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영화에서처럼 갑자기 뭐에 맞은 듯 턱! 돌아온게 아니라 어어어어 이거 뭐지? 기억이 돌아오는 건가?.. 돌아오는 거야....? 어라 정말 돌아오네? 이런 느낌으로 찾아왔다. 기억을 잃은 나를 대하며 콩은 사소한 행동을 할 때 마다 이거 기억 안나? 이거 형이 좋아했던 건데. 그랬었는데.. 하는 부연 설명을 꼭 붙여줬다. 그게 하나 둘 쌓이고 쌓여 하나의 열쇠를 만들었고. 그 열쇠로 꽁꽁 잠겨있던 자물쇠를 풀어 낼 수 있었다.
뭐.. 너랑 나랑 어떤 사이였다고...? 처음엔 콩이 나에게 하는 모든 말들이 당혹스러웠다. 진호에게 동생 이상의 관심이 없었던 시절로 돌아갔었으니까. 그럼에도 날 당황하게 만들었던건 진호의 돌발행동이 싫지 않았다는거. 내가 미친거 아닐까. 진호도 미친거고 그냥 세상이 미처 돌아가고 있는거 아닌가... 아니지 난 실은 사고가 나서 죽은거고 여긴 현실 세상이 아닐지도 몰라. 그게 아니면.. 그럼... 진호랑 나..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들이 날 괴롭혔지만. 막상 그 순간만 되면 그래 이렇게 기분 좋은데... 미친놈 하지 뭐. 생각하게 됐다.
기억을 찾고 나서는 고민이 됐다. 이때가 아니면 홍진호가 임요환한테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겠어? 진호의 말투가 원래 틱틱 거리고 퉁명스럽지만, -친하면 친할수록 편하게 속에 있는 말 다 하는 녀석이니까-나 이 외의 녀석들에겐 애교도 묻어나고-본인이 애교를 안부리려고 해도 말끝에 o이 저절로 붙으니까 형들 입장에선 또 동생들 입장에서도 그렇게 느껴진다.- 본인은 자각 못하는 것 같지만 대놓고 잘 달라붙고 툭툭 건드리고 장난도 곧 잘 친다. 나한테도 그랬고. 언제 부턴가 뚝 끊겨서 그렇지.
간만에 예전 홍진호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을 찾다 보니 당(?)하고 있다는 생각 대신 어라.. 이것도 좋은데..? 나쁘지 않은데...? 생각하게 됐다. 일끝나자 마자 쪼르르 달려와 챙겨주는 것도 좋았고. 이것저것 쫑알거리는 것도 좋았고.-원래 하루 일과가 끝나고 이런 일이 있었어 하소연 하는건 내가 맡아서 했었다- 먼저 들러붙는 것도 좋고. 오래 버틸 생각은 없었다. 앞으로 한.. 삼일 정도만 더 라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내가 들키지만 않았어도...
게이머 시절 친했던 놈한테 오랜 만에 전화가 왔길래 생각 없이 길게 대화를 주고 받았고. 말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 놈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가뜩이나 입 싼 녀석이라 걱정이 됐지만 나랑도 정말 간만에 연락이 된거고, 진호랑도 그런 것 같아서 괜찮겠거니 애써 불안한 마음을 내리 눌렀다. -진호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해볼까 했는데 그럼 더 신나서 진호한테 떠들 녀석이라 포기했다- 언젠가 진호도 알게 되겠지? 그 녀석에게 들키고 한시간도 안돼서 형님 기억 찾으셨다면서요? 하는 전화를 받았고. 뒤이어 속속들이 그 녀석 연락을 받은 놈들에게 전화가 도착하고 있다. 오늘.. 그냥 진호한테 말할까..? 생각했다. 근데... 진호 반응을 보니 아직 모르는 것 같고 이대로 끝내긴 아쉬워 하루 정도는 더 괜찮지 않을까.. 욕심을 부렸다.
“형”
오랜 시간 방 안에 있다 밖으로 나온 진호가 진지하게 나를 부른다. 그때부터 뭔가 불길했다. 어 왜? 대답하니 식탁으로 가서 턱 앉으며 나를 부른다. 나도 순순히 가서 앉는다.
“나.. 형한테 할 말 있는데.”
