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베이커리 EXO입니다
"오징어! 빨리 일어나! 오늘 강의 있잖아!"
"…으음, 조금만 더…."
"아오 진짜! 어서 안 일어날래! 아니면 너 지각한다!"
달콤한 꿀잠을 자고 있었는데 정수정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이 잠에 빠져서 못 일어난다는 게 말이 되냐만은, 난 엄청 잠이 많아 항상 정수정이 깨워줘야 겨우 일어나기 일쑤였다.
결국 마지못해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데, 정수정은 언제 일어난건지 옷도 다 갈아입고 있었다.
"빨리 씻고 옷 갈아입어!"
"아 알았어~"
누가 보면 우리 엄마인줄 알겠다.
아니 어떻게 보면 정수정이 우리 엄마보다 더 잔소리쟁이일지도.
화장실 거울로 내 얼굴을 봤더니, 세상에.
눈이 퉁퉁 부었다.
에휴, 오늘은 안경 쓰고 가야되겠다.
대충 씻고 옷을 챙겨입으니 정수정은 내 이불까지 다 개고서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아, 아침 먹어야 되는데.
자고로 사람은 아침을 먹어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는 게 우리의 인생 모토였기에 아침을 빼먹는 날은 거의 없다.
설사 시리얼이나 과일로 아침을 때운다고 해도.
"정수정! 아침 먹었어?"
"야, 너 때문에 아침 먹을 시간도 없다! 중간에 샌드위치나 사서 먹을래!"
정수정에게 아침 먹었냐고 살며시 물어보자 나 때문에 먹을 시간도 없다며 중간에 샌드위치나 사서 먹겠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외쳤다.
얜 신기한게, 빵은 안 먹으면서 샌드위치는 먹는단 말이야. 야채가 있으니까 그렇다나 뭐래나.
…아무튼, 맨날 아침마다 얘가 깨우는데, 미안해서라도 아침 사줘야겠다.
"다 챙겼어? 나가자!"
어느 새 짐을 다 챙긴건지 정수정이 먼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나도 서둘러서 가방을 챙기곤 밖으로 나왔다.
집에서 나오며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다행이다.
"어! 오징어, 아침 사 먹자!"
"응?"
그렇게 지하철을 타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정수정이 아침을 사 먹자며 걸음을 멈춰 나도 덩달아 멈추곤 응? 이라며 되물었다.
학교 근처에서 먹자고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싶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정수정이 이상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마침 빵집 앞이니까 사가자!"
"어? 어어어?"
빵집 앞이니까 사서 가자며 나를 이끄는데, 이 빵집은 다름아닌….
"어서오세요! 베이커리 EXO입니다~"
베이커리 엑소였다.
-
또다시 얼떨떨하게 이곳에 오고 말았다.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쑥스러워서 그 날 이후로 간 적이 없었는데 또 정수정에 이끌려서 오게 되었다.
에휴, 내 팔자야.
"뭔 샌드위치 먹을래? 이쪽으로 와 봐."
"아무거나 먹지 뭐."
이쪽으로 오라며 샌드위치 종류를 보고 있는 정수정에게 아무거나 먹지 뭐 라며 툴툴대곤 살펴보는데 마침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준면 오빠와 눈이 딱 마주쳤다.
"어? 징어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왠일이야?"
"네? 아, 학교 가는 길에 잠시 들렸어요."
그러자 주방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징어?! 징어 왔어?!"
"올 징어 누나! 오랜만이네요?"
헐. 아침부터 멘탈붕괴.
빵을 만들고 있었는지 손에 밀가루가 범벅인 채로 환하게 웃는 박찬열과 김종인이 내게 엄청나게 격한 인사를 했다.
"너네 들어가. 빵 만들다가 나와서 뭐 하는거야?"
"넵."
"죄송합니다."
그러자 준면 오빠가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했고, 그 말에 박찬열과 김종인은 찍 소리도 못하고 주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내 옆에 있던 정수정은 이게 지금 무슨 일이냐는 듯 어버버, 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아씨, 이거 정수정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너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응? 어, 그게…. 그러니까…. 아야!"
마구 생각을 하고 있자 정수정이 먼저 나에게 선수를 치며 물어왔다.
당황한 나는 대충 얼버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정수정이 내 등을 퍽퍽 때렸다.
"아파 정수정! 뭐하는거야!"
"야, 이렇게 됐으면 이 언니한테 말해줬어야지!"
아프다고 그녀에게 소리치자 이상한 말을 하는 정수정.
…뭐라는거지? 싶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니 정수정은 씨익,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나도 좀 소개시켜줘야지! 이런 분들이랑 친해졌으면!"
"아! 아 그만 때리고 샌드위치나 골라!"
퍽퍽, 때리며 자기한테도 소개시켜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하는 정수정에게 샌드위치나 고르라며 말을 돌렸다.
절대 소개시켜주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니다.
