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최근 3편에 초록글 캡쳐가 없는걸 느끼셨나용 ☞☜
제가 원래 모티로 쓰는데 모티는 쓰기가 불편해서 그런가 자꾸 글이 짧아져서 컴터로 쓰고있는데 그러다보니 캡쳐가 힘들어서 (소금소금)
항상 감사하고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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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편 부제 쓰는거 진짜 어려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오글거려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마 멀쩡했던게 저거........(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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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보다 타팬분들이 많으셔서 당황...!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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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때문에 불맠글보다 안불맠글이 쓰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 나 왜때문에 이거 반나절동안 씀...?
ㄱ.그래도 분량 괜찮으니까 포인트 좀 봐줘요.. (소금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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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아주시는 모든분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다 기억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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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보이는 암호닉분들..! 내사랑머겅 두번머겅 세번머겅 토할때까지머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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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할말 많았는데 또 까먹었어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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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저번편 올리고 나서 오타 4개나 고쳤어요.. 잉잉
제가 원래 글 쓰면서도 틈틈이 확인하고 다 쓰고 나면 최소 7번정도 정독해서 오타 수정하는 편인데 분량이 늘어나다보니 아무래도 오타도 많고 찾기가 힘드네요 ☞☜
오타신고 사랑합니다♥
"...이거, 뭐야."
세훈이가 내 팔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다 이를 악물고 말하기에, 음, 음- 하며 시선을 피하자 더 굳어진 목소리로 다시 물어왔다.
"이거, 뭐냐고. 대답해. "
...아, 진짜 큰일났다.
**
"나 보고싶다고 울지 말고. 알았죠?"
"내가 애도 아니고.. 안울거야!"
"진짜? 아.. 좀 섭섭한데. "
세훈이 수능도 끝났고, 대학 발표도 났겠다 세훈이는 가족 여행을 간다고 했다.
3주동안 싱가폴, 말레이시아, 푸켓, 베트남을 쭉 돌 예정이라는데- 얘는 내일 간다는 애가 짐도 안싸고 뭐하는거야.
"너 짐은 안싸? 지금이면 짐 다 싸놨어야지. "
"누나 보는게 더 중요해요. "
"...너 외국가서 발가벗고 다니게?"
왜요, 질투나?
내말에 "누나가 질투해준다고 하면, 뭐, 누드 한번 해보죠. " 이러는데-
"난 경찰서 끌려가는 남자는 별로거든?"
"진짜? 내가 끌려가도 막 모른척하고 그럴거에요?"
"....."
"..헐, 진짜?"
".....경찰서로 옷 바리바리 싸가서 옷 부터 입혀야지. "
내가 입을 내밀고 중얼중얼거리자 내 볼을 쿡쿡 찔러대면서 "아, 귀여워 " 한다. 얜 뭐 별게 다 귀엽대. 흥흥,
...나 지금 삐딱선타는거 절대 삐져서 그러는거 아냐. 응. 내가 얼마나 쿨한데. 3주따위! 그래!
"가서 전화 계속 할게요. "
"통화비 많이 나와. "
"뭐 어때, 엄마한텐 고등학교 내내 장학금 받은거로 퉁치면 되지.
암튼, 전화할거니까 핸드폰 또 무음으로 해놓지 말고 꼭 받아요. 걱정되. "
"응응... "
이제야 세훈이랑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게 실감이 나서, 가만히 눈을 깜빡거리고 있자 세훈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내일 배웅하러 올거죠?" 하고 물었다.
"...나?"
"그럼 누나가 오지 누가 와요 "
"어, 음- 음- "
"...안올려고.. 했어요? 그래도 3주인데... "
"가족들이랑.. 같이가는거, 아..냐?"
"같이 가죠. 아, 아빠는 일때문에 한주 지나고 나서 온대요.
근데, 가족들이랑 같이 가는거랑 누나 배웅오는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
내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리자 세훈이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간, 또 사서 걱정한다 진짜. "
"....."
"우리 부모님, 내가 누나랑 사귀는거 다 알아요. "
"...어?"
"우리 형이야 뭐.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우리 엄마는 나랑 누나랑 사귄다는거 듣고 바로 다음날에 누나네 카페 갔다오던데. "
"ㅇ.아...?"
