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처음부터 수정하다 보니 거의 끝을 달리고 있을 때 옆에서 수정이가 점심시간이라고 일러주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열심히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있던 터라 시계를 봤을 땐 많이 놀랐었다.
코트를 챙겨 입으며 오늘은 뭘 먹을까 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수정이가 새로 오픈한 곳이 있는데 가보자고 하길래 흔쾌히 수락했다.
나오기 전에 그냥 한번 부서를 쭉 한번 둘러봤는데 도경수 팀장님께서는 나가시지 않고 혼자 앉아계셨다.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식사하시는 걸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네. 벌써 나갈 준비를 하는 수정이를 보다가 잠깐 뭐 챙길 게 있다고 하면서 먼저 나가있으라고 했다.
서랍을 열어 뭘 찾는 척하며 곁눈질로 팀장님을 흘끔흘끔 쳐다보는데 서류만 읽고 계시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안 그래도 일 많으신 분인데 저렇게 있으시면 많이 허기 지실 텐데.
가만히 팀장님을 쳐다보다가 핸드폰으로 수정이에게 문자가 왔길래 대충 답장을 보내주고 나서 지갑을 챙기고 나갔다.
***
"광고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을 것 같이 소개하더니."
"그러게. 그래도 배는 채웠으니까."
"저기 이제 가지 말자"
식사를 마치고 회사를 가는 길에 옆에서 투덜거리는 수정이를 보며 웃고 있는데 뒤에 빵집이 하나 있는 걸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
수정이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나를 보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다가 내 시선이 빵집에 머무는 것을 보고 나서 같이 빵집에 가주냐고 물어보았다.
사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엔 사자고 결론을 내리고 나서 수정이에게는 먼저 가봐도 된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은 30분이나 남았으니까 천천히 오라는 수정이에게 인사를 해주고 나서 빵집으로 향하였다.
"어서 오세요"
인사를 하는 종업원에게 같이 인사를 해주며 뭐를 사가야 될까 고민을 했다.
단 것을 별로 좋아하시는 것 같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딱딱한 빵을 사가기엔 좀 그렇겠지.
보다가 샌드위치 형식으로 된 조그마한 빵 4개가 들어있는 걸 골라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계산을 하고 나와 시간을 보니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길래 조금 나왔다 갈까. 하다가 하늘이 우중충 한 걸 한숨을 쉬었다.
비가 오려나. 오늘 우산 안 가져왔는데 어떡하지. 하며 회사로 발걸음을 돌렸다.
빵과 커피를 들고서 회사에 도착하니 이상하게 오늘따라 사람이 없는 걸 보고 의아해했다. 수정이도 화장실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뻘쭘함을 느끼다가 자리로 가 팀장님의 자리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런데 진짜로 아무것도 안 드신 것인지 나가기 전과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앉아 계신 걸 보고 놀랐다.
그리고 나서 손에 들려있는 빵 봉지를 보며 어떻게 전해줄까 하다가 마음을 먹고 팀장님의 자리로 갔다.
"저기.. 팀장님"
부르는 소리에 팀장님께서 나를 쳐다보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손에 들고 있던 빵을 건네주니 얼떨떨한 표정으로 날 보고 계셨다.
내민 손이 민망해지려 할 때쯤 '아' 하시더니 빵을 가져가셨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식사 안 하신 거 같길래요.' 라고 말하니 팀장님은 그저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맛있게 드시라며 인사를 하고 내 자리에 돌아가려 하니 팀장님께서 입을 여셨다.
"커피 대신인가요?"
"..네? 아. 그렇게 되는 건가.."
"..나는 커피가 더 좋은데"
팀장님의 말에 당황을 했다.
커피를 사달라고 하시더니 정말 커피를 좋아해서 그러셨었구나. 하며 왜 빵을 샀을까 후회를 했다.
당황한 마음에 말을 더듬으며 바보 같은 손짓을 하니까 팀장님께서 웃음을 터트리셨다.
순간 행동을 멈추고 팀장님을 바라보니까 팀장님께서는 '아 죄송해요' 라고 하시면서도 계속 얼굴을 가리고 웃으셨다.
뭐가 그렇게 웃긴지도 모르겠고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까. 하며 곤란해하고 있는 나를 보시더니 정리를 하시며 말을 하셨다.
"장난이에요."
"아... 다음에는 커피 사드릴게요."
처음으로 보는 것 같은 환하게 웃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갔었나.
멍하게 쳐다보며 말하는 내 모습을 보다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어주셨다.
"고마워요. 맛있게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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