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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앙근 전체글 (정상)ll조회 249l 1

☆광★란☆의★ 생일을 보낸 작가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목요일이었습니다 룰루 독자님들 축하는 텔레파시로 미리 받았습니다 후후후후후)

오늘거 쓰는데 3년 동안 다 까먹고 살던 화1 (+알지도 못하는 총기 구조) 생각해내느라 애먹었으니 10p씩만 더 받을게요.. (찌질)

보아라.. 파★국☆이★다☆★☆★!!!!!!!!!!


-




알아요. 제가 어떻게 모르겠어요.

그때 대답 못해줘서 미안해요. 헬로 월드. 헬로 월드. 지금은 수십번 수백번도 더 말해줄 수 있는데 아저씨는 어디 있어요?

내가 외쳐도 듣지 못할 곳에, 아무리 불러도 찾지 못할 곳에 당신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가 너무 아파요.


눈을 떴다. 사방이 물컹한 것 투성이였다. 웬 수중이람. 손을 움직일때마다 관절마다 구르륵 구르륵 기포가 피어올랐다. 속눈썹에 뭐가 잔뜩 엉겨붙어 눈꺼풀이 묵직했다. 고개를 도리질치자 질질 끌려가며 어딘가 부서진 것 같던 목이 비명을 깨부쉈다.


'아윽,'


소리를 질렀다고 생각했는데, 빌어먹을 물컹한 것들에 가로막혀 목소리가 똑바로 나오지 않았다. 쌉싸래한 것들이 입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오는 바람에 헛구역질을 쳤다. 이상하다. 인지할 수 없는 환경인데 알람이 작동하지 않았다니. 내부 회로에 이상이 생긴걸까. 허리를 숙이려고 했는데 유리벽에 정수리를 들이받았다. 깡. 숨을 들이키려는 찰나, 유리벽 너머로 문이 열렸다.


‘어..?’


억지로 눈을 떠 촛점을 맞췄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일행 여럿을 끌고 들어오는 또 다른 ‘사람 좋은 웃음’. 뭐가 됐든 상관 없다. 아무래도 좋다. 어디서든 힌트를 얻어 빌어먹을 이 물컹한 것들을 빠져나가자. 유리벽을 쾅쾅 두드렸다. 건너편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포획해서.. 을 채집.. 연구한 것들.. 개조.. 무기화까지..”


나 좀 꺼내줘요. 갑갑하단 말이에요. 유리벽을 두드려도 그 ‘사람 좋은 웃음’ 들은 나를 꺼내줄 생각이란게 추호도 없어보였다. 가끔 웃고, 이따금 고개를 끄덕거리고, 때때로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 앞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능글거리며 벽을 똑똑 두드렸다.


“믿음직하죠.”


이유는 모르겠는데 나는 왜 그 말이 한 겨울에 찬물 뒤집어쓰듯 소름 끼쳤는지. 멈칫거리며 유리벽에서 물러나는 그 사이에 사람들은 뒤돌아 방을 빠져나갔다. 공연히 목에 핏대나 세우며 유리벽에 달라붙어 뻐끔거렸다. 아니, 나가지 말고, 지금 사람이 여기 갇혀 있는데.

잠깐. 사람?


생각할 필요조차 없이, 나는 사람이 아니다. 눈을 뜬 그 순간부터 마지막 대답해주지 못한 한 마디가 내내 뱃속을 찔렀다. 헬로 월드, 헬로 월드. 무슨 바람이 들어 그때 그런 말을 했는지. 빠져나가지 못한 단어라는게 이리도 독할 줄이야. 뒤늦게 눈물이 찡 돌았다. 코 끝이 우릿우릿하고 한참을 정신이 없다가, 이대로 갇혀 있을순 없어 다시 유리벽을 두드렸다. 사람 키만한 수압을 버티는 두터운 유리벽이 울림을 다 집어삼켰지만 그래도, 궁궁, 두드림을 멈추지 않고 내내 네트워크를 물색했다. 나 여기 갇혀있으면 안된단 말이에요. 나가게 해줘요.


