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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남은 썰들을 가지고 왔어영 ^0^
1. 망자 이태용 X 제우스 김시민 X 하데스 정재현
세계 최고의 신, 신 중의 신 시민이는 그런 존재야. 올림푸스 가운데 위치한 황금의자에 앉아 인간세계를 내려다보는 것이 취미지. 그런 취미를 가진 시민이 요즘 특별히 더 신경을 써서 내려다보는 존재가 생겼어. 그게 무엇이냐면, 인간 이태용이었지. 어떻게 시민이 인간에게 마음을 품을 수가 있어? 우리의 신이 어떻게 인간을 사랑해? 시민이는 그 사실을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다 들켜버렸지. 시민, 이것 좀 먹어봐. 아폴론이 포도주를 건네도 손을 내젓기 일쑤고, 아레스가 전쟁을 일으키겠다며 성가시게 굴어도 별 신경쓰지 않았으니까.
태용, 인간세계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인간이야. 죽을 뻔했다가 시민이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 적이 있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배를 내리치던 엄마, 제 존재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집어던진 아빠. 탄생의 순간조차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 태초부터 죽음과 연관이 있는 건, 어쩌면 재현의 장난일지도. 시민이의 도움이 그저 어린 시절 꿈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날 이후 시민이는 태용을 특별히 아꼈어. 태용이 잠든 사이 머리 끝까지 찾아온 죽음을 없애고, 인간으로 변하거나 동물로 변해 죽음의 구렁텅이로부터 구해내지.
재현, 지하 세계의 황제, 혹은 지배자. 그 누구도 재현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딱 한 사람, 시민을 제외하고. 케르베로스를 잠재울 수 있는 것도 재현을 제외하면 시민이 유일해. 글쎄, 시민이 웬 남자애 하나를 구했대. 지하세계까지 시민이의 이야기가 퍼지지. 나는 바라봐주지도 않더니 사랑에 빠진게 겨우 인간이야? 에로스에게 시민이의 가슴에 금화살을 쏴달라고 애걸복걸한지도 벌써 수많은 시간이 지났지. 하지만 시민이의 발 아래 있는 에로스는 그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어. 너는 하늘의 지배자, 나는 지하의 지배자. 이렇게 완벽한 한 쌍이 어딨어. 이복형제로 태어난 죄인건지, 시민이는 재현을 거들떠도 보지 않아. 우리는 완벽한 한쌍이어야만해, 그렇게 생각하던 어린 재현은 이제 없어. 내가 네 옆에 있을 수 없다면, 네 옆엔 아무도 있을 수 없어. 재현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든지 오래되었어. 그렇지만 번번히 재현의 덫을 피하는 시민을 보는 것도 이젠 너무 지쳤어.
폭우가 내려. 번개가 꽂히고, 세상은 쑥대밭이 되지. 왜겠어, 시민이의 분노때문이지. 시민 미쳤어? 에로스가 시민을 계속 말리지만 인간세계를 향해 계속 번개를 던져대는 시민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태용의 집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게 이상하다 했더니, 제가 그렇게 열심히 살려놓은 생명의 불씨가 한순간에 꺼져버렸어. 재현, 그 애의 짓이라는 건 굳이 알려하지 않아도 명백한 사실이기에 시민이는 재현이를 괴롭히기로 결정한거야. 태용이 없는 인간세계는 더이상 가꿀 의미가 없으니까. 태용의 탄생 전, 인간들을 아끼던 시민이는 이제 없어.눈도 깜빡하지 않고 인간들을 계속 지하로 보내지. 그 탓에 지하세계는 문전성시야. 재현, 태용을 빼앗은 결과가 이렇게 참혹할 줄 몰랐던건 아니지만, 괜한 오기가 생기지.
그 애를 살리고 싶어, 아니, 신으로 만들거야. 대뜸 시민이 재현을 찾아가 그렇게 말하지. 최고의 신이지만 무리한 부탁이잖아,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것도 모자라서, 영원 불멸하는 신으로 만들겠다는 게. 신들의 왕이기에 예의를 갖추는 게 맞지만, 재현은 제 왕좌에 가만히 앉아 화가 난 시민을 가만히 올려다봐.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해줄 수 있어? 시민이는 고개를 끄덕이지.
2. 아레스 동스청 X 아테나 김시민
한 세계의 두 전쟁의 신. 그리고 이복형제라는 사실. 뭐 신들의 세계에서 그것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자신이 시민을 사랑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스청의 폭신하던 금발은 검어져버렸어. 스청이 전쟁터에서 죽음을 몰고 다닌다면, 시민이는 장군들에게 전략을 귀띔해주지. 그 탓에 세상 사람들이 시민을 더 숭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분명히 시민이보다 강한 신이면서, 나는 왜 한낱 인간들의 숭배를 갈망하지, 어쩌면 그건 시민이에게 받고 싶은 사랑의 또다른 모습일지도. 웃음을 지을 때는 한 없이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그 사랑스러운 아이는 이제 없어. 스청은 이제 죽음을 몰고다니는 신이 되었을 뿐이지.
또다른 전쟁의 신인 시민이는 아주 골머리를 썩고 있어. 스청이 전쟁을 부추기는 바람에 제가 할 일이 늘어났으니까. 님프들의 소문에 따르면 스청이 요즘 사랑에 빠졌다던데, 또 에로스 녀석의 장난인가 싶어 머리가 지끈거리지. 그렇지만 금화살과 납화살, 에로스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만들거나, 경멸하게 만드는 게 전부지 사랑하는 마음만을 없앨 수는 없어. 스청이가 누군가를 경멸하는 것은 싫었던 시민이는 납화살을 맞을 사람을 찾는 걸 그만 둬. 그것이 자기라는 것도 모른채.
시민이에 대한 스청이의 마음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아마 애증, 이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겠지. 스청아, 전쟁을 그만하는 건 어때? 시민이가 스청이를 찾아 올 때는 전쟁을 그만해달라고 부탁할 때 뿐이기에, 스청이는 전쟁을 멈추지 않아. 그렇게 해서라도 시민이를 보고 싶고, 제가 일으킨 전쟁을 잘 해결한 시민이가 인간들의 숭배를 받는 게 좋으니까.
제우스는 인간들을 아끼기에 스청이의 횡포를 더이상 눈 감아주기가 힘들지. 최고의 신이기에, 그리고 어쩌면 시민과 스청의 아버지이기에 시민을 좋아하는 스청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도 해. 그래서 에로스에게 살짝 귀띔하지. 시민이의 가슴에 금화살을 쏘라고.
하지만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스청이가 아니지. 금화살로 인해 사랑을 하게 된다는 건 신들 사이에서 수치스러운 일이니까, (원작 대 파괴..푸시식...) 에로스가 시민이에게 거짓말을 해서 스청이와 만나게 하는데, 이때 스청이는 에로스의 납화살을 빼앗아서 제 심장에 겨눠야해. 이 화살이 내 심장을 찌르면, 내가 제일 처음 보는 사람은 너겠지. 그럼 난 널 경멸하게 될거야. 그럼 전쟁이 멎을까? 하지만 시민이 그 앞에서 꿈쩍도 안 해. 얘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지기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