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있는 사람에게. 나도 참 미련하지.
몇날 며칠을 오빠에게 계속 보고싶다고 전화통화로 보챘다.
사실, 요 며칠간 그에게서 그냥 왠지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유는 단순한 친구들의 짖궂은 장난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 거 였다. 보고싶단 말은 괜히 심통나서 한 말 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상황이 나아진 건 없다. 맘은 맘대로 상하고. 오빠는 오빠대로 속상하고..
.
"남자친구가 지금 내가 보고싶다고 이리로 온다네. OO아, 괜찮지?"
괜시리 미안한척 말하며 웃는 저 모습.
그리고 곧이어 나타나는 행복한 둘의 모습.
그래. 내 주위 커플들은 이렇다. 진짜 보고싶다면 바로 달려와서 얼굴도 볼 수 있다.
같이 남자친구가 있어도, 이런 점들이 너무나 다르다. 얄미워.
아, 억울해 죽겠어. 나도 남자친구있는데. 그것도 너희들과 차원이 다르게!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라구.
오늘도. 친구모임에 나왔다 결국 이런 상황에 또 직면하고 말았다.
괜시리 서운한 마음에 오빠와의 카톡도 미루고 퉁명스런 얼굴로 그냥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전화가 왔다. 기성용 그였다.
"여보세요?"
"뒤돌아봐. "
갑자기 무슨 뒤를 돌아보라는거야.
세상에.
이 남자.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다.
"보고 싶다매. 그래서 이렇게 달려왔는데, 안 기뻐?"
오직 날 위해서. 날 보려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고.
지친 기색없이 오히려 더 멋있는 모습으로 웃음으로 날 반겨주는 오빠.
...기성용 거참, 더럽게 멋있다니까.
그리곤, 빠르게 눈치채곤 . 내 앞에 얄미운 커플들에게 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세요. OOO 남자친구 기성용입니다. 반가워요."
.
날 보며 찡끗 코 웃음을 날리는 사람. 이 사람이 내 사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