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놀란던 형의 눈동자가 빙글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다시 나를 향한다. 육안으로 확인할수 없지만 만화책에서처럼 순간 식은땀이 삐질 흐른게 느껴진다. 눈을 가늘게 뜨고 아..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걸까.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데, 그게 다 보인다. 음...음...음..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듯 고민하던 형은 버벅버벅 지금 상황을 수습하려 애쓴다.
“..아.. 뭐 여자친구 들이 그랬나 보지? 나 잘한다고? 하하하 그런 소리 할 만큼 가까웠구나 우리가”
“아니.”
지금에서 생각하면 그때의 난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던게 분명하다. 술도 술이었거니와 그동안 참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었고. 둘이 대화를 나누라 시계바늘이 새벽을 향해 있었던것도 한 몫한 것 같고. 키스? 그렇지. 어떻게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해 볼래? 느물 거리는게 아니라 놀라서 어쩔줄 몰라 하는 신선한 형의 모습 때문인것도 같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들이 날 움직였다. 천천히 형에게 다가갔다. 형이 꿀꺽 침을 삼키는게 다 보였다.
“..저..저어..기. 진호야? 어.. 그게”
“내가 어떻게 알거라고 생각해?”
“...어? 아...어.. 음.. 혹시 봤냐? 하는거? 아님 내가 내 입으로 말했다거나...? 하하하 나 많이 뻔뻔해 졌나 보다 동생들 앞..에서 그런 것도 자랑하고..허허허허허”
점점 얼굴이 가까워지자 형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하하 더..덥다 그지? 손 부채질을 하며 어쩔줄 몰라 하며 정처 없이 거실을 왔다 갔다 하다 어.. 우리 이만 잘까 시간이 늦었네...? 이 분위기를 정리하려 애쓴다. 와.. 세상에 보통 이렇게 분위기 몰아가는건 형 쪽이고 도망 치려는건 내쪽이었는데. 형 이런 기분이었구나?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형에게 다가간다.
“너..너..너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생각하는....게.. 너 내가 임요환인건 기..억 하지? 혹시 눈앞에 다른 사람이 겹쳐 보인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형이 벽에 바싹 붙어 양손을 내 어깨에 올리고 힘으로 막는다. 진호야.. 코.. 자자 어? 너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그러니까. 잔뜩 겁먹은 눈으로 말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형을 배려 해서 멈추는게 맞는데... 왜 멈추고 싶지 않냐? 더 하고 싶어진다. 형한테 악 취미네 뭐네 욕했는데 나한테도 있었던 거였어. 이런 못돼 먹은 심보가. 아 저기 아.. 그게 이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똑같은 말만 반복하며 날 밀어내려는 형의 뒷덜미를 잡아 당기며 입을 막는다. 형이 놀라 딱딱하게 굳어진걸 빤히 알지만 아량곳 하지 않는다.
형.. 말대로 내가 좀 제정신이 아니긴 했다. 병원에 임입한 기간도 기간이거니와 퇴원하고 나서 형 생각해서 참은 시간과 나에게 거리를 두는 형을 지켜보는 스트레스 등등이 여러 가지가 섞여서 제대로 폭팔했다. 형의 양팔로 날 밀어 내려 했다. 나도 지지 않고 형의 팔을 단단히 잡고 벽에 붙였다. 놀라고 당황스러울걸 알면서도 거칠게 몰아 붙였다. 어쩔줄 몰라하는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좀 틈을 주고 다독이며 숨고를 시간을 줄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더 숨을 쉴 수 없게 빨아들였다. 점점 형의 팔에서 힘이 빠지는게 느껴졌다. 팔에서 손을 떼고 턱을 잡고 허리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형이 받아줄때까지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드디어 형이 응하고 나서도 형이 지쳐 휘청 거릴 때 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하아.. 하아.”
입을 떼고 나서 형은 털썩 바닥에 앉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얼굴. 나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당황하고 놀란 형을 일단 재우고 내일 설명해주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하고 싶은데로 움직이는 것. 어느쪽이 더 나을까.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론 형을 번쩍 들어 올려 방안으로 들어가 침대위에 올려 놓았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형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어쩐지 채념한 얼굴.
