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낰낙 전체글ll조회 1016l 2








어제 세상에서 가장 난감한 고백을 받았다.

-좋아해요.

꽤나 낭만적인 방법으로.






대학연애삼각
w. 낰낙






이번 조별과제에선 운 좋게도 꽤나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었다. 서로 마음이 맞다보니 대화의 화제는 결국 과제에서 한참 벗어났다. 우리는 <인간의 이해>를 위한 심도 깊은 대화를 빙자한 술자리를 마련했고, 나는 그 분위기에 진탕 취해버리고 말았다. 


'우리 녹음기 켜놓는 게 어때요. 원래 영감은 이런 분위기에서 나오는데.' 누군가 던진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도 추억이라며 몇몇이 자신의 폰을 내밀었지만 결국 선택된 것은 배터리가 가장 많이 남은 내 폰이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됬는지 잘 모르겠다. 어두운 술집 분위기 사이로 이질적인 핸드폰 불빛을 바라보던 나, 어느 선배의 '처음은 예의상 과제 얘기로 시작합시다.' 하고 운을 때는 목소리. 그런 자잘한 기억들만이 단편적으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어느 순간 스르륵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내 자취방이었고, 손에는 핸드폰이 쥐어져 있었다.


잘 잤어요? - 황민현 후배 08:33


황민현. 나는 아픈 머리를 붙잡고 곰곰히 기억을 되짚다 이내 그 차가운 인상을 머릿속에 떠올리는데 성공했다. 꽤나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 고요하게 술을 들이키던 게 기억이 난다. 왜 얘한테 이런 문자가 온 거지. 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그 네 글자를 노려보다가 이내 핸드폰을 탁자에 대충 던져놨다. 아 학교가기 싫다. 침대에 다시 엎어지자 싸구려 메트리스가 듣기 싫은 쇳소리를 내며 출렁거렸다. 속이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쉴까. 


자체 휴강을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이번에도 수업에 빠지면 조만간 학사경고가 뜰 것 같아 나는 결국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대학에 도착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내 주위를 감싸는 묘한 공기를 눈치채게 되었다. 무언가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괜찮아요?"
"아.."


책상에 죽은 듯 엎드려 있는데 코 끝에 남자향수 냄새가 났다. 크고 시원한 손이 내 이마를 감싸 들어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민현이었다. 화들짝 놀라 그에게서 떨어지니 민현은 무엇인가 못마땅한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헐 대박. 둘이 사귀나 봐. 그러게, 정화가 쟤 좋다고 엄청 따라다니지 않았냐? 불쌍하다. 애써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해도 그런 종류의 말이 귓가에 걸렸다. 나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민현을 살펴보았다. 민현은 주위 시선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문자는 봤어요?"


민현은 재차 물었다. 안부 문자 말하는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덧붙였다. 미안해, 내가 아침에 정신이 좀 없어서 답장을 못했다. 평소에 대화 한 번 나눠보지도 못한 애한테 이런 말을 하는 내가 나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왠지 그런 변명이라도 짓껄여야 할 분위기였다. 내 말에 민현의 표정이 조금 유들해졌다.


"읽고 씹은 줄 알고 서운했어요."
"뭐?"


나는 반문했다. 차가운 인상과 어딘지 능글맞은 구석이 있는 말투 사이로 괴리감이 느껴졌다. 비단 나만 느낀 것은 아닌지 주변의 웅성거림이 더 커졌다. 민현아 잠깐만. 내가 속이 좀 안 좋아서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일단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민현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도망치듯 강의실를 나왔다. 아니, 그러고 싶었는데 그러려던 차에 누군가에게 손목이 잡혔다.


"용캐 학교 왔네."


이번엔 다니엘이었다. 민현보다야 안면도 좀 텄고 사무적인 대화를 몇 번 나눠 본적은 있었지만 이쪽도 이렇게 친근한 인사를 나눌 사이는 아니었다. 나는 괜히 민현이 있을 강의실 안을 쳐다보며 손목을 비틀었다. 다니엘은, 나를 부드럽게 쥐고는 있으나 놔줄 생각은 없어보였다.


"속은, 좀 괜찮아요?"


오늘 사람들이 참 안부를 많이 묻는 것 같다고, 잠시 딴생각을 하는 중에 다니엘이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민현과 마찬가지로 선이 날카로워 꽤 무서운 인상을 주는 얼굴이 순식간에 강아지처럼 귀엽게 변했다.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던 나는 이내 꿈에서 깬 사람처럼 머리를 살짝 흔들었다. 내내 멍청한 표정으로 일관하다가 갑자기 머리를 흔드는 나를 보며 다니엘이 고개를 갸웃했다. '가시나 술 덜 깼나.' 도시적인 인상이라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을 보니 지방사람인 듯 싶었다. 


"저기, 나 화장실 좀…"
"같이 가 줄까요?"


다니엘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농담을 내뱉었다. 나는 미친 사람을 보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그제야 내 손목을 놓아주었다. '농담이에요.' 이제 그는 소리를 내어가며 웃기 시작했다. 황급히 여자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 와중에, 다니엘이 흘러가는 목소리로 아, 귀엽다. 라고 혼잣말하는 것이 유난히 크게 들렸다. 마치 멀어지는 내 등 뒤로 다니엘이 그렇게 외치는 것처럼.


화장실 문을 잠그고 불안정해진 숨을 가다듬으며 나는 생각했다. 평소에 대면대면하게 지내던 두명의 남자가 동시에 플러팅을 시작했다. 대체 왜? 내가 어디가 예뻐서? 다분히 자기비하적인 물음에서 시작한 고민은 다행히도 둘이 어제 조별과제 술자리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공통점으로 도달하게 되었다. 그제야 나는 녹음파일의 존재를 떠올렸다.


