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물 주의 하시됴 ⊙♡⊙ ~
망 했 다
그것도 아주 많이. 서울특별시 어딘가에 사는 도 경수 (22) 씨가 자신의 원룸 화장실에서 임신테스트기의 양성 반응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갔고 이걸 어쩌지. 라는 생각만 떠올랐다. 한참을 절망에 빠져 있다가 손에 쥐고 있던 테스트기를 휴지에 돌돌 말아 버리고 나왔다.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번지점프대라도 올라간듯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화장실에서 나와 소파에 드러누웠다.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었다. 평소 콘돔 없인 절대로 섹스를 하지 않는 경수였다. 몇 백번을 콘돔이 없으면 불타는 중에라도 편의점에 가서 사와 했는데 최근 몇 번 콘돔 없이 했다고 이렇게 덜컥 임신이 될 줄이야. 흐어어 이상한 소리로 흐느끼며 경수가 발로 소파를 팡팡 차댔다. 변 백현 죽여 버릴 거야.
아 얜 또 왜 전화를 안 받냐. 초조함에 신호음만 들리는 아이폰을 바닥에 내리칠 뻔 한 경수가 설탕폰으로 유명한 아이폰이 깨질까봐 소파에 던지며 자신의 화를 표출하는 것으로 통화를 종료 시켰다. 으아아, 변백현 개 닮은 자식!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이 자식 어제 약속 있다고 하더니 아직까지 자고 있나 보네. 왜 사는 거야 대체. 누군 지금 미치겠는데. 아아 도움 안 되는 새끼. 입에서는 방언이 터진 듯 육두문자가 필터링 없이 쭉쭉 나왔다. 세상에 새끼란 새끼는 다 찾았을 무렵 아까 던졌던 아이폰의 심플한 마림바 벨소리가 울렸다. 바로 임신 원인 제공자이신 변 백현 (23, 경수남친) 씨가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나 발신을 한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부재중 통화가 31통 이나 …… "
능글 맞은 백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경수의 입에서 깊은 빡침이 섞인 조카 신발과 18색의 크레파스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마지막 대미는 <나 애 가졌다고!!> 로 장식 되었다. 그 말과 함께 경수는 급히 통화를 종료시켰다. 아직 백현의 반응이 두려웠다. 순간 울음이 터졌다. 경수가 바닥에 주저 앉아 서럽게 울었다. 그간 있던 일들이 파노라마 처럼 눈 앞을 스쳐갔다.
♩♪♬ ♩♪♬ ♩♪♬
이제야 사태파악이 끝난 백현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경수의 울음소리와 마림바소리는 최악의 조합이었다. 울려대는 마림바 벨소리에 머리가 아파서 침대로 가 누었다. 이불로 칭칭 자신을 감싸고 귀를 막았다. 전화가 오든 말든 다 잊고 잠을 청하려 노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화는 끊겼고 다시 집안이 고요해졌다. 복잡한 머리가 더 이상 굴러가지 않고 점점 잠에 빠져들었다.
자신의 발끝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 경수가 퉁퉁 부어서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이불이 돌돌 말려있는 발끝을 쳐다보았다. 백현과 눈이 마주쳤다. <깼어?> 백현이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백현이 냉장고로 가 삼다수 통을 꺼내 컵에 따라와 경수 앞에 대령했다. <좀 마셔> 힘 없이 컵을 받아든 경수가 한 모금쯤 삼키고는 착 가라 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 나 임신했어. 우리 어떻게 해?"
0편 정도라고 생각하십쇼 (짧아서 하는 변명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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