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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민석을 만나는 날.

우린 1년에 단 한번. 단 하루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게 서로의 일상을 지키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중국에 자리를 잡고 중국에서 연예활동을 이어가고

민석은 한국에서 보통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 둘은 남들과 똑같이 가정을 꾸렸고 한 가정의 아버지로 가장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오늘은 민석을 만나는 날.

우린 1년에 단 한번. 단 하루 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멀리서 보이는 민석의 모습.

1년만의 모습은 많이 야위었지만. 어릴 적 웃음은 그대로이다.


"민석,! 안녕 오랜만이야.."

"루한.. 오랜만이야 ^^"


나를 잡는 민석의 마른 손.

나를 안는 민석의 마른 몸… 


" 왜 이렇게 살이 또 빠졌어…"

"내가? 아냐 난 그대로 인걸"


민석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조그마한 변화라도 크게 느끼는게 사랑… 


그 이상 너를 걱정해 줄 수 없는 내가 너무 바보같다.

예전 같았으면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며 웃기에도 모자랐던 하루 하루를

몇년 째 우린 서로가 서로를 걱정해 주며 그저 아쉬운 1년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이상의 서로에 대한 걱정은 이제 허락되지 않는 일들이겠지..?


"…민석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아이는 잘 크고 있어? 와이프랑 사이는 좋아?"

"그렇지 뭐. 하하 하나씩 물어봐~ 뭐가 그렇게 급하다구 ..ㅋㅋㅋㅋ

애가 날 아주 쏙 빼닮았어. 여자 아이인데 나한테 애교 부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겠어"


민석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한 보통 가정의 아버지의 모습이였다. 나 없이도 저렇게 행복해도 된단 말인가….

나 없이도 저 눈이 저렇게 빛나도 된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 부인도 나한테 정말 잘해. 살뜰히 챙겨주고 특히 요리를 진짜 잘해"



우리가 마지막으로 친구로 남자며 헤어지 던 날.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그러한 결정을 하자던 민석이 갑자기 떠올랐다.


"난 이제 보통의 사람으로 돌아가서 내 생활을 하려해… 넌 중국에서도 활동 할거면

나랑 헤어지는게 좋겠지..? 너의 앞날에 내가 걸림돌이 되긴 싫어."

"아냐! 난 괜찮아! 민석… 그런 말 하지마…"

"루한… 우린 이러면 안돼."


민석을 잡고 싶었지만 민석의 눈은 이미 날 떠나 보냈는지 차가운 한기만 가득했다.

엑소가 해산되던 날. 그렇게 나에게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따로 살아가자던 민석…

내가 첫 남자였던 민석은 그 후로 여자를 몇 사귀었다. 

"나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너가 계속 나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좀 부담스러워 루한…"


일방적인 나의 사랑고백이었다. 친구를 잃기 싫었던 걸까. 그 동안의 6년의 시간은...

민석의 날 대하는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우정이었을까…

보란듯이 다른 여자와 웃고있는 민석을 보면 아리다 못해 쓰리다.


"루한,! 루한은? 뭐.. 소식은 들었어. 너도 티비 보니까 행복하게 잘 살더라. ^^

다행이야. 네가 행복해서 ^^

큰~~ 집에 이쁜 부인과 귀여운 아들! 역시~ 중국 연예인은 스케일이 달라도 한참 다르구만?ㅎㅎㅎㅎㅎ"



바보야.

내가 말했잖아 에전에. 


"민석,! 너.. 중국에 와서 살 생각 없어..?"

"..중국? 갑자기 중국은 왜..?"

"..음… 그게 좀 힘들 것 같으면 일년에 반은 중국에서! 반은 한국에서! 어때?

"에이~ 루한… 그건 내가 자신이 없어.. 아무리 네가 중국에 같이 있는다 하더라도… 조금 힘들 것 같아"

"그래..? 그럼 뭐… 내가 한국에서 너랑 살면 되겠다 ! ^^ 그치? 그럼 문제 없는거네~!! 역시 우린 잘 맞아."

"바보야 뭐가 잘 맞아. 맨날 나한테 맞춰주기나 하고…"


너랑 같이 살 집이었어….

너와 함께 살고 싶은 집이었다고… 


"루한… 난 네가 행복해 보여서 기뻐"

"나도 민석. 네가 행복해 보여서 나도 너무 기뻐"


우린 서로 말 없이 바라만 보았다.

나는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도 괜찮았다.

내 눈에 널 담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지금 이 행복한 너의 모습을.. 웃는 모습을…

1년동안 꺼내보고 꺼내보아도 줄어들지 않게… 바라만 봐도 나는 괜찮았다.


"나 이만 가 볼게"


항상 먼저 자리를 뜨는 건 민석이었다.

오늘도 평소처럼 민석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지 마. 조금만 더 앉아 있다가 가.' 내 목까지 차오르는 소리를 누르고 또 눌러 겨우 참았다.


"일년 후 오늘… 그 때 다시 봐 루한. 

오늘도 늦으면 나 진짜 쫓겨나ㅎㅎㅎㅎ ^^ 가볼게"


가지마..! 가지말라고… 민석… 왜 항상 그렇게 먼저 가버리고 왜 항상 나에게 쫓기듯이 선을 긋는건데…

내가 아직도 부담스러워? 나.. 이렇게 잘 노력하고 있잖아.. 그 이상은 너한테 바라지도 않을게… 그러니까 좀만 더 앉아 있다가 가..

제발.. 부탁이야…


"그래. 잘 가 민석…!"


그렇게 휙 돌아 가버리는 민석. 왜 걸음은 그렇게 빠른건지 뭐가 그렇게 바쁜건지… 

단 한번도 뒤 돌아 '잘 가 루한' 이라고 인사 한번 안 해주는지… 난 이럴 때마다 네가 너무 밉다…

나 없이도 잘 사는 것도 밉고 내 마음 다 알면서도 그렇게 선을 그어버리는 네가… 너무 밉다….



,,,그래도 잘 가 민석.

나를 위한 마지막 배려... 1년의 하루… 그 것만으로 난 감사해 할게…


돌아오는 비행기 안… 오늘도 그렇듯이 민석을 만나고 오면 아픈 머리를 쥔 채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창밖을 바라보며 널 그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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