두드려도 두드려도 아무도 없는 방에 인기척이 보일 기미조차 느껴지지 않아 움직임은 절박해졌다. 보내줘. 보내줘. 날 그 비행기가 보이는 집으로 돌려놔줘. 여기가 어딘진 몰라도 내가 있을 곳은 아니야. 나는 지금 아저씨랑 손잡고 장보러 가야 한단 말이야. 생각해보니 끌려오면서 ‘터졌던’ 팔에 손 대신 다른 것이 붙어있었다. 알 바냐.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데. 아저씨는 내가 필요없대도 나는 아저씨가 필요하다. 아저씨에게 보여주지 못한 내 다른 표정들이 아직 너무 많다. 물컹하고 쌉싸래한 것이 씁쓰레해지고 역겨워지다 눈물로 올라올때까지 막힌 목으로 한결같이 비명을 질렀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아니아니, 쪼그라들다 모래알로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다. 아저씨. 아저씨. 어딨는데요, 아저씨.


내보내달라. 찾으러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발견해야 할 언어가 있다.


-


“거 그 잘 좀 걸라니까, 그러게. 주름지잖아.”


중령의 모자를 받아걸던 손이 경련했다. 세상 의기양양한 기분일게다, 저 자는. 공식적인 기록상 응과원 회의는 자기가 나간 것으로 되어 있을테니 이리도 좋은 신무기를 발견했다고 진급한다며 오죽 신났으랴. 나라를 구했다고 교과서에 몇 장이 실리게 될지 페이지 수나 세고 있지 않을까. 지수는 눈 앞이 까매지도록 속을 참아 눌렀다. 어금니에 금이 가는 기분이었다.


“좋으시겠습니다, 중령님.”

“뭘, 다 자네 덕이지. 하하.”


내 ‘덕’은 무슨. 내 ‘탓'이지. 나만 그 메일을 보내지 않았으면, 아아. 지수는 자꾸만 습관적으로 자기탓을 했다. 버릇이 된 대사는 꿈에서도 단골이었다. 죽고 싶다. 그때부터 삶은 죽지 못한 상태에 불과했음에야. 그 빌어먹을 놈의 주름을 말끔하게 펴 걸어놓고 지수는 돌아서 생긋 웃었다. 저것을 놓치지 않으리. 인두겁을 뒤집어 쓴 금수라 해도 이 상황에 저 자처럼 웃을 수는 없다. 자꾸만 들끓는 치타의 울음소리를 호령으로 삼켰다. 목 끝이 얼얼했다. 혀 뒤쪽이 화끈거렸다.


“준장님께서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그러셨습니까.”

“홍 소령도 수고많았어. 이번 일만 잘 끝나면 내가 윗분들께 얘기 잘 드려보겠네.”


지수의 귀는 열려 있었으나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지수는 단지 얼른 그 빌어먹을 놈의 ‘믿음직스러운' 홈봇을 꺼내주러 가야겠단 생각뿐이었다. 정말로, 며칠 전부터 명칫께가 덜그럭거렸다. 지수는 그게 중령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리인지 나발인지 빨리 죽는다면 이깟거, 덜그럭거리다 못해 쾅쾅대도 좋다. 제발 나를 거두어가라. 한쪽 가슴에선 승관이, 다른쪽 가슴에선 석민의 집에서 본 그 말도 안되게 맑은 무표정이 시소를 탔다. 순영이 가슴을 짓이기면 승관은 저 멀리 날아가버릴듯 까마득했고 승관이 잠시 머무르면 순영은 머리부터 천장을 들이받고 부서져내렸다. 그 모든 쓰레기들은 고스란히, 그 마음 속에 그대로 쌓였다. 시소의 각도는 나날이 커졌다. 지금은 거의 반바퀴씩을 까마득히 돌았다. 웃긴 시소겠군, 실제로 있다면. 지수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눈빛으로 중령의 사무실을 나왔다.


그리하여 몇 개의 복도를 돌아 다시 얼마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서야 그는 어떤 문을 마주보았다. 문 너머로 끊임없이 뭔가가 울리고 있다. 많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다 닳아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 모양이었다. 지수는 왜 이렇게 울고 싶은지 지긋지긋해하며 도어락을 풀었다.


-


“안 계시지.”

“어..”


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위기상황에 먼저 머리가 식은 것은 찬이었다. 패닉에 걸려 손만 덜덜 떠는 솔을 잡아끌다시피 해 다 깨진 담벼락을 바람처럼 들어와 순식간에 집을 훑었다. 가장 먼저 부엌을, 그 다음 복도를, 거실을, 방 하나를, 두 개를, 창고를. 석민이 자주 사던 진통제는 널렸는데 석민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너진 뒷 담벽, 다 깨진 뒷문, 먼지가 쌓인 부엌, 열린 현관문. 찬과 한솔이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하나뿐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한솔이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허, 허어,”

“정신 차려, 최한솔.”