“형”
내 불음에도 답이 없었다.
“형”
나를 한번 힐끗 보더니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버린다. 마음대로 하라는 표현 같은데, 진심으로 받아줬다기 보단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휩쓸린다는 느낌이었다.
“야 임요환”
“...이름은 부르지 마라? 아무리 내가 지금 너보다 정신 연령은 어리지만 그래도 형은 형이니까”
그 와중에 발끈해서 눈을 떴는데 살짝 눈가가 붉어진 것도 같고. 제대로 겁먹게 한 것 같다. 하긴... 당하는 입장에선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딴 세상이 된데다...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갑자기 30대 아저씨가 돼서 덤비는 거니까 무섭긴 하겠다. 나도 형한테 기습 키스를 당(?) 하긴 했는데 그거랑 뭔가 느낌이 다른게. 억울하고 화나고 무섭고 그렇겠지. 형이 했던 데로 이마에 입을 맞췄다.
“많이 싫어?”
“...몰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머리터질 것 같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보면.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형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기서 멈추는게 맞는데. 내가 그러기 싫다는게 문제다. 아... 이렇게 나오면 더 싫잖아. 모른다는건 싫은건 아니란 거네? 말도 안돼는 논리를 펼치며 형의 얼굴에서 손을 치운다. 꼭 감은 눈 위에 입을 맞추고 묻는다. 이건 싫어? 형은 아.. 몰라 모른다니까? 대답한다. 입 꼬리를 올리며 볼에 입을 맞춘다. 이건? 형은 바로 아 모른다고 몇 번 말하냐고! 나 놀리냐 너? 대답한다. 그렇다면.. 쪽 목에 입을 맞춘다.
“이건 형이 좋아하던건데?”
“....뭐...? 내가 좋아했다고?”
눈을 번쩍 뜨며 묻는다. 난 고개를 끄덕인다. 형의 입이 쩍 벌어진다. 하.. 내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가. 머리를 움켜쥐고 말도 안돼... 중얼거린다. 도대체.. 내가 기억 못하는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1
“말도 안돼긴 그럴 수도 있지 뭐. 이거 말고도 좋아하는거 많았는데 해줄까?”
“...어...?...어어어어?! 뭐...뭐라고?! 아..아...아..아니.. 구..구..굳이..그..럴 필요까지는 어..없는 것 같은...데...”
“그럼 혹시 기억이 빨리 돌아올수도 있잖아. 안그래?”
“..하하하하하 나..나나나나.. 생각해보니까 기억 처..천천히 찾아도 될 것 같다. 암. 뭐든 한번에 돼는게 어디있겠어? 천천히 우..리 기~일게 생각하고.. 가는게 어.. 어떨까? 어?”
필사적으로 저지한다 거의 울먹이는 느낌이다. 미안하지만 난 이미 생각을 굳혀서 말이야 형 미안. 술도 들어왔겠다. 반응도 귀여워 주시겠다. 드라마에서도 가장 빠른 효과는 충격이었겠다. 이 만한 충격도 드물거고. 그치? 이미 모든 계산을 혼자 끝내고 형에게 다가간다. 턱 형의 위에 앉아 고개를 숙여 이마와 이마를 맞댄다. 꿀꺽. 형은 울상을 지으며 침을 삼킨다. 처음엔 티끌만큼의 죄책감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뭔데? 저 멀리로 날려 버린지 오래다. 이런 표정 처음인데? 슬쩍 옷에 손을 넣으니 전기 충격을 가한 듯 온몸이 요동친다. 풉..푸하하하하 형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웃는다. 아 미치겠네.
