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ugue of Legendary병*01
w. 공대생
3월2일, E고등학교의 입학식. 산뜻한 고등학교생활의 시작! 대부분의 학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입시에 대한 두려움이 반, 그리고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상승에 대한 설렘이 반인 파릇파릇한 신입생들 사이에서, 종인은 누구보다도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야, 안그래도 까만얼굴이 더 쌔까매졌음."
저새기랑은 또 같은학교의 같은반이 되었다. 자신을 보며 눈을 잔뜩 휘면서 실실쪼개는 세훈을, 종인은 다시한번 질린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사실 저를 받아줄 친구는 오세훈밖에 없는데 감사한줄을 모르고. 쯧쯧.
"그럴일이있다야......"
작년 D고의 축제현장에서 운명적인 순간을 맞이한 후, 종인은 하루만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 이튿날, 주저하지않고 자신의 베스트오브 베스트 프렌드인 오세훈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 세훈이 잠시 굳었다가 짐짓 놀라워하더니, 다음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푹숙이고 온몸을 배배꼬면서 내뱉은말은 이랬다. 「나는, 아직...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 너말고 씨방새야!!!! 종인은 저도모르게 세훈과 저가 그렇고그런걸 상상하다가 화가치밀어 죽빵을 갈겼다.
이후로 정말 열심히 '도경수'란 사람을 수소문하고 다녔다. 그 수소문에 절반은 '모른다'고 답했고, 나머지 절반은 '모른다. 그러나 알고있더라도 너가 그사람한테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 안알려주겠다' 였다. 요약하자면 그냥 다 모른다는 것이었다. 무슨 잘나가는(?) 보컬동아리의 일원으로 있으면서, 얼마나 조용히 살길래 이렇게 아무도 모른다는것일까. 마지막으로 혹시 D고의 보컬동아리 학생이아닐까 싶어서 찾은 D고의 행정실에서, 종인은 '그런사람 없습니다' 는 답을 받았다. 종인의 그 이는 (종인의 시점에서만)행방이 묘연했다. 무슨 요정이세요?
"하....."
그러나 세훈은 알고있었다. 제 친구가 오매불망 찾아 헤매는 남자는 E고 1학년에 재학중이었고, 이제 2학년으로 올라가며, 보컬동아리"History"에 들어있다는, 기본적인 신상들. 하지만 겨울방학내내 그를 못찾아 롤의 세계로 도피하다가 입학식에서 혼자서 죽을상을 하고있는 제 친구에게 '그사람이 사실 이학교사람' 이란것을 알리지 않았다. 어쨌든 제 친구가 불쌍하긴 하지만 사실이 알려지게되면 불쌍한 사람은 죄없는 도경수라는 선배일 뿐이었으므로. 친구의 병신짓은 보고있으면 재밌었지만 주변인들한테는 미안했다.
"야, 표정좀 펴라. 지금 쟤들이 니 얼굴보고 피함."
좀 있으면 하는짓보고 피하게되겠지만....
+
경수는 조급해졌다. 곧있으면 동아리신청기간. 홍보도 하고 오디션도 치뤄서 (자신보다못한)짱짱한 신입들을 데려다놔야 예산도 많이받고 행사도 여럿뛰어 아카펠라동아리 노릇을 할텐데!.... 홍보와 오디션을 혼자서 진행할 여력이없었다. 이런데에 대하여 아무 귀띔도 해주지않고 나몰라라 사라진 선배들이 너무미웠다. 특히 리더 김준면선배. 내 이놈을 잡아 새팀을 꾸려나가기위한 주옥같은 조언을 귀담아듣고 상큼하게 아가리를 털어주고말리라.
띵-동-댕-동
"야, 이 학교는 들으면들을수록 종소리가 구ㄹ..야 어디가!"
찬열의 외침이 들리는지마는지 경수는 종이치자마자 요란스럽게 뛰쳐나갔다.
경수는 쉬는시간마다 3학년이 있는층을 들쑤시고다녔다. 1년도 안남은 수능에 겨울방학동안 팽팽 논 자신들을 탓하며 학구열을불태우는 수험생들로 인해 복도는 한산하기 짝이없.......기는 무슨 무슨 시장통마냥 북적북적댔다. 이럴거면 왜 굳이 3학년을 고립시켜?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반드시 그 기분나쁘게 하얀 목덜미를 짤짤짤흔들어주겠다 마음먹은 경수는 정말정말 열심히 복도며 교실을 뒤지고다녔다. 3학년들....... 수능을 8개월밖에 안남겼으면서, 지금부터 쉬는시간에 엉덩이 딱붙이고앉아 공부하면 좀좋아..?