“아니, 나, 그,”

“정신 차려. 괜찮아. 아직 아무것도 몰라.”

“지금, 하, 이게, 하아,”


한솔의 눈동자가 뭉글뭉글 풀어졌다. 찬이 뺨을 때렸다. 정신 차려. 한솔은 여전히 꿈결을 헤맸다.


“죽은거 아냐. 죽었으면 오히려 집 안에서 발견되셨겠지. 아저씨 안 죽었어. 살인 현장 아냐.”

“하아, 하,”

“야, 최한솔!!”


한솔이 절박하게 찬의 옷깃을 붙잡았다. 번득 정신이 들었다 싶었는데 그 눈동자는 무너지는 중이었다.


“야.. 진짜.. 어떡해..”

“안 죽었어. 돌아가신거 아니라니까.”

“아냐.. 그 얘기가 아니야..”

“그럼 왜 그러는데. 괜찮아, 괜찮아. 별 일 없으실거야.”

“나 그거 봤다고.. 강제 입영.. 그 아저씨 같이 살던 걔, 지금, 강제로 끌려나간거야. 아님 문이 왜 깨져 있냐고.. 집이 왜 이 꼴이냐고..!”


찬이 뒷문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이상했다. 홈봇은 집안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고장이 심각하지 않은 이상 집안이 이렇게 망가질 리 없다. 지금 이 곳은 누가 봐도.. 폐가잖아. 슬그머니 손에 힘을 꾹 쥐었다. 그제서야 천천히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한 한솔이 찬의 손을 쳐내고 부엌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바닥에 액체가 흘러 있었다.


“.. 하.”

“...”

“이거 봐.”


한솔의 목소리가 물을 먹어 묵직해졌다. 찬도 발바닥이 오그라들었다. 장담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고 있다.


“너도 봤잖아. 약물, 써서라도, 입영시킨다고.”

“...”

“지금 이거 그거잖아. 회로 녹인거잖아."

“...”

“강제라니까? 주인이 허가도 안 내줬는데 데려가는거라고.”

“...”

“이거 너무, 명백하지 않아? 평소 사이 좋았고, 좋아도 너무 좋았고, 근데 지금, 아이는 없고, 아저씨는 허가하지 않았고, 근데 집에, 아저씨, 안 계시는거면?”

“.. 씨발.. 설마, 아이 찾으러, 그 미친 곳을,”


찬이 말을 차마 다 마치지도 못하고 번갯불처럼 가방을 낚아올렸다. 곧바로 뛰쳐나가려는걸 한솔이 필사적으로 막았다.


“놔, 씨발. 왜 막아.”

“진정해. 진정 좀 해.”

“진정? 닥치고 놓으라고. 넌 사람 죽는다는데 가만 있어? 진정이 돼?”

“막는게 아니잖아. 같이 간다니까. 머리 좀 식히라고!”

“씨발, 한시가 급한ㄷ-!"


눈 앞이 번쩍 튀더니 찬의 고개가 돌아갔다. 한솔이 주먹을 날렸다. 찬의 코에서 피가 한 방울 똑 떨어졌다.


“진정해. 내 말 들어. 나도 도울거야.”

“씨발, 지금 너..”

“아니, 다 나중에. 일단 약국부터 가자.”

“하, 이 상황에 약국?”

“가야 돼. 저거, 냄새가 시큼해.”

“그게 ㅁ,”

“회로는 금속이야. 분명 부식시켜서 망가뜨렸을거야. 뭘 썼는진 몰라도 냄새가 시큼하다는건 산성이라는거니까, 중화시켜야 돼. 비눗물 정도론 어림 없을거야. 국방부가 어떤 덴데. 가서 락스 챙겨. 표백제, 암모니아, 양잿물.. 학교에서 배웠던 그 뭐든 염기성이면 다 챙겨.”

“... 씨발, 진짜.”

“나도 이게 맞는지나 모르겠다.. 만날 수 있을지조차도 잘 모르겠지만, 가자. 할 수 있는건.. 해봐야지.”

“...”


