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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집은 놀이공원 깊숙히 약간은 한적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파란색 고양이 인형탈을 쓴 직원이 아무 말 없이 표를 끊어 주었다. 문은 노란 나비모양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고, 앞에는 네코(일본 고양이 인형)를 닮은 음산하게 생긴 고양이 두 마리가 안을 지키듯 검을 위로 향하게 들고 서 있었다.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무슨 무당집처럼 위에서 종소리가 딸랑딸랑 제 몸을 흔들었다. 들어가자마자 향신로에서 위로 솟는 연기가 하얗게 시야를 덮쳤다. 고대 도서관처럼 책장에는 낡은 책들이 다발로 묶어져 있고, 그 옆쪽에는 호롱불 비스무리한 것이 길을 따라 제 몸을 늘였다. 이따금씩 하얀 소복을 입은 고양이 눈을 한 귀신이 튀어나와 나를 놀래켰다. 어휴, 동양풍 고양이라는 신선한 소재에서 저렇게밖에 못하나 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낸 사람을 욕했다. 귀신의 집이 마무리되고 겨우 이겨밖에 없냐며 제작자를 욕하자마자, 구석진 곳에 2층의 원형으로 된 나무계단이 눈에 띄었다. 한 눈에 보아도 관리를 하지 않은 듯 밖의 화려함과 대비 되게 어쩐지 음산했다.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옷자락에 스며들어 간지럽혔다. 계단을 오르자, 그리 형형했던 호롱불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자취를 감추었다. 약간 낡아 뜯어졌는지 삐걱거리는 나무 특유의 소리가 적막 속에서 웅웅거렸다. 서서히 검은 어둠이 목을 조인다. 갑자기 들이닥친 어둠 때문이었는지, 손마디에 땀방울이 배기고 심장이 턱끝을 계속 때린다. 날숨이 기도를 막는 듯 숨도 막혔다. 긴장된 상태로 마지막 계단을 밝자, 하얀 눈자위에 빨간색 세로줄만 하나 그인 여러 고양이들이 서로 펄쩍 뛰어오르며 내 앞을 덮쳤다.   


 


 


 


 

"엄마, 깜짝이야!!!" 

"냐옹!" 

"냐옹!! 야아아아아옹!!!!!" 


 


 


 

마치 내게 가라는 듯이 앙칼진 울음소리를 내었다. 다행히 나를 크게 해치지 않을 고양이란 생각이 들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갑자기 희미한 라이트 등이 눈을 쑤셔 손으로 빛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다가와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아유, 얘네는 귀신들이 아니라 저희가 예전에 이 곳에서 키우던 동물들인데 사람들이 하도 무서워해서요." 

"아, 놀랬잖아요 아저씨!!" 

괜히 울상짓는 듯한 표정을 해본다. 

"이곳에 안 나오게 관리를 잘 하고 있었는데 가끔 이러네요, 아유 죄송해서 어쩌죠." 


 


 

직원이 어거지로 고양이들을 동물 상자에 담고 불을 끄고 나간다. 그 후론 고양이 머리만 달랑달랑 떠다니는 공중 귀신들이 내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이쯤이면 제법 신선하다 생각되어, 박수를 칠 때쯤 멀리 내가 그리워 하는 검은 뒷통수가 눈에 들어왔다. 한 눈에 봐도 용국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괜시리 너무 반가워 여기가 유령의 집이란 사실도 잊고 반갑게 아는 척을 하려는데. 


 

"냐옹~"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나 사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이야옹~" 

"노력해봤자 안될걸? 인간의 업보라는 게 다 그래." 
 

  


 


 

순간 멈칫, 낮고 굵직한 음성이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겹쳐 들렸다.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있는 용국이의 뒷모습이 낯설다. 저건 뭐지? 일반적인 고양이를 향한 미담이나 칭찬같은 것이 아니었다. 정말로, 사람처럼 대화를 하듯이 고양이를 대하는 용국이의 모습이 조금 섬뜩하여 용국이에게 다가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약간 처음으로 그가 무서웠던 것 같다. 요즘 애들 답지 않은 결벽증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은 말수, 반인반수의 어쩌면 괴물이라 봐도 되는 존재에 대한 구면. 고양이와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는 괴상쩍은 너. 평소 같았으면 그래, 용국이가 고양이를 참 좋아하는 구나 하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을 모든 이상한 일이 겹치니 나 답지 않게 떨고 있었다. 이 유령의 집에 들어온 후 가장 나를 두렵게 하는 존재였다. 그리곤 어쩌면, 어쩌면... 


 

"야옹~" 

"나 애들이 걱정할 것 같아서. 이만 가봐야겠다. 잘 있어, 주인이 잘 안놀아준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말고." 


 


 


 


 

에이, 설마 그럴 리 없을 것이다. 켄타의 일도 애초에 내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말이 안되는 이야긴데. 

