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흥분한 눈빛으로 내게 소리친다.
"대체 왜 그래? 말을 해줘야 알 거 아냐?"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고, 그는 한숨을 내쉰다.
"사람 미치는 꼴 보고 싶냐 너?"
내가 아니라 미치게 하는 건 너 자신이잖아. 기성용
입 밖에 내고 싶은 말은 한없이 많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화만 돋군다는 사실을 알기에
오늘도 다른 날처럼 꾹 참으며 속으로 삭힌다.
"끝까지 해보자 이거지?"
마른세수를 하며 우는 날 한심하게 바라보는 그.
곧이어 이어진 그의 말.
"내려라. 나 너 못 데려다 줘."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보이길 원했던 남자에게,
가장 추한 모습으로 물음에 대한 답을 원한다.
기성용.
무슨 반응을 원하는 거니, 여기서 울고불며 매달리길 바래?
그런 날 보며 낮은 목소리로 욕짓거리를 하는 그.
"너랑 있으면 운전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박을거 같으니까 내리라고"
고속도로 한 복판에 세워진 그의 차.
그리고 그와 나의 마음의 관계의 정의.
너와 나의 관계는 대체 어디쯤 오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