한솔이 찬의 턱을 그러모았다. 짧게 입을 맞추고 찬의 손에서 가방을 뺏어들었다. 날고 긴다더니, 헛똑똑이는 아니었네. 넋이 나간듯 멍하니 서 있던 찬이 넘어진 의자를 뛰어넘는 한솔을 멍하니 바라보다 천천히 발을 옮겼다. 있으나 마나한 문짝 너머로 바람 둘이 사라졌다. 삽시간이었다.


-


승관은 잠시 숨을 돌렸다.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황폐한 땅, 마지막 남은 국경의 마지노선에 굳건히 서서 한 손에는 M16, 다른 손에는 주사기를 감아쥔 얼굴은 머리카락이 길었다.


“연구원님.”

“... 오랜만이다, 승관아.”


턱을 덜덜 떠는 표정이 절박했다. 눈물을 닦아주려고 다가서자 장총을 쥔 손이 번개처럼 올라왔다. 물론 주책맞게 떨리는 손은 총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오지마라.”

“연구원님, 울지 ㅁ,”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 그냥 거기 있어.”

“울지 마시라고요.”


숨을 들이켰다. 정한은 혀를 깨물고 죽어라 참았다. 입 안에 피 맛인지 눈물 맛인지 모를 것들이 퍼졌다. 발뒤꿈치를 대고 선, 땅바닥의 새빨간 페인트 선. 밤을 꼬박 새워 달려온 국경선이었다. 연구실에서 샌 몇날 몇달의 밤보다 단 한번 먼지를 뚫고 달려온 몇 시간에 눈이 멀어 정한은 고꾸라지고 싶었다. 희부연 시야에서 길을 잃은 촛점을 억지로 맞춰가며 말을 이었다. 살려야 한다. 내 자식들이다. 살려야 한다. 다 생명이다.


“나 넘어가면,”

“?”

“국경을 넘는거야.”

“명령을 따르는겁니다. 도망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승관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정한이 주사기를 던졌다.


“승관아.”

“?”

“나는.. 너 그렇게 안 만들었어.”

“예?”


저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말갛게, 그렇게 웃지 마라.. 땅이 꺼질듯 하기에 정한은 눈을 좀 감았다.


“내가 네 이름은 어떻게 아는지 일단 그것부터 궁금하겠지.”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기사 다 났어. 국방부 소속 홈봇 하나 튀었다고.”

“비켜주십시오, 연구원님.”

“이 땅을 벗어났다 치자. 지금 나를 넘어가서 이 땅에서 도망친다고 치자.”


정한의 뒤쪽 땅 어느메가 파각 긁히는 소리가 났다. 승관이 공기총을 쐈다. 여전히 맑은 무표정. 승관은 로봇이다.


“비켜주십시오. 적군으로 인식합니다."

“너 지금 이 땅의 군사.. 들이, 널 도망치게 냅둘 것 같아?”

“비키십시오. 1차 경고입니다.”

“너 100프로, 죽어.”

“비키십시오. 2차 경고입니다.”

“너만 죽으라는 소리 아니야. 내 말은,”

“비키십시오. 3차 경고입니다. 다음 번엔 명중합니다.”

“다같이 살아야 될거 아냐!!”


무릎이 잘려나가는 통증이었다. 오른다리가 급격히 꺾이더니 몸이 무너져 내렸다. 숨이 가빴다. 승관이가, 나를 쐈다. 정한은 가운 주머니에서 주사기들을 움켜쥐었다. 승관이 다가와 옆에 섰다. 총구를 들이밀고 조준경에 눈을 붙였다. 정한은 생각했다. 승관이는 로봇이다.


“돌아가.”

“...”

“가서, 니 친구들, 살려.”


승관은 가늠자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정한은 여전히 생각한다. 승관이는 로봇이다. 눈가가 울린다. 미안해, 아빠가.. 지켜주지 못했어.


“가운에 주사기가 들어있어.”

“...”

“애들 리셋 버튼에 대고 눌러. 중추 회로 정도는 중화할 수 있을거야.”

“...”

“많이는 못 만들어왔어. 미안해.”

“...”

“그래도 가서 최대한,”


탕.


승관이 방아쇠를 당겼다.


-


포르말린에 절인 시체같다.


무릎도 채 다 못 꿇고 유리관에 엉거주춤하게 기대 앉은 채 용액보다 가벼운 눈물을 위로 포르르 포르르 흘리는 모습. 느리게 느리게 손을 움직여 내내 유리벽을 찍는다. 아이야, 왜 그 집에 있을 때보다 더 창백하니? 지수는 순간 현기증이 났다. 두꺼운 방탄 유리로 된 시험관에 다가가자 속삭이듯 울리는 소리.


