 못하고 불쑥 물었다. 전화기 너머의 지호는 곧 갈게-라며 힘없이 대답했다. 늘어지는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지훈은 '너 괜찮아?'라며 물었고 지호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하철이 들어오는 건지 소음만이 들려올 뿐. 시끄러운 소리에 잠시 귀에서 핸드폰을 뗀 지훈이 소음이 잦아들자 다시 전화기에 대고 물었다. '왜 목소리가 그래. 어디 안 좋아?' 그러자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아니야- 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나 지금 지하철 안이야. 금방 들어갈게.

 

 

어, 그, 그래……. 지훈의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고, 멍한 얼굴로 지훈은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얘가 오늘 좀 이상하네. 발음도 웅얼거리고 목소리도 맹맹한 게....혹시 울었나? 알 길이 없는 지훈은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

.

.

 

 

 

 

약 이십 분 정도 흘렀을까. 현관에서부터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이내 문이 열리고 기다리던 지호가 들어왔다. 찬바람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가 지훈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장 앞으로 달려 나가 지호를 맞았다. 왜 이렇게 늦었냐며 장난스럽게 핀잔을 주는 지훈에 지호는 그냥 힘없이 웃어보였다. '그냥, 좀... 일이 있었어.' 저녁이 되어 더욱 추워진 날씨에 귀와 코끝까지 빨개진 지호가 대답했다. 그게 또 너무 추워보여 지훈이 따뜻하게 데워진 자신의 양 손을 지호의 귓가에 가져다 대었다. 두 손으로 귀를 감싸자 지호가 작게 몸을 떨었다.

 

 

 

 

"국, 잘 먹었다."

 

 

 

지훈이 이야기 하자 발끝만 쳐다보던 지호가 고개를 들어 지훈에게 눈을 맞췄다. 지호는 붉어진 눈을 곱게 접어 웃었다. ‘맛있었냐. 설거지는 다 했고?’ 여전히 맹맹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그럼! 봐라 반짝반짝하잖아. 설거지는 당연하고 청소도 했어. 빨래도 하고, 쓰레기도 갖다버리고 아. 그리고 화장실 청소도 했다? 너 신발장은 봤어? 신발 정리한 각도가.....어? 야. 너 울어...?’ 지훈의 청산유수 같은 자랑을 가만히 듣고 있던 지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애써 괜찮은 척 웃어주던 그 눈에서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봇물 터지듯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갑작스런 지호의 눈물에 당황한 지훈은 지호의 어깨를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야, 왜, 왜 울어 응?”

 

“...”

 

“우지호... 왜, 응? 내가 뭐 잘못했어?”

 

 

 

 

 

마치 목석처럼 가만히 서서 조용히 눈물만 뚝뚝 흘리며 대답조차 하지 않자 지훈은 저가 맘이 닳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지호야…….’ 저의 이름을 부르는 그 한마디에 몸을 달달 떨면서도 가만히 제자리에 서있던 지호는 지훈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겼다. 갑작스런 포옹에 조금은 놀란 지훈이었지만, 지금은 괜한 말을 꺼낼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저 지훈은 큰 손을 들어 지호의 어깨를 감싸주는 일 밖엔 할 수 없었다. 지훈의 품에 안긴 지호의 흐느낌이 점점 커져갔다. 자신의 어깨 위로 느껴지는 지호의 눈물방울에 지훈은 눈을 꾹 감고서 지호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 채로 그저 괜찮다는 말밖엔 해줄 수 없었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지호야-.’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듯, 괜찮다. 괜찮다. 지호를 토닥이자, 어느새 지호의 흐느낌도 조금씩 멎어갔다. 품에 안긴 지호의 어깨가 왠지 전보다 조금 여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지호가 제 품에 안겨 엉엉 울었던 그 날 뒤로 지훈은 계속 뭔가가 찝찝했다. 그 날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여태껏 우지호를 알고 지낸 뒤로 지훈은 지호가 그렇게까지 눈물을 흘리는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품에 안겨 실컷 울던 지호는 눈물이 멈추자 고맙다고 말하며 황급히 떨어져 나갔다. 멍한 표정으로 ‘아, 응…….’ 멍청한 대답을 한 지훈은 무엇엔가 홀린 사람처럼 스르르 바닥에 주저앉았고, 지호는 씻어야겠다며 욕실에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지호의 얼굴엔-눈가가 여전히 조금 충혈 되긴 했지만-눈물자국은 깨끗이 지워져 있었고, 지호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사람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웃는 얼굴로 지훈을 대했다. 그렇기에 더욱 더 지훈이 이유를 묻지 못했던 탓이었다. 아마도 숨기고 싶은 어떠한 일이 있을 테지. 그렇지만 그 일 후로 지호에게 생겨난 이상한 점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기에 지훈이 더더욱 이상하다고 느낄만했다.

