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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이창섭] 목소리의 형태 01 | 인스티즈 


 

 

 


 

목소리의 형태  


 


 


 


 


 


 


 


 


 


 


 

초등학교 때 너는 꽤나 많이 씩씩했다. 남자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도 힘으로 물리치며 여자애들을 뒤에 잔뜩 거느린, 그 흔한 '조폭 마누라'였으니까. 나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남자애들과 같이 너에게 잔뜩 맞으면서도 장난을 그칠 줄 몰랐다. 발을 툭 걸거나 밀어 넘어뜨리며. 그게 무슨 심보였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나를 보고 화를 내는 너의 모습이 좋았다. 나를 봐주는 그 때가. 


 


 


 


 


 


 


 

"야, 이창섭 !" 


 


 


 


 


 


 


 


 

그 날도 같았다. 자리에 앉으려는 너의 뒤로 가서 의자를 슬쩍 뺐다. 짧은 찰나, 허공에 안착하려던 너는 그대로 교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내 일어나서 나를 찰싹찰싹 때리겠지. 헌데 너는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더라. 


 


 


 


 


 


 


 

"야, OOO 우냐아?" 


 


 


 

"울긴 누가 울어 !!!" 


 


 


 


 


 


 


 

고개를 위로 들며 나를 잡아 먹을 듯이 일어나던 너는 이내 다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야, 나 이번에는 손 안댔어!' 손사레를 치자 너는 난감해하며 힘겹게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 '창섭아, 나 어지러워' 하며. 그리곤 도로 고개를 떨구고 바닥에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너의 그 이질적인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리고 곧 반장 손에 이끌려 들어온 선생님이 너를 들처 업고 교실 밖으로 사라졌다. 난 한참을 너의 자리 앞에 서있었다. 


 


 


 


 


 


 


 


 


 

*** 


 


 


 


 


 


 


 

꽤 오랜만에 너가 학교에 왔다. 서글한 성격으로 제법 인기가 좋았던 너였기에 아이들은 이제 안아프냐며 너를 둘러싸고 법석을 떨었다. 멋쩍게 웃으며 '응, 괜찮아.' 하고 시선의 끝에는 나를 두었다. 나는 말없이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아직 내 머릿속에는 그날의 너가 선명했다. 


 


 


 


 


 


 


 

방과 후 운동장에는 주황 빛 노을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운동화 앞 코를 툭툭 치고 있을 뿐이었고 그 옆으로 너가 와서 풀썩 앉았다. 


 


 


 


 


 


 


 

"야, 이창섭. 너는 나 안 반가운가보다." 


 


 


 

"뭐.. 아니거든." 


 


 


 

"그럼 너 왜 나랑 말 안해?" 


 


 


 

"..." 


 


 


 

"너 설마.. 그 날 토 묻었어?" 


 


 


 

"어아니거든 그런거!" 


 


 


 


 


 


 


 


 

얼토당토없는 질문에 소리를 꽥 질렀다. 너는 곧 푸하-하고 듣기좋은 웃음소리를 내고는 내 어깨를 툭 쳤다. 


 


 


 


 


 


 


 


 

"솔직히 말해. 너 나한테 미안했지?" 


 


 


 

"...아니거든. 하나도 안 미안하거든." 


 


 


 

"나 무슨 병이래. 갑자기 어지럽고 안들리고. 그래서 그날도 못 일어난거래." 


 


 


 

"... 너 많이 아파?" 


 


 


 

"음.. 어. 나 많이 아파. 그래서 너가 나 넘어지면 업어줘야하고 가방도 들어줘야하고 부채도 부쳐줘야해." 


 


 


 


 


 


 


 


 

나 못지 않은 개구진 웃음을 씩 지으며 넌 책가방을 내밀었다. 너를 흘겨보며 난 앞으로 책가방을 하나 더 맸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한 손으로 너의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섰고, 너는 뭐가 기분이 좋은지 흐흥- 콧소리를 내었다. 초등학교 6학년, 그때 나는 너를 지켜야한다고 다짐했다. 


