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435050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트레이스 전체글ll조회 157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안녕, 

흑백이던 나의 삶의 구원자. 

 

 

 

[ 뉴이스트 / 렌 / 최민기 ] 

안 나 라 수 마 나 라 

00 

 

 

* 이 글은 웹툰 ‘안나라수마나라’를 모티브로 쓰여진 글입니다. 

 

 

 

들었어? 5반에 걔... 

나 걔랑 같은 초등학교 나왔잖아. 내 친구한테 들은 건데 걔네 집 원래 ...였대. 

어쩐지. 평소에도 뭔가 음침하더라니... 

 

내일이면 학교는 웅성거릴 것이다. 

학교의 위신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선생들은 아이들의 입을 막으려 부단히도 노력할 것이다. 

그래도 가벼운 입들 사이로 나의 존재는 추측과 소문으로 부풀려지고 뒤덮일 것이다. 

하지만 그도 잠시, 나에 대한 기억 역시 기억 저편 어딘가로 사라질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사람이란 원래 이기적인 존재이니. 

 

그렇다. 나는 오늘 죽는다. 

 

 

가을이구나. 

 

죽음과 생의 경계에서 든 생각은 어이없게도 계절감에 관한 생각이었다. 제법 쌀쌀한 바람이 뺨을 스쳤다. 그 동안 계절이 바뀌는지도 몰랐나보다. 너무 지치고 괴로워서. 

밤의 강물은 깊고 어두웠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낮에 강물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참, 예뻤는데. 

흔히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주마등 같이 스치는 기억들을 마주한다고 하던가. 그 동안의 기억들이 얼핏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괴롭고 힘든 기억 뿐이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내겐 그 정도의 미련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놀랍도록 차분했다. 물을 마주하고 나서도 일말의 공포감이나 후회는 들지 않았다. 

피식, 실소가 나왔다. 나는 정말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아니었나보다. 심지어 나 자신에게조차도. 

 

3년 전에, 제일 힘들어 했던 게 뭐였는지 기억나? 기억, 잘 안나지? 다 그런거지 뭐. 

 

지나가는 차들의 헤드라이트에 문구가 비쳤다. 

그러게. 그렇게 생각 안났으면 좋았을텐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덮어버린 기억은 사람을 갉아먹는다. 그렇게 갉아 먹어서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자살방지문구라는 글귀마저, 그 자리에 선 사람들을 비웃고 있었다. 

 

아, 이제 답지않은 감상은 끝내자. 피곤해... 

 

난간 위에 손을 올렸다. 

하나. 

 

그리고 발을 올리고, 

둘. 

 

그리고 셋,에 손을 뗀 순간, 

누군가 뒤에서 나를 끌어 안았다. 

 

당신, 

 

시선의 끝에는, 

 

마술을 믿습니까? 

 

네가 빙긋이 웃으면서 서 있었다. 

생과 사의 경계 그 순간에 마주한 너의 웃음은 역설적이게도 참 빛이 났다. 

 

 

 

 

많이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제시 둥글게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피드백하겠습니다:)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뉴이스트/렌/최민기] 안나라수마나라 00  3
8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 작가님....안나라수마나라.. 민기ver이라니요ㅠㅠㅜㅠㅠㅠㅠㅜㅜ 섣불리 신알신 누르고 갑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트레이스
우왕 첫 독자님!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안나라수마나라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새벽에 삘 받아서(?) 한 번 써본 글이에욤 웹툰 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내용이 아마 좀 다르게 흘러가지 싶은데 그래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65.181
민기랑 분위기 찰떡이네요ㅠㅠㅠㅠㅠ빨리 다음 편도 주세요 현기증...?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