"작은 카페인줄 알았는데 2층짜리로 넓게 있어서 놀랐대요. 알바생도 친절하고, 커피도 맛있고, 누나도 이쁘대. 어린 애가 싹싹해서 좋았대.
나랑 누나랑 6살 차이나는것도 알아요. 우리엄마 처음에 나보고 욕했어, 사진 보여주면서 내가 6살 차이난다고 했더니 내가 연상이냐고, 나보고 초등학생이랑 사귀냐고 묻더라."
"......"
"솔직히 걱정됬었대요. 나이차이가 좀 있으니까 내가 꽃뱀을 만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대.
근데 내가 성적도 계속 유지하고, 누나가 나한테 수학 알려준다는거 듣고 좀 반신반의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누나 대학 이름이랑 4년동안 전액 장학금 받았던 것도 말했어요. 그러니까 껌뻑 죽던데 뭘. "
"....."
"몰랐죠? 우리엄마 거기 자주가는데. 뭐, 나만큼은 아니고. 반년동안 2~3주에 한번쯤은 갔을걸요? 그정도면 단골 아닌가? "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얘기들에 넋을 놓고 있자 세훈이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제발 겁 먹지 말라고. "
*
결국 난 어쩌다보니 공항까지 가서 인사를 드리게 됬다.
아버님 -이라고 세훈이가 부르라고 했다. 아마 좋아 죽을려고 할거라면서- 은 다정하셨고, 세훈이 말대로 어머님은 단골이 맞으셨다. 익숙한 얼굴이시라서, "어! "하고 나도 모르게 외치자 웃으시면서 우리집 커피 맛 본 이후론 다른 카페는 절대 안간다고, 칭찬을 막 해주시는데 듣는 내가 민망할 정도라 어색하게 웃자 "어머, 겸손하기도 하지. " 하셨다.
...다들 내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시는게 눈에 보여서, 나도 적응이 되고 나선 아버님, 어머님 소리도 조금 쉽게 나왔고, 같이 간단하게 점심 식사도 했다. 뭐, 세훈이 형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내가 좀 불편한 듯 했지만 그래도 자기 동생이랑 오래가라고도 하고.
"..나 갈게요. 혼자 있어도 밥 잘 챙겨 먹고, 밤엔 위험하니까 도어락 잠금장치까지 다 채우고, 카페 마감은 되도록이면 하지 마요. 일찍 자고, 감기 안걸리게 옷 따뜻하게 입고, 핸드폰 무음 풀어놓고, 나 없는동안 괜히 대청소한다고 무거운거 옮기다가 다치지 말고. 다른 남자 꼭 조심하고, 반지 빼지 말고. "
"응응- "
사실 뒤에서 어머님이 "와.. 우리 아들한테 저런 면이 있었어?" 하시는게 민망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만 하고있자 내 머리에 제 손을 툭. 하고 올려놓은 세훈이가 말을 이었다.
"전화 꼭 받아요. 누나 자기 전 시간쯤에 전화할게. "
"통화비 많이 나온다니까... "
"우리엄마 봤잖아. 그런거 신경 안써.
나 없다고 울지 말고. 보고싶으면 전화하고, 안 보고싶어도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고. 무슨 일 없어도 전화하면 더 좋고. 통화비는 내가 낼테니까. "
나 가기 전에 뽀뽀 한번만 해줘. 아, 뽀뽀말고 키스.
......너, 부모님 다 계신데-
"엄마, 먼저 들어가. "
"왜, 너 뭐 작별의 키스 그런거 하려고?"
"그래. 그런거 할거니까 형이 엄마 좀 데리고 먼저 들어가. 아빠는 바쁘다면서 왜 안가요?"
내가 당황해서 "야, 야!" 하면서 세훈이의 어깨를 퍽퍽 치자 아프지도 않은지 씩 웃었다.
