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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 Night 전체글ll조회 1068l 7


[세훈루한] Pray and Pay

 

 

사람이란 존재는 매우 나약하다. 그들에겐 믿고 의지하고 원망하고 미워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런 인간의 나약함에 희생 당하는 것은 실존하든 아니든 신이라는 위치에 있는 존재였고, 이를 믿는 자들과 믿지 않는 자들로 나뉜다. 하지만 믿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자들도 중요한 순간에 위태로운 순간에 저도 모르게 뜯긴 옷자락을 잡는 셈 치고 믿는 게 신이였다. 모두에게는 원망하고 소망할 존재가 필요했다. 시험 잘 보게 해주세요, 부터 시작해서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주셨나요… 제가 저 여자보다 못한 게 무엇이죠…까지, 그리고 심하면 저 사람을 제발 죽여주세요, 혹은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 극단적인 모든 이들의 정신 상태에 신이라는 존재는 그들을 모두 보살필 수 있을까.

 

 

Pray and Pay

作.Starry Night

 

 

1

 

 

루한은 이 도시에서, 이 혼잡한 도시에서 한 둘이 사라져가는 것을 가끔씩 목격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바래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루한은 교회에 가서 예수를 바라보며 울면서 기도를 올리곤 한다. 그 기도의 주된 내용은 이 사람을 죽여주소서, 이 사람을 벌하소서 이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소서, 였다. 이런 잔인한 기도들, 처음에 루한은 그저 막연한 분노의 표출 수단으로 예수에게 이런 기도를 올리곤 했다. 루한이 교회로 향하는 시간은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대였는데 그 중에서도 루한은 세시에 찾아오곤 했다. 아니 조금만 더 정확히 따지자면 세시, 삼분…… 이것은 아마도 루한이 숫자 3에 집착하는 게 아닐까 신경이 곤두서게 한다. 아무튼, 루한이 세시 삼분에 찾아 올 때 교회 안은 텅 빈 게 맞을 것이다 루한 같은 이들을 위해 오픈된 교회의 장소에는 경비원이 졸면서 계실 뿐이었고 그 외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아무도 없었던 게 정상인데 유난히 루한이 답답했던 그 날에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루한은 의아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그 타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긴 의자에 앉아 자신의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는 그는 어딘가 아파 보이지도 딱히 기도를 하려고 온 것 같지도 않았다. 혼자임이 편한 루한은 그가 있다는 사실이 불편했지만 중간쯤 항상 앉는 자리에 앉아 자신이 켜둔 붉은 빛 전구로 인해 모습이 보이는 예수 상에게 늘 그렇듯 기도를 한 것 같다. 제발, 그를 죽여달라고. 그 등은 너무나도 소량의 빛만 내비추어서 나와 이 공간에 같이 있는 타인을 비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창가로 새어들어오는 푸른 달빛에 의존하여 자리를 나가는 것이 항상 제가 하는 일이었다. 그도 마찬가지이겠지,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타인은 루한이 나갈 때까지 멍하니 스마트 폰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폰 액정에 비춘 그 화면도 푸른 달빛 색 같았다.

 

 

 

 

2

 

 

루한이 그를 죽여달라고 빌어온지도 꽤 시간이 지났는데, 죽기는커녕 멀쩡히 웃으면서 지내고 있었다. 루한은 그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신은 무엇을 하는가 이런 어린 제가 간절하게 며칠을 새벽에라도 나가 빌고 또 빌었건만 들어주시지 않는지, 왜. 루한은 분한 마음에 제 가슴을 제 주먹으로 퍽퍽쳤다. 아려오는 듯한 느낌이 싸했지만 루한은 그 전에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 아무런 신음도 뱉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루한의 분노는 너무나도 급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루한이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루한이 이토록 증오하는 그라는 존재는 루한의 아버지인데 루한은 그 아버지란 작자를 절대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버지라면 엄하더라도 가정에 충실한 그런 이미지, 아니 하다 못 해 관심은 없더라도 아들을 팔아먹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을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루한의 아버지는 루한을 팔아먹었다는 말이 되는데, 그것은 어찌보면 맞는 말이다. 루한은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고, 자신이 데리고 있는 창녀처럼 대했고 그렇게 취급했다. 이 모든 것은 루한의 어머니가 자살을 하고 일어난 일이니 루한은 자신의 어머니 또한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루한은 지금 밑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었다고, 감히 표현할 수 있겠다.