 

 

 

 

 

오늘도 눈을 뜨자마자 지호는 보이질 않았다. 요즘 들어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서 밤늦게야 들어오곤 하는 지호 때문에 지훈은 하루 중 지호의 얼굴을 보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았다. 식탁이나 싱크대를 보면 그나마 지호는 밥조차 제대로 챙겨 먹는 것 같지도 않았다. 늘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그릇과 수저들이 놓여있던 설거지통엔 이젠 아무것도 없이 휑하니 비어있는 날이 늘었다. 날이 갈수록 참 이상했다. 혼자 쓰기엔 좀 크다싶은 매트리스이기도 하고, 마른 지호의 등이 배길까싶어 바닥이 아닌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주었는데, 한동안 잘 지내다 갑자기 바닥에서 자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지호 때문에 지훈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차라리 네가 침대에서 자라며 지훈이 말했지만, 극구 사양하는 지호 때문에 집에 있는 이불 중 가장 두툼한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깔아주고, 매트리스에 올라 돌아눕는 지훈의 마음 역시 편치 않았다. 행여 자신의 고백이 불편해 이렇게 멀리하려는 건가 싶어 고민도 해보았지만, 그 이유가 맞는 거라면 왜 진작 딱 잘라 거절을 하지 않는 걸까. 그것도 우지호 성격에?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 행동들에 지훈의 머리는 복잡하기만 했다.

 

 

 

 

 

 

 

***

 

 

 

 

 

민혁은 지호에게 미안한 얼굴로 ‘20분 정도 후에...... 결과 나올 거예요.’라며 급하게 돌아섰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렇게 되뇌며 기다리는 20분이 지호에겐 20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영겁의 세월과도 같던 20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간호사가 우지호씨- 저의 이름을 불렀을 때 지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니겠지. 설마. 아닐 거야. 아니어야만 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발걸음을 옮겼다. 검사결과라며 간호사가 내민 종잇조각엔 여러 가지 어지러운 글씨들과 함께 지호의 심장을 무너지게 만드는 한 가지 단어가 적혀있었다.

 

 

 

 

 

검사 결과 ‘양성’

 

 

 

 

 

그리곤 정적-.

 

 

 

귓가에 아무런 소리도 주변의 소음도 들리질 앉았다. 일순간, 자신을 둘러싼 온 세상이 진공상태로 변해버린 것처럼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종이를 받아 든 지호가 멍한 눈빛으로 가만히 서있자 앞에서 간호사가 ‘우지호씨? 괜찮으세요?’ 하고 지호의 안색을 살폈지만, 반응 없는 지호에 이내 한숨을 쉬고 곁을 스쳐지나갔다. 다리가 풀린 지호는 차가운 병원 벽에 기대어 쓰러질 것만 같은 몸을 겨우 지탱하고 있었다.

 

 

 

 

‘HIV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되었습니다. 급성HIV 증후군을 앓고 계신 것 같네요. 에이즈의 1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죠. 구토와 발열, 두통과 인후통, 그 외에도 근육통이나 관절통 등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셨죠? 혹시 가족과 같이 살고 있습니까?’

 

 

의사는 말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무증상 잠복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그 시기엔 어떠한 증상조차 특별히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주변인들에게 감염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지호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나마 조기에 발견된 게 다행이라던 의사는 약을 처방해주며 종종 검사를 받으러 오기를 조언했다. 자꾸만 힘이 풀려 주저앉는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겨우 병원을 나섰다. 달달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창백하게 질린 두 볼 위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눈물로 범벅이 된 두 볼을 스쳐지나가 이젠 쓰라림마저 느껴졌지만, 지호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서 무작정 밤거릴 걸었다. 터덜터덜 힘없이 내딛는 지호의 뒷모습에서 깊은 절망과도 같은 울음이 묻어났다.

