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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치타폰]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40-45 | 인스티즈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W 스며드는 문달 

 

 

 

 

 

 

 

 

 

 

 

 

 

 

 

40. 

 

 

 

 

 

 

 

나 호랑이 위에 올라 타봤어. 

아마 이 소릴 가장 가까운 지인에게라도 했다면 당장에 그 무슨 개소리냐며 비웃음을 살 게 틀림없다. 정말,나 자신도 얼탱이가 터져서 섬세한 근육들이 굵게 움직이는 이 등 위에 앉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한참을 감각없이 앉아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촘촘한 털들이 떨어질까, 그러나 쥐면 이빨이라도 드러낼까 소심하게 대고만 있던 손아귀 사이로 들어왔다. 머리카락을 자르기 위해 일정량을 잡아 손가락 틈 사이에 조밀하게 채워놓는 미용사라도 된듯이. 

해는 떠 있는데 자연광과는 상관없이 주변이 새하얀 빛에 에워싸였다. 

높이를 두고 마른 땅에 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언젠가 들어본 멜로디였다. 

사실 이건 다 CG고 난 그저 눈 아프게 밝은 초록빛 크로마키 배경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트루먼쇼처럼. 온 세상이 손을 잡고 나를 놀려보려는 아주 거대한 블록버스터일거야.  

 

 

 

 

"치타폰씨." 

 

 

 

 

"네에" 

 

 

 

 

"나 졸린 것 같아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자조하며 치타폰의 대답을 듣지 않고 곧장 눈을 감았다. 간만에 빠져드는 지독한 무거움이었다. 

어떠한 형체도 소리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잠이었다. 

 

 

 

 

"채리씨-" 

 

 

 

 

파도가 모래를 꾸짖으며 때리는 소리가 선명해졌다. 

나를 부르는 치타폰의 목소리에 눈을 겨우 뜨면 이제는 익숙해진 곳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다. 

 

 

 

"헐? 나 이러고 잤어요?" 

 

 

 

 

"잘 자던데요."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더듬다가 뜨거운 가슴의 중심부로 손을 옮겨다 가져갔다. 

다 꿈이었을까, 하며 무인도에 앉아 개꿈이나 꾸며 시간만 축이고 있는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려는 찰나였다. 

 

 

 

"호랑이는 집에 잘 갔어요." 

 

 

 

 

치타폰의 미소는 해맑기 그지없었다. 

 

 

 

 

 

 

 

"...그렇구나. 다행이다.." 

 

 

 

 

숲 안 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범의 발자국이 패여 있었다.  

 

 

 

 

 

 

 

 

 

 

 

 

 

 

 

 

 

 

 

41 

 

 

 

 

 

 

 

 

"우리는 왜 항상 이 섬의 중심을 찍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는 걸까요?" 

 

 

 

제법 깔끔한 말투였다..  

책의 어느 한 구절에 흥미롭게 시작될 법한 말을 치타폰이 던졌다. 

 

 

 

 

 

"그러게요. 진짜 중심엔 뭐가 있을 지 궁금한데 항상 언저리까지만 가보네요." 

 

 

 

 

 

 

"중심이 딱히 없을까나봐여." 

 

 

 

 

 

"에이, 이 지구도 맨틀! 외핵! 뭐 이런거 있고 알맹이 가운데 쏙 박혀 있는데 그럴리가요.  

모든 건 가운데가 있다니까요?" 

 

 

 

 

 

맨 처음 여기 왔을 때 나 혼자 이 섬을 한바퀴 돌았었다. 다시 하라면 다리 아프고 배고프다고 손을 젓겠지만. 여긴 타원형처럼 생겼고 분명 중점이 되는 곳이 있다. 우리가 찾았을 수도 있겠다. 

손뼉을 딱 치며 약간은 흥분에 차 반쯤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니면! 우리 이미 중심에 갔다 와 본 건 아닐까요? 솔직히 여기가 이 섬의 한가운데입니다~ 하고 써 있다 할만한 건 없잖아요." 

 

 

 

 

 

"으음~ 나는 그런 생각해요. 사실 이 섬 끝이 없는 거예요." 