내년에 자신만은 쉬는시간에 안놀고 공부할거라고 착각하는 경수였다.
(자기생각으로만)매의 눈으로, 왠지 흰자만 많아 사방을 살피는데는 별 쓸모없을거같은 큰 눈을 도륵도륵 굴리며 온 복도교실을 뒤지고 다녔다. 쉬는시간을 쉬지않은채로 보낸지 몇시간째였더라. 그때 경수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포착되었다. 놓치지않고 나비처럼날아서 벌처럼..!!까진 아니고 다다다다달려가 그앞에 딱 섰다.
빠름!빠름!빠름~ 엘티이워!프! 올↘레↗! 귀에익은 CM송이 들리는것도같다.
상대방도 자신을 보고 당황해서 피하는 눈치. 이동수업을 하러 가는건지 품에 잔뜩 그러안은 수능특강시리즈들이 , 순간 들썩 했다. 뭐야?
"루한형."
"워쓔ㅣ쭝궈뤈.추쯔쮜엔뮈엔."
뭐야 쟤 뭐라는거임. 존나 2학년때 제2외국어배웠다고 자랑하는거임? 나도 이제 곧 배우거든? 근데 일본어 신청했다.
경수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이게 뭐하자는건지모르겠네.
"형, 장난치지말구요. 김준면새ㄲ..아니 선배 어딨어요?"
"니찌야오더쎤머밍쯔.피앤이디얿바-"
"아니....."
경수의 얼굴이 다이내믹하게 일그러졌다. 도대체 이건 어디서가르친 오리발내밀기야!!
준면선배의 허연목덜미를짤짤흔들지못했으니 네놈의 사슴같은 목덜미라도 대신 짤짤짤흔들어야겠다. 이건 존나 내 미래(명성,인기,여친,여친,여친,여친...etc)에 관련된 아주 중요한 문제라구욧!!!!!!!
이대로 동아리가 인원수미달로 해체되고, 그럼 자신은 혼자가 되어 떠돌다가 결국 일이 이렇게 된거 스펙이나 쌓아야지.. 에휴.. 이러면서 화학동아리같은 재미없는 동아리에 들게 될 것이다. 실험을 하다가 알코올램프에 든 알코올은 어떤 인생의 쓴맛일까? 같은 생각을 하며 그것이 메탄올인지 모르고 드링킹해서 결국 실명을 할 것이다. 앞을 보지못하게된 나는 너무 절망적이지만 지팡이를 짚고 안내견을 쓰라는 주변의 권유를 만류하고 패기넘치게 전진전진충재충재! 하다가 앞에있는 계단을 보지못하고 헛디뎌서 굴러떨어질것이다. 굴러떨어지다가 척추를 건드려서 결국 하반신불구가 되고 휠체어신세를 지게되겠지. 앞도안보이고 걷지도 못하는나는 결국 '아.. 내가 할수있는 유일한 것은 노래밖에 없어 노래가 바로 나의 운명이야' 이런 초 긍정적인 마인드로 노래를 하게되고 난 노래를 존나잘하니까 길거리에서 양동이를 옆에두고 아련터지게 노래를하다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게되고, 결국 매스컴에 "보지도,걷지도못하지만 행복해요. 행복한 가수 도경수" 로 소개되어서 유명인사가되서 ... 하반신 마비일지라도 춤을 출수있다는 희망을 가지게되고 피나는 노력끝에 휠체어로 춤을 추는 댄스가수로 데뷔....... 어 존나 갈수록 이상해진다. 하반신불구쯤에서 끝내는게 좋겠어.
경수의 머릿속에 동아리가 사라졌을경우에 자신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어디선가 운명교향곡이 들려오는것도같고.
근데 이..선배새기가 쭝궈런인척을해?!??!!!!?!?!!!
"형저한테어떻게이러실수가있어요오ㅗ오오오!!!!!!!"