 

 

 

 

3

 

 

루한은 멍했다.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창녀 노릇을 하는 것에 질리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것을 눈치채기라도 했는지 그래서 쓸데없는 짓이라도 베풀어주려고 한 건지 재미를 보라며 창녀촌의 할아버지처럼 굴며 내 방에 아버지의 친구들을 들여보냈다. 아버지는 미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아버지의 친구들 역시 제 정신일 리가 없었다. 루한은 그 사실을 다시 자각하고 나니 미친듯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신은 이 세상에 어떠한 존재일까, 자신은 사랑을 받고 있긴 한 걸까. 자신은 사랑을 할 수 있긴 한 걸까. 자신이 이렇게 더럽고 추악하다는 그 사실에 루한은 몸을 덜덜 떨었다. 흰 침대 위에 구겨진 시트들과 그 위에 놓여서 두 다리를 접어 가슴에 닿게 한 채 그 두다리를 두 팔로 꼭 껴안고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는 루한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들이 보였다. 아버지 혹은 그의 친구들의 것이겠지. 그리고 루한의 몸에는 희고 더러운 것들이 베어있었다. 루한은 그것을 더러운 것이라고 칭했고 루한의 아버지는 그 더러운 것을 루한에게 먹이거나 묻히는 것을 참 좋아했다.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루한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신의 몸이, 이 더러운 몸이, 보여진다는 사실에 저기 어디 뭉개진 이불을 끌고 와 덮었는데 이불에서 나는 냄새가 루한의 후각을 자극해 루한은 그것을 내팽겨 칠 수밖에 없었다. 시트에서도 루한의 몸에서도 동일한 악취가 났는데 그것은 땀과 그 희고 더러운 것들이 빚어낸 좆 같은 악취였다. 루한은 그 악취가 제 코 끝을 떠나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몸서리쳤다. 이 공간은 더럽고 위험하다. 신이시여, 이곳을 내려다, 보아, 주시면, 안, 됩니까…… 루한의 목에서 내어진 까끌한 목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그 목소리는 어린 양의 그것과도 같았으며 울리지도 않았고 그저 안타까웠을 뿐이며 무슨 말인지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루한의 그 공허한 눈빛과 가라앉은 그 목소리로 루한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추론할 뿐이다.

 

 

 

 

 

4

 

 

루한은 다시 교회였다. 새벽 세시 삼분, 교회 안에 있는 그 벽시계에서 빛나는 빨간 숫자들에 루한은 작게 헛웃음을 뱉었다. 그리고 경비원 쪽을 보았다. 계시지 않았다. 순찰을 도는 거라고 추정을 하고는 늘 그렇듯 기도를 하러 자리를 찾아갔다. 그리고 다시 그 타인을 보았다. 은색 빛 머리칼이 인상 깊었는데 다시 마주하는 것이라 루한은 더 이상의 싫은 낯빛을 들어내지 않았고 또 멍하니 스마트 폰을 보는 그를 뒤로 한 채 중간 즈음에 자리에 앉아 예수를 보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죽여달라고 빌어도 죽여주지 않는가요, 왜. 루한은 그 은색 머리칼의 남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달라고 자신의 아버지의 친구들도 싹 다 죽여달라고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는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자신의 어머니는 죽어서도 좆 같이 살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루한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고 은빛 머리칼의 그는 여전히 한 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로 꼰 채 스마트 폰을 응시할 뿐이었다. 루한은 거의 울다시피 자신의 처지를 뱉었고 꺽꺽거렸다. 루한은 푸른 달빛을 받아 창백한 제 두 손을 보고 무슨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주여, 당신은 나에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두 손을 이미 내려주셨군요. 루한은 해서는 안 될 못 된 생각을 했었다. 이 두 손으로, 죽이면 되는 것인가요. 하지만 루한의 그런 생각은 무언가 가볍게 바닥에 닿는 탁―, 하는 소리로 인해 묵혀졌다. 무엇이지, 루한은 뒤를 돌아보았다. 타인은 없었다. 이 공간에는 루한 하나였다. 나갔구나…… 루한은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에 익숙하지만 혼자가 싫다는 모순되는 감정에 루한은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았다.