 

 

 

 

 

"..그 무슨 절망적인 가설이지요..? 나 이미 여기 한바퀴 둥글게 돌았는데?" 

 

 

 

 

 

"진짜예요?" 

 

 

 

 

 

"그럼 가짜게요?그나저나 치타폰씨, 중심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고 그게 뭐가 중요해요. 중심엔 뭐 특별한 거라도 있을까봐? 그저 미지의 영역이기만 할 뿐이에요. " 

 

 

 

 

 

치타폰은 몬 말인지 몰르겟서여.. 라고 하더니 뒤늦게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그는 미련 한 줌을 버리지 못해 죽어도 싫다는 나를 억지로 잡아 일으켜서는 섬을 다시 돌아보자고 했다.  

 

 

 

 

 

" 치타폰씨, 하늘을 봐요. 돌다가 캄캄해지면 어떡해요?" 

 

 

 

 

 

"여기 둥글다매요. 계속 앞만 보면 다시 돌아오겠죠." 

 

 

 

 

"방금 매우 차가웠다." 

 

 

 

 

그렇게 원치 않는 체력 소모가 시작되었다. 

 

 

 

 

 

 

 

 

 

 

 

 

 

 

 

 

 

 

 

42 

 

 

 

 

 

 

 

 

내 예상대로 해는 졌다. 우리의 얼굴로 점점 드리워지는 어둠의 그림자에 나는 드문드문 멈춰 서서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치타폰의 팔을 당겼다. 

치타폰은 여기서 고집을 부렸다. 

 

 

 

 

 

"아 진짜! 치타폰씨이- 저 다리 아파요오-" 

 

 

 

 

 

"저두요." 

 

 

 

 

 

"근데 왜 계속 가쟤 저엉말.." 

 

 

 

 

 

"나 사실 꿈 꾼거 있는데 그거 체크하고 싶어서 그래요." 

 

 

 

 

 

무슨 꿈이냐고 옆에서 찔러봐도 치타폰은 확실시 될 때까지 말 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언제부터 내 말을 안 듣는 치타폰이 되었나. 뭐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힌트만 주자, 응? 치타폰씨이.." 

 

 

 

 

바람이 찼다. 바람이 차다니? 여태 이 섬에서 하루하룰 보내며 몸이 으슬해질 정도로 찬 바람은 기억에 없었다. 의아해하면서도 당장 눈 앞의 급한 불에 친근하게 치타폰에게 팔짱을 끼며 아양을 떨었다.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이 섬이 끝도 없다는 거랑 두 개는 꽃이들이 많다는 거예여." 

 

 

 

 

 

"..아 제발 그러지 말라니까요. 이제보니까 그거 순 개꿈이네. 내가 몇 번을 말해요! 여기 내가 한바퀴 돌 수 있다니까?두시간 이십칠분 걸으면! 그리고 꽃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그런거 맹신하고 그러지 마요. " 

 

 

 

 

눈에 띄게 시무룩해지는 얼굴에 나는 한숨 한 번 내쉬고 축 처진 어깨를 주물거리며 바짝 세웠다. 

 

 

 

"배 안 고파요?" 

 

 

 

 

 

"많이 고파요..그치만 가야죠." 

 

 

 

 

 

"와 진짜..오기 있다.." 

 

 

 

 

 

"오기..뭐예여." 

 

 

 

 

 

"..당신 대단하다구." 

 

 

 

엄지를 들어보이면 무조건 좋다고 다시 헤헤 소리를 내가며 머릴 긁적이는 치타폰이다. 

 

 

 

 

 

 

 

 

 

 

 

 

 

 

 

 

 

 

 

 

43 

 

 

 

 

 

 

 

 

한 바퀴를 뱅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내가 뭐랬어요, 치타폰씨? 

내 높아지는 콧대에 반비례하여 치타폰의 입꼬리가 낮아졌다. 이게 아닌데를 중엉거리며 아까랑 반대로 돌까요 하고 물어오는 것을 단칼에 치며 털썩 주저앉아 사이사이 들어오는 모래나 쥐었다 놓았다 했다. 

