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아
w.귤나무
도경수를 보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들었다.머릿속은 초등학교 일들이 하나하나 트라우마로 지나가기시작했다.
도경수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는 척은 하지않았다.그의 눈빛은 여전히 맑았다.
"쟨거같은데,우리반 전학생"
"좆같이 생겼네"
변백현이 도경수를 고개까지 꺾어 보며 말했다.그리고 난 시선도 주지않은체 아무감정없이 대답했다.
"쟤 우리반 오면 니 옆에 앉을거같은데?니만 짝없잖아"
마른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싫어.
-
조례를 하러 들어온 담임 옆에는 도경수가 있었다.도경수의 작은 어깨를 감싸쥐며 '이름은 도경수고,너희랑 이제 같은반 쓸 친구니까 잘 보살펴주고.경수자리는..'
남는 자리라곤 내 옆자리밖에 없다.하지만 담임은 새로운 전학생을 내 옆에 앉히기가 꺼려졌는지 고심끝에 나중에 자리를 만들어줄테니 임시자리로 내 옆자리에 앉으라하였다.그리고 날 보며'김종인 너 믿고 경수앉힌다.잘챙겨줘야해'라는 시답지않은 말을 덧붙인다.대답은 하지않았다.담임이 나가자 도경수는 쭈뼛거리며 내 옆자리에 앉아서 아무말않고 눈알만 쉴새없이 움직였다.그리고 수업이시작할때까지 한마디도 말을 섞지않았다.아마 난 도경수의 기억 속에 사라진 모양이였다.도경수는 수업에 몰두하고 나는 도경수를 등진채 엎드렸다.도경수의 특유의 향기도 여전했다.그 편안한 내음을 맡으며 잠이 들었다.그리고 꿈을 꿨다.한아이가 우유를 던졌다.입구가 열려져있어 곽 속에 있던 우유가 쏟아져 내 머리부터 상의까지 우유에 젖어들었다.그 아이와 주변아이들은 뭐가 그리재밌는지 한참동안이나 나를 향해 웃었다.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하얀 우윳방울들이 내 바지를 적셨다.그리고 우유인지 눈물인지 알 수없는 것이 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슬펐다.아버지가 미웠다.그리고 저 아이들도 미웠고 나도 미웠다.
잠에 깨어난 얼굴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수업은 진즉에 끝나있던지 반은 시끄러웠고,옆을 보니 도경수와 변백현은 벌써 친해졌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들이 피어있었다.깨어난 나를 보며 변백현이 내몰골을 보더니 혼자 사우나를 갔다왔냐며 뭐 이렇게 땀이 나있냐고 웃기시작했다.
"나 화장실 갔다올게"
화장실에 들어가 물을 틀어 세수를 했다.땀은 이미 씻겨져나갔지만 씻고 또 씻었다.찬물에 마구문지른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있었다.피부색은 그대로였다.한숨을 깊게 내쉬며 화장실을 나섰을땐 수업이 시작됬는지 복도는 조용했다.낡은 교실문을 열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수업시작했다며 어서 자리에 앉으란 선생의 말에 자리에 앉았다.물기는 어느정도증발되었지만 한겨울인 날씨라 손이 시렸다.나름 따듯해져보겠다고 손을 비비자 도경수가 시선을 내리깔아 내 손을 빤히 바라보더니 마이 주머니 속에 핫팩을 꺼내 나에게 건냈다.
"쓸래?"
아무대꾸하지않고 핫팩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보고싶었어"
날 기억하고있었다.도경수의 한마디가 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나 아냐?"
모르는 척했다.이대로 쭉 모른척하고싶다.나에게 너는 그런존재다.
"응,옛날처럼 변함없이 잘생겼어"
"..."
"넌 내가 기억이 안나나보네"
"내가 싫어했나보지"
슬퍼하는 너의 표정으로인해 너의 마음이 나에게 와 닿았다.하지만 그런 도경수를 보는 나의 마음은 좋았다.좀 더 슬퍼해,좀 더 아파해.나 혼자 마음 속으로 외쳤다.한참동안 저 혼자 생각에 잠긴듯 초점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도경수가 시선을 거두고 책으로 향했다.그리고 나 또한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나의 마음은 언짢아졌다.
"속상하다"
도경수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기분은 더 좋지않았다.너는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야하는 존재인가?나 하나쯤 널 미워해도 괜찮지아니한가,세상사람들 모두가 널 좋아해야하는가,너를 사랑해야하는가.그러하다면 나는 왜 너가 받는 사랑을 조금도 받지못했는가.나도 너와 같은 나이의 사람인데,아비가 다른나라사람이여서?그런 아비를 닮아서?고작 다 외적인 문제때문에 나는 고통을 받아야하는가.그러니 나 하나쯤 널 미워 할 생각이다.내가 널 미워한다는걸 너가 알았으면한다.나는 네가 고통스러워하길 바라니까.이런 저질스러운 생각을 하는 동시에 점심을 알리는종소리가 들려왔고,그와 동시에 나는 자리에 일어나 교실 밖으로 향했다.그리고 미친 개들마냥 뛰어가는 아이들의 뒷통수들 보았다.
"왠 일로 안자고 벌써 나왔냐.아 맞다.도경수가 너 안데,넌 쟤 모르냐?"
"난 그 새끼 몰라,내 앞에서 걔 얘기하지마"
"왜 걘 니 많이 좋아하는 거 같던데"
안다,걔가 날 좋아하는거.옛날부터 다른아이들이 날 놀리면 도경수는 항상 날 옹호해주었다.나 혼자 동떨어져있으면 쪼르르 달려와 내 옆을 지키고,아이들 무리쪽으로 같이 어울리게했다.물론 그 무리는 내가 끼는 순간부터 해산이 되었지만말이다.맛있는 걸 얻으면 항상 나부터 나르어 바쳤다.내가 항상 쓰레기통에 쳐넣어 버리는것을 아는 도경수였지만 언제나 나에게 주었다.그리고 도경수는 매일 지겹도록 나에게 말했다.난 네가 좋다고,너도 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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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서 댓글많이달아주셔서 너무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말주변이없어서 한분한분 감사댓글을 못남기겠어요ㅠㅠㅠㅠ 댓글달아주신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단말 전해드리고싶었구요ㅠㅠㅠㅠㅠ신알신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ㅠㅠㅠ! 암호님도 받았아요!![침샘파이터님(침샘파이터님 댓글 짱 길게 써주셔서 감동했어요 ㅠㅠㅠㅠ감사드려요ㅠㅠㅠ!),꼬꼬님,감다팁님]ㅠㅠㅠㅠ감사해요! 읽어주신분들,댓글남겨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s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