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넌 꿈을 꿨어.
꿈.. 이라기엔 너무 생생했지만, 현실이라기엔 부정하고싶었지.
넌 꿈속 에서 조차 그에게 쫓기고있었어.
넌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안을 죽을힘을다해 달렸어.
'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
넌 숨가쁘게 달리면서도 계속외쳤어.
' 살려줘...'
잠에서 깨니 누군가의 손이 너를 어루어 만지고있었어.
넌 낯선 손길에 몸을 파르르 떨었고, 그 손은 너를 더욱 조심스레 감쌌어.
그제서야 너는 눈을 반쯤 떠, 침대에 반쯤 걸터앉아 널 바라보고있는 택운을 확인했어.
그제서야 넌 온 몸 가득 주고있던 힘을 풀었고, 택운은 걱정스레 말했어.
" 왜 자꾸 살려달래, "
너가 아무 말 없이 깊은 안도의 숨을 쉬자, 택운이 다시 말을 이어갔어.
" 식은땀..아직도 아파? "
" ...악몽..이에요. 괜찮아요. "
" ...응. 좀 더 자, 아직 새벽4시야. "
넌 잠이 오지않았지만, 잠든 척을 했어.
택운은 너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는, 방에서 나가는 듯 했어.
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넌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어.
*
택운은 너가 잠든 모습을 보고는 너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을 나왔어.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아파보이던 너를 뒤로하니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어.
택운은 밤을 새며 하던 과제를 마무리 하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어.
그런데 과제는 커녕,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거야.
아무래도 약을 사와야 할꺼같아, 라고 느낀 택운은 대충 옷을 걸치고 집 앞 약국으로 향했어.
사실 이렇게까지 해줘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택운은 너에게 왠지 모르게 자꾸만 끌리고있었어.
그렇게 약을 사오고, 하던 과제를 마무리하니 벌써 시계는 아침 9시를 가르켰어.
띵동-.
초인종이 짧게 한번 울렸어.
택운은 이 시간에 누구지, 하며 문을 열었지.
" 형~ "
문 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택운과 제일 친한 대학후배 한상혁이였어.
95년생이지만 빠른년생이라 현재로썬 대학교 1학년. (당시배경이 13년크리스마스입니다)
택운은 중간에 군대,휴학 덕분에 3학년이였지.
실상 1학년이랑 3학년이랑 이렇게 친해지기 쉽지도 않은데,
상혁은 택운의 몇 없는 친구중 하나야.
그런 상혁이 최근 몇일간 일이 있다며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이렇게 찾아오니
택운은 그저 반가웠어.
" 왠일이야. "
" 크리스마스잖아요~ 형 메리크리스마스~ 집에서 좀 있다가도되요? 아니 사실 일이있어서 이 근처 온건데, 형 보고싶어서- "
택운은 자신의 방에서 자고있는 너 때문에 잠시 고민했지만 뭐 오래자게 냅두지, 하면서 흔쾌히 허락했어.
" 오 여자신발? 누구에요? 아 혹시 선화누나? "
가지런히 놓여진 택운의 신발 사이에 껴있는 너의 신발을 본 상혁이 말했어.
택운은 너의 존재를 상혁에게 알려야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알리지 않기로 했지.
" 응 그냥 뭐.. "
" 선화누나 아니에요? "
순간 상혁의 표정이 굳었다가 금방 다시 상혁특유의 눈웃음으로 돌아왔어.
택운은 그런 상혁을 목격했지만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
*
너는 새벽에 한번 깬 이후로 꿈 꿀 새도없이 깊은잠을 청하다가 밖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잠에서 깼어.
비몽사몽 일어나 방에 있는 거울을 통해 네 모습을 정리하며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집중했어.
넌 낯설지않은, 익숙한 그 목소리에 잠이 확 깨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어.
한상혁.
널 그렇게 쫓던 한상혁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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