"..이제 다 갔으니까. 해줘요. 키스. "
*
그래서, 세훈이는 결국 키스를 아아아아아아아주 찐하게 하고 나서야 들어갔다,
난 사실 뽀뽀만 하고 도망가려고 했는데, 세훈이가 내 몸을 잡아당겨버리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긴 키스를 하게 되었고- 사람들까지 다 쳐다봤다. 무슨 유치한 멜로영화라도 찍는 느낌에 화끈거리는 볼을 쥐고 뒤로 물러나자. 들어가신 줄만 알았던 어머님이 문 바로 옆에서 팔짱까지 끼시고, 아주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계셔서 놀란건 비밀. 아버님, 형까지 그 옆에 계셨던것도 비밀.
.....난 망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까지가 내 10일 전의 생각이었다.
왜 10일 전이냐고?
.....지금은, 더 망했거든.
*
난 진짜 모자란가봐. 이걸 어떡하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교통사고가 났다.
난 피해자였고, 상대방은 외국인이었는데, 여행객이 아니라 살고있는 사람인건지 우리나라 말에 굉장히 능숙했다. 개념있는 사람인건지 내려서 바로 죄송하다고, 자기 잘못이 맞다고 사과부터 하더니 경찰에 신고하고, 블랙박스 확인하고, 빠르게 보험사를 불렀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서 나도 나이롱 환자처럼 굴고싶지 않아 병원엔 가지 않으려 했지만, 아무래도 팔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그 사람이 직접 병원도 데려다 줬다.
"진짜 괜찮은거 맞아요?"
"네! 깁스야 뭐, 곧 풀 수 있다고 하니까. "
"핸드폰 주세요.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야 하니까. 보험 통해서 하셔도 되지만, 나한테 하는게 더 빠르잖아요. "
아, 세훈이가 싫어할텐데. 그래도 교통사고가 나면 이런건 기본이라서, 서로 번호를 주고받고 있을 때, 병실로 누군가 들이닥쳤다. 정말 '들이닥쳤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뛰어들어왔는데, 아니, 1인실도 아니고 6인실에 누가 이렇게 생각없ㅇ-
"○○아...! 내동생!!!!!!!"
...내가 이래서 병원 안오려고 한 것도 있는데.
뭔가 울거같은 얼굴로, 의사 가운을 펄럭이며 내게 뛰어온 오빠는 오자마자 어디가 어쩌다가 다친거냐, 너 입원했단거 후배한테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이 병원으로 왔으면 당연히 자기부터 불렀어야지 왜 안부르고 있었냐. 등 무수한 질문을 쏟아부었다.
...오빠, 제발 체통좀......
"오빠.. 다른 환자분들 계시잖아. 시끄러우실텐데. "
내 말에 그제서야 "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많이 놀라서.. 죄송합니다. " 하면서 꾸벅꾸벅 하던 오빠는, 내 옆에 있던 사람 -이름이 레이라고 했던- 을 (그제서야)보더니 물었다.
"남자친구?"
"무슨 남자친구야. 내 남자친구 가족들이랑 여행갔어. "
"너가 이렇게 아픈데 걘 여행을...!"
"나 방금 다쳤고, 남자친구는 일주일전에 여행갔어.
그리고, 어, 이분은- "
뭐라고 설명해야되지. 날 친사람? 아니, 이건 좀 그런데-
"제가 사고냈어요. "
레이씨의 말에 우리오빠가 고개를 홱- 돌리더니 사람을 거의 노려보듯 쳐다봤다.
...아이고.
"오빠 왜그래. 이 분이 먼저 보험처리 다 하셨고, 나 병원까지 데려다 주셨어. "
내 말에 그제서야 아, 하더니 이번엔 또 고맙다고 레이씨한테 꾸벅꾸벅.
...내가 미친다 진짜.......
**
레이씨는 그 이후로 괜찮냐는 식으로 내게 몇번 카톡을 보냈고, 내가 극구 사양했음에도 불구하고 깁스 푸는 날 같이 가주겠다고, 약속까지 거의 잡았다. 와, 진짜 착해. 나 운이 좋은가봐. 정말 다행히 상처가 크지도 않았다. 멍 조금에 팔에 인대가 늘어난 정도?
...문제는, 따로있었다.
그 문제는 바로, 오늘 세훈이가 귀국할거고, 난 마중을 가야하는데 내가 다친 팔은 오른팔이고, 난 오른손잡이고, 내가 깁스를 풀 수 있는 날은 일주일이나 남았고, 내가 다쳤다는걸 세훈이한테 말을 안했다는 것.
