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야,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둘은 인연이야. "
같은 별,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태어나 만날 확률.
그런 것으로 인연이란 말은 발렌타인 초콜릿처럼 쉽게 포장된다.
출근길 버스에서 누군가와 부딪히고,
삼각김밥 하나를 사며 점원과 말을 나누고.
그런 것 하나하나 모두 같은 확률인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의 만남을 기적같은 것이라고 믿었다.
" 왜, 또. 내가 뭐 어떻게 해줘야 되는 건데. "
그 포장을 뜯고 초콜릿을 입에 넣은 순간 우리는 진실을 알았다.
반짝이는 포장지와 특별해 보이는 상자에 든 것은 그저 평범한 싸구려 초콜릿인 것을.
" 우리 헤어지자. "
그래, 우린 이제 끝이다.
우리 둘 다 그것을 깨달아버렸기에 아무 말없이 일어나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다.
특별한 포장지 안에 특별한 초콜릿이 들어있을 확률은 존재할까?
벌써 한참이나 멀어진 너의 등에 그런 질문은 하지 못했다.
암호닉
[초코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