절망에북받힌경수가 루한의 멱살을 부여잡고 세차게 짤짤잘짤짤짤 털어대기시작했다. 경수 주변에 어두운 그림자같은것이 드리운게, 다가가면 그 어두운 그림자가 수능까지 들이닥칠거같은 기분에 아무도 루한을 구해주지못했다. 이후에 누군가가 진술하길, 그때의 루한은 사냥꾼에게 목따이기 직전의 사슴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슴같은 목덜미를 잡아죽일듯이 탈탈털어대도 경수의 기분은 하나도 나아지지않았다. 경수는 자신에게나 루한에게나 득이 하나 될 것 없는 짓거리를 관두기로 하고, 한숨을폭-쉬며 멱살에서 손을 놓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절망적이었다. 뒤돌아 터덜터덜 걷는데, 순간 자신이 너무나 바보같아 죽고싶었다. 도경수병신새끼! 동아리 담당선생을 찾아가면되잖아!!!
얼마안남은 쉬는시간. 경수는 시계를 확인하며 이상한나라의앨리스에 나오는 토끼에 빙의해서 냅다 교무실로 달렸다. 그 뒤에서 갑작스런 격한 헤드뱅잉에 넋을 놓고 수능특강과 함께 복도바닥으로 쏟아져내린, 그제서야 친구들의 부축을 받는 불쌍한 사슴새기는 아웃오브안중임 ㅇㅇ.
동아리담당선생님은 영어원어민수업을 맡고있는 크리스선생님. 약 3년전, 처음 동아리를 만들 때 원어민이라 한국말을 잘 못하니까 동아리일에 신경안쓰고 결재도 빠릿빠릿해주시겠지, 하는 생각에 선택한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모두를 놀라게했지만 정말로 동아리일에 신경안써줘서 감사했다...는 동아리히스토리의 히스토리가있다.
"크뤼쓰 선생님!!! 김준면선배 몇반이에요!!!"
보컬답게 온 교무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에 모든 이목이 경수와 크리스선생님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러자 느릿하게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쉿"하면서 눈을 찡긋하는 크리스.
헷,역시 선생님은 키와 어깨만큼 허세가 짱 크셔.
선생님이 어질러진 책상을 뒤적대면서 명부를 찾는사이,
"선생님 근데요 아까, 루한선배를 만났거든요. 근데 진짜 웃기게, 중국인인척을 하더라니까요? 막 워쓔ㅣ쭈왕쮜엔. 이러면서?"
경수는 정말 기가차다는 듯이 말했다. 언어는 1등급이고, 외국어는 4등급인 토종한국인 김루한이? 촴.....나 .....
" 걔 중국인 맞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거짓말좀 거짓말답게해라ㅋ뭐라는거임ㅋ
경수는 진심으로 빵터져서 말했다.
"으하하하ㅏ하하하하하핳핳 선생님, 차라리 선생님이 중국인이라고 하세욬ㅋㅋ진짴ㅋㅋ"
"나도 중국인인데? 그리고 준면이는 5반이야.".
.
.
."안녕히계세요."
끼익-탁.
그 둘의 국적을 눈으로 확인한 뒤에는 웃을수가없었다. 이걸 뭐라고하더라. 멘붕.
진짜로 루한은 김루한인줄 알았고 크리스는 한국캐나다 혼혈인줄 알았는데. 안그러고서야 나보다 한국어를 잘할리가 ......
"하....."
그때 종이울리고, 경수의 절망적인 상념은 일시중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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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노망난할배같은개새기(업그레이드됨)를 찾기위해 온 3학년 교실,복도를 이잡듯이 뒤집어쑤시고 다니던 지난 일주일, 건진거라고는 또 수능특강따위를 잔뜩 품에안고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가던 두놈이었는데,
한놈은 "자,내가 파이를 줄게....스투페파이!" 하면서 수능특강 물리1을 비장하게 던지고 복도저편으로 달려가는게 미친비글왕같았고, 한놈은 볼에 바람을 넣고 존나 만두인척을 하기 시작했다.
와.....형들이 좀 얼굴값못하는 병신들이긴 했지만 이정돈 아니었는데......고3이 된다는것은 저런것이구나. 경수는 진심으로 형들이 걱정되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제 다음주면 동아리신청기간이다. 준면선배를찾는 쉬는시간 10분에 온 체력을 집중시켜 쓰느라 수업시간에는 잠을자면서 일주일을 보냈지만 진전은 없었기에, 경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한다. 진작 이방법을 쓸걸, 하고 자신의 한템포 늦는 두뇌를 탓하며.
체육시간.
"도경수."
"↗네↗!"
"박찬열"
"↘네↘."
찬열의 원맨쇼를 본 주변애들이 키득거렸지만, 60이 가까이 되보이는 체육선생은 그것조차 눈치못챈듯했다. 또 공던져주고, 축구해라~ 그러겠지.