 

 

 

 

 

5

 

 

아버지는 아직도 살아있었고 그의 친구들도 아직도 살아있었으며 어머니의 안위는 알 수 없었다. 루한은 술을 마시고 들어온 아버지 무리에 의해 폭력을 당했고 입술을 깨물어 늘 피, 생채기를 달고 다니는 게 일상이었으며 그런 꼴로 교회를 나가는 것도 일상이었다. 세시 삼분, 루한은 늘 그 벽시계의 붉은 숫자를 응시하며 생각한다. 내가 저 시계가 세시 삼분이란 걸 가리키는 것을 삼백 세 번이라도 더 보면 그때는 아버지가 죽을까. 실 없는 소리였지만 그만큼 루한은 간절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루한은 종종, 아니 이제는 매일 그 은색 머리칼을 가진 타인을 보곤 한다. 그는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포즈로 같은 스마트 폰을 보고 있었고 루한을 응시하는 일은 없었다. 그의 옷차림을 보며 루한은 아무런 의심이 드는 날이 없었는데 오늘은 조금 의심이 들었다. 온통 검은색이었는 게 딱히 이상해 보이지도 않는데 무언가 느낌이 그랬달까. 검은색 라이더 자켓을 입고 검은색 하이탑에 온통 검은색인 그 느낌에 루한은 압도 당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을 타인에 불과했으니까 루한은 다시 자리에 앉아 기도를 했다. 오늘은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의 친구들 말고도 한 명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았다, 나의 진실을 알아버린 그 새끼도 같이 죽여주세요. 루한은 침착하게 울부짖지 않고 기도를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억울함이 치솟았다. 조용히 말을 하면서 아멘, 만 하면 되었을 순간 루한은 울컥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는 교회 안을 메웠다. 루한은 하…… 하고 헛움읏을 흘렸고 루한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 루한의 진실을 알아버린 그 새끼는 입이 가볍기로 소문난 그냥 소식통인데 다니던 학교도 그만 두고 루한이 무엇을 하나 싶어 찾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목격했고, 제발 오늘이 가기 전에 그 새끼가 죽어야 할 텐데. 루한은 갈 수록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불안했고, 묘했다. 그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은색 머리칼의 타인이 루한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와 있었다. 그 속도는 사람의 걸음걸이 혹은 달리기 속도가 아니였고, 그가 루한의 앞으로 옴으로 인해 일은 바람들에 루한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은색 머리칼의 타인은 다리를 접어 앉았고, 한 쪽 무릎은 꿇고 한 쪽 무릎은 접었었다. 루한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검은색의 옷들과 은색의 머리칼 그리고, 흰 얼굴. 잘생겼다……고 루한은 그저 감탄사의 아, 를 내 뱉었을 뿐이었다.

 

―도와줄게

―…….

―루한

 

은색 머리칼의 타인은 루한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루한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가 하는 말을 들었으며 그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은색 머리칼의 타인은 루한의 턱을 잡아 끌었고 입술을 맞췄다. 타인의 혀가 루한의 입안으로 매끄럽게 들어갔고 루한은 무언가에 홀린 듯 눈을 감았다. 그런 둘의 행위는 모두 예수 상의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나는,

―그래.

―정말로,

―…….

죽이고 싶어요, 도와, 주세요.

 

 

 

 

 

6

 

 

타인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그 날의 새벽을 보낸 루한은 멍했다. 깨어나 보니 집 안에 있었고 아침이었다. 흰 침대의 냄세는 여전히 퀘퀘한 악취를 내뿜고 있었고 그에 질색한 루한은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 집은 늘 고요했다. 아버지란 작자는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있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루한은 이런 고요함이 익숙했고 냉장고를 열어 아무거나 챙겨 먹을 심산이었다. 그런데 먹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또 사와야 할 것 같은데 루한에겐 돈이 없었다. 어디서 벌어오는 것일지 모르는 아버지의 돈들이 생계 유지비였고 루한은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루한은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는데 웬 못 보던 상자가 놓여 있었다. 루한은 무시하고 지나치려다가 그 위에 쓰여진 For you, 루한 이라는 포스트잇에 그 상자를 열었다. 포스트잇의 글씨는 정갈하지 못했고 마치 탄 것 같은 자국이었는데 루한은 그것을 의심할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루한은 그것의 내용물을 본 순간 숨이 멎었다. 진실을 알아챘던 그 아이였다. 그 새끼는 그 상자 속에 고이 접혀져 있었고 그 아이의 목 부분은 잘려져 있었으며 머리는 그 새끼의 두 손에 위치했다. 그러니까, 목이 잘린 채 있었다. 루한은 공포심에 소리를 내지르지도 못 하고 덜덜 떨었는데, 그때 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그 은색의 머리칼의 타인이 루한의 뒤에서 루한을 껴안으며 루한의 귀에 속삭였다. 마음에, 들어? 루한은 아무런 답도 못 하고 떨고 있을 뿐이었다. 루한이 고개를 돌렸을 때에 그는 없었다.

