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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밤이의 과거-




이제 더 이상 보육원엔 여자아이만 존재할 뿐. 그 아이가 의지하던 남자아이는 없었다. 그래도 그 곳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며 여자아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어둠이 찾아왔다. 더 이상 이 곳에 빛은 없었다. 남자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여자아이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베어 나왔다. 천천히 한방울 두방울 고였다가 떨어진다.


"허. 청승은."


그렇게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 펼쳐보고 있을 때 원장이 나왔다. 그리곤 여자아이를 보며 비난을 시작했다. 온갖 모진 말들을 다 꾸역 꾸역 삼켰다. 하지만 여자아이가 삼키기 힘든 말이 있었다.


"이제 걘 여기 없어. 넌 이제 진짜 혼자야. 어떡하니?"


아, 이제 여자아이는 정말 혼자였다. 더 이상 지킬 것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다.


피식- 하고 여자아이는 실소를 흘렸다. 그 모습이 보기 싫었던 것인지 원장은 화가 난 얼굴로 여자아이를 원장실에 끌고 들어갔다.


"네까짓게 뭐가 좋다고 웃어. 천박한 계집애가."


여자아이는 더 깊은 지옥으로 그렇게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다른 날과 똑같은 보통날이었다. 남자아이가 사라진 그 곳엔 여자아이만이 있었다. 여자아이는 모든 흥미를 잃은 듯 보였다. 어린 여자아이의 눈엔 그 어떠한 빛도 나질 않았다. 마치 영혼조차 사라진 시체같은 모습이었다.


남자아이가 사라진 이후로 여자아이를 향한 원장의 학대는 더 극심해졌다. 반응조차 사라진 여자아이가 더 미워진건지 원장은 아이에게 폭언까지 일삼으며 괴롭히기 일쑤였다. 여자아이는 원장이 불러낼때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제발 자신의 존재가 사라졌으면 하다가도 다시 만날 남자아이를 생각하면 또 입술을 앙물며 희미한 생의 의지를 다잡고는 했다.


여자아이와 원장만이 남은 원장실엔 숨이 찬지 거친숨을 몰아쉬며 폭언을 쏟아내는 원장과 얼마나 맞은건지 그 밑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 꺽꺽거리고 있는 여자아이 단 둘이 남았다.


"하아. 하아. 괴물같은 년. 이젠 잘못했다고도 안하네?"


"...."


"너같은 년은 왜 태어나가지고 말이야. 자꾸 거슬리게 해. 네가 이렇게 맞는 이유는 다 너때문이야. 네가 나빠서. 못되처먹어서."


대꾸도 하지 못하는 작은 여자아이 앞에서 흐트러진 옷을 고쳐입는 원장이다.


"아, 너 그거아니?"


"..."


"대휘말이야. 그 이대휘."


가만히 있던 여자아이가 익숙한 남자아이 이름에 반응한다. 그 모습이 재미 있는지 원장은 깔깔 거리며 웃는다.


"걔 미국 갔대. 대단하지 않니? 입양한 그 사람들이 그렇게 부자일 줄 누가 알았겠냐구. 그러니까 제발 정신차려. 걔가 널 보러 여길 올 것 같아? 너랑 걔는 이제 급이 다른거야."


남자아이가 미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여자아이에게 미국이란 학교 수업시간에 막연히 있다고만 들은 머나먼 나라였다.


아, 너는 이제 나랑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겠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여자아이는 생각하며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그 때 였다. 담배를 입에 물던 원장이 라이터를 떨어트리면서 커튼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불이 번지는건 순식간이었다.


여자아이는 번져가는 불길 속 눈을 감았다.




찬기운을 느낀 여자아이가 천천히 눈을 떴다. 병원인듯 흰 천장이 보이고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정신이 들어?"


코 밑에 재가 까맣게 묻은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보고 깜짝놀라 말을 건다.


그렇게 눈을 뜨기 싫었건만 질긴 생명줄은 끊길 줄을 모른다. 라고 생각하며 여자아이는 눈물을 흘려냈다. 남자아이가 없는 여자아이의 삶은 지옥 그 자체였다.


"우는거야? 울지마!"


옆에 서서 여자아이를 내려다보는 남자아이는 말이 많았다. 우는 모습에 당황한건지 야야 하며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지마라한다.


서툴지만 따뜻한 손길에 여자아이는 천천히 다시 눈을 감았다.


얼마나 잔건지 들어오는 햇빛에 여자아이는 눈을 떴다. 배경은 다르지만 여전히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일어났어? 너 꼬박 하루잤다?"


"..."


"배 안고파?"


"보...육원은?"


"어?"


"나 있던곳. 거기는...?"


다 불탔어. 안에 있던 사람들도...


예상치 못한 답인듯. 한동안 여자아이는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모습에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괜찮아?"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남자아이와 시선을 맞추다가 눈물을 터뜨렸다. 소리내어 울어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늘 조용히 눈물만 떨어트리던 여자아이가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내어 울었다. 그 모습에 남자아이는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았는지 그저 곁을 지켜줄 뿐이었다.


아무리 그 곳이 자신에게 지옥이었더라도 그의 친구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었다. 또한 남자아이가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탓인지 다시한번 여자아이는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은 여자아이의 꿈 속에는 자신이 살던 보육원과 그 안의 작은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 뒤에는 친구들이 서있었다. 모두 여자아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제는 행복해지라는 듯.


"대휘야...."


"야. 약골."


남자아이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여자아이는 혼란스럽다는 듯이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기절을 하는거야! 또 병원가야하나 걱정했잖아."


"...."


자신을 그저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여자아이의 시선에 민망해졌는지 큼.큼 헛기침을 두어번 하던 남자아이가 여자아이가 누워있는 침대 끝에 앉았다.


"얘기해봐. 들어줄게. 대휘라는 애가 너랑 친했던거야?"


"..."


여자아이는 대휘라는 아이를 기억하지 못했다. 보육원의 작은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기억 저편에 감춰져버렸다.


그 모습에 어리둥절한듯 고개를 갸우뚱하던 남자아이는 혹여나 자신의 섣부른 말이 여자아이에게 상처로 남을까 다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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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밤이가 대휘를 기억하지못한 이유와 성우와의 첫만남이 등장했네요!
원래는 좀 더 다듬을까했는데...

저희 할머니댁은 인터넷이 안되는 시골집이랍니다..ㅎㅎ

빨리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었어요ㅠㅠ!

너그럽게 봐주세용...ㅎㅎ

이제 다음편부터는 성인 밤과 대휘, 성우가 나옵니당!

다음편도 얼른 가지고 올게요!

사랑해요!

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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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댓글 못달아서 죄송해유ㅠㅠㅠㅠㅠ저도 쓰고 싶었으나 입막당해가고ㅠㅠㅠ 글보면서 넘나리 오열을 했는데 진짜 이제야 댓글다네영 글 너무 쥬아요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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