 

 

 

 

"꿈에서는 섬이 끝없이 쭉 이어져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다리 너무 아파서 아! 이제 못 걷겠어요! 힘들어! 하며 주저앉아땔까지 걸었어요. 근데 계속 멀리에 길이 있었어요. 근데 햇님처럼 우리 죽은 할머니가 하늘에 떴더니 나한테 가도 가도 계속 가야한다고 했어요." 

 

 

 

 

치타폰은 텔레토비 동산의 애기 해님을 알까 모르겠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처럼 하늘에 똥 떠서는 가도가도 계속 가야한다 했다니 그려보면 그 얼마나 웃기고 말 안되는 꿈인지. 겨우 웃음을 누르고 광대만 씰룩거리며 그래서요, 라고 받아쳐줬다. 

치타폰은 꽤나 진지했다. 

 

 

 

 

"나한테 할머니가 숲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어요. 가다보면 꽃밭이 나온대요. 그래서 계속 들어갔어요. 또 계속 계속 계속 계에속 들어가니까 발이 아파서 할머니 나 못 걷겠어요 하는데 꽃들이 나왔어요. 근데 거기 채리씨가 먼저 와 있었어요." 

 

 

 

 

 

"헐. 저 출연한거예요?이야 내가 먼저 가 있었다니, 나는 대단해. 그래서요~?" 

 

 

 

 

 

"우리 같이 꽃들 위에 누웠어요. 꽃 너무 예쁜데 나는 너무 슬펐어요. 왜냐면 집에 돌아가니까." 

 

 

 

 

 

"그게 무슨 말이에요?집에 돌아간다니?" 

 

 

 

 

 

"거기 꽃들에 있으면 우리 집 갈 수 있어요." 

 

 

 

 

그것이 바로 치타폰이 확인하고 싶다던 것이었다. 그의 싱싱한- 꼭 이 말을 붙여달라했다. 내가 생생한 아니냐고 묻자 아 생싱..하더니 몰라 거리며 넘어갔다-꿈이 주는 단서가 정말 믿을만한 정보인지는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다. 배가 고파 저장해둔 과일들을 와구와구 입에 욱여넣던 치타폰이 손으로 입을 막고 뭉개진 발음으로 뭐라 말했다. 

 

 

 

"이쁘으여!" 

 

 

 

 

 

 

"네?" 

 

 

 

 

 

 

"입ㅃ..이으르음... 예뻐요." 

 

 

 

 

 

 

거칠게 깨문 과일의 조각이 목에 아프게 걸려 넘어갔는지 인상을 쓰던 그가 말했다. 

얼굴이 후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니 왜? 

 

 

 

 

 

"꽃이 예뻤어요. 거기에 있던 채리도." 

 

 

 

 

 

진짜 예뻐. 

 

 

 

 

 

"꼭 거기 채리씨랑 가고 싶어요. 보여주고 싶어요." 

 

 

 

 

원래 살던 서울로 돌아가는 것보단 나에게 꿈에서 저 혼자 보았던 아름다운 꽃들을 보여주고 싶은 것에 치타폰은 더 관심을 가졌다. 

 

 

 

 

 

 

 

 

 

 

 

 

 

 

 

 

 

 

 

 

44. 

 

 

 

 

 

 

 

 

 

 

 

 

 

 

 

진-한 여름 풍경.  

여름에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딱일 것 같은 이 무인도에 또 다른 얼굴을 찾기 위한 여정. 

당장의 귀찮음에 안주하며 물 가까이 두고 물고기나 삼삼하게 잡으며 있어도 되건만 그에 만만치 않게 들러붙는 지루함에 치타폰의 손을 잡아주기로 했다. 

 

 

 

 

"나 채리씨 없음 어떻게 살아요?" 

 

 

 

 

 

"외롭게 살겠죠. 그나저나 말 좀 그렇다? 되게 좀..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하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하다 말하며 두 손을 모으고 웃는 치타폰의 미소가 한없이 부드러웠다. 

나야말로 이 섬에 치타폰 없이 혼자였다면 과연 이 오랜 시간을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며 속으로만 고마워한다. 