술 마신 날의 기억을 들춰내는 것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나 새끼 대채 무슨 사고를 친 거냐. 나는 변기 위에 앉아 떨리는 손으로 외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다행스럽게도 이어폰까지 같이 집혀 나왔다. 이어폰을 귀에 꼽은 채, 나는 [재생목록 001]이라 저장된 파일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이걸 눌러, 말아? 수십번도 더 그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나는 헛손질을 하여 그만 파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지직- 몇번 그런 파열음이 들리더니 이내 사람들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as he attached the fervent nature of his companion more and more closely to him, he heard the strange impersonal voice.."

"맞아요 여기. 암만 읽어도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처음 한 시간 가량은 평범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이왕 재생시켜버린 거 나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빨리감기 버튼을 계속해서 눌렀다 때고, 또 눌렀다 때며 대화 내용을 일일히 확인하였다. 재생시간이 한시간 삼십분 가량을 넘어가자, 난 그제야 어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녹음 잘 되나."

"……"

"제가 지금 좀 취해서 그런데요. 지금 아니면 도저히 못 말할 것 같아서."

"……"

"졸려요? 그럼 자요. 자면서 들어요. 어차피 녹음 되니까."

"아니이..안 자는데."





"선배는 날 잘 모르겠지만, 저는 선배 예전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어요."

"……"

"지켜본다니까 말이 조금 이상하네."

"……"

"그러니까, 그게 말이에요."








"어느 순간 선배가 예뻐보였어요."

"좋아해요."




뚝-






녹음이 끝나고 허무한 정적이 찾아왔다. 이해가 되는 듯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제 누군가 나에게 고백을 했고 오늘 두 명의 남자가 태도를 달리한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건지 몰라 나는 열이 오른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애석하게도, 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민현과 다니엘중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올 것 같아 변기에 머리를 박았는데 욕 대신 위액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윽. 엑.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한참동안 속을 게워내며 나는 생각했다. 좆 됬다. 좆 된게 틀림없다.









-



나는 어제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고백을 받았다.

그리고 난 그 고백의 주인을 알지 못한다.













앜,,실수로 글 지워서 재업합니다,,죄송해요 ㅠㅠㅠㅠ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두근두근! 하면서 들어왔다가 읭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 기다릴게요!
6년 전
낰낙
아 정말 죄송합니닼ㅋㅋㅋ 내용확인하다가 실수로 삭제버튼을 눌러서,,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아녜요아녜요 소재가 너무.. 대작냄새나요 킁킁(기대)
6년 전
낰낙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오늘 안으로 1편 올릴게요 ㅋㅋㅋ
6년 전
독자3
와 대박 작가님 글 분위기 대박이에요ㅠ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께요!!
6년 전
낰낙
감사합니다 독자릠 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워너원 [워너원] 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Season 2] A150 서울사람 11.10 20:45
워너원 [워너원/하성운] 아주 발칙한 우리 사이 0510 토미 11.10 19:41
워너원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황배우님, 매니저인데요 J51 별나비 11.08 23:18
워너원 [워너원/프로듀스101/박지훈] 自由貞操(상)3 한빛 11.08 21:59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코드 블루 I6 핑크녤 11.08 00:47
워너원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캠퍼스 커플 FACEBOOK 18119 미니부기 11.07 20:01
워너원 [공지] 대역죄인 꼬잉온북 납십니다.........일단 어느방향으로 무릎을 꿇을깝쇼.......12 꼬잉온북 11.07 01:27
워너원 [워너원/라이관린] 상메 누구야? TALK76 배뎅 11.07 01:21
워너원 [워너원/느와르] ICE+CODE 008 golden night 11.07 00:05
워너원 [워너원/황민현] 철벽남 talk26 명예성인 11.06 21:37
워너원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황배우님, 매니저인데요 I61 별나비 11.06 02:20
워너원 [워너원] 오세요 구름이네 쉐어하우스 맛보기96 Y사원 11.06 01:36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옹성우] 영업2팀 강과장은 양아치니? 메일링 신청575 Y사원 11.05 22:42
워너원 [프로듀스101/워너원] 카페알바생 홍일점 kakaotalk 특별편 435 먹방동아리 11.05 22:27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너에게 각인한 늑대인간 강다니엘 x 휴학하고 미국으로 온 대학생 너 밤 005 CM 11.05 21:38
워너원 [워너원/워너원홍일점] 11도령과 낭자하나 34~3720 꼬잉온북 11.05 21:29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황민현] 대학연애삼각 017 낰낙 11.05 15:20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황민현] 대학연애삼각 006 낰낙 11.05 14:46
워너원 [워너원/박우진] 無題12 항정살먹지마세.. 11.05 00:13
워너원 [워너원/박우진] 너랑 내가 왜 친구야? _09 (完)9 저편 11.04 23:58
워너원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아홉번째 完48 유교과_황 11.04 21:10
워너원 [워너원] 위험한 반인반수들과 인터뷰 중51 서울사람 11.04 02:20
워너원 [워너원/옹성우] Would U like "썸"? ⓟ1 Rustica 11.04 01:16
워너원 [워너원/황민현] 워연시 TALk 16 암율 11.03 22:11
워너원 [워너원/박지훈] 양.아치 下-(1)9 너블리 11.03 20:11
워너원 [워너원/김재환] 아기도령에게 시집가기 0868 잎련 11.03 17:04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짜릿한 덕질 라이프! E19 뚜싱 11.03 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