전화를 할 때 마다 이걸 말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세훈이 성격에 내가 다쳤다고 하면 바로 비행기 표라도 끊을 애라서.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간 여행이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결국 말을 안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말할껄 그랬어. 하는 생각도 들고.
*
결국 공항버스를 타고 왔다. 택시도 잠깐 고민했지만, 워낙 택시를 안 좋아하기도 하고, 짐도 없는데 이 먼 거리를 무슨 사치인가 싶어서.
깁스는 다행히 반깁스라, 품이 넉넉한 -소위 '박시하다' 라고 하는- 코트에 장갑을 껴서 붕대를 간신히 가렸다.
..근데, 나중엔 어떡하지. 지금 생리중인 탓에 뭘 하려고 건들진 않겠지만, 수능 이후로 우리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는 세훈이니 분명 볼텐데.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누나!"
날 보자마자 들고있던 캐리어를 거의 내팽겨치고 달려온 세훈이는, 날 답싹 끌어안았다. 그리고 계속 쪽쪽쪽쪽쪽쪽쪽.
사실 세훈이가 날 안을 때 허리만 안은게 아니라, 팔까지 해서 통째로 끌어안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윽- 하고 신음을 흘렸는데, 다행히 세훈이는 모르는 눈치라 그저 슬쩍 밀어내며 "나, 아버님 어머님한테 인사좀... " 하자 세훈이가 툴툴거렸다.
"아, 뭐야. 3주만에 보는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소개 안시킬걸 그랬어. "
삐진 듯 내 손을 꽉 잡아오기에, 조용히 "나중에 집 가서 해줄게. " 하자 또 웃는데- 아, 나 왜이렇게 죄짓는 기분이냐. 흑흑..
**
아버님 어머님께 어색하게 인사도 하고, 내 생각이 나서 사셨다는 선물에 감동받아서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괜찮다고. 다음에 다시 보자고 하셨다. 세훈이네 가족들은 공항 리무진을 타고 먼저 가셨고, 이제 우리 둘만 남았는데-
"누나, 차 가져왔죠?"
"어? ㅇ.아니. "
"왠일이야? 누나 택시타는거 별로 안좋아하잖아. "
"버스 타고왔지. "
"...이 먼 곳을? 아, 이럴줄 알았으면 같이 차 타고 갈걸. 난 누나랑 오붓하게 있으려고 먼저 보낸건데.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요. 누나 버스 오래 타는것도 힘들어하잖아. "
"공항버스는 그래도 탈만했어. 괜찮아. "
내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하던 세훈이는 "누나 맨 손 잡고 싶어요. 장갑 벗겨도 되죠?" 하면서 갑자기 내 장갑을 휙 당겼고, 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내가 "어, 어?!!" 하고 소리치자, 세훈이가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왜요, 장갑에 뭐 숨겨놨어?"
"ㅇ.아니- "
"근데 왜그렇게 놀라?"
"수상하게. "하고 중얼거리며 왼쪽만 벗겨져 있던 내 장갑을 오른쪽까지 마저 벗기던 세훈이는, 표정이 정말, 확 굳어졌다.
"...이거, 뭐야."
세훈이가 내 손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다 이를 악물고 말하기에, 음, 음- 하며 시선을 피하자 더 굳어진 목소리로 다시 물어왔다.
"이거, 뭐냐고. 대답해. "
...아, 진짜 큰일났다.
**
집으로 오는 버스에 타고 나서도, 세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착하고, 내릴 때가 되어서까지도 딱 봐도 정말 화난게 보이는데, 그 와중에 내가 아플걸 생각했는지 왼쪽 손을 잡아오는 것에 더 미안해져서 고개를 숙이자 날 가만히 내려다봤다.
"집 가서, 얘기해요. "
*
"...이거,뭐에요. "
세훈이가 현관문을 닫자마자 내 왼쪽 팔을 끌고 소파에 앉히더니 빠르게 코트를 벗겼고, 상의 소매를 걷자마자 보이는 흰색 붕대에 화가 더 끓어올랐는지 말을 딱딱 끊어 했다.