“할 말...? 뭔데?”
그때부터 감이 딱 왔다. 그 새끼가 다 불었구나. 혹은 그 소식을 누군가에게 접했구나. 망했다. 에휴. 끝이구나. 무려 콩한테 귀염 받는 생활도. 모든 걸 체념한 채 덤덤하게 콩의 말을 기다렸다.
“형. 나 형한테 거짓말 했다.”
이건.. 또 무슨...? 거짓말 이라니? 지금까지 너 나한테 거짓말 한 것 없잖아..?
“나 사실 여자친구 있어.”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아 이 녀석이 내가 자기를 속인걸 알고 심술을 부리는 건가...? 그리고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아.. 내가 기억이 돌아온 건지 아닌지 떠보는 건가? 하는 거였다.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말로 우리는 첫 번째 싸움을 했었다 - 내 남자와의 전투 참조- 그 기억을 건드리는 건지 아니면 단순이 심술인건지. 난 진호의 눈을 통해 알아보려고 했다. 진호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평소의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기억을 잃은 임요환이라면 뭐야... 그런거였어? 너 나 가지고 논 거냐? 시쳇말로 멘붕이 와서 진호에게 주먹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진호에게 자신이 없었던 시절의 임요환이라면 그래. 알았어. 말했겠지. 그럼 지금의 나는...? 에이 나 밖에 없는거 다 아는데 왜 또 심통을 부릴까? 너 눈치 챘지? 언제부터 알았어? 웃어 넘기겠지.
하지만 난 자리에서 일어난다. 알았어... 대답하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웃어 넘기고 싶은 마음반. 주먹 날리고 싶은 마음 반이었지만 한편으론 내가 그냥 그 말을 믿어 넘길 때 진호 반응이 보고 싶기도 했다. 나 갈게 그동안 고마웠다 챙겨줘서. 돌아선다. 진호는 아무 말이 없다. 그냥 보내는 건가..? 나한테 제대로 화났나 보네.. 그만 하고 미안하다고 빌어야 하나... 고민하며 주섬 주섬 신발을 신고 있을 때, 진호가 다가와 뒤에서 날 끌어 안는다.
“가지마. 미안해.”
“....어?”
이건.. 내가 생각한 것들 중 없던 건데... 임대갈 기억 돌아온거 다 알고 있거든?! 좋은 말로 할 때 그만 해라. 퉁퉁 거리거나. 적당히 해라 진짜 화내기 전에?! 이런 식으로 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이건.. 뭐지. 미안하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심장이 철렁 했다. 진호는 계속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말한다. 안 그러던 놈이 이러니 무슨 일이 생겼나 불안해 진다. 신발을 벗고 돌아선다.
“야 너..”
왜 그래..? 란 질문 대신 얼굴을 보고 진호를 꼭 끌어안는다. 툭툭 등을 쓸어내린다.
“네가 왜 미안해 내가 미안하지. 미안해 미안. 기억 다 돌아왔는데 장난 좀 처본거야. 많이 화났어?”
내 어깨에 기대 눈물을 훔친 진호는 고개를 들어올려 말로 하는 대답대신 고개를 가로젓는다. 너.. 정말 홍진호 맞지? 나처럼 기억 없어진 홍진호.. 인가 설마....? 내가 아는 콩이면 당연히 화났지 넌 이 상황에서 기분 좋겠냐? 따져 묻고도 남는데... 어... 진호야 혹시 어디 아파? 이마를 손으로 집는다. 녀석은 아니. 대답하고 날 꼭 안는다.
“보고 싶었어. 형”
난 내 기억이 돌아왔다고 하면.. 콩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칠칠치 못하게 기억이나 흘리고 다니고.. 너가 그러니까 안돼는 거야. 어디 더 까먹은거 없어? 기억 완전히 돌아온거 맞아? 그렇게 날 걱정해줄거라 생각했다. 다시 한 번만 더 흘리고 다녀라 그땐 얄짤 없다. 잘 됐다~ 하고 형 옆에서 도망 칠거야. 그러니까 단단하게 챙기고 다니라고. 이렇게만 말해줘도 아 이놈이 내 걱정 참 많이 했구나 뿌듯했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나오니 할 말이 없다. 내 생각대로 진호가 말했다면.. 웃으면서 되받아 쳤을 텐데.
