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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눈물이 말라붙어 떠지지 않는 눈커풀을 간신히 들어올려 햇볕을 맞았다. 그가 내게 첫 진심을 내 보인 그 날 이후, 나는 그를 찾을 수도 찾지도 못했다. 한 번이라도 제 생각을 하셨더라면, 그러시지 말았어야 합니다. 마치 그의 말이 내 발목을 붙잡고서 자신에게 떨어져 달라 애원하는 것 같았다. 좋아한다는 말. 좋아하는 감정. 하나면 모든 게 다 풀어질 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이기적이었다. 이야기를 물고 늘어질수록 그를 배려하지 못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미안했고 또 미안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행동에 대한 후회는 남지 않았었다. 



왜?



대답 없을 질문을 던진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나 진짜 염치없는 거 아는데, 내가 네 생각을 했었더라도.



지금 달라질 게 있었을까.






















01






"마마, 잘하셔야 합니다."




궁중 연회의 아침이 밝았다. 황가의 역사와 무궁무진한 발전을 위해서, 그 동안 열었던 연회와 다르게 오늘은 좀 더 특별했고, 무거웠다. 연회를 이유로 삼아, 적국과의 공식적인 첫 자리였다. 매번 연회를 앞두고서 설레었던 나인데, 이번엔 다른 의미로 설레이기 시작했다. 아니 이걸 설레인다는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좀처럼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보아 결국은 떨고 있음이 분명했다.



"마마, 이건 어떠세요?"


"마마!"



여러 손들이 내 머리 위에서 몇 번이고 배회했다. 부드러운 솔들이 얼굴을 쓸고, 머리에 장식들이 하나 둘씩 얹혀졌다. 계속 되는 손길에 지루해질 찰나, 내 손에 거울을 쥐어 주며, 마음에 드냐 묻는 시녀였다. 평소 연회와 다르게 조금 과한 것 같기도 하였지만 꽤 마음에 드는 것 같아 미소를 지으니,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칭찬을 해 대기 바빴다. 오늘 마마가, 제일 아름다우실 거예요.
















[NCT/이민형/정재현] 여우비 B | 인스티즈





"이로서 적국과의……."




생각과 달리 연회는 무겁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길어지는 황태자의 부재로 잠시 어수선한 느낌이 들긴 하였으나, 해금 소리를 시작으로 연회장은 활기찬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연회라는 게 이런 거였구나. 매번 연회가 시작 되면 민형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내 제대로 연회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민형도 나와 같겠지. 잠깐이었지만 머릿속을 스쳐간 그의 얼굴에 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데 문뜩 떠오르게 된 그의 생각은 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찾지 않으려 하면서도 자꾸만 보고 싶어 하는 내 모습도.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이렇게 붉어지는데, 마주치게 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파올지 알면서도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어디에도 민형은 보이지 앉았다. 왜, 안 보이는 거야.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내 고개가 신경 쓰였는지, 하나 둘씩 연회를 보다 말고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정말 없는 건가……. 없을 리가 없는데. 




시선이 몰린 느낌에 움직이던 고개를 멈추고 고개를 숙이자, 흥미가 떨어졌다는 듯 내게로 시선을 돌려 다시 연회를 보는 사람들이었다.




딱 한 사람만 빼고.








[NCT/이민형/정재현] 여우비 B | 인스티즈














"......"




시선을 돌리려 바닥을 보았음에도 따라붙는 시선에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내가 찾고 있던, 무표정의 그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루 사이에 좀 더 창백해진 건가, 아무 말 없이 나를 응시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아무 단어도 읽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를 담고 있는 눈빛이긴 하나, 알 수가 없다. 몇 초 간의 정적이 흐르고 차가운 그의 시선을 견뎌낼 힘이 없어 내가 먼저 바닥을 쳐다보자, 나를 옭아매던 시선 또한 사라지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벌써 그는 나를 보아도 아프지 않은 거겠지. 최악의 상황까지 닿아 버린 기분에 참을 새도 없이 눈물이 볼을 타고 떨어졌다. 



나를 따스하게 내려다 보던 눈빛들이 아닌, 내가 싫은, 아니 나를 모르는 것처럼 취급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좀 전의 이민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내려다 보았다. 어제 일만이 없었다는 게 아닌, 우리의 인연이 없었다는 것처럼. 나를 따스하게 바라보던 눈동자가, 공교롭게도 나를 향해 차가움을 나타내고 있었다. 

















남들이 쳐다보던 말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서 무작정 연회장을 뛰쳐 나왔다. 다급하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모습을 그에게 보일 수 없었으니까. 처소로 돌아 간다면 바로 알게 될 것이 분명하고, 갈 곳은 딱 하나 뿐이라 그곳으로 빠르게 발을 옮겼다. 매번 민형과 내가 함께 시간을 보냈던 허름한 전각. 내 공간엔 항상 네가 있었구나. 왠지 모를 허탈감에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발걸음을 끊은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 손이 아예 닿지 않은 듯 더 허름한 자태를 내보이고 있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다리 앞에서 나는 한참을 망설였다. 건너야 하는 걸까. 왠지 모를 이질적인 공기 속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각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 다른 세계로 향하는 듯한 느낌.


그 이질적인 느낌에 끝내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그래, 여기에 있어도 아무도 못 찾겠지. 아니, 이민형이라면 찾을 수 있을 텐데. 운명처럼 그와 다시 마주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앞에선 하지 못할 말들을 얼어버린 연못에 대고서 말했다. 메아리 조차 울려 퍼지지 않는 얼음 연못에 괜스레 돌을 집어 던졌다. 파직, 파직. 몇 번을 던졌을까. 얼음에 금이 가기 시작할 찰나에, 차마 건너지 못한 다리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민형……."





설마 민형일까, 이곳을 아는 사람은 그밖에 없었기에 소리의 근원지는 당연히 그일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멀리서 보이는 얼굴은 그가 아니었다. 



오뚝하고 높은 코, 선홍빛을 띄우는 도톰한 입술, 그리고 나를 응시하는 차가운 눈.



"......."



적국를 상징하는 적색까지. 그리고 그 색은 내 정신을 깨우쳤다.




















[NCT/이민형/정재현] 여우비 B | 인스티즈


황태자였다.




























안녕하세요 헤브예요 '6'

글 봐 주시고 댓글 달아 주시는 약 열 명의 독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ㅁㅠ 덕분에 글 열심히 끝까지 쓸 수 있게 되었어요! C는 언제 또 올릴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오늘 글 정말 망글에 똥글이죠...? 열심히 쓴 건데 제 능력치가... 드디어!! 재현이가!! 나왔어요 우리 황태자 제프리... ㅠㅠ 앞으로 기대... 아니 기대는 하지 마시구 읽기만 해 주세요... 오늘도 읽어 주시고 제 주저리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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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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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34
작가님.. 제가 엄청 기다렸어요 .. ㅠㅠㅠㅠㅠㅠㅠ 등장부터 설레구여.. 앞으로 넘나 기대됩니당 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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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악 작가님 너무 좋아여ㅜㅜㅜㅜㅠ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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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9.240
헉 재현이의 등장!!!!! 넘 재밌어여 ㅠ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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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걱 작가님 또 오셨네여ㅠㅜㅠ 신알신 해놨는데 이제 봤어요ㅠㅠ 오늘도 너무 잘 보고가요.. 황태자가 재현이라니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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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대박대벅대박 등장했네요 재현이ㅠㅠㅠㅠ 와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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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작가님 쏭쏭이에오ㅜㅜㅜ 드디어 재현이가 나왔군요! 더욱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아용 다음 편 기다리겠습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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