용국의 등을 치자,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질듯 사스라치게 등을 떨었다. 그리곤 뒤를 확 돌더니 정말 놀랬는지 숨을 다급히 쉬었다. 내가 용국이를 놀라게 한 것 같아 그에게 조금 미안했다. 용국이에게 여기 있었던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언제나 그랬듯 묵언을 고집했다. 애초에 용국이에게 대답을 딱히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내가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가 된 것 같아 그에게 서운했다. 저놈의 고양이들이랑은 저렇게 말만 잘하면서 어떻게 우리들한텐 말 한 마디 없을 수 있는지. 용국이의 등을 약간 아프도록 퍽 치자, 용국이 한 손을 어깨 뒤로 넘겨 반대쪽 등을 싸매는 시늉을 하며 활짝 웃었다. 그 웃음이 걱정시켜서 미안하단 뜻으로 느껴져 이상하게 아까의 그 불쾌하고 찝찝한 감정이 사르르 녹았다. 밖으로 나가자 기다렸던 햇빛이 반갑게 나의 몸을 감쌌다. 참, 더운 여름날씨였다.  


 

*** 


 


 

산장으로 들어와 짐을 풀었다. 아이들은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으며 해도 안졌는데 벌써부터 베개 싸움을 하자며 난리였다. 벌써 켄타, 우리나라 말로 고건태(23세, 사실 얘 한국사람)씨는 베개로 남자애들의 얼굴을 치며 놀기 바빴다. 퍽퍽 소리가 들릴때마다 남자애들이 이마를 감싸며 괴로워한다. 켄타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양쪽 발을 왼쪽 오른쪽으로 옮겨가며 K.O를 노렸다. 하긴 개새끼인데 발이 안빠르면 그게 이상한 거지, 나도 모르게 켄타를 보며 웃음이 실실 나왔다. 남자애들은 에이스 켄타를 잡자며 10명 정도가 양쪽의 사정거리에서 켄타와 거리를 좁혔다. 한명이 잡았다! 하고 켄타를 덮치려던 순간 켄타가 엄마아- 하고 소리지르며 발빠르게 소파 위로 올라왔다. 이제 해가 질 때가 다 되어 켄타의 옷깃을 잡고 귓속말을 하자, 켄타가 울상을 지으며 나가기 싫다고 떼를 썼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바가지 긁는 마누라로 빙의했다. 켄타의 귀를 잡고 신발장의 신을 신자, 켄타는 아야- 하고 아픈 시늉을 하며 인상을 찡그렸고 남자애들은 내가 영웅이라도 되는 것처럼 함성을 질렀다. 켄타가 그렇게 에이스였나, 내 새끼의 사교성에 어쩐지 뿌듯해졌다.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밤에 다시 올게!!! 얘들아"
 


 

"뭘 다시 와, 미친놈아!!" 


 


 

"아 왜요오오오오!!" 


 

"얘들아 미안. 켄타가 이불 알레르기가 있어서 집이 아니면 잠을 제대로 못자거든. 얘 좀 데리고 갈게." 


 


 

켄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미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차표를 손에 쥐어줬다. 켄타가 양껏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울상을 지었다. 놀이기구 탈 때 하도 나랑 같이 타서 아싸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켄타는 핵인싸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다시 오겠다는 강력한 포부를 밝히자, 미친 소리 하지 말라며 애 등짝을 사정없이 때렸다. 그렇게 켄타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안으로 들어오자, 방에서는 시켜먹어야 한다는 남자파와 요리를 해먹자는 여자들의 편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아빠다리를 경건하게 하고 일렬로 쫘르륵 앉아 있는데 무슨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저 진지함을 공부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네, 김동한 학생 발언해 주시죠!!"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수학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다? 시간입니다. 시켜 먹는 것은 그만큼 조리시간이 줄어드니 시간 대비 우리에게 최고의 선택입니다. 여러분, 저희 엄마가 제 요리 먹더니 조상님 곁으로 텔레포트 할 뻔했답니다." 


 


 

"네! 김아름 학생 발언해 주시죠!!"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수학여행은 경비가 많이 드는 여행입니다. 요리를 하여 최소한 경비를 줄여야 우리가 오늘 놀이공원에서 개같이 쓴 돈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기는 산장인데 어떻게 배달을 옵니까?" 


 


 

"..산 밑에 있는 산장인데? 옆에 자동차 지나가는데요." 

"이, 입닥쳐!!" 

"네, 노태현 어린이 발언해주시죠!!!" 

"왜, 시발 나만 왜 노태현 어린이냐고!!" 

"고의입니다!! 발언해 주시죠!" 