 

 

 

 

 

 

 

지호는 울다가, 울다가, 울다가 지친 모습을 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열차가 도착하기 전, 지훈에게 걸려온 전화에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려 애를 썼지만, 아무렴 6년지기인 지훈이 그조차 눈치 채지 못했을까. 자꾸만 무슨 일이냐며 물어오는 지훈에겐 금방 집에 들어가겠다는 말로 대신 얼버무렸다. 퇴근시간을 넘긴 지하철 안은 생각보다 한산했고,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아 의자에 앉은 지호는 목적지에 내릴 때까지 발끝만 쳐다보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열차의 소음과 함께 지호의 무릎위로 떨어진 눈물방울이 동그랗게 얼룩졌다.

 

 

 

 

 

 

 

***

 

 

 

 

 

오늘은 반드시 지호와 마주보고 대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지훈은 손수 저녁을 준비했다. 지호에게 밥을 먹일 생각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김치찌개를 끓였다. 보글보글 김치찌개는 맛있게 익어 가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여섯시가 훌쩍 넘은 시간. 얘는 배도 안 고픈가, 오늘은 언제 들어오려나 싶어 카톡을 보냈다. [우죠 언제 들어와?] 그러자 메시지 옆에 떠있던 숫자 1이 금세 사라진다. [곧 들어가] 답장이 왔다. 얘는 뭐 이렇게 답장을 건조하게 보내나 싶어 미간을 살짝 찡그린 지훈은 다시 자판을 두드린다. [언제 올 건데~ 밥 안 먹고 기다릴 거야 빨리 와] 귀여운 이모티콘도 덧붙여 보낸 지훈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찌개의 간을 보았다. 메시지 옆의 숫자 1이 사라졌다.

 

 

 

TV를 켜고서 채널을 돌리던 지훈이 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다섯 번도 더. 일곱 시 반이 넘어가는 시간, 아직도 문밖에선 인기척조차 없다. 대체 우지호는 언제 오나 싶어 초조해진 마음에 지훈은 괜히 리모컨 버튼만 꾹꾹 눌러댔다. 37, 38, 39-. ‘케이블에서도 재밌는 거 안하네.’ 리모컨을 내팽개친 지훈이 침대위로 엎어졌다. 엎드린 채 물장구치는 것처럼 발을 구르며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던 찰나,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리고 이내 문이 열렸다. 그 틈을 노린 것 마냥 열린 문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온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홱- 돌린 지훈이 빼꼼히 지호의 얼굴을 확인하고 현관으로 달려 나가 맞았다. ‘빨리 오라니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은 실실 웃고 있다. 지호가 슬쩍 지훈을 바라보며 ‘밥 안 먹었어?’ 라고 말하니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너 기다렸어. 같이 밥 먹자.”

 

 

 

 

 

칭찬을 바라는 아이 같은 표정에 지호는 피식 웃어버렸다. 지호의 웃는 얼굴이 참 오랜만인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진 지훈도 덩달아 실실 쪼갰다. ‘내가 오늘 김치찌개도 끓여 놨다. 잘했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걸!’ 지훈은 식어버린 찌개를 데우려 가스레인지에 불을 올리고, 지호도 들어왔으니 따끈하게 보일러도 틀었다. 어느새 집안엔 맛있는 냄새가 가득 퍼지고, 오랜만에 포근한 온기가 감도는듯했다. 기분이 좋아진 듯한 지훈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지호는 핸드폰을 꺼내 분주히 식탁 앞을 왔다 갔다 하는 지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장, 그리고 또 한 장, 왠지 모르게 지호의 눈가가 붉어진 것도 같았다.

