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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 우연과 필연 사이

 

 

축축한 양말을 벗어 물에 담가 놓았다. 물은 금세 붉은색으로 물들어 갔다. 그리고 웃음이 나왔다. 킥킥 쿡쿡 의미를 모를 웃음이 계속해서 나오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얼굴 또한 붉게 물들었다.

-

영화를 보지 못해 사게 된 책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충돌코스에 놓인다. 우연이거나 혹은 필연이거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것은 너무 잔인한 진실이었다. 사람들은 그 것을 부정하기 위해 자책 혹은 타인의 탓을 하곤 한다. 결국에는 받아드릴 거면서…
종현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 번도 그 진실을 진실대로 받아드리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잊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상처를 받는 것이었다. 누군 그가 불쌍하다 했고, 누군 머저리 같다 욕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말에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완전한 어른은 없어. 그는 입버릇처럼 그 말을 하곤 했다. 그건 본인 스스로의 최면이었다. 일종의 도피 같은 것. 그 말을 들어주는 것은 단 한사람. 민호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민호는 종현을 완전히 이해했다. 그래서 그를 멀리하려 했다.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그 이상의 것을 바라는 종현 때문에 민호는 그를 멀리해야만 했다. 그런 민호가 종현의 옆에 붙어있게 된 것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언제나처럼 민호는 운전을 했고, 기분이 좋아 속도를 조금 빨리했을 뿐이다. 하지만 곧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 간신히 차가 멈추었을 때. 눈앞에는 믿고 싶지 않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하아…… 하으억……”

무서운 광경은 지워지지 않았다. 급하게 차에서 내려 치인 사람을 흔들었다. 흔들고 또 흔들었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종현아…… 종현아, 김종현!! 흐, 흐억…”

호흡이 가빠오고 이리저리 눈을 돌려 보아도 붉은 색의 잔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구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민호는 간신히 참고서 종현을 차에 태웠다. 뒷좌석에 눕혀 놓고서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눈앞에는 종현의 웃음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되었다. 종현을 피한 이유는 종현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서가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 것이 첫 번째 충돌 코스였다. 그 것은 필연이었고, 그 뒤는 우연이었다. 아니 반대일 수도 있다. 무튼 종현은 살았으나 기억을 잃었다. 드라마틱한 상황이었지만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 것이 더 편할 것이다. 종현은 더 이상 상처받을 것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제 곧 퇴원이지?”
“……네…”
“존댓말 하지 말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우린 연인 사이었다니까?”

종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믿지 못한다는 경계심이 한 가득이었다. 민호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정말, 정말 우리가 사귀는 사이었다면 말이에요……”
“그렇다니까.”
“난 이 말을 하고 싶었을 거 에요.”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입가에 미세하게 띠고 있던 웃음 또한 사그라졌다.

“우리 헤어지자.”

비식 웃었다. 하지만 입 꼬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네가? 네가 날 떠나? 자신 또한 모르고 있었던 소유욕이 끓어 올라왔다. 몰랐으면 좋았다. 민호는 자신이 종현을 사랑한다는 그 사실을 몰랐으면 좋았다. 두 번째 충돌 코스였다. 이것은 우연이었을 것이다. 아니 우연이야만 했다.
뭔가 말하기 보다는 손이 올라갔다. 민호는 종현을 때렸다. 고개를 돌려 더 이상 맞지 않으려 하면 턱을 부서져라 잡고서 양 뺨을 갈겼다. 종현의 눈에서는 체념인지 슬픔인지 아픔인지 모를 눈물만이 계속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왔다. 이진기. 하얀색의 가운이 잘 어울리고 부드러운 얼굴이 매력인 사람. 그는 종현을 부르며 들어왔다. 퇴원을 축하하려는 건지 입에는 함박웃음을 머금은 체였다. 하지만 민호를 보는 순간 그의 표정은 무섭게 굳어져갔다.
우연이었다. 그리고 필연이었다. 두 번째 충돌은 무척이나 빠르게 진행되어갔다. 진기는 민호를 밀치고 종현을 살폈고 민호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종현이 자신을 밀어낸 이유를. 피가 터지도록 입술을 씹었다.

*

종현은 퇴원을 했다. 그 날 민호는 나오지 않았다. 종현은 그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한 편 걱정 또한 되었다. 하지만 그 것은 진기에 의해 사라졌다. 민호의 예상을 보란 듯이 증명하는 듯이 둘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었고 행복하다는 듯이 웃었다.
세 번째 충돌은 마지막 충돌이었다. 마지막인 만큼 무서웠고 잔인했다.
종현은 진기의 집에서 같이 살았다. 종현의 옛 집은 그의 부모에 의해 처분되었고, 짐은 모두 버려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종현은 미안해하면서 좋아했다. 둘은 그 집 안에서 몸을 섞었고 사랑을 나눴다. 그리고 그 순간에 민호가 들어왔다.
민호의 눈이 희번뜩 빛났다. 표정은 없었고 손에는 작은 칼이 들려있었다. 망설임 없었다. 아니 망설일 필요 없었다. 종현의 위에서 헉헉 숨을 몰아쉬는 진기의 등에 칼을 꽂았고 발로 걷어찼다.

“…흐익?”

입가에 미소인지, 눈가에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지어졌고 빛났다. 민호는 칼을 뽑아들었다. 종현이 놀랐는지 딸꾹질을 했고, 민호는 그런 종현을 끌어안았다. 종현은 말했다. 누구…, 딸꾹… 누구세요?…,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저 변한 것처럼 웃을 뿐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민호가 말했다. 네게 하나밖에 없는 애인이야. 종현은 민호의 품에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에 들린 칼을 빼앗았다.

“……진기 형이 죽었네요.…”

종현이 말했다. 민호는 울었다. 내겐 애인이 이 사람 뿐인데…. 민호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아요. 내가 따라가면 되니까요. 종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종현이 민호를 밀쳐내고 걸어가 진기의 옆에 꿇어앉았다. 민호는 그 것을 말리지 않았다. 그저 얼굴을 가린 체 눈물만 닦아 낼 뿐이었다.
민호가 얼굴에서 손을 떼어냈을 땐, 붉게 물들어 있는 종현이 자신을 반길 뿐이었다. 그를 안고서 민호는 말했다.

“이건 우연이 아니야 종현아… 필연이야……”

애초에,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었잖아…, 조금도 허락 된 것이 없었어. ……그러기 때문에 이건 우연이 아니야, 필연이야……

-

 

점이 너무 많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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