 


 


 

태현이는 자세가 풀어져 배를 긁으며 귀찮은 듯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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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나, 그 짜,짬뽕 먹고 싶어. 짬뽕" 


 


 


 

한참 깔깔거리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 김용국은 이미 주방에 가서 이것저것 야채를 다지고 있었다. 부글부글,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미 몇몇 눈치를 챈 김용국 추종 여자애들과, 미안함을 느낀 남자애들 두명도 김용국 곁으로 가서 요리를 거들었다. 감자를 써는 뒷모습이 늠름하다. 저 벤츠를 데리고 갈 여자애가 참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니지, 아니지. 이렇게 약한 생각 하면 안된다. 김용국의 여자는 누가 뭐래도 내가 되어야 한다. 음..사실 자신은 없지만. 용국이와 남자애들이 다 요리가 된 상을 옮긴다. 언제 재료를 다 준비했냐며 여자애들이 놀래자, 김용국이 영수증을 끊어 반장에게 내밀었다. 영수증 밑에는 '토스로 다 보내' 라고 조그맣게 쓰여져 있어 우리를 빵터지게 만들었다. 용국이가 좋아한다고 언급했던 해물탕, 그리고 김용국의 특채요리인 볶음밥이었다. 정신없이 수저를 놀리며 맛있다고 찬탄을 보내니 김용국이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김용국은 정말 최고의 남편이다. 가끔 김용국이 신기하다. 저렇게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도, 셔츠 끝으로 단단히 다져진 팔목도 모두 자로 잰 것처럼 예쁘고 아름답다. 크으-- 내 남자 박수. 


 


 


 


 

"설거지 담당, 가위바위 보오오!!끼야악!!" 

"끄아아아아아앍ㅇ 앙- 신이시여 정녕 저를 버리시나이까!!" 


 


 


 

김동한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며 절규했다. 나 역시 막판까지 져서 설거지 담당은 나와 동한이가 맡게 되었다. 여자애들은 방 안에 모여서 삼삼오오 수다를 떨고 있고 남자애들은 양쪽으로 갈라져 남자들의 제2차 폭력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용국이는 소파에 앉아 무릎 사이로 턱을 집어넣고 그 광경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슬몃 올라가는 입꼬리가, 삐죽 튀어나온 새싹같은 잔머리도 귀엽다. 본인도 좀 어울리지..하는 생각이 머리를 싸매지만 용국이 성격이 저런 걸 좋아하니 어쩔 수 없다고 무마해버렸다. 사실, 못 어울리는 건지 안 어울리는 건지 그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설거지 거리를 들고 물 속에 담그자, 퐁당 하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동한이가 아까 절규할 땐 언제고 팔을 걷고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설거지를 시작했다. 평소 동한이와 친하지 않았던 나라 이것저것 말을 걸어보려 시도한다. 노는 여자애들하고만 어울리는 깝죽거리 대명사라고 생각했던 동한이는 예상 외로 내 질문에 차분하고 살갑게 대답해 주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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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거 줘, 그냥 내가 할게!!" 


 


 

"어? 고마워." 


 

동한이가 내 설거지를 뺏어 들자, 내가 웃으며 사양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설거지 거리를 넘겼다. 


 

"너 의외로 자상하다?" 

"응? 나 완전 자상하지~ 이래 봬도 내가 김자상이라니까? 우리엄마 안마도 내가 맨날 해." 

"올~ 나중에 부인한테 진짜 잘하겠는걸~?" 


 

이리저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동한이 내 설거지 거리를 다 잡고 넌 들어 가서 쉬라고 말한다, 아까 것도 동한이가 거의 다 했는데...거의 7/3의 비율로 설거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를 파직(?)시키다니 미안함이 몰려왔다. 설거지 거리를 잡고 양쪽에서 팽팽하게 싸우다가 끝내는 식기 하나가 내 발등 밑에 떨어졌다.  


 


 


 

"땡그랑!!" 


 


 

"아야!"  


 


 


 

다행히 나무 식기였기 때문에 깨지진 않았지만 나름의 아픔을 느껴 발 한쪽만 들고 공중으로 동동 뛰었다. 동한이가 화들짝 놀라 황급히 무릎을 꿇고 내 발을 살폈다. 괜찮아? 김동한은 매너있게 내 발을 만져보며 아프겠다 하며 우는 시늉을 하였다. 잠깐 찰나의 고통이 지나가자, 나는 그런 동한이가 귀여워 여왕처럼 손을 내밀었다. 장난끼 많은 동한이는 그런 내 손을 보고 한손을 제 가슴에 대고 영광스럽다는 듯 잡고 일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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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김용국이 약간 흥분한 듯 서 있었다. 그 모습이 꼭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질투하는 모습처럼 보여서 약간 당황스럽고 웃음이 나온다.  


 


 


 

"손 좀 ㄸ..그, ㅈ..애들이 과자 파티한대." 


 


 

'손' 이라는 말이 흥분상태로 튀어나갔다가 다시 입 안으로 사그라들며 속을 알 수 없는 변명을 툭 던졌다. 동한이는 김용국이 말을 제대로 하는 것을 처음 들었는지, 무슨 동물을 보듯이 용국을 쳐다봤다. 하기사, 그도 그럴 것이 김용국은 거의 1학기 내내 말이 없었으므로 그럴만도 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동한은 그래도 설거지를 마저 하겠다고 용국에게 손사래를 치자, 김용국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나는 쑥스러워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왜 쳐다보지? 또 왜? 저렇게 잘생긴 얼굴을 하고 얼굴 뚫어지듯이 쳐다보는 건 반칙아닌가. 또 가슴 설레게. 용국이는 나를 옆으로 살짝 밀며 설거지를 제가 하겠다고 제스쳐를 보냈다. 어차피 나는 한 것도 별로 없어 용국이를 말리는데, 용국이가 약간은 기분 상한 얼굴로 나를 쳐다 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뭐지.. 기분이 왜 상했지.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자, 동한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보며 웃는다. 김동한 저거는 왜 반대로 또 웃고 난리여.  