“...저기.. 진호야. 나한테.. 화난거 아니야?”
***
콩 시점
처음 형이 기억이 돌아왔다는걸 알았을 때. 빡쳤다. 임대갈 그 인간.. 설마 그동안 즐긴거냐?! 하.... 그래 좋았겠지. 좋으니까 날 속여 먹었겠지. 생각하면서 다리가 풀려 풀썩 내려 앉았다. 분노 다음으로 찾아온 안도. 이제.. 형은 날 기억한다. 다시 내가 아는 임요환으로 돌아온 거다. 화 보다 더 컷던건 반가움 안도... 그 다음 든 생각은.. 오죽하면 형이 그랬을까 하는 생각. 그동안 날 밀어내는 형에게 다가가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솔직히 가끔 가슴이 따끔 거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말과 행동에 기분이 상했다. 어쩔 수 없지 하면서도 그랬다.
잠깐 한 나도.. 그랬는데 형은 오죽 했을까. 벌써 그 짓이 몇 년 째인지.. 그날이 생각났다. 우리가 처음 다퉜던 날. 애인이 생겼다는데도 나에게 화 한번 내지 않던 형. 그땐 그게 마냥 화나고 답답하고 왜 그러나 싶었는데 이젠 너무 이해가 된다. 저 상태인 형이 애인이 생겼다고 하면 나... 제대로 못 잡을 것 같다. 형 말대로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할 것 같다.
이따금 때때로 날 타인처럼 낯설어 하는 기억을 잃은 형의 태도와 눈빛에 아 왜 그래~! 형이랑 원래 나 이런 사이었다니까? 능글 거리면서도 혼자 남은 시간엔 그로 인해 생긴 긁힌 상처에 씁쓸했다. 이번 기회가 없었다면 나.. 영원히 몰랐겠지. 이런 기분. 형은 아주 오랜 시간 겪어온 따끔거림 같은거.
바로 형에게 기억 찾았다면서 물어볼 수 있었다. 그것 대신 다른 질문을 던졌다. ‘나 여자 친구 생겼어.’ 우리 둘의 기억을 가진 형이라면 어쭈? 이것 봐라 날 시험에 보겠다 그거지. 반응 할거고. 그게 아닌 형이라면 당황할 질문. 형의 기억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그때의 그럴수도 있지 내게 말하던 임요환과 지금 임요환의 태도의 차이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형이 보인 반응은 ‘알았어. 그동안 챙겨줘서 고마웠다 나 갈게.’ 평소의 나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야 임대갈 정말 그대로 가는 거냐? 그대로 가기만 해. 뭘 잘했다고 나한테 심통이야 뭔저 사과해야 하는거 아니냐? 화를 냈겠지. 근데 그 순간 난 가슴이 철렁 했다.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대로 형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기억을 잃은 형의 곁에서 한참 불안해 했어서 였을까..? 아님 형의 마음을 이해하게 돼서 였을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형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기 보단 무서워서 형을 붙잡았다.
“아니. 화 안났어.”
전에는 내 눈치를 보고. 늘 웃어주고. 뭐라고 하든 웃어넘기는 형을 보면서 아 원래 그런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게 익숙했으니까. 근데 형.. 지금은 좀 아프다. 보고 싶었다는 내 얘기에 난감한 표정 짓는 형 얼굴이. 화났냐고 질문 때문에 좀 아프다. 나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성질 머리니까 형이 다 이해하겠거니 했어. 근데.. 나도 그랬어. 기억 잃은 형의 행동 이해는 하면서도 아팟거든.
“...어.. 그럼.. 저기.. 괜찮아?”
“정말 보고 싶었다고. 지금 형. 반가워서 그런다니까.”
정직하게 말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받아 줘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모습에 또 아프다. 그동안 어떻게 안 삐뚤어지고 실실 웃기만 했던 거야? 여러 가지로 대단한 성격이라니까. 자존심 센 내 성격 아니까 지금 질질 우는 것도 말없이 눈물을 닦아 주기만 할뿐 너 왜 울어? 라고 묻지 않는다. 물어 보면 내가 부끄러워 할꺼 아니까. 그게 당연거였거든. 지금까진. 물론 고맙겐 생각했지. 근데 말야 고마워도.. 이렇게 사무치게 고맙진 않았어.