나도 지금 어색하단 말이야!
"ㄴ, 나 파니니 먹을래!"
"어? 그래. 그럼 난 BLT."
대충 내가 먹고 싶은 샌드위치를 말하니 정수정은 그냥 넘어가려는 듯 자기도 먹고 싶은 샌드위치를 골라 내 것과 함께 집었다.
"아, 내가 계산할게!"
"어? 어, 뭐. 그러던가."
정수정이 계산하려는 걸 가로막고 내가 계산한다며 정수정이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대신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러자 그녀는 카페 쪽으로 향해 의자에 앉았다.
"계산해줄께."
"아, 네."
"음…. 5300원이구, 데워줄까?"
"어…. 정수정, 샌드위치 데워줘?"
"응, 부탁함."
"어, 그럼 두개 다 부탁드릴게요."
준면 오빠와 이런 식으로 어색하게 계산을 마쳤다.
준면 오빠는 익숙하다는 듯 샌드위치를 데우려 구석에 있던 조그마한 오븐에 샌드위치를 넣고 타이머를 맞추었다.
음, 근데 지금은 직원이 많이 없는 것 같네.
"어, 아침에 원래 이렇게 직원이 없어요?"
"응? 아. 아침이라 빵 담당 애들이랑 커피 담당 애들만 나와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조금 있으면 와. 그리고 아직 학생인 애들도 있고."
직원이 원래 아침에 없는거냐며 준면 오빠에게 조심스레 묻자 아침이라 빵 담당과 커피 담당만 일한다고 대답해주셨다.
어? 아직 학생인 직원도 있다고?
"어? 학교 다니는 직원분들도 있어요?"
"응. 백현이랑 종대, 종인이랑 세훈이. 찬열이나 경수는 고등학생 때부터 이쪽으로 많이 준비하고 그래서 학교 안 다니고 여기서 일하는 거고."
아, 하긴. 저번에 나이 정리했을 때 아직 대학생 정도의 나이었으니까.
찬열이나 경수는 안 다니는 거라고 해도 자기 꿈을 이루고 있으니까 잘 하고 있는거고.
"징어도 대학생이야?"
"아, 네. 저기 있는 친구랑 같은 학교에 다녀요."
"아, 그렇구나."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는지, 저 말을 끝으로 대화가 끊겼다.
그리고 동시에 땡, 하고 오븐도 멈췄고.
"자, 여기."
"아, 감사합니다."
데운 샌드위치를 종이에 싸서 건네주는 것을 받으며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자 웃는 준면 오빠.
"야, 징어 간다!"
그리고 주방에 대고 야, 징어 간다! 라고 외치자 이번엔 카페 주방에서까지 우르르, 몰려나오는 직원들.
"헐, 벌써 가요?"
"가지 마~"
"아, 나 아까 징어 오는 거 못 봤는데."
"나도."
"Bye-bye! 이따 또 와~"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고 있자 보다 못한 카페 쪽에 있던 정수정이 나에게 와서 툭툭 쳐서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얼렁 가자. 학교 늦겠다!"
"어? 어."
고개를 끄덕이고 정수정이 주문한 샌드위치를 건네주고는 빵집을 나섰다.
뒤의 직원들은 아직도 시끌시끌했지만,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는 빼먹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오늘의 빵」
파니니
이탈리아 전통 샌드위치.
치아바타 또는 발효시켜 구워낸 빵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구워낸 샌드위치.
파니니그릴에 구워내어 속재료는 부드럽고 겉의 빵은 바삭한 맛이 일품.
BLT 샌드위치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의 약자를 붙여 만든 이름. (Bacon, Lettuce, Tomato)
가장 기본이 되는 샌드위치로, 아삭한 채소의 질감과 베이컨의 짭쪼롬하고 고소한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암호닉
금니 / 징징이 / 펑키 / 바닐라라떼 / 방구 / 다정이 / 갤럭시 / 폭립 / 송이 / 룰루룰 / 큥징 / 테라피 / 눈두덩 / 빵야빵야 / 타어 / 캔디 / 뭉이 / 지안 / 붓세 / 1400
혹시 빼먹은 암호닉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럴 땐 작가를 먼저 욕하기ㅜㅠㅠ)
안녕하세요, CHOCO입니다!
점심 때가 지났는데 모두 맛점하셨나요?
전 아직 점심을 못 먹어서ㅠㅠㅠ 글 쓰면서도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 있네요ㅠㅠ
이번 편은 일상? 쪽으로 가보고 깊어서 그렇게 화려하지 않은 빵을 고르고 스토리를 풀었어요!
점점 조금씩 가까워지겠죠?
참참, 베이커리 구조가 조금 헛갈리는 것 같아서 간략하게 구조 설명 지도(?)를 만들어봤어요!
이해가 되시나요?
암호닉 신청, 신알신, 덧글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항상 받고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