"축구해라~""우와아아아아--"
저것들은 작년내내한 축구가 질리지도않나. 그러면서 찬열도 남자새끼들무리에 섞여 열심히 공을 쫓고있었다.
경수는 찬열에게 대리출석을 부탁하고, 3학년 5반 복도창문 밑에 쪼그려앉아 수업이 끝날때까지 대기를 탔다. 수업시간 내내 선생님들의 목청높여 수업하는 소리만 복도안에 울려퍼질뿐, 개미새끼떠드는 소리조차 들리지않는 고요한 복도에서, 경수는 고3은 그래도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실 안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열공 코스프레를 하고 자고있는데....
띵-동-댕-동-
왔구나!!!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경수가 재빨리 복도창문을 통해 교실안을 스캔했다. 김준면의 뒤통수! 종소리가 끝나자마자 졸린눈으로 옷소매로 입가의 침을 닦더니, 조용히 교실뒤편의 청소사물함으로 다가가고, 그 뒤로 학우들 여럿의 애잔한 시선이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는 청소함으로 들어간다.
경수의 눈이 희번득하게 빛났다. 오호라, 지난 일주일동안 저기에 숨어서 날 피하셨구만?
뚜벅뚜벅뚜벅. 경수가 뒷문을 통해 천천히 청소사물함으로 다가간다. 슬로우모션처럼 펼쳐지는 그 광경을 몇몇이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감넘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몇몇은 속으로 준면을 애도했다. 무서운 후배 피해다니느라 수고했다 친구.
"준면이형!!!!!!!!!!!!!!!!!!!!!!!!!!!"
아, 가련하도다.
경수는 준면의 면상을 보자마자 아가리를 털 계획이었지만 그의 얼굴은 너무나 성스러워서 차마 그러지 못했다. 3학년 교실에서 2학년이 3학년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단이 날줄 알았던 그의 학우들은, 경수가 조용히 준면의 어깨를 잡아일으켜서 끌고나가는 모습에 안도했다. 그래도 들은것보다 예의있는청년일세. 허허.
"형,아..진짜."
"그게말이야, 경수야.."
경수는 정말로 분노에 북받쳐 선배의 면상에 대고 흡사 다그치듯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뭐라도 알려주고 가셨어야지!!""그게,나도 어쩔수없었단다.흑흑."
"흑흑소리 그렇게 인위적으로 내실필요없으세요."
"너는 똘똘한 애니까, 잘할줄알았어."
"아니에요, 저는 똘똘이가 아니에요. 바보에요."
"그래 맞아.... 너는 바보야."
".....?"
그렇게 10분 내내 옥신각신 하던 둘은 나름대로 당찬 계획을 세웠다. 동아리에 닥친 현실에 대해 준면이 말한것의 요는, 모두 입학사정관제에 눈이멀어 화학동아리,물리동아리 같은 자기 자기소개서에 한줄이라도 더 거창하게 쓸수있는 동아리에 들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손 놓고 있다가는 저딴 재미없는 동아리에 인재들을 내주게 된다는것이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떡해야하죠? 우리가 아니라 너야. 너는 이제 동아리홍보를 해야하지. 우리는 어떻게 동아리홍보를 하나요? 너는 전교에 포스터를 뿌려야해. 우리의 사진이 든 포스터를 뿌려야 겠군요. 아니, 자꾸 우리래? 너의 얼굴이 대문짝하게 박힌 포스터를 뿌려야해.
...해서 경수가 엄지를 척!들고있는 남자다운사진을 대문짝하게 박은 포스터를 전교 구석구석에 붙이기로했다. 아무리봐도 동아리홍보용 포스터라기엔 강조할것이 잘못되어있어 보였지만, 마음이 급한 경수와,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는 준면은 포스터자체에 대한 문제에는 신경을쓰지 않았다.
『E고의 아카펠라동아리! 여심을 사로잡는 가장쉬운 방법! History.』
준면이 써놓은 문구를 찬찬히뜯어살피던 경수는 고개를 세게 도리질치며 '아카펠라'를 지웠다. 문구자체가 심하게 아날로그했지만 그런것은 경수눈에 들어오지않았다.
『E고의 보컬동아리! 여심을 사로잡는 가장쉬운 방법! History』
준면이 포스터를 보더니 물었다. 근데 왜 아카펠라가 아니라 보컬이야?