“형 영영 못 보는줄 알았어. 그런데 돌아왔다니까. 고맙고 반가워서”
“...아... 저기. 미안 장난 쳐서. 그리고... 기분 이상하네.. 설래고 콩이 이렇게 나 반겨주니까”
나도 고마워. 평소처럼 웃어줘서. 이렇게 웃는 얼굴 다정한 목소리 영영 못 듣는건 아닐까 악몽까지 꿨었어. 콩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말하고 나가는 꿈. 아마 형도 그랬겠지. 나 보면서 불안해 하면서.. 어쩌면 나보다 더 오래. 그동안 수고 많았어. 형의 얼굴을 감싸 쥐고 입을 맞춘다. 형은 영문을 모른체 받아준다.
그 후에도 눈물을 멈출 수 없었고. 형은 당황하면서 날 다독여 줬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는데 눈치 없는 눈물이 또 살짝 흐른다. 형은 말없이 닦아 준다. 형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도 그런거에 서투른 나는 형보다는 덜 솔직하게 덜 다정하게 덜 친절하게 말한다. 그런데도 형은 얼떨떨한 표정이다.
“..음... 너 정말 어디 아픈건 아니지?”
“아니라고 했잖아. 그리고 이렇게 말할 때 잘 들어 놔. 내일 바로 원상 복구 될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형은 식 웃으며 쪽 이마에 입을 맞추고 꼭 안는다. 이걸로 충분해 너무 무리 하지는 말고. 난 정말.. 너 제대로 화난지 알고 얼마나 철렁했는지 알아? 속에 하고 싶은 말 다하고 그동안 나야 말로 고마웠어 말하고 나 내쫒을지도 모른단 생각까지 했다고. 말한다.
“노력.. 할 거야. 내 성질상 계속 틱틱 거릴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형 안 서운 할 정도로 수위 조절 할게 그리고. 가끔.. 분위기상.. 뭐 괜찮은 것 같으면.. 덜 민망한 타이밍인 것 같으면. 솔직하게 말하기도 하고.”
지금이야 감정이 복 받혀서 쉬운데 분명 내일 해가 뜨는 순간 모든게 리셋 될꺼다. 지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력 할거다 이번 일로 느낀바가 많으니까. 형은 헤헤헤 그런 말만으로도 행복하다. 웃는다.
“솔직한거 뭐? 예를 들어 어떤거?”
가벼운 질문에 음... 음..... 말을 해줄까 말까 한참 뜸을 들인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던 형은 너무 힘들면 말고. 됐어. 충분해 들었어 너 뭐라고 하고 싶은지. 이제 자자. 너 내일 얼굴 제대로 불은 콩 되겠다. 농담을 던진다. 내 쪽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는 형에게 말한다.
“고맙고 사랑해.”
그리고 바로 눈을 감고 나 잔다. 말하고 돌아 눕는다. 한동안 내 뒤쪽에서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갑자기 침대에 진동이 느껴진다. 더불어 소리 죽여 웃는 형도 느껴지고. 손을 잡아 입을 맞추며 나도. 말하고 뒤에서 꼭 안아준다.
내 평생에 볼거 라고 생각지 못한 증상을 봤고. 그 때문에 힘들었고.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나 원망하며 역시 신이란 없는 거야 생각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그것으로 인해 어쩌면 평생 이해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형을 이해하게 됐고. 그동안 큰 변화가 없던 우리 사이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생기는 이런 사소한 기적에 난 생각한다. 신이 란게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원래 생각한 건 상편에 말씀 드렸듯 "어라..? 꿈이었어?" 였습니다.
기억상실증이란 소재가 워낙 뜬금없어서요 ㅋㅋㅋ
꿈이었어 보다는 실재도 괜찮은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렇게 마무리 하게 돼었습니다.