 


 


 


 


 


 


 


 


 

***
 


 


 


 


 


 


 


 


 

나는 자주 어지러웠고 자주 눈앞이 하얘졌다. 그럴때면 귀에서 삑-소리 빼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어지러움에 눈을 뜨지 못했다. 어김없이 장난을 치던 창섭이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그 날도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때는 하얗고 깨끗한 병원이었고 나는 메니에르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귀의 부분 중 내이에 발생하는, 난청과 현기증, 이명이 따라오는. 


 


 


 


 


 


 


 

스트레스를 동반 시에 증상이 온다는 주의를 받은 후 학교를 등교했을 때 이창섭 너는 나를 보지 않더라. 흘긋, 흘긋 미안함에 푹 젖은 강아지처럼 내 주위를 멤돌았다. 난 저 아이를 잘 안다.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할 것이라. 그 장단에 맞춰 너에게 꽤나 투정을 부렸다. 말 없이 내 가방을 메고 내 손을 잡던 날부터 나의 눈앞엔 항상 너가 있었다. 풀썩 넘어져 혼자 눈물을 찍어낼때, 하얘진 기억끝에 눈을 떴을때. 해가 쨍쨍해도, 칼바람이 불어도 나의 눈앞엔 항상 너의 등이 있었으며 그 등을 보며 우리의 시간을 짐작했다. 나는 그때마다 너의 코를 꾹 잡으며 장난을 쳤다. 


 


 


 


 


 


 


 

"일어났어?" 


 


 


 

"응. 나 걸을까?" 


 


 


 

"너 어지럽잖아. 아줌마가 너 내 태권도 학원 데려가래. 마치고 데리러 오신댔어." 


 


 


 

"에엑- 거기는 땀 냄새 나는데?" 


 


 


 

"그러면 걸어서 집 가던가 멍충아!" 


 


 


 


 


 


 


 


 

나를 바닥에 내려두려는 너에게 필사적으로 바둥거리며 매달렸다. 물론 두고 간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태권도장 앞에서 너는 나를 내려줬다. 신발을 벗고 도장안에 들어갔을 때 너의 친구들이 잔뜩 너를 마중나왔다. 뒤에 따라온 나를 보고는 평소에도 예사 찾아볼 수 있는 눈빛으로 '또 쟤야?'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나를 바깥에 앉혀두고 창섭이는 교복을 도복으로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나는 재미없는 핸드폰을 꺼내서 잠금을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도복을 입은 아이들은 여자든 남자든 늘 그랬듯 나를 보며 수군거린다. 


 


 


 

'쟤는 왜 맨날 이창섭한테 붙어다녀?' 


 


 


 

'몰라, 쟤가 4반 공주님이래. 체육도 안한다던데?' 


 


 


 

'야, 너네 몰라?' 


 


 


 

'뭘?' 


 


 


 

'쟤.' 


 


 


 


 


 


 


 

'귀머거리래.' 


 


 


 


 


 


 


 


 

중학교 3학년 겨을. 나는 점점 창섭이의 목소리가 안 들리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D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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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너무 슬퍼요ㅠㅠㅠ 신알신하구 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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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와아 고마워요 정말 !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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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0.160
목소리의 형태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ㅜ완전 제 취향이에요 짱이에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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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우와 정말 고마워요 짱이에요 더더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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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글 속 어린 시절 창섭이가 진짜 창섭이 성격이랑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서 더 몰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다음편도 보러 오겠습니다 작가님♡!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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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너무 부족한데 고마워요 좀 더 노력할게요! ( ˃ ⌑ ˂ഃ )ღ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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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시작부터 뭔가 슬퍼요ㅜㅜㅜㅜㅜㅠ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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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얼른 올게요 고마워요! (۶•̀ᴗ•́)۶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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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이런거 조아요ㅠㅠㅠ작가님 기다릴게용♥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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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고마워요! 어서 달려가요! =͟͟͞͞ʕ•̫͡•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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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 너무 좋아요 작가님ㅜㅜㅜㅜ 신알신누르고가요! 다음화 기대할게요!!브금도 좋아하는 노래라 더 몰입이 잘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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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브금이 참말루 좋아요... 감사해줘서 더 감사합니당 ( ु ´͈ ᵕ `͈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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