 

 

 

 

 

“우지호! 빨리 와서 앉아. 오늘은 표지훈식 특제 김치찌개다~”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액정을 어루만지던 지호를 부르는 지훈의 목소리. 지호는 화들짝 놀라 동그란 눈을 하곤 고개를 끄덕끄덕. ‘어, 그래. 옷 좀 갈아입고.’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티셔츠를 벗는 지호. 지훈은 식탁위로 찌개를 나르고 손에 낀 주방용 장갑을 벗으며 지호를 쳐다보았다. 위에 겹쳐 입었던 베이지색 목폴라를 벗자, 속에 받쳐 입은 흰 반팔 티가 드러났다. 옷을 벗으며 잠시 휘청이는것도 같았던 지호의 몸은 전보다 훨씬 더 말라있었다. 얇은 반팔 티셔츠 아래 드러난 가느다란 흰 팔, 주섬주섬 바닥에 내려놓은 코트와 머플러를 집어 드는 지호의 손은 앙상하게 메말라 뼈마디가 도드라져 보였다. 지훈은 지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 저렇게까지 초췌해져 버린 건지, 더 이상 두 사람이 식탁 앞에서 마주 앉지 않게 되었을 때- 그때부터였는지. 왠지 마음이 착잡해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냄새 좋다. 진짜 니가 한 거 맞아?”

 

 

 

옷을 갈아입고 식탁으로 다가온 지호가 냄비의 뚜껑을 열며 말했다. 샐쭉하니 찢어진 눈을 장난스레 흘기는 지호의 얼굴을 보며 지훈은 멍청한 표정으로 고갤 끄덕였다. ‘아, 응…….’ 내가 한 거 맞으니까 걱정말고 많이 먹어. 제 밥그릇에 들어있는 밥까지 푹푹 퍼서 지호의 그릇으로 덜어준 후에야 지훈은 웃어보였다. 이 많은걸 어떻게 다 먹냐는 지호의 툴툴거림에 지훈은 잔말 말고 먹으라며 찌개에 들어있는 고기를 집어 지호의 숟가락 위에 얹어주었다. 자신의 숟가락 위에 얹어진 모락모락 김이 나는 고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호는 피식 웃더니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으로 넣었다. 오랜만에 지호와 마주앉아 먹는 밥이라 그런지 지훈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즐겁게 먹었던 것 같다. 뚝딱 한 공기를 다 비워낸 지훈은 아직도 밥이 반이나 더 남은 지호의 그릇을 보며 말했다.

 

 

 

 

 

“너 왜 그렇게 밥을 못 먹어- 밥통에 밥 많아. 더 먹어.”

 

 

 

“지훈아.”

 

 

 

잠시 젓가락을 깨작이던 지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던 지훈을 불러 세웠다. 지훈은 한 손에 밥그릇을 움켜쥔 채로 지호를 돌아본다. 왜 부르냐는 지훈의 물음에 지호가 조금 망설이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나, 집구해서 나가려고.”

 

 

 

 

집? 여기가 우리 집이잖아. 근데 웬- 지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지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니- 여긴 네 집이잖아.’ 라고 말했다. 지훈이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는다. ‘갑자기 왜? 집세도 같이 내고, 잘 살았으면서 갑자기 왜.’ 지훈의 마음이 조급한 듯, 말이 빨라졌다.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은 지호는 지훈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나가서 살고 싶어졌어. 집도 좁은데 매일 부대끼고 살기 너도 불편하잖아.’ 지호의 말을 듣고는 지훈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냐, 뭐가 불편하다고- 갑자기 내외 하냐! 우지호! 됐어. 바보야.’ 그 말을 남기고 지훈이 다시금 밥그릇과 수저를 들고 일어서는데 뒤에서 지호의 목소리가 지훈을 붙잡는다.

 

 

 

 

 

 

 

 

 

 

 

“이번 달 안에는 집,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

 

 

 

하루종일 밥 한끼 먹고 엄청 피곤한 날이었어요

헤롱대며 이불에 드러눕고 싶지만

혹시나 기다리실까봐 이렇게 2편을 바로 들고왔어요!