“보내주세요.. 보내주세요..”


유리관을 쓸며 이마를 붙이고 기대 섰다.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을 했다.


“로봇에게도 다음 생이란게 있으면,”


순영은 계속 읊조리기만 한다. 눈물방울이 꽃잎처럼 피어오른다.


“차라리 포기해라.”


지쳤다. 지수는 승관을 생각한다. 한때 그의 부하였던 석민을 생각한다. 늘 반쯤 끌고 다니던 승철을 생각한다. 석민이 늘 자랑하느라 바쁘던 어떤 사진을 생각한다. 귀찮아하던 승철을 생각한다. 사진을 본다. 어깨동무를 한 비슷한 연배. 아내라고 했다. 이름이 기억날듯 말듯하다. 귀엽지 않습니까? 와이프입니다. 석민의 목소리만 시험관 용액 속처럼 둥둥 울렸다. 눈이 진짜 예쁘지 말입니다. 석민의 아내. 광대뼈 위로 뺨이 올라붙은 귀여운 여우상. 실물이 더 낫지 말입니다! 경쾌하던 장담. 하관이 조금 더 길고 덧니가 깜찍하던 그의 반려자. 이름이, 이름이,


“권순영.”


시험관 속 아이의 눈빛이 두 번 반짝거렸다.

그리하여 무릎을 꿇었다. 포기해버린 왼다리보다 이름 석자 끌어안고 놓지 못하던 전우여, 끝끝내 버리지 못해 썩어들어간 전우여. 기어이 되살려내고야 만 전우여,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고야 만 빌어먹을 놈의 사람이여, 그런 너에게서 그 이름을 빼앗아 온, 아아, 나는 언제부터가 짐승이었나.


시선을 거두지 못하던 지수가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그보다 천천히,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비로소

울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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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생일날 제가 보낸 텔레파시 잘 받으셨죠? ㅇ.< 모쪼록 생일 정말정말 축하드립니다♥
이제 점점 절정에 치닫는 기분이 들어요ㅠ 승관이가 정한이를 쏠줄이야... 너 만드신분이야 아빠라구....흫긓ㄱ흑헝 정한이 살려주실거죠..? 순영이를 살리러 떠나는 솔찬.. 학교에서 배운 염기성 떠올리는게 왜 제 눈엔 마냥 귀여울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빨리가서 순영이를 구해줘ㅠㅠㅠㅠㅠ 아냐 지수야ㅠㅠㅠㅠㅠㅠ 빨리 구해죠ㅠㅠㅠㅠㅠ 석민이는 지금쯤 열심히 순영이 구하러 가고 있는거겠지요..? 유리관에 갇혀있는 순영이가 안쓰러울뿐입니다 저는 ㅠㅠㅠ

6년 전
다앙근
서쿠 지금 쑤뇨 구하러 뛴다고 정신 없어요 ㅜ 작가 눈이 캐치해낼 틈도 없이 쎄빠지게 뛰는중.. 쑤뇨는 과연 누가 구하게 될까요 솔찬? 디듀? 넌누? 섴쿠? 제주소년? 와 이렇게 적고 보니까 쑤뇨 편 많다 부럽다.. ㅜ 다음 편엔 자동으로 쑤뇨랑 저나니의 운명이 정해지겠네요 >< 저 완전 큰일났어요 찌통 쓰는 맛을 알아버려서 이제 독자님들 울면 즐거워 함.. 변태.. 오늘도 와타시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께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절절절.. 속도가 나니까 저도 행복해여 ㄲㅑㅇㅏㅇㅏㅇㅏㅇㅏㄱ
6년 전
독자2
안념하세여 프레야에요!!! 애들 상황 너무 긴급하고 슬프잖아요...! 나 어째서 작가님 글 읽을때마다 맴찢인지 증말.. 눈물.. 하하 정말 중령 사람도 아니네요 로봇도 아니고 ㅎㅎ 전쟁에 미친 중령..ㅎ 그러다 죽어봐야 정신차리지..ㅎㅎㅎ 솔이랑 찬이 정말 착하고 똑똑한 것 가타여 저라면 어쩌지 이러다가 아무 생각도 행동도 못하고 패닉 상태로 그렇게 있었을 것 같은데 노네 멋있다..? 좀 깐지난다...? 똑ㅋ똑하네 너네...? 염기성 바로 생각하고...? 그리고 순영이 쪼낸 슬프네요 너..너...! 내가 인정한 사람이야 순영아 그러니까 빨리 아저씨 만나서 쎄쎄쎄 해죠 빨리 ㅜ 아저씨 만나서 헬로 월드 해줘야지 ㅜㅜ 제 궁예지만 마지막 편은 순영이가 석민 아저씨 만나서 헬로 월드 하고 끝나나여? 헤헤 (아니다) 헬로 월드 겁나 중요하네요 지훈이랑 승철이 이어줘야지.. 슨영이 생사여부가 걸린 암호이구... 쩔어주네여. 기술쪽은 아닌 저는 하나두 이해 몬 햇슴다! 헤헷 *^-^*

