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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불장난을 저질러 놓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벙찐 표정으로 멍하니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 녀석을 지나쳐 도경수의 향으로 가득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풀썩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곁에 두었다. 몇 시간쯤 선잠을 자고 깨어났고 세상은 아직 어스름한 새벽이었다. 밤이라고 하기엔 밝았고 아침이라 하기엔 어두운 시간.   

   

번뜩 어제 일이 머리 속을 빠져나가 이 방을 가득 채웠다.   

   

   

   

- 너 이게 무슨..   

   

갑자기 경수의 말이 희미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급히 경수를 부르려던 그 때. 익숙하면서도 날이 서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렸다.   

   

   

- 잠깐만. 야, 박찬열 오랜만이다? 경수랑 오랜만에 만났는데 잠깐만 얘기 좀 할게. 괜찮지?   

   

어이가 없었다. 지가 뭔데 갑자기 여기는 왜 온거지? 이제와서 사과라도 하고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할 처사인가?   

   

   

"... 너랑 같이 있는 거야? 지금.. 하.. 알아서해."   

   

짜증이 났다. 나랑 먼저 했던 선약 그리고 나와 풀리지 못한 미묘한 감정선. 그게 먼저 아니던가.    

   

   

   

"야, 오세훈. 너 어디야? 지금 좀 나올 수 있냐? 형이 술 사줄게. 나와."   

   

   

보글보글. 어묵탕이 불 위에서 끓고 있었다.    

지글지글. 오세훈이 추천한 고기도 불 위에서 익고 있었다.   

   

"야 그 새끼 왜 온거래? 너 뭐 아는거 있어?"   

   

"글쎄요. 아무래도 그냥 방학이라 왔나봐요. 김종이한테도 준면이 형한테도 그렇게만 말했다는데요?"   

   

"그 새끼 때문에 내 마음은 또 제대로 말해보지도 못했다.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새끼."   

   

"......."   

   

연신 오물거리며 입으로 음식을 쑤셔 넣으며 조잘조잘 대답하던 오세훈이 입을 다물었다.   

   

"뭐냐. 갑자기 입을 닫어?"   

   

"그런데요 형... 언제인가는.. 알게 되지 않을까요?"   

   

번뜩 눈이 뜨였다. 그리고 곧 미간엔 불안한 신경질이 그려졌고 짜증스럽게 소주잔을 비웠다. 미친놈. 그 밀 꺼내지 말라니까.   

   

" 개새끼야 내가 그 소리 입에 올리지 말랬지."   

   

"아니 형.. 그래도.."   

   

"닥쳐 씨발.. 나 간다."   

   

"형...형! 취했어.. 내가 데려다.."   

   

"됐어. 나 도경수네 집 갈꺼니까. 넌 너집 가."   

   

그렇게 비틀거리는 정신으로 걸어갔다. 택시 몸을 실었고 택시는 내 속보다도 더 울렁거리며 나의 목표점으로 나를 데려다 줬다.   

   

쾅쾅쾅쾅   

   

술 때문인지 아니면 본성이 나와버렸던지.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마치 도경수의 마음을 부르는 내 모든 몸부림처럼. 난 그 문을 열고자 울부짖었다.   

   

문은 걱정을 가득 담고 조심스럽게 열렸다.   

   

   

“박찬열? 야! 너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어? 우리 경수다 우리 경수. 경수야. 나왔어. 나 찬열이.”   

   

   

“뭐.. 뭐야. 너 술 마셨어? 집에나 가지 우리 집은 왜와? 아 이것 좀 놓고 일단. 아!”   

   

“경수야... 왜그래. 왜 화내..? 나 너 좋아하는데.. 왜 변백현 만나고 그래? 내가 선약이었잖아.. 나 먼저 만나러 오기로 했잖아.. 나보다 변백현이 더 중요해? 아직도 그런 거야? 너 아프고 힘들 때 옆에 있던 거 나잖아. 그 새끼는 너 여기 아프게만 했잖아.. 나는 너한테 그런 적 없잖아.. 왜 나.. 싫어해.. 왜 내 마음.. 안 받아줘..?”   

   

   

“야.. 나 아직 대답도 안했어.. 그리고 그건 미안해. 이미 만나게 되어서 상황 좀 해결하려다가 그랬어. 설마 그것 때문에 술 마신 거야? 하.. 야 이것 좀 놓고..”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겨 버린, 2등이라서 들려오는 쓸데없는 동정의 소리를 느끼는 아이 같이 경수에게 매달렸다. 나 좀 봐달라고 너 때문에 너무도 아프고 힘든 나 좀 봐달라고 나 좀 사랑해달라고.   

   

“넌 내가 아무것도 아니야?”   

   

   

“그게 또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아니긴 너에게 세훈이만큼 나에게 중요한...”   

   

   

“그거 말고. 애인으로서 말이야. 아무것도 아니냐고.”   

   

   

“...내일 술 깨고 이야기해. 일단...”   

   

저질러 버렸다. 꿈에만 그리던 상상으로도 미안해하던 너의 입술을 탐해버렸다. 가져서는 안될 너를 내가 검은 어둠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곧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둠 속이었지만 희미한 새벽 어스름에 빛나고 있던 너의 커다란 눈을 보았기 때문에. 그 눈엔 내가 그토록 전하고 싶었던 내 진심을 거절하려는 마음이 보였기 때문에.   

   

   

   

한참을 멍하니 누워있었다. 창 밖은 어엿하게 아침이 밝아왔고 문밖에서는 경수가 깨어났는지 덜그럭 거리는 아침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보이는 모습에 난 잠시 눈을 감고 침을 삼켰다. 아무렇지 않은척. 내가 매일 해왔던 그 것.   

   

경수를 안았다. 평소의 나처럼 능글스럽게 장난도 쳤다. 경수는 요리 솜씨가 좋았다. 그것이 당연한듯 난 맛있게 밥을 먹었다.   

   

곧 암담한 전화 벨소리가 울렸고 문이 삐걱 열리고 볌백현이 등장했다.   

   

   

뭐야 이 새끼는. 저 짐은 뭐고 너는 이 아침부터 왜 거기에 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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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기다리는데 왜 안오세요ㅠㅠㅠㅠ 어여 오세요ㅠㅠㅠ 기다리고 있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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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
저는 독자님들이 안 계신줄 알고 ㅠㅠ 중도 포기였었어요 ㅠㅠ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독자님 덕분에 힘내서 다시 작성해 볼까봐요!ㅎㅎ 힘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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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아니에요ㅠㅠㅠㅠ문일 있으셔서 안오시는 줄 알고 계속 기다렸는데ㅜㅜㅠ안오시길래ㅠㅠㅠㅠㅠ신알신울리기만 기다렸는걸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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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
ㅠ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내친김에 오늘 써볼려구요! ㅎㅎㅎ 신알싱 띠링 울리도록 할게요! 감사해요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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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힘내세요!! 끝까지 함께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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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
3에게
넵!!! 으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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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백연에게
작가님 화이팅!!!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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