“크흠흠. 정말 형이 좋아했던거라니까? 내가 설마 거짓말 하겠어? ”
말하면서 다시 입을 맞춘다. 완건 굳고 겁먹었던 방금과는 다르게 많이 풀어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뻣뻣하게 힘이 들어가있다. 천천히 형에게 다가갔다. 다독이듯이. 망설이던 형의 손이 나를 감싸 안는다. 그것도 어설프긴 한데 이것만으로 무궁한 발전이다. 살짝 떨어져 어때 나쁘지 않지? 묻는다. 형은 모..르겠다니까. 내 시선을 피한다. 머릿속이 복잡해 죽을 지경일거다. 얼굴 보니 진심으로 싫어하는 기색도 아니고. 싫지 않아서 난감하고 왜 싫지 않은거지? 질문을 던지는 표정이다. 치가 떨리게 싫어하면 내가 이렇게 까지 들이대지도 않았을 거다.
“에이.. 아닌 것 같은데?”
툭툭 형의 셔츠 단추를 푼다. 크게 들리는 소리에 움찔움찔하면서도 무서워 하는 기색은 많이 사라졌다. 일부러 큰 소리가 나게 목에 입을 맞추고 거기서부터 쇄골을 지나 가슴가까지 쭉 내려오며 모든 단추를 풀었다. 고개들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춘다.
“이 다음 단계로 갈건데 괜찮아?”
언젠가 형이 나에게 했던 대사를 고스란히 던진다-내 남자를 꼬시는 방법 편-. 뭐 기억 나는거 없어? 안타깝게도 형은 기억나지 않는 얼굴로 어차피 멈추라 그래도 안 멈출 꺼잖아. 대꾸한다. 맞는 소리긴 한데.. 그래도
“나도 양심이 있지. 싫음 말해.”
“....모르겠어.”
그렇다 이거지? 싫다고 말했으면 안 건드렸을 텐데 분명 형은 싫다고 하지 않고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다 이거지? 그럼 뭐 어쩔수 없네. 그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몇 시쯤 잠들었더라...? 기억도 안난다. 평소엔 형이 날 괴롭히고 내가 짜증 부렸을 텐데 새벽 내내 내가 치근거리고-...내가 생각하도 좀 많이 진장을 부리긴 했어..- 형이 힘들다고 찡찡거렸다. 보통은 형이 날 안고 있고 난 파고드는 구도로 잠이 들고 일어나는데 그게 뒤바뀐 채로 일어났다.
“잘 잤어?”
“..몰라.”
형은 뚱한 얼굴로 대꾸하며 일어난다. 안 그래도 큰 얼굴인데 밤새 괴롭혔더니 팅팅 불어버렸네. 얼굴을 손으로 만지작 꺼리자 아.. 됐어. 툭 손으로 쳐낸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 주섬 옷을 챙겨있는 형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는데 모두 어 아니 괜찮아 어 어..단답형으로 대답한다. 아.. 좀 과했나.. 적당히 할걸 그랬나...? 고민하는 사이 형은 밖으로 나간다. 형이 나가고 가서 침대에 누워 끙끙거렸다. 아.. 나도 너무 무리 하긴 했어.
밖에서 밥 먹으란 소리가 들린다. 어 알았어. 대답하고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인다. 꾸물거리는 내가 답답했는지 방안으로 들어온 형이 너 왜 그러고 있냐? 묻는다. 아.. 그게 말이지.... 관계를 막 시작했을 당시 혈기만 왕성 했지 노하우가 없어서 다음날에 내가 굉장히 힘들어 했었다. 그걸 보고 형은 이런 저런 경험을 터득했고 다음날 무리가 없을 정도의 그.. 어떤 스킬이 생겼는데... 지금 형은 그런게 없으니..까. 오랜만이다 이런 느낌. 더듬 더듬 설명을 해주자 형은 아..... 그래? 이런 대화를 하는 자체가 민망한지 귓불을 붉히며 뒷머리를 긁적인다. 어... 음 도와줄까? 말하며 더듬더듬 다가온다. 쪽 볼에 입을 맞추니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친다.
“풉..”
“아.. 이 아저씨야! 놀랬잖아! 저..적당히 좀 하라고.”