 방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애들이 이부자리를 펴고 숙면을 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름이네 무리는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고 있는 건지 속닥거릴 때마다 그 함성이 방문을 넘길 정도였다. 슬쩍 끼워볼까 해서 소현이 옆에 앉자, 잠깐 나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더니(소현이는 용국이 추종자) 나를 위해 한칸씩 옆으로 자리를 물려주었다. 나는 찬 바닥의 기운도 잊고 그들의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수학여행의 밤에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공포란 것이였다. 딱히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듣는 타입은 아니었으나, 요새 너무 켄타랑만 어울려 다녔던 탓에 동성친구들과 약간 소홀해진 기분을 느껴 그 이야기에 동참하게 되었다. 아름이가 들려 준 이야기는 자못 흥미로운 것이었다. 밤의 더운 기운도 잊을 만큼.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어. 거의 창문을 부술 듯이. 하도 기분이 꿀꿀해서 엄마랑 치킨을 먹으러 갔다? 1시 넘어서 갔으니까 손님이 나랑 엄마뿐이더라." 

"오오...." 

"식탁에 앉아서 있는데 잠깐 엄마가 오줌이 마렵다고 화장실을 갈 때쯤이었어. 나는 뭐, 늘 그렇듯이 내가 사랑하는 스노윙 치킨 닭다리나 뜯고 있었지." 

"이열, 역시 치킨 성애자 김아름~~ 클라스 안 가는데" 

"아, 조용히 해봐! 그래서 말이지. 밖에 비도 엄청 오고 분위기도 너무 음산해서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근데 그 치킨 집 가게 사장님이 밖에 환기 좀 시키겠다고 잠깐 문을 열었거든? 아, 입구가 유리문이었어. 

"...." 

"근데, 근데! 거기 웬 머리는 길고 검은색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고양이를 들고 서 있는거야. 고양이는 엄청 구슬프게 야옹~하고 울고 있었어. 어디가 아픈 것처럼." 

"...그래서, 그래서?" 

"고양이 좀 응급실에 데려다 주세요...라고 눈 한 번 안깜빡이고 말하더라고. 힘 없는 목소리로. 동공엔 초점도 없고, 눈도 무섭게 생겼었어." 

"에에??? 뭐야 그게??" 

"너무 괴상하지 않아? 보통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하지, 고양이를 누가 응급실에서 받아주겠냐고. 

"아...무섭다." 


 


 


 


 

"여자는 밖에 비도오는데 자그마치 한시간 이나 고양이를 안고 있더라고. 가게 사장님이 들어오라고 그랬는데도.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고양이 죽는데..응급실..응급실..이 말만 계속 반복했어. 정신이 그냥 좀 모자란 여자라고 생각했지. 한참 그렇게 있다가 여자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더라고. 나도 계산을 하고 밖을 나가서 여자가 걱정되니까 112에 신고를 했어. 여기 어떤 여자가 고양이를 응급실에 데려다 달라고, 걱정된다고. 경찰들이 괴상쩍어하면서도 오긴 왔어.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경찰들이 근방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그 여자 한 명을 못 찾더라고. 도깨비 같았어 꼭."
 


 


 


 

아름이의 이야기는 귀를 떼지 못 할 만큼 흥미로웠다. 나도 모르게 등이 으스스해지는 기분을 느껴서 일부러 창문 바깥을 쳐다봤다. 다행히 비가 오는 음산한 날씨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친구들은 벌써부터 서로서로 팔짱을 껴주며 무서움을 견디는 듯 하였다. 그런 아이들이 귀여워 피식 웃어제끼자, 넌 이상황에 웃을 수가 있냐며 대단하단 소리까지 들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엄마 따라서 집에 가고 있으니까 아빠가 하도 안 들어오는 게 이상했는지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오셨어. 그리고, 집을 가는데 저쪽 기역자로 되어 있는 골목? 쯤에서 고양이 울음 비슷한 게 들리더라고. 엄마는 자기는 신경 안쓰겠다며 먼저 가겠다고 했고, 아빠가 보고 오겠다고 했는데 나까지 흥미가 동해서 아빠를 따라갔어. 아빠는 골목을 돌아서 손전등을 켜니까, 세상에 그 여자분이 고양이를 계속 안고 쭈그려 앉아 계시더라고." 


 


 


 


 

"오오...뭐랬어, 뭐랬어?" 

"우리 아들...아들..엄마가 살릴거야..." 


 


 

"꺄아아악!!!" 


 


 

친구들은 다 같이 이불을 발로 차며 호들갑을 떨었다. 나 역시 소름이 돋아 두 팔을 교차하여 어깨를 감쌌다. 어떻게 사람이 고양이를 낳을 수 있어?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창문을 뚫을 듯 높아졌다. 아름이는 계속 우리를 놀리려는 듯이 손가락 다섯 개를 흔들며 귀신 흉내를 내는 바람에 친구들에게 욕을 먹었다. 아름은 다시 장난끼 있는 말투를 풀고 하는 말이 별로 무섭지 않다고 했다.  