"우선,어쩌다,다쳤어요. "
"...교통..사고...... "
"...언제. "
"2주..... "
"지금,나랑,장난해요? 왜,말,안했어?"
"너.. 여행가서. 놀러간건데 나 때문에 걱정하면 안되니까... 여행 간거 즐겁게 지냈으면 해ㅅ- "
"..누난,항상,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죠. "
".......훈아. "
"왜,돌아와서 이거 보고 미칠 내 생각은 안해? 지금 내가 어떤 생각하는지 알아요? 난, 지 여친 다친것도 모르고 해외여행가서 낄낄대면서 놀다 온 새끼잖아. 왜, 왜 이 생각은 못하는데?"
"그런거 아냐. 그리고, 얼마 안다쳐서- "
"그래서 붕대감고 있어요? 2주동안? 딱딱한거 보니까 그냥 붕대도 아니고 깁스인거같은데.
...이러면 남자친구인 나는 뭐가되요?"
"...미안해. "
"..........솔직히, 누나는,크게,다쳤어도,말,안할,사람이잖아. "
난 그게 너무 화나요. 왜, 나한테 의지를 안해? 고작 스무살밖에 안된 놈이라, 좀 그래? 못미더워?
"..그런거 아냐. "
"뭘 그런게 아니야. 이제까지 내가 묻기 전에 누나 의지로 스스로 말해준 적, 몇번이나 있어요? 누나한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친구, 가족관계까지 누나가 먼저 말해준게 몇개나 있는데-!!!!!! "
이렇게까지 흥분해서 내게 소리를 지르는 세훈이는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아니, 이러면 안되는데, 나, 말해줘야되는데-
"..뭘 잘한게 있다고 울어요. "
"미,안- "
"누나가 울면.. 난,돌아오자마자 아픈 사람한테 소리지르고 울린 새끼가 되는거잖아. "
..아, 맞네. 정확하네.
자조적으로 제 머리를 쓸어넘기며 중얼거리는 세훈이에 더 당황해서 "그런거, 그런거 아니야- " 하며 세훈이의 셔츠 끝자락을 잡아당기자, 세훈이가 날 가만히 내려다봤다.
"울지 마요. "
"안,울- "
"안 울긴 뭘 안울어. 숨 못쉬어서 얼굴까지 빨개져갖고. "
세훈이는, 저도 미치겠는지 마른세수를 했다,
"..왜, 깁스한건데. "
"인대, 늘어났대서- "
"교통사고는 어떻게 된거고. "
"장보러,가려고, 마트 가다가- "
훌쩍거리느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날 빤히 쳐다보다가, 세훈이가 또 한숨을 내쉬었다.
"후.. 누가 박았어요. "
"딴, 사람이- "
"대체 어느 새끼ㄱ- "
"그, 사람이 병원, 데려다 줬어. 블랙박스, 확인했고 보험도- "
계속 훌쩍훌쩍거리는 내 몸이 원망스러워서 얼굴을 찌푸리자, 세훈이는 내가 더 울려고 하는건줄 알았는지, 다급하게 내 어깨를 잡았다.
...어, 의도한건 아닌데.
"...울지 마요. 누난 원래는 울어도 이쁜데, 지금은 내가 좀 삐뚤어져서, 누나도 좀 못생겨보여요. "
"......미안,해. "
"아.. 진짜 미치겠다. 울지 마요. 누나 울면 머리아프잖아. "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는 주제에, 세훈이가 잔뜩 당황한 목소리를 내며 뻣뻣하게 내 얼굴을 쓸어와서.
"소리지른건 미안해요. 근데 이번엔 누나도 잘못했어. "
"응응.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
"진짜 미치겠다.. 이런데 화를 어떻게 내. "
...이미 다 내놓고서, 모른척하는거 봐.
저도 솔직히 찔렸는지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던 세훈이가, 다시 말을 이었다.
"...먼저, 말 잘 안하는거. 원래 누나 성격인거 알아요. 그런데도, 가끔.. 누나가 좀 멀어보여. 나는.
피해의식인거 아는데 괜히 누나가 날 못믿어서 그런가 싶어요. "
그러니까, 제발.. 앞으로 이런건 좀 말해줘요. 알았죠.
응응..
..하여간 말만 잘듣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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