몇 번을 봐도 신선하단 말이지. 저런 반응. 큭큭 웃으며 알았으니까 좀 일으켜줘. 팔을 쭉 뻗고 형의 도움을 받아 아침상에 앉았다. 형은 무의식 중에 미안 다음부턴 내가 잘할께라고 대답했다. 난 그게 무의식인걸 알았음에도 아~ 그래 다음에도 있다 이거지? 말꼬리를 잡았다. 화들짝 놀란 형이. 아.. 그러니까. 다음에 한다는게 아니라.. 어.. 내 말은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한다.
그날 이후 밤마다 우리의 전쟁이 시작됐다. 형의 기억을 찾아주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상실한체 신선한 형의 반응을 보기 위해 놀리고 치근 거리기 시작했다. tv를 같이 보다가도 옷속에 손이 슥 집어넣는다 형은 으아아아 번쩍 일어나 얼굴을 붉힌다. 목욕을 하고 있는데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뭐..뭐야 왜..왜 들어와! 몸을 가리고 쩔쩔 매는 형에게 형 가끔 나한테 씻겨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해줄까? 들이대면서 식겁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기겁으로 일관하던 형의 반응도 점점 달라 졌다.
“나갔다 왔어.”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와 입술을 쭉 빼고 기다린다. 형은 에휴.. 저거 저거... 혀를 쯧 차고 다가와 입을 맞춰준다. 처음엔 아.. 뭐 왜 어쩌라고?! 방방 뛰었으면서-그날 한시간 가량 현관 앞에서 씨름했다. 안 해주면 여기서 잘 거야 어거지로 버텨서 얻어낸 값진 뽀뽀였지- 무궁한 발전이야. 내가 툴툴 거리는거 보고 형이 귀엽다고 하는게 이해 안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100% 이해하게 됐다. 이런 재미로 자꾸 날 찔러 댄거였구나.
“...쇼파 뒀다 뭐해?”
“형 내 배가 쇼파보다 더 푹식하다고 이러고 있는거 좋아했어”
형을 내 무릎 위에 앉히며 말한다. 어휴.. 형의 입에서 한숨이 비집고 나온다.
“너 진짜 맞아? 아닌 것 같은데.. 바꿔 앉아야 돼는거 아냐? 이건 뭔가 구도가 이상..”
투덜 대는 형의 귀를 콱 물어버린다. 히으아아아 귀를 움켜쥐고 벌떡 일어난다. 와 얼굴 터질 것 같아. 너.. 진짜! 울상이 된 형의 팔을 잡아 당겨 다시 앉힌다. 아 미안미안 장난이었어. 많이 놀랬어?
“..아 몰라 점점 내가 이상해져가는 것 같아.”
형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안다 내가 그 당시 형의 꼬심(?)에 넘어갈 때와 비슷한 느낌이겠지. 어떤지 뻔히 알면서 왜? 어떻길래...? 묻는다. 형은 아.. 모른다고. 몰라. 대답한다. 그날 이후 대답하기 민감한 문제만 나오면 꼭 이런식으로 나온다. 모른다고 모르겠다니까? 기억 안나! 틱틱틱. 싱글 벙글 실실 능글 임요환만 보던 날 자극하는 반응들. 모르겠다 이거지. 번쩍 들어올려 식탁에 앉힌다. 이번엔 무슨 수작 질이냐? 띠꺼운 눈으로 날 바라본다.
“대답해. 어떻게 이상해져 가는 것 같은데?”
“...모르겠다고.”
에이 모르겠다니. 아닌거 다 알거든? 슬슬 고개들 들이덴다.
“..잠깐 너. 변태 아저씨야 여기 밥 먹는 대고 지금 해는 떨어졌지만 저기 베란다에 커튼도 안쳤고.. 너..너. 요즘 유명한데 이상한 사진이라도 찍히면...”
형은 언제 어디서나 마음이 끌리면 상관없다는 마인드였지만 난 그럴걸 아주 싫어했다. 이 인간 멀쩡한 방 놔두고 여기서 왜 이러나 싶는 마음뿐. 그래서 더 바락 바락 대들었었는데. 내가 멍청했던 거였어. 그냥 덤덤하게 반응 하는게 더 효율적이었을텐데. 어쩔줄 몰라 하는 형에게 묻는다.