 


 

"그 엄마가 고양이를 안고 말하는게 너무나 사람같아서.. 다시 자세히 보니까 그렇게 무섭게 생기지 않더라고. 그리고 우는 게...너무 아들을 살리려는 엄마 같아서? 하여튼 마지막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어" 


 

이야기를 마친 마무리하듯 아름이 기지개를 폈다. 나는 말을 곰곰히 곱씹었다. 어쩐지 오늘 내가 낮에 본 용국이의 그 행동과 겹쳐보여 다같이 경기를 일으키며 무서워할 때 담담히 들을 수 있었다.  

각종 여러가지 괴담 시리즈가 끝나자, 저마다 베개를 일렬로 놓고 제가 좋아하는 친구의 옆을 찾아 누웠다. 괴담의 영향 때문인가 무슨 자웅동체라도 된 듯이 꼭 붙어 있는다. 나 오늘 밤 잠 못 잘 것 같아 하고 엄살을 부릴 땐 언제고 코고는 소리가 천장을 메꾼다. 얌전하고 풀만 먹을 것 같은 친구들이 저렇게 억센 소리를 내는 것이 웃겨서 나 혼자 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 다행히 아이들이 듣지는 못했지만. 

살금살금 방문을 열고 빠져나오니, 남자아이들은 야행성 본능이 있는 건지 아직까지 자지 않고 있었다. 보통 여자애들이 야행성 본능이 더 강한데 이 반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태현이는 머리에 꽃을 달고 삼바춤을 추고 있었고, 이이들은 슈퍼스타K 심사위원으로 빙의하여 그 춤에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정말 저 진지함을 공부에 써 볼 생각은 1도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할 때쯤 상균이가 스케치북에 2.8점을 쓴 것을 하늘 높이 치켜올렸다. 표정이 꼭 대입 입시 앞둔 것처럼 세상 진지하다. 상균이도 용국이처럼 약간 낯가리는 타입에 세상진지 성격인데 장난을 칠 때도 그 성질이 여과없이 드러나, 우리를 당황하게 하거나 빵터지게 했다. 약간은 남자답고 고양이처럼 생긴 얼굴이 용국이와 닮아있어 나도 모르게 좀 잘대해 줬던 타입이었다. 태동이가 점수를 보더니 상균에게 면박을 퍼부었다.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1000점 만점에 2.8점이라니, 아휴 시발. 지우개 빌리면 지우개 가루 물어내라 할 새끼네 이거? 개짜다." 

"2.8점을 주신 이유가 있나요, 김상균 심사위원님?" 


 

 


 

 


 

"...일단 태현이 너라서 마음에 안들어" 


 


 

태동이 포함 아이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두 수긍의 신호를 표출했다. 아, 내가 공감을 못한다는 건 아니다. 


 

***
 


 

용국이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대충 아이들에게 산책을 나갔다 온다고 둘러대자, 상균이가 한 마디 걱정을 건넨다.  


 


 


 

"다녀올게." 

"너무 많이 돌아다니진 말고. 산 아래라 해도 너무 늦었다." 


 


 

한 여름은 한 여름인지, 밤인데도 그렇게 쌀쌀하지 않았다. 단지 일교차가 심해서 딱 선선한 느낌? 뺨을 천천히 만지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몽글몽글한 솜사탕을 먹을 때처럼. 밤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은하수 모양을 하며 제 몸을 늘어뜨렸다. 오늘 같은 추억거리 가득 한 밤은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김용국, 나의 10년의 첫사랑. 10년을 기다려 온 첫사랑. 문득 그 아이와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오르며 그리워진다. 그 아인 말수가 적긴 했어도 지금처럼 벙어리 소릴 들을만큼 말을 안하진 않았다. 손을 흔들면 그래도 화답을 해주고, 말을 하면 머뭇거려도 대답이 돌아온 아이였다. 그 잇몸이 드러나는 해사한 미소와 함께. 그런 용국이의 미소를 사랑했다. 그 목소리를 사랑했다. 그 시절, 나에게 좋아한다의 느낌이란 2차 성징이 시작되기 직전의 작게 젖몽우리가 생기는 것처럼 신기하고 경이로운 느낌이 들었다. 초등학생임에도 키가 나보다 한 뼘이 더 컸던 용국이는 앞자리에 앉아 더운 여름의 바람을 가려도, 그 큰 어깨로 칠판을 가려도 마냥 좋았다. 수학문제가 어려워 고개를 갸우뚱할 때, 그 살랑거리는 머리카락이 바람이 되듯 책상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음율이 되듯 용국이의 존재는 나에게 너무나 커다랬다. 마냥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왔던 아이가, 나를 보고 웃어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의 뺨을 만져주고, 입을 맞춰주고 잘 잤냐고 물어봐주길 원하는 욕심이 살을 찌워갔다. 8살 짜리가 일궈낸 작은 사랑의 씨앗이었다.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뭐해." 