평소랑 글의 분위기가 달라서 ㅠㅠㅠ 재밌을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ㅠㅠㅠ
그리고
이런식으로 ㅋㅋㅋ 츤콩과 능글 임구도인데 콩이 하도 츤츤 데다 보니 한번쯤은 임이 제압(?)하기를
바라는것 같아서 그런 방향으로 가보려고 했는데......ㅋㅋㅋㅋㅋ
완전히.. 휘어 잡진 못하고 콩이 좀 순딩 해진것 같죠...?
츤콩 쓰는 것도 좋지만 순딩해진 콩 쓰는 것도 재밋는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
원래 가려고 했던 엔딩입니다.
“콩...콩!”
눈을 뜨자마자 형이 보인다. 눈을 뜬 나를 보고 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괜찮아? 물어 보며 차가운 물수건을 이마위에 올려준다. 이상하게 눈이 뻐근하고 무겁다. 아... 맞다 어제 많이 울었지. 그래서 그런가 보다. 어쩐지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형을 부른다. 형은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온다. 형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며 아침 인사를 한다.
“잘 잤어?”
형은 멍한 얼굴이다. 어... 음... 난감한 듯 미간을 조이고. 너 아무래도 정상 아니야. 병원 가야겠다. 일어날 순 있었겠어? 침대 맡에 쪼그려 앉아 누워있는 나와 눈높이를 맞춘다. 아.. 눈 좀 부운 것 가지고 수선은. 괜찮아.
“아니야 일단 일어나. 가자 응?”
“가긴 어딜가. 나 이제 병원이라면 신물이나. 됐고. 이리와. 나 좀 안아줘 시원해서 좋다.”
아직 내가 적응이 안돼는지 떨떠름한 얼굴로 날 안는다. 너 정말 괜찮은 거지? 물으면서. 고작 하루 지났다고 잊어버린 거야? 내가 어제 한말 까먹었어?
“...너.. 어제? 아.. 그거 다음부터 아이스크림 허락 안 받고 먹으면 죽여버린다던?”
“...뭐? 내가?”
내가 언제 그랬다고? 형은 안 그래도 사서 채워놨어. 근데 너 지금 그거 먹으면 안될 것 같아. 병원 갔다 와서 먹자. 계속 병원 타령이다. 뭔가 점점 이상하다는걸 느낀다. 어라.. 그러고 보니까 어제 나 형한테 삐졌었네? 아이스크림 나 없는 사이에 다 먹었다고. 그리고... 혼자 먹고 싶다고 밖으로 나가서 베스킨라빈스에서 쿼터 사와서 혼자 퍼먹었지? 그 다음 배탈 나서 끙끙거리다 잠들고... 어.. 잠깐 그럼 형 사고 났던건... 기억에 혼란이 온다. 어.. 아.. 그러니까..
“왜 그래?”
핸드폰을 들어 날짜를 확인한다. 하... 형이 사고 나서 지난 시간을 다시 거꾸로 되돌린 듯한 날짜. 그리고 내 기억. 그럼 나.. 설마
“꿈 꾼거야?”
“그래. 무슨 악몽 꾸는 것 같더라. 밤새도록 너 얼마나 끙끙 앓은지 알아? 괜찮아? 뭐 그렇게 서러운꿈을 꾸는지 계속 펑펑 울고.”
그정도.. 꿈이면 거의 개꿈인데..무슨 개꿈이 그렇게 쓸때없이 디테일이 살아있고 리얼하고 길어...? 세상에. 허탈해 하는 나를 살피는 형의 얼굴이 까칠해 보인다. 얼굴을 딱 잡고 뭐야? 얼굴 왜 이래? 혹시 밤새..... 아니지 혹시가 아니지. 밤새 끙끙거리는 내 옆을 지켰나 보다. 눈에 피곤이 가득한게.. 그러면서 내 걱정을 하면서 진호야 병원부터 가자 어? 날 일으킨다.
“됐어. 이리와.”
양팔을 벌린다. 형은 얘 정말 아픈 것 같은데..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와 안아준다.
“고생 많았어. 밤세”
“...어?”
“좀 자 이리 와서.”
“...저기 너 정말 정상 아닌 것 같은데..”
“정상 맞아. 내가 엄청 스펙터클하고 엄청난 개꿈을 꿨거든. 그거 말해줄테니까 그냥 입 꼭 다물고 내 옆에 누워봐.”