“싫으면 대답해. 뭐냐니까?”
형은 입을 싹 다문다.
“응?‘
바싹 다가가자 뒤로 몸을 쭉 뺀다. 어쭈 대답 안한다 그거지? 더 들이 대는 나를 피해 뒤로 몸을 빼다 완전 넘어갈 것 같자 내 옷자락을 움켜쥔다. 내 옷에서 손을 떼면 뒤로 바로 넘어가 버리는 상황에서 형의 목에 쪽 입을 맞추며 묻는다. 뭐냐니까? 어? 아후!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소리를 내지르며 그래 나도 너 좋은 것 같아 됐냐! 빽 소리친다. 좋았어 바로 그거지. 입 꼬리를 올리며 입을 맞춘다.
그후로 좀 누그러 들긴 했지만 여전히 내가 조금만 가까이 가면 화들짝 놀라고 민망해 하고 어색해했다. 나 좋다면서 거짓말 한거야? 상처받은척 발연기를 하면 아..니 그게 아니고.. 어떻게 반응 할지 모르겠어서.. 꾸물꾸물 귀여운 변명을 한다. 형이 어떤 마음인지 대강 알수는 있었다. 나도 초창기 형이 들이 대면 형이랑 똑같은 반응을 보였으니까. 뭔가.. 좋은데 민망하고 그걸 표현하긴 간질 거리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마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뭔가가 달라지고 있었다.
신선한 형의 모습도 좋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것도 좋지만.. 이만하면.. 이제 기억을 찾을 때도 됐는데 말이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형도 형의 일이 있고. 언제가지 아프다고 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형이 놀리며 놀긴 했지만 편한 마음만 있는건 아니었다. 혼자 집으로 가는길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어? 왔어? 형은 이제 먼저 다가와 입술을 맞추며 인사를 건낸다. 형을 놓아주지 않고 허리를 꼭 안은 채로 방안에 들어간다.
“뭐야 뭐 이렇게 급해?”
“언제쯤 돌아올 예정이야?”
툭툭 이마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묻는다.
“..몰라.”
하아... 한숨을 내쉰다.
“왜. 내가 답답해서?”
“..아니 그런건 아니고.”
기분이 상한건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형의 손을 잡아 돌려 꼭 안는다. 미안. 걱정 돼서 그렇게 말한거 였어. 기분 상했어? 순순히 사과한다. 30살의 임요환 한테는 안돼던게 20살의 임요환 한테는 된다니까. 형은 아니야 됐어. 뿌리치고 밖으로 나간다. 형이 기억을 잃고 있는 동안은 둘의 관계가 완전히 바뀐 느낌이다. 내가 하던 행동을 형이 하고 형이 하던걸 내가 해주고. -20대 임요환은 어찌나 잘 삐지는지.. 하루 건너 하루는 저거 풀어주느라 시간을 다 쓰는 것 같다- 에휴 저거 언제 풀어주냐... 고민하는 나에게 카톡 하나가 도착한다.
‘요환이 형. 기억 찾았다면서?’
뭐...? 뭘 어쨌다고 놀라 바로 카톡을 보낸 녀석에게 전화를 건다.
“요환이 형이 기억을 찾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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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도.... 뭔가 순수한 청년 정신 못차리게 만드는 콩 아저씨에 빙의 되서 이번 편을 쓴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쓰고 나니까 콩이 겁나 음흉 해진게 ㅋㅋㅋㅋㅋ
중간에 멈출까 하다가 임 당황하는 반응 쓰는데 맞들려서 그냥 임이 끝가지 당황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러분들 의견 잘 봤습니다 ㅋㅋㅋㅋ
마무리는 어떻게 할지는 비밀... ㅋㅋㅋㅋ
뜬금없는 글이라 재미없어 하시면 어떻게 하지.. 했는데ㅠㅠ
재밌다고 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이번편도 즐겁게 봐주셨길 바랍니다.
ps. 이번 기회로 콩이 임에게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 보고 ㅋㅋㅋㅋ 콩이 심하게 츤츤 거리긴 했구나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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