"으앗, 깜짝이야!!" 


 


 

거대한 그림자를 짊어진 용국이가 소리 소문없이 등장했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용국이의 등을 사정없이 때렸다. 이게 켄타한테만 아픈 줄 알았는데 용국이도 꽤나 아픈 모양인지 등을 움츠렸다. 벤치에 앉은 용국이가 옆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쳤다. 아마 앉으라는 뜻이겠지. 별 생각 없이 엉덩이를 갖다댔더니 예상 외로 차갑다. 그럼에도 용국이가 옆에 있으니 왠지 모르게 그 기운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용국이는 하늘을 쳐다보며, 아무 말이 없었다. 이렇게 좋은 둘만의 시간을 허송으로 낭비할 수 없어 용국이에게 아무 말이나 걸었다. 역시, 대답이 없다. 


 


 

"용국아, 날씨가 참 선선하지?" 

"...." 

"오늘 네가 해 준 요리 참 잘 먹었어!" 
 


 


 


 

용국이 쪽지와 연필을 꺼내더니 '고마워'라고 날리듯이 적어 보여주었다. 매번 아주 중요할 때만 말을 하는 것이 지쳤던지 용국이가 요새 자주 쓰는 방법이었다. 그리곤 다시 말 없는 왕자님으로 돌아간다. 그 이후에도 좋아하는 색깔은 뭐냐, 부모님은 어떻게 지내시냐 하며 별 시시콜콜한 것들을 다 물어봤다. 그럴 때마다 용국이는 공책에 답을 적어 보여주었고. 답을 적을 때마다 골몰히 집중하는 옆선이 한없이 예쁘다. 어쩌면 다른 여자애들과 다르게 나한테만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 마음에 들었던 걸지도.  


 


 

"용국아, 넌 정말 왜 말이 없어?" 

"....." 

"혹시 왕따?" 

"....." 

"그것도 아니면...혹시 말을 하면 너무 아프다던가?" 

"....." 


 


 


 

용국이는 2번째 질문까지 답이 없다가, 마지막 세번째 질문에 YES 라고 수첩에 적어 보여주었다.  


 


 

아파? 아프다고? 용국이가? 그동안 그래서 말을 잘 하지 않았던 걸까.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둔해졌다. 그 동안 몰랐던 용국이의 비밀을 듣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아니면 생각보다 내가 감당해낼 수 있는 비밀이라 안도했던 걸까. 다리에 힘이 풀리고, 흩뿌연 연기가 눈쪽으로 쏟아지며 시야를 흐뜨렸다. 아프구나, 아파서 그랬던 거야. 별거 아니네 라고 여기면서 모순되게 손은 벌벌 떨고 있었다. 용국이가 당황하는 나를 보고 더 당황한건지 어깨를 흔들며 괜찮아? 하고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화제를 빨리 돌리려는 건지, 지금껏 질문만 받던 용국이 질문을 적었다.  


 

- 켄타 좋아해? 


 

"너, 정말 아파?" 

용국이의 얼굴이 묘해지더니 다시 글자를 적고 대답을 재촉한다 


 

- 일단 내 질문 부터 대답해주면 안될까. 켄타 좋아하냐고. 


 

"그게 여기서 왜 중요해! 너 진짜 말 많이 하면 아프냐고?"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나한텐 중요해." 


 


 

나직한 음성이 귀를 덮는다. 심장이 또 쿵- 하고 떨어진다. 왜 중요한건데? 왜? 뭔가 고백 같은 느낌에 심장이 주책맞게 또 방망질을 하였다. 뭔가 자꾸만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김용국이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는데, 왜 이렇게 슬픈 느낌이 드는 건지 모르겠다. 분명히 김용국이 먼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서 동화가 된 것이라 믿었다. 달을 잠재우려는 밤하늘의 빛이 용국이의 왼쪽 얼굴을 덮으며 검은 그림자를 만든다.  


 

"나는 네가 뭐든 상관 없어. 아파도 상관 없고, 네가 도깨비여도 상관없고." 

-정말 상관이 없어? 


 


 

용국이 다시 수첩에 글자를 적어 다짐을 받듯 물었다. 나는 용국에게 고개가 아플 정도로 끄덕여주었다.  


 

"설령 네가 귀신이라 치면, 네가 성불할 때까지 같이 있으면 돼." 


 

용국이가 멈칫한다. 그의 머뭇거림은 이상한 괴담처럼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용국이 한숨을 내쉰다. 작게, 바람에 부딪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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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궁금해." 

"...어?" 

"네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궁금하고. 어떤 색깔 향을 좋아하는지 궁금해. 네가 지금 뭘 하는지 궁금해." 

"야...너, 너...이렇게 말 잘하면서." 

"그리고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지 궁금하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세상이 멈춘 듯이, 아니 세계가 나를 추로 빙빙 돌고 있는 것 같다. 용국이가 나를... 