 

 

 

 

 

7

 

 

루한은 그 사건 이후로 교회에 나가질 않았다. 그저 방 안에 갇혀 덜덜 떨고 있을 뿐이었다. 루한은 그렇게 약해져 갔다. 하지만 그 애 새끼가 죽었다는 사실로 잊고 있었던 게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의 아버지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였다. 그에 루한은 자신을 다시 그의 친구들에게 뿌리려는 것을 직감하고 그의 부름을 묵살한 채 밖으로 뛰쳐 나왔다. 이미 나약할 때로 나약하고 허약한 루한은 갈 곳이 없었다. 자신에게서 나는 퀘퀘한 냄새에 인상을 찡그리며 결국 루한은 교회로 나갔다. 은색 머리칼의 그는 없었다, 루한은 늘 그가 앉던 자리에 앉아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댔다. 이것은 그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루한이 고개를 푹 숙였다가 들어 돌려 시계를 쳐다보았다. 세시 삼분, 좆 같게도 루한은 자신의 삶이 정확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루한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은색 머리칼의 그가 자신의 옆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는 루한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말을 건넸다. 그는 아직 어린 것 같은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놀랐어?

―…….

―의도한 건 아니야, 미안해 루한.

 

너는 누구니, 루한은 그렇게 묻고 싶었다. 그리고 푸란 달빛을 받아 더욱 창백해 보이는 그 은빛 머리칼의 타인은 그것을 알아챈 듯 입술을 열었다. 그는 입술마저 창백했다.

 

―세훈이야.

―…뭐?

―네가, 안쓰러워서 그랬어.

 

다음부터는, 그렇게 안 놀래킬게. 세훈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한 번 루한의 입술을 탐했고 루한도 그를 거절하지 않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 교회 안 예수 상 앞에서 일어난 일임이 틀림없다.

 

 

 

 

 

8

 

 

루한은 얼마 전에 루한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통보를 건네 받았다. 루한은 직감했다, 세훈이구나. 루한의 아버지가 건강한 것은 아니였지만 루한에겐 그런 느낌이 왔다. 세훈이 죽였구나. 그래서 루한은 세훈이 두려웠고 세훈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의 친구들이 죽었다는 이야기.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세훈은 루한이 바라던 일을 해주고 있었고, 신조차 하지 않았던, 하지 못했던 일을 이행하고 있었다. 오직 루한을 위해서 법을 도덕을 배제한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고, 세훈은 그런 루한에게 입술을 맞추고 진한 스킨십을 해오는 것이 다였다. 루한은 문득 세훈이 자신을 놓는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루한의 곁에는 오롯하게 세훈만이 남은 것이었고, 세훈은 그런 루한을 버릴 생각이 없어보였다. 루한은 한 번 세훈의 눈동자라 파란 것을 보았었는데 그것에 대해 물었다가 세훈의 인상이 험악해지는 것을 보고 거두었다. 전부터 예상한 것이지만 세훈은 아마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신이 내려주신 천사일까 아님 무엇일까. 세훈은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루한도 그에 대해 더 말을 하지 않았다. 위태롭다면 위태로운 세훈과 루한의 관계에는 매끄럽지 못할 일이 없었다. 세훈은 물 흐르듯 흐르는 것을 좋아했고, 루한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루한의 주위가 죽어나갔고, 이 시끄러운 도시의 일원들이 죽어나간 것이다.

 

 

 

 

 

9

 

 

―세훈아…….

―왜?