'아저씨는 내가 필요없대도 나는 아저씨가 필요하다.' 이 부분 너무 슬퍼요... 순영아 너가 필요한 아조씨는 너 찾으러 탐험기 하나 찍을 거야.. *#@ 석민 아조씨의 순영 구출기! @#* 아 그리고 승가니 ㅜㅜㅠㅜㅜㅜㅠㅜㅜ 승가나ㅠㅠㅜㅜㅠㅜㅜㅜ 왜 너 아빠한테 방아쇠를 겨눠ㅠㅠㅠㅜㅜㅜ 심지어 왜 쏘냐고ㅜㅜㅜㅠㅜㅜㅠㅜㅜ 말들어야 착한 자식이지 이 자식아ㅠㅠㅠㅠㅜㅠㅠㅜㅜㅠㅜ 정하니 얼마나 정신이 아파주는데... 승가니... 빨리 정한이 치료 해죠........!!!!


☆☆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작가밈 찬양 타임☆☆

작가님.. 제가 구독료 다시 내야할때가 8/30 21:37 에 다시 올테니까 구독료 좀 올려놔요 다시 제가 낼테니까 작가님 필력에 비해 제가 줄게 업슴다.. 알겠죠...? 말 잘 들으면 예쁜 작가밈....!! 이미 예쁘시지만...! 자까님 글 쓰느라 많이 수고하셨꾸 앞으로 많이 수고해주세요..♡♡♡♡♡

6년 전
다앙근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 프레야 님 댓글 읽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와타시처럼 천-하에 게을러터진 작가는.. 구독료 인상.. 다메.. 매우 다메.. 진짜 연재 주기 넘나 Po불규칙wer 한 것 ㅠㅠㅠㅠㅠㅠ 역시 장편 연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특히 저같은 글빨 불규칙의 요정은 진짜.. 하루살이하는 인생 그새 까먹고 일을 벌렸다 내가 ㅠㅠㅠㅠㅠㅠㅠ 프레야님이 주실 것은 많습니다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과 사랑과 짝짝꿍과 입소문.. 등등..? 입소문은 부끄러우니 취소하겠어요 남들 앞에 막 내놓기 좀.. 그래..
막 쓰는 글인데 모.. (쭈굴) 제가 솔찬 처음 만났을때 떡밥을 미리 깔아두었습니다!! 찬이는 인성은 바르지만 공부는 못하고 솔이는 성질머리는 드러운데 전교권이에요 ㅋㅋㅋㅋㅋ 갓-솔 갓-논 얼굴만 잘하는거 아니야.. 인생 최고 한번 사는 라이프 찬이와 함께하는 솔이처럼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그리고 지금 쑤뇨 구하러 가는 사람 와방 많아요 과연 1등은 누가 될 것인가 뚜둔 쥬니 철이가 글에 안 나와서 그렇지 걔네라고 이 한시가 바쁜 상황에 놀고만 있겠습니까!!! 승관이 이 패.. ㄹ... ㅠ... ㄴ.... 자식 때찌때찌때땟찌도 하러 가야되고 얘네도 바빠요 ㅠㅠㅠㅠㅠㅠㅠ 멤버가 많으니 소설이 복닥복닥하네요 사람 냄새 난다!!!!! 난다요!!!!!! 난다고래!!!!!!!! 와타시 오늘 야식으로 불볶 2개 조졌으니까 글 좀 쓰고 소화시키고 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졸려서 퓨즈아웃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프레야 님의 애정이 있으면 뭔들 못하게쒀!!!!!!!! 렛츠 꼬우!!!!!!!!!!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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