그냥 고맙다, 좋다, 이런 표현들이 서슴없이 나오질 못했다. 

어떤 큰 감정 하나가 자꾸만 반응하며 부끄럽게 만든다. 

역시 정을 한 번 주기 시작하니 끝도 없이 퍼다 나르는구나. 

 

 

 

 

"왜 새침하게 나 봐요?" 

 

 

 

 

 

"넹? 아,뭐. 가요!" 

 

 

 

 

잠깐 딴 생각 좀 한다는게 치타폰을 알게 모르게 흘겨보고 있었나보다. 그의 등을 팍팍 떠밀며 모아진 조각들을 다시 흐트려뜨렸다.  

집 가자. 방채리, 집이나 가자.  

비웃을 땐 언제고 나도 모르게 치타폰의 꿈을 붙들고 있었다. 

 

 

 

가지는 쳐내도 쳐내도 늘 처음처럼 길게 뻗어 시야를 괴롭혔다. 

엑스 자로 맥가이버를 휘둘러 치며 앞장 서 걸어가던 치타폰이 나중엔 팔이 아프다며 나에게 팔 아포요 웅앵웅 채리씨 거리며 자리를 바꿨다.  

내가 약간은 성질을 내며 칼을 휘두르니 뒤에서 그가 눈치를 보며 딴소리를 곧잘 해댔다. 

나는 거기에 무심하게 반응을 했고 치타폰이 결국엔 자기가 다시 앞에 서겠다는걸 건성인 말투로 만류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그가 얼마나 손톱을 물어 뜯으며 내 뒷통수가 다 따갑게 쳐다보고만 있을 지 뻔했다. 

 

 

 

 

"헐?대박." 

 

 

 

 

 

좁고 울퉁불퉁, 제멋대로인 길이 끝에서 확 트이더니 눈부신 빛을 일으키며 곧이어 드넓은 들판을 드러냈다. 꽃이라곤 연한 이파리조차 눈에 띄지 않는 그야말로 텅텅 빈 곳이었으나 계속 우거진, 답답한 공간만 보다가 시원하게 확 트이는 곳에 이르게 되니 탄성부터 나왔다. 

 

 

 

 

"우와아 맞아요! 여기 같아요!" 

 

 

 

 

"대박이다..숨통 트이는 기분.. " 

 

 

 

 

뒤에 있던 그가 옆으로 조르륵 달려와 서서 기지개를 켰다. 치타폰은 온 몸으로 아주 기분 좋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 내가 꺼내려는 말로 그의 텐션을 낮출까봐 망설이다 겨우 입을 뗐다. 

 

 

 

 

"근데 치타폰씨, 유감스럽게도 꽃은 없네요." 

 

 

 

 

 

"아..그르게여...아쉽다." 

 

 

 

 

 

"그런데 좋은 곳 찾았으니까요,뭐." 

 

 

 

 

사실 말하는 와중에 치타폰보다 아마도 더, 많은 아쉬움이 몰려와 나를 흔들었다. 

집에 가고싶었는데, 은근히 기대 했었는데. 

비웃어놓고 결국 난 말도 안되는 그 꿈이 예지몽이라도 되길 바랐던 것이다. 

상실의 바다로 천천히 노를 저어가고 있는데 치타폰이 닻을 내렸다. 

 

 

 

 

 

"채리씨!" 

 

 

 

 

 

 

 

"엗?!" 

 

 

 

 

 

이름이 불리기 무섭게 나를 홱 잡아채더니 직진 달리기를 하는 통에 넘어질 뻔한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그가 나를 한 가운데로 끌고가더니 먼저 자리에 대 자로 뻗어 누웠다. 

그리곤 여전히 잡고 있는 내 손목을 달랑 달랑 흔들며 당겼다.  

 

 

 

 

"누워봐요." 

 

 

 

 

 

마침 지쳤으므로 그의 옆에 똑같이 팔 다리를 뻗고 누웠다.  

숲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들판을 둘러싸고 있어 올려다 보는 하늘 역시 큰 원 모양이었다. 

생각없이 손을 들어 하늘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채리씨." 