―너는

 

너는, 악마니. 루한은 묻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그것이 세훈에게도, 루한에게도 좋을 일이었고 세훈이 인상 쓰지 않게 할 루트하는 것을 알았다. 루한은 그냥…… 하고 얼버무렸고 세훈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암묵적인 기류가 흘러다녔고 루한은 서서히 그것이 자신의 목을 졸라오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세훈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루한은 그것이 불편했고 그것에 허덕였다. 그래서 결국 루한은 악몽을 꿨다. 세훈이 자신을 갈아먹는 그런 꿈, 그 조각들이 모여 진실로 루한을 갈아먹는 것처럼 형상화 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에 대해 루한은 자신의 정신병이라도 단정지어 버렸고, 점점 세훈에게 의지하면서도 세훈을 피하는 아이러니를 맞고 있었다. 루한은 혼란스러웠고 이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마땅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세훈은 늘 같았다. 그게 더 루한은 혼란스러웠다. 나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루한은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할 곳이 없다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목이 메임을 느꼈다. 이제 자신에겐 세훈 밖에 없는데, 세훈으로 가득 차서 세훈을 미룰 수도 없다는 것이 루한에게 있어서 안심되는 점이었으며 가장 두려운 점이었다. 세훈은 누구인가에 대해 루한은 악마, 라고 단정지어 버렸다. 세훈은 악마였다. 처음부터 자신을 유혹한 것이고, 거기에 빠진 것이다. 루한은 그렇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세훈은 악마이기에 포스트잇의 글씨가 탄 자국 같아 보인 것이었으며 그렇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빠르게 이동해 바람을 이는 것도 다 세훈이 악마임에 번진 것이라고 루한은 떨면서 그렇게 믿었다.

 

 

 

 

 

10

 

 

종국에서 루한은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주륵, 흘렀으며 세훈은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루한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것은 루한이 지금 현실에 있지 않다는 것이었고 세훈은 그런 루한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최근 들어 루한이 눈에 띄게 이상해진 것은 세훈도 충분히 느끼고 있는 사실이었다. 루한은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세훈에게 기대어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세훈과 두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분명히 푸르렀던 눈이었다고, 루한은 생각했다. 루한은 세훈에게 말했다. 나, 죽이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세훈은 그 말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데 하고 물었다. 루한은 발발 떨고 있었고 세훈은 태연했다. 이 상황이 웃겼다. 루한은 세훈에게 그 전에, 나랑 섹스하자. 라고 말을 했고 세훈은 미동을 하지 않았고 아무 말도 뱉지 않았다. 루한이 한 번 더 재촉을 했다. 응? 세훈아. 세훈은 루한의 어깨를 잡았고, 그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루한, 사실 나는.

 

―세훈아, 사람은 참 이상해.

―…….

―난 강간이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당하고 싶어 세훈아.

―…….

 

난, 너 밖에 없는 거, 알잖아… 응? 루한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닌 것이다. 세훈은 루한에게 진정하라며 말을 했고 루한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네가 필요해. 세훈아, 나는…… 루한은 말을 못 맺고 세훈에게 안겨들었다. 세훈은 루한을 그저 꽉 껴안았다. 루한은 헛웃음을 띄웠다. 세훈아, 내가 죽이고 싶은 사람은.

 

―…….

―…….

―…….

 

 

 

 

바로 나야.

 

 

그래요 이것은 본격 막장 세루............. 사실 야밤에 저지른 조각글이 불어나서 그럼^^........... 오랜만이네요 글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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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문체랑 스토리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진짜 멍하게 봤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휴 ㅠㅠㅠㅠ 잘봤습니다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Starry Night
으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해주셔서감사해요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글 많이 써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Starry Night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주올게요재밌게봐주셔서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완전 분위기 있고 좋네요!
11년 전
Starry Night
헐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더없나요ㅠㅠㅠㅠㅠㅠㅠ헝헝좋으아요ㅠㅠㅠㅠ
결국세훈이는뭐였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5
헐ㅜㅠㅠ세루라니ㅠㅠㅠㅠㅠㅠ분위기대박ㅠㅠㅠㅠㅠㅠㅠ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루한아ㅠㅠㅠㅠㅠㅠ루한이안쓰러워요ㅠㅠㅠ그리고ㅠ세훈이의정체가궁금하네요ㅠㅜㅠㅠ잘봤어요♥
11년 전
독자6
헐 분위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품의 아련함을 위해서 뒤를 물으면 안되겠지만 결국 세훈이는 뭐였을까요......악마였나요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7
분위기 좋아요ㅠㅜㅠㅜ세루행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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