용국이 목이 아픈 듯 인상을 찡그렸다.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말을 멈춘 용국은 자신의 목을 손으로 감싸며 심하게 캑캑거렸다. 이래서 켄타가 용국이가 말을 많이 했던 그 순간, 미쳤냐며 제지했던 것일까. 길에 고꾸라지려는 용국의 손을 잡는다. 용국은 눈을 감은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용국은 눈을 뜨고 힘을 주어 한 글자 한 글자를 내뱉었다. 


 


 

"미안해." 


 


 

말을 마친 용국의 몸에 회색 털 몇 가닥이 솟는다. 깜짝 놀라 용국이의 팔 쪽을 살펴보는 순간, 손에는 고양이의 그것처럼 손톱이 날카로워졌다. 얼굴에도 기다란 수염이 생긴다. 그것은 기이한 현상은 점진적으로 용국의 몸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놀라 입이 벌어진다. 용국이의 몸이 작아진다. 용국이의 엉덩이쪽에서 꼬리 같은 것이 솟아 오르고, 갈색 눈동자는 길게 찢어진 고양이 눈으로 변하였다. 그의 진짜 정체가. 10년동안 숨겨왔던 그의 말 못할 비밀이 눈앞에 생경하게 그려진다. 가슴까지 솟아올랐던 회색털은 점점 다리, 발 까지 그 회색빛을 드러냈다. 여름의 밤과 참 잘 어울리는 회색빛이. 용국의 목기침이 잦아들고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매미소리와 겹친다. 털을 만져본다. 감촉이 켄타를 만질때처럼 부드럽다. 용국이를 만진 손바닥에 털 3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아직 채 고양이가 덜 되어 사람의 피부를 하고 있는 용국을 누가 볼 새라 안고 산 속으로 무작정 뛰었다. 빠른 달음질에 풀밭이 심하게 흔들렸다. 울음이 터질 듯 시야가 희끄무레한 하얀색으로 변한다. 다행히 산책을 나온 반딧불이가 내 주위를 뱅뱅 돌며 정신을 일깨워 주는것이 다행이다. 단지 켄타와 똑같은 동물일 뿐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지. 아, 사실은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네가 도깨비여도 상관없다, 네가 귀신이여도 괜찮다 란 말은 그가 나와 똑같은 인간일거란 확신에서 튀어나온 자만일 뿐이었다. 겁쟁이, 겁쟁이. 마음속에서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네가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10년의 욕심이 이뤄지지 못할 거란 불안감이 자꾸 나를 울먹이게 만든다. 용국이가 반드시 아름다운 말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나의 꿈이, 사랑이 금이간다. 


 


 


 

어느 정도 산을 올라오자, 고된 몸을 풀숲에 기대었다. 고양이가 된 용국이는 눈을 감은 채 세상 평화롭게 자고 있었다.  

매미는 계속해서 맴맴하고 울고 있었다. 나의 마음과 같이.  


 

  


 

+ 

켄타의 이야기 


 

 

[프로듀스101/김용국/켄타] 조용한 고양이와 사악한 댕댕이 E | 인스티즈 

 


 

"너 미쳐써, 김용국? 내가 말 많이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들어? 내가 진짜 중요할 때만 대답하라고 했지?" 

"야옹..." 

"아휴, 내가 못 산다. 진짜." 


 

김용국이 우리 주인님을 감싸 주려다 고양이가 되었다. 글쎄, 본인이 요새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우리 주인님일 줄이야. 용국이의 털을 샤워기로 씻는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정말 무서우리만치 냉정한 녀석이 한 번 화가 나거나 물불 안 가릴때는 말이 다발적으로 나온다. 그게 꽤 걱정이 되었는데, 결국 사고를 치는 구만. 혀를 쯧쯧 차며 집에 묵혀 두었던 해물탕을 꺼내어 데워 주었다. 확실히 고양이라 그런지, 생선탕을 겁나게 좋아한다. 주인님은 날 위해 개 껌 하나 공급해 주지 않는데, 단지 김용국이 좋아한단 이유로 365일 중 300일은 해물탕을 해 줄 기세였다. 어쩐지 불공평하단 생각을 하며 김용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수컷이 제 머리를 쓰다듬는 건 썩 달갑지 않은 건지 용국이 갸르릉거렸다. 용국이 음식을 해치우자, 용국일 안아들고 소파에 가서 누이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앞으로 변신이 풀릴때까진 10시간 정도 남았으니 조금만 재우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용국이 잠을 자지 않고 긴 눈을 말똥거린다. 


 

"아, 왜 안자 김용국." 

"...야옹, 야옹." 


 

용국이 가느다란 팔을 저으며 버둥거린다. 대충 눈치를 보면 아마 소파위가 너무 더러워서.. 인 것 같다. 


 

"아휴, 고양이 새끼 결벽증은 알아줘야 돼. 특성인가 에효." 

"야옹." 

"아, 노려보지 마. 치운다고 치워!!!" 


 


 


 


 

+ 

용국이 비밀을 일찍 밝혀보려고 했는데 제가 전개를 질질 끄는 걸 좋아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ㅠㅡㅠ 용국이는 사실 말을 많이 하면 고양이로 변하는 게 비밀이었습.. 

