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청 오래 안 온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구요...
불마크가 왜 없냐고 물으시면 사실 지금 막 루민을 쓰려고 하는 참이라 소재가 없어서...
사실 지금 이렇게 인사말 쓰는 와중에도 소재 고민 중입니다 (껄껄)
그렇다는 건 제목은 나중에 붙였다는 소리...
늘 까만 배경에 눈이 아프셨을 고객님들을 위해 오늘은 하얀 배경을 가져왔어요! 칭찬해 주세요!
으, 오늘 진짜 심하게 덥다. 안 그러냐? 준면의 말에 민석이 어색하게 웃어 보이기만 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에 절로 눈이 떠지는 상황도 싫었고,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학교까지 걸어 들어가는 것도 싫었다. 그냥 에어컨 빵빵한 데에서 늦잠이나 자고 싶은데. 과제 때문에 무거운 전공 서적을 자취방까지 끙끙 대며 가져간 게 엊저녁인데, 그 짓을 지금 또 하고 있었다. 가방과 등 사이로 땀이 배어 나오는 게 느껴져 얼굴이 찌푸려졌다. 여름이긴 여름인데…, 아니, 그래도 여름 끝물인데…. 언제쯤 날씨가 시원해질까, 그것이 현재 민석의 최대 고민이었다.
"어, 야, 저기! 쟤가 이번 학기부터 새로 온 교환학생이래."
"교환학생?"
"응, 중국에서 왔다는데?"
준면이 손을 뻗어 가리키는 쪽을 보자 갈색으로 염색한 뒷통수가 눈에 들어왔다. 생긴 낯짝이라도 한 번 보고 싶은데, 다른 사람과 이야기 중이어서인지 도통 뒤를 돌지 않았다. 이렇게 찌는 날씨에 교내도 아니고 밖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대단할 따름이었다.
"어제 경수가 잠깐 봤는데, 진짜 잘생겼다더라. 교내 킹카 원탑이래."
"…그래?"
"아, 큰일이다. 이제 여자 애들 다 저쪽으로 몰릴 거 아냐. 예쁜 내 새끼들인데."
민석이 준면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준면이 멋쩍게 웃었다. 저 허세는 언제쯤 사라질까. 민석이 준면을 보던 시선을 거두려고 할 때였다. 교환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민석은 강의실을 찾아 가는 길에 그 옆을 지나치던 참이었고, 교환학생은 이야기를 나누다 잠깐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 당황한 민석이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렸다. 안 그래도 땀이 많아 고생인데, 이젠 식은땀까지 민석을 괴롭혔다. 야, 쟤가 너 계속 