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현 매일같이 오는 문자는 물론, 스팸등록을 해도 이리저리 번호를 바꿔 보내오는 문자는 어쩔수가 없다. 자신이 남자친구인양, 혹은 오빠나 아빠인 것처럼 다정한 문자들이 지겹다. 갈수록 심해지는 스토킹.. 쉬지않고 나를 쫓는 남자. 문자로 그 남자는 자신이 남우현이라고 했다. 아침. 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알람이겠거니 하고 보았지만 전화다. ' 일어나야지~ ' 다정하지만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잠이 달아난다. " 저기, 누구세요. " " 나 남우현. 전화로는 처음이지? " 남우현. 지겹게도 문자를 보내오던 그 놈. 전화를 끊고 다시 누우려하자 얼른 문자음이 울린다. [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오늘일찍 나가야하잖아 일어나 ] 그제서야 눈을 시계로 돌리자 내가 생각했던 기상시간보다 10분 늦어있었다. 스토커가 나의 오늘 스케줄을 알고 문자를 보내온건 한두번이 아니지만 이제 모닝콜까지 하다니. 끼니를 어떻게라도 때우려 냉장고를 열었지만 든게 없다. 아이씨, 배고픈데... 챙길건 많고 시간은 없다. 아침을 거르고 현관문을 열자, 문 끝에 무언가가 걸린다. 신문지 위에 깔끔히 놓인 빵과 우유. 들어 확인하니 내 단골 베이커리에서 사온 것들이다. 빵은 따뜻해서, 우유는 차가워서 물방울이 맺혀있다. 대체 누군데 날 이렇게 챙겨주는거지. 무서울정도다. 해가 지고 나서야 난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하루종일 신고 있던 힐때문에 허리, 다리, 발 안아픈데가 없다. 잠깐 쉬었다 갈 겸. 근처의 자주가는 편의점 안에 들어섰다. 몇가지 간식들을 집어들고 계산을 하려는데 알바생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 혹시 000씨세요? " " 네. 맞는데요? " 그러자 알바생이 바닥에서 박스 하나를 들어 전해준다. " 어떤 남자분이 빨간 자켓에 검은색 힐 신으신 여자분한테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분명 이시간 쯤에 올거라고.. " 열어보니 새 신발이 들어있다. 내가 며칠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운동화. 값도 꽤 나가는건데.. 신어보니 사이즈도 딱 맞다. 이걸 어떡하나 싶은데 문자가 연이어서도착한다. 이 놈은 요금 아깝지도 않나. [ 역시 잘어울리네~ 마음에들지? 발아프잖아 신고가 ] [ 알바생이랑 이야기 그만하고, 간식값은 이미계산됐어 ] [ 어두우니까 바로 들어가. 새지말고.. ] [ 내가 보고있을게 ]
나에게 스토커가 생겼다.
2# 명수 중요한 전화를 놓치고 나니 더욱 화가 나는데. 이번에도 꺼져있다. 그래도. 이런게 좋을때도 있다. 전원버튼을 꾹 눌러 핸드폰을 켜자, 문자가 장난아니게 와있다. [ 뭐해 ] [ 자냐 ] [ 그만자 ] [ 오늘은안보려고했는데 ] [ 커텐안쳐져있네 ] [ 거봐안자네 ] [ 핸드폰끄지마 ] 시선을 베란다로 돌리자 반만 가려져있는 유리창이 보인다. 커텐을 모두 치자 그제서야 소름이 돋는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시작인가. 이 녀석은 대체 누구길래. 다시 나타나서 날 얼마나 무섭게 하려고. 갑자기 화가났다. 통화버튼을 누른 나는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 ' 핸드폰 너머는 조용했다. 그리고는 뚝. 오기가 생겨 전화를 한번 더 할까 하려는데 문자가 도착한다. [ 다음엔내가전화할꺼니까 꼭받아 ] [ 목소리도예쁘네 ] 난 그때 결심했다. 내일 당장 핸드폰을 바꾸겠다고. 아침이다. 왜 하필 이런 날에만 눈이 일찍 떠지는지. 난 한참 전부터 핸드폰 대리점에 갈 준비를 하고있었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작은 대리점에 도착하자 항상 비어있던 매장에 한 가족이 시끌하게 핸드폰을 고르고있었다. 하필 이런 날에. 직원이 한명밖에 없어 난 결국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의자에 앉아 주머니 속의 핸드폰을 꺼냈다. 정이 든 핸드폰인데 고작 변태같은 스토커때문에 바꿔야하다니. 아니, 고작이 아닐것이다. 난 어제밤부터 꺼져있던, 혹은 꺼두었던 핸드폰을 켰다. 핸드폰의 바탕화면이 뜨자마자 문자음이 울리고. (새 메세지 15통)이라는 문구가 벌써 날 압박한다. [ 일찍자 ] [ 내문자보고있지 ] [ 난잔다 ] [ 일어났어? ] [ 왜이렇게일찍일어나 ] [ 늦잠도안자고무슨일이야 ] [ 아침부터바쁘네 ] [ 어디가려고 ] [ 폰끄지마 ] [ 켜 ] [ 전화할꺼야 ] [ 어디가 ] [ 어디가냐고 ] [ 장난하나 ] [ 폰을바꾸려는거야번호를바꾸려는거야 ] 마지막 문자를 다 읽었을때, 전화가 왔다. 오늘은 또 왜 하필 벨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운지. 무섭다. 이 녀석이 날 쫓고있다. 통화 거절을 하고 황급히 핸드폰을 끄자 그제서야 마음이 가라앉았다. 새 핸드폰을 쥐고 대리점 밖으로 나왔다. 고민같은건 없이 눈에 띄는 핸드폰을 아무거나 골라 서류를 쓰고 나온게 다 였다. 이제 스토커에게 마치 벗어난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기분이 한참 좋았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 어제전화꼭받으라고했지 ] [ 번호바꾸는거좋은거아니야 ]
이 놈의 핸드폰이 미쳤는지, 갑자기 툭툭 꺼져서 짜증나게 한다.
모르는척해줘요 |
예전 연잡 독방에서 올렸던 문답들 재탕중....이에요 ㅋㅋㅋ 쓴지가 참 오래됐더니 식상하기 그지x.. 스토리 이어져서 7편까지있어요! 멤버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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