이미 제목에서부터 암시를 하고 있었죠.  

켄타는 밤이 되면 강아지로 변하고, 김용국은 말을 많이 하면 고양이가 되는 리스크를 안고 살아갑니다. 

(대신 같은 동물이거나, 반인반수인 켄타에게는 자유롭게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직 김용국의 비밀, 왜 켄타와 김용국은 저렇게 태어났을까 하는 비밀은 다 밝혀지지 않았죠. 차차 밝히겠습니다. 

저번에 댓글 저한테 너무 과분하게 많이 달려서 너무 기뻤읍니다ㅠㅡㅠ 사랑해요♥ 


 

*암호닉은 따로 공지를 받지는 않지만 댓글에 신청해 주시면 언제든 감사히 받습니다.*  

또 귀찮다 하시는 분들은 신청 안하시고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단지 암호닉이 부러웠음) 


 

저, 사실 꼭 이뤄보고 싶은게 미리보기 누르면 분량이 많은 편입니다. 이거 한 번 받아볼려고 글 길게 찔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네요ㅠㅡㅠ 이번엔 과연 어떻게 될지...? 동한이와 상균이, 태현이는 깨알같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외전에서는 세 명이 아예 주가 되어 등장하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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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헉ㅠㅠㅠ말을 많이 하면 고양이로 변하는 게 용국이의 비밀이었군요ㅠㅠㅜ이와중에 용국이 설레고...다음 화가 너무 기다려지네요!!! 잘 보고가요!!
6년 전
비회원172.38
암호닉 [미녀]로 신청할게요!! 용국이 나한텐 중요해에서 저도 진짜 심쿵이였어요..ㅠㅜㅜㅠ 너무 설레요 용국이 진짜 설거지하는거 질투하는것도 쏘스윗 나한텐 중요해가 최고ㅜㅜㅡㅜ 글로 쓰다가 말로 대답하는게 킬링 포인트 ㅜㅜㅡㅜㅜㅡㅜ 끝까지 기대할게요!!
6년 전
비회원26.145
으하 재밌어요ㅠㅠ 리스크가 말을 한다는 것이라니... 정말 놀랐구요ㅠㅠ 우리 리스크를 안고 살아가는 켄타랑 용국이 때문에 마음 아프고 그런 용국이한테 심쿵사 당하고? 진짜로 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가면 갈수록 필력도 점점 늘어나시고... 완전 대박! 언제나 응원하고 가요?
6년 전
독자2
봉봉이에요 작가님 ㅠㅠㅠㅠ! 예상은 했지만 막상 밝혀지니까 뭔가 맘이 죠금 ㅠㅠㅠ 아프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 말을 많이 하면 고양이 모습으로 변한다 ㅠㅜ 넘 슬픈 리스크... 그나저나 10시간이나 아니 더 지나야 사람 모습으로 돌아오는건가여? 이것두 슬프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오늘은 반 아이들 빼구 다 맴찢 흑흑따ㅏ..... 그나저나 작가님 한 회 한 회 지날수록 점점 필력이 늘어가시는 것 같아요! 오늘 보면서 헉 한... 진짜 사랑합니다❤
6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ㅠㅠㅠㅠ 브금이랑도 잘어울려서 그런가 더슬프고ㅠㅠㅠㅠㅠ 원래 반인반수 잘 안읽는데 필력이 좋으셔가지고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보고갑니다!!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78.249
헉 대박 혹시나 했는데 진짜 그랬군요ㅜㅜㅜㅜㅜ 원래 반인반수물 좋아하는데 이 글은 다른 반인반수랑 뭔가 다른 느낌이라 더 좋는 거 같아요....ㅜㅜㅜ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댕댕]으러 신청합니다ㅜㅜ!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130.238
[영민이의 토마토]로 암호닉 신청합니다!작까님 ㅜㅜㅜ이 글 제가 첫 편 보고 반했는데 이제서야 댓글 남기네요....항상 신선한 스토리..정말 제 스타일입니다 ㅜㅜ흑흑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6년 전
비회원247.187
오늘 브금과 글의 조화가 너누 좋은 것 같아요!! 용국이가 고양이로 변할 때 브금 덕분에
소름 돋았습니다...뭔가 슬프기도 하고 용국이가 고양이여도 용국이랑 여주랑 이어지겠죠?ㅠㅠㅠ

6년 전
비회원247.187
오늘 브금과 글의 조화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용국이가 고양이로 변할 때 브금 덕분에
소름 돋았습니다...뭔가 슬프기도 하고 용국이가 고양이여도 용국이랑 여주랑 이어지겠죠?ㅠㅠㅠ

6년 전
독자4
켄타랑 용국이 누무 귀여운 것 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건테얔ㅋㅋㅋㅋㅋ
6년 전
비회원34.146
진짜 너무 재밌네요..ㅠㅠ 근데 마지막 연재가 4개월 전... 어쨌든 진짜 재밌게 봤습니다 용국이 나오면 막 심장아프고..,, 그럽ㅁ니다..ㅎㅎ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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