어서 칭찬해주세요 어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읽었다는 짧은 댓글도 제가 글쓰는데엔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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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한시에요!!흐뷰ㅠㅠ작가님 바로 와주시고ㅠㅠㅠㅠ완전 좋아요 엉엉엉 병때문에 멀어지려는 지호를 ㅈㅣ훈이가 또 자기가 고백한거때운에그러나 오해할수도이겠겠다 싶어서 불쌍하고ㅠㅠㅠ장면장면 느낌 쩌러여...아으...아이고오오오오 먹먹한데 좋아요 엉엉
11년 전
코주부
엉엉엉ㅠㅠㅠㅠ맞아요!!!!! 제가 표현하려고 한 바를 정확히 캐치하고 계시네요 ㅠㅠㅠㅠㅠ 병때문에 멀어지려는 지호와 그 속을 몰라 애태우는 지훈이를 표현하려고 했어요ㅎㅎ 글에 넣은 BGM도 먹먹함에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6
브금도분위기쩔ㅇㅁㅇㅇ자주듣는노랜데 이제 들을때마다 더 아련할거같아옄ㅋㅋㅋㅋ
11년 전
코주부
ㅎㅎ 한시님의 감성을 실망시키지않게 더더욱 아련하게 묘사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헐 지호 집나가면 앙대.....!ㅠㅠㅠㅠㅠㅠㅠ지호도 안쓰럽고 지훈이도 안쓰럽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ㅠㅠㅠㅠ우리지호.....한겨울에 집나가려는 지호ㅠㅠㅠ.. 정말 지호도 안쓰럽고 지훈이도 안쓰러운 이야기네요 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3
달달이입니다. 지호...안타깝네요...흑흑.....우지호가..막...ㅠㅠㅠㅠㅠㅠ그케하는게 이케막 아..ㅠㅠㅠㅠ몰라 진짜 엉엉 왜이렇게 아..ㅠ...튼 작가님 금글 잘 읽고갑니다. 잘했어요 이리와요 우쮸쮸
11년 전
코주부
달달이님 계셨네요!ㅋㅋ 지호가 이케막 그케막 ㅠㅠㅠㅠㅠ엉엉.....잘했다고 칭찬받았으니 이번 소설로 달달이님을 울리고 말테야 훗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9
에 울려보시죠 헹헤ㅔㄶ넹헤ㅔ헤헤헤헤ㅔ 전 잘울거든요 엉엉ㅇ...튼 브금이랑 같이 너무 글이 엉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갑니다!
11년 전
코주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5
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닉 신청해요...흡 넬로 할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어머 넬님! 기억해두겠습니다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3편에서 또 봅시다요~
11년 전
독자8
흡.....브금이랑 어우러져서 못나가겠어여.......ㅠㅠ
11년 전
코주부
아이쿠 ㅠㅠㅠㅠ 제가 좋아하는 노래라 쓰는 내내 듣고있었거든요! 이런 분위기를 공감해주셨으면 해서 브금으로 깔아봤는데 마음에 드셨나봐요 ㅠㅠㅠㅠ다행이다~
11년 전
독자7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호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불쌍해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지호....지호를 아프게 하는 저는 나쁜 자까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흡...!!
11년 전
독자10
하.....재밌쪙....!!
11년 전
코주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ㅎㅎ
11년 전
독자11
아어떻게ㅠㅠㅠㅠㅠ지호야ㅠㅠㅠㅠㅠㅠ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ㅠㅠㅠㅠㅠㅠ못된 작가는 지호를 울게 합니다...그리고 같이 슬퍼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된 바보작가라서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2
작가님 쀼뀹니당!ㅠㅠㅠㅠㅠㅇ폰이맛이가서 지금봤네염ㅠㅠ아 지호결국 에이즈...너무안쓰럽네요 행복해야되는데ㅠㅠㅜㅜ흐유ㅠㅠㅜㅠㅠㅠ초기니까 치료하고 해피로가요 엉엉!!지호에 빙이되서 춱춱한눈으로 봤네요ㅠㅅㅠ다음편보고오겠슴당!
11년 전
코주부
쀼뀨님 반가워요~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결국 끝을 정하고 풀어가는 이야기라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힘들것 같아요ㅠㅠㅠ 애석하게도....흡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아 진짜 지호 안쓰러워ㅠㅠㅠㅠㅠ보는 내내 먹먹해지네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너무 글 잘쓰세요ㅠㅠㅠ최고최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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