 

 

 

옆에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틀었다가 그대로 굳었다. 깔끔하게 일 자로 그인 칼날같은 눈이 나에게 몰려 있었다.  

 

 

 

"꽃이 필 거예요." 

 

 

 

 

치타폰이 하는 말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 

부적처럼 기도처럼 간절해지고 매달리게 하는 점에서 그러하다. 

나는 별 다른 대답 없이 고개만 작게 끄덕거렸다. 

 

 

 

 

 

새싹이 움트려나, 코 밑이 간질간질 하다. 

 

 

 

 

 

 

 

 

 

 

45. 

 

 

 

 

 

 

누워있다 그대로 잠들었다. 이 섬에 오기 전까진 풀밭에 그냥 드러눕는 사람들을 보면 쯔쯔가무시..개미들..으윽 거리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만 보며 지나쳤었는데, 내 몸 위로 개미 같이 작은 벌레가 지나다닌다거나 하는 걱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푹 잘 잤다. 

아끼는 가장 예쁜 색 몇 가지를 하늘에 풀어놓은 듯한 노을이 선명하게 잡혔다.  

저만치 멀어져가는 해의 붉은 기운도 함께 퍼졌다.  

치타폰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얼마나 깊게 자는지 콧방울을 잡고 괴롭히는데도 부동이었다. 

풀들이 일제히 멀리서부터 휘파람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바람이 불었고, 시원하다는 느낌 뒤에 바로 팔에 닭살이 오소소 들었다. 

 

 

 

"으엑.." 

 

 

 

 

여태 가만히 잘 자던 치타폰이 크게 꿈틀거리더니 몸을 틀어 내 쪽으로 팔과 다리를 뻗었다. 

어정쩡한 자세로 팔과 허리가 꺾여서는 그대로 그의 몸 아래에 깔려버린 나는 애써 낑낑거리며 편안한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말라서는 은근히 무게가 나가는- 특히 내 허벅지 위로 가로지른 다리- 치타폰에 몸 전체가 결박 당해 갑갑했지만 한편으로는 아까까지 바람의 쌀쌀맞음에 추워하던 내 몸을 꽉 잡아주는 무게감 있는 체온에 따뜻해졌다.  

 

일정하게 내쉬고 들이마시는 숨결이 엄청나게 가까웠다. 

차마 옆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해가 완전히 졌다. 

또 한 번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더보기

 

공동연재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길래 전 닉 정리 전에 지금 쓰는 걸 같이 이름 올려놓았는데 혹시 신알신 해놓으신 분들 알림 가시는지 모르겠네용!! 

 

 

 

++ 

 

하아 ..약간 몽총한 짓을 한 것 같습니다..앞으로 그냥 무인도는 문달 이라는 이름으로 올릴게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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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작가님 글이 너무 예쁜거같아요 브금도 글이랑 정말 잘 어울리고 같이 들으면서 글을 읽을수록 분위기가 진짜... 무인도에 와있는 것 같고 그 삭막한 섬에서도 치타폰이랑 채리가 작게 아웅다웅하면서 갈수록 커져가는 정이 너무..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둘의 마음속에선 꽃밭이 만개한 느낌이예요. 나른하면서도 청량하고 귀여운 이 글이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글의 남주가 텐인건 정말 신의 한수엿다고 봅니다..
6년 전
문달
이 글의 시놉을 떠올린 순간 어울리는 남주가 딱 테니 말고는 절대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테니라 그런가 글이 사랑스럽다 예쁘다 해주시는 도짜님들이 계셔서 너무 기뿌고 짜릿함다 ㅎ히히히 감사해여 ㅠㅠㅠ♡♡
6년 전
독자2

6년 전
문달
?
6년 전
비회원78.31
청각입니다!!뭔가 치타폰의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적응해가면서 섬이 치타폰에게는 행복한 장소로 채리한테도 따뜻한 장소로 변해간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왠지 섬에 비밀이 있고 둘이 의문을 갖고 진실에 다가가는 것만 같아서 그런지 삭막한 느낌 고독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그럼 다음화를 얼른보러가겠습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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