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초부터 꼭 틀고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꼭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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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Write by 옹톨이
그 날 따라 비가 많이 왔다. 지금처럼, 굵은 빗방울이 그칠 줄을 모르고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그래서인지 울려대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
[발신인: 성우♥]
다정하게도 저장되어 있는 너의 이름이 심장을 조여왔다.
창문을 때려대는 빗방울처럼 눈물이 쏟아졌다.
가만히 있어도 볼을 뒤덮으며 흘러내리는 눈물때문에 앞이 흐려질 때 쯔음, 너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밝게 전화를 받으면, 아무 일 없던 듯 굴면 네가 조금이나마 흔들릴까. 다시 나를 네 기억속으로 밀어넣어줄까.
-여주야.
....응
-그만 하자.
...그래.
-고마웠어.
...응
-잘 지내, 끊을게.
내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너는 차갑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제는 낙인 찍히듯 선명해진 우리 기억을 다 지워야겠지.
근데 성우야.., 나는 자신이 없어.
한번만 더 나를 사랑해주면 안될까,
나를 사랑했던 그 이유를, 한번만 더 생각해주면 안될까.
나는 그렇게 너를 잡지도, 기다리지도 못했다.
나는 왜 네가 아니면 안될까, 성우야.
나는 너를 도저히 지울 수가 없어.
영원히 네가 존재하던 기억만을 붙잡고 평생을 살겠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내가 없을 네 기억을 떠돌며 나는 그렇게 평생을 살아야겠지.
만약 성우야, 내가 죽어버리면 너는 죽을때까지 죄책감에 시달릴거야?
그럼 그 때라도 다시 나를 생각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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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다.
박여주가 죽었다.
내가 너를 죽였다는 죄책감보다, 내 곁에 있던 네가 영원히 떠나버렸다는 그 공허함이 더 크게 밀려왔다.
나는 여전히 이 순간에도 이기적이고, 네가 있었더라면 너도 여전히 그 때 처럼 날 보며 해맑게 웃겠지.
너는 그만큼 나를 사랑했기에.
"...형"
박우진이 찾아왔다.
네가 죽은 후 한번쯤은 봐야했을 테지만 이렇게 빨리 볼 줄은 몰랐네,
"우진아, 전화하려고 했ㄴ.."
"씨발, 형"
"....."
"내가 당장이라도 형 개 패듯 팰 수 있는데요,"
"......"
"착해 빠지다 못해 미련한 박여주가, 형을 씨발, 잘 챙겨주래요"
그 말 한마디가 심장에 꽂혔다.
"형은 미안하긴 해요? 박여주한테 일말의 죄책감은 들어요?"
피가 났다. 네가 아팠을 만큼의 그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내 심장에 꽂힌 화살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박우진은 말없이 한참을 노려보다가, 손에 종이 한 장을 쥐어주고 떠났다.
성우에게.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아.
내 이름 불러주는 네 목소리 듣고싶다.
오늘은 비가 많이 왔어. 우리 헤어지던 그 날처럼 비가 많이 쏟아지더라.
우리 비 오던 날은 늘 너의 집에 있었는데.
어두운 걸 싫어하던 나때문에 온 집안 불을 다 켜놨었지.
정전돼서 양초 하나 켜 놨던 날 했던 키스가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
사실 성우야, 나는 네가 존재했던 시간들을 하나도 잊을 수가 없어.
네가 정말로 그렇게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무서워.
울지마. 울면 안돼. 제발 울지마... 제발, 부탁이야.
내가 너에게 잠시나마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면,
내가 너에게 기억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잘 있어.
앞으로도 평생 나는 너만 사랑할게 성우야.
성우야, 내 성우야.
그렇게 몇번이나 울지 말라고 당부했던 너의 편지는 이미 네가 흘린 수많은 눈물에 젖었던 흔적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흔적 위를 내 눈물이 뒤덮을 때 나는 영원히 너만을 생각 할 것이다.
나는 네가 아니면 안돼 여주야.
다시 돌아와주면 안될까, 모든 기억을 다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하면 안될까,
너무나도 늦은 그 말을 뱉을 때, 나는 드디어 너의 상처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작은 손으로 날카로운 칼을 들고 하얀 팔목을 벨 때, 너는 팔목보다 내 생각에 가슴이 더 아파왔을 것이고,
뜨거운 욕조에 잠겨 새빨간 핏물로 온 세상을 덮을 때, 너는 내가 흘릴 눈물에 잠겼을 것이다.
나는 네가 아니면 안돼.
너와 평생을 함께 할 준비가 되어있다.
기다려, 여주야.
사랑해, 내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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