탁탁 침대를 두드린다. 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 뭐.. 그래. 그거 다 들어주면 병원 가는거다? 말하며 내 옆에 앉는다. 밖에 있어 기분좋게 서늘한 형의 품에 파고들어 기대 내가 꾼 꿈에 대한 얘기를 시작한다.
눈을 뜨자마자 형이 보인다. 눈을 뜬 나를 보고 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괜찮아? 물어 보며 차가운 물수건을 이마위에 올려준다. 이상하게 눈이 뻐근하고 무겁다. 아... 맞다 어제 많이 울었지. 그래서 그런가 보다. 어쩐지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형을 부른다. 형은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온다. 형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며 아침 인사를 한다. “잘 잤어?” 형은 멍한 얼굴이다. 어... 음... 난감한 듯 미간을 조이고. 너 아무래도 정상 아니야. 병원 가야겠다. 일어날 순 있었겠어? 침대 맡에 쪼그려 앉아 누워있는 나와 눈높이를 맞춘다. 아.. 눈 좀 부운 것 가지고 수선은. 괜찮아. “아니야 일단 일어나. 가자 응?” “가긴 어딜가. 나 이제 병원이라면 신물이나. 됐고. 이리와. 나 좀 안아줘 시원해서 좋다.” 아직 내가 적응이 안돼는지 떨떠름한 얼굴로 날 안는다. 너 정말 괜찮은 거지? 물으면서. 고작 하루 지났다고 잊어버린 거야? 내가 어제 한말 까먹었어? “...너.. 어제? 아.. 그거 다음부터 아이스크림 허락 안 받고 먹으면 죽여버린다던?” “...뭐? 내가?” 내가 언제 그랬다고? 형은 안 그래도 사서 채워놨어. 근데 너 지금 그거 먹으면 안될 것 같아. 병원 갔다 와서 먹자. 계속 병원 타령이다. 뭔가 점점 이상하다는걸 느낀다. 어라.. 그러고 보니까 어제 나 형한테 삐졌었네? 아이스크림 나 없는 사이에 다 먹었다고. 그리고... 혼자 먹고 싶다고 밖으로 나가서 베스킨라빈스에서 쿼터 사와서 혼자 퍼먹었지? 그 다음 배탈 나서 끙끙거리다 잠들고... 어.. 잠깐 그럼 형 사고 났던건... 기억에 혼란이 온다. 어.. 아.. 그러니까.. “왜 그래?” 핸드폰을 들어 날짜를 확인한다. 하... 형이 사고 나서 지난 시간을 다시 거꾸로 되돌린 듯한 날짜. 그리고 내 기억. 그럼 나.. 설마 “꿈 꾼거야?” “그래. 무슨 악몽 꾸는 것 같더라. 밤새도록 너 얼마나 끙끙 앓은지 알아? 괜찮아? 뭐 그렇게 서러운꿈을 꾸는지 계속 펑펑 울고.” 그정도.. 꿈이면 거의 개꿈인데..무슨 개꿈이 그렇게 쓸때없이 디테일이 살아있고 리얼하고 길어...? 세상에. 허탈해 하는 나를 살피는 형의 얼굴이 까칠해 보인다. 얼굴을 딱 잡고 뭐야? 얼굴 왜 이래? 혹시 밤새..... 아니지 혹시가 아니지. 밤새 끙끙거리는 내 옆을 지켰나 보다. 눈에 피곤이 가득한게.. 그러면서 내 걱정을 하면서 진호야 병원부터 가자 어? 날 일으킨다. “됐어. 이리와.” 양팔을 벌린다. 형은 얘 정말 아픈 것 같은데..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와 안아준다. “고생 많았어. 밤세” “...어?” “좀 자 이리 와서.” “...저기 너 정말 정상 아닌 것 같은데..” “정상 맞아. 내가 엄청 스펙터클하고 엄청난 개꿈을 꿨거든. 그거 말해줄테니까 그냥 입 꼭 다물고 내 옆에 누워봐.” 탁탁 침대를 두드린다. 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 뭐.. 그래. 그거 다 들어주면 병원 가는거다? 말하며 내 옆에 앉는다. 밖에 있어 기분좋게 서늘한 형의 품에 파고들어 기대 내가 꾼 꿈에 대한 얘기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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