아, 저는 아카펠라가 정말싫거든요. 이참에 그냥 보컬동아리할래요.
『E고의 보컬동아리! 여심을 사로잡는 가장쉬운 방법!』
[오디션 장소는 4층 401호 우리 동아리실.
시간은 금요일8교시. 보러오든가 말든가. 흥]
'보러오든가말든가, 흥'은 츤데레기법이 필요하다는 준면의 강력한 의견으로 추가되었다.
+
약3분만에 만들어 나온 아날로그하며 덕내조차 나는 포스터를 본 찬열은 신명나게 웃어제꼈다. 가만히만 있으면 쿨뷰티요정인 찬열은 웃기만하면 사마귀같아지기때문에 별명이 사마귀였다. 그렇게좀 웃지말라고 몇십번을 말해도.
"으컄컄캬컄컄캬ㅑ캬컄캬캬컄캬캬캬캬캬컄캬캬컄ㅋㅋㅋㅋㅋㅋㅋ"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니네동아리 홍보포스터냐?ㅋㅋㅋㅋㅋ존나 김준면형이 만들었네이겈ㅋㅋㅋㅋㅋ"
어떻게알았지? 포스터에서 그정도로 아날로그한 오덕후 냄새가 나는줄은 몰랐다.
"하여튼 난 이걸 내일 전교구석구석에 붙일거야.""그러던가말던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오디션을많이도보러오겠다ㅋㅋㅋㅋ니얼굴보곸ㅋㅋㅋㅋ"
"많이올거그등? 야, 근데 너 들 동아리는 있냐."
신명나게웃어제끼던 찬열이 얘는 갑자기 무슨 개수작을 하려는걸까, 하고 경수를 째렸다.
"...별로... 근데 왜?"
경수는 경수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제 친구인 찬열은 1학년때도 영화감상부같은 시덥잖은 부활동을 하며 동아리시간을 휑-날렸다. 이새끼는 2학년때도 스펙이뭐에요? 먹는건가? 우적우적. 그러면서 독서동아리같은데를 들어 도서실가서 잠이나 퍼자겠지. 그럴바에야..
"너 우리동아리들어라. 너를 캐스팅매니져로 임명한다."
그런 개수작부릴줄 알았지. 4명이 안되면 동아리가 깨지니까 만만한 저를 끼워서 혹시나 부원을 못채워도 동아리를 이어나가려는 수작! 찬열이 그딴 개수작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표정으로 경수를 쳐다보자, 경수는 마지막카드를 내밀었다.
"좋은 부원을 캐스팅하면 너에게 믹스테잎으로 가득찬 5기가 USB를 주지.""콜."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찬열은 힙덕이었다.
형의 usb로 거래를 성사시킨 경수는 기분좋은 웃음을 얼굴에 띄웠다. 이제 2명정도야 오디션을 보러오겠지? 음치만 아니면돼. 내가 센터에 서서 다해먹을거거든! 혹시 1명만 오더라도 그냥 동아리신청서에 김준면몰래 김준면의 이름을 써서 내야겠다,는 계획을 세운 경수는 마음이 날아갈것만 같았다.
『E고의 보컬동아리! 여심을 사로잡는 가장쉬운 방법!』
[오디션 장소는 4층 401호 우리 동아리실.
시간은 금요일8교시. 보러오든가 말든가. 흥]
다음날, 이 포스터를 제일 먼저 본 사람은 제일 먼저 등교한 세훈이었다. 이 포스터가 종인의 눈에 띄었을때 어떤 사단이 일어날지가 눈에 훤히보였다. 세훈은 눈물을 훔치는 척 하며 앞에 붙은 포스터를 잡아 떼었다. 도경수선배. 다 선배를 위한 일이에요.
그렇게 선도부를 피해 가장먼저 등교한 세훈은, 아침자습도 빼먹고 전교를 돌아다니며 모든 포스터를 떼어서 자신의 가방에 쑤셔넣었다. 나중에 이걸로 존나 비행기나 접어 날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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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데 너무 신명나요.....내가 다 신명난다! 얼쑤!!!
저는 그냥 여러분이 보고 픽웃었으면 그걸로 좋습니다.ㅋㅋ 대차게 웃어주시면 더좋구욬ㅋ
근데 아직도 카디찬백이 못만났어요 ㅠㅠㅠ아직도 병신들의 리그가 시작되지않았습니다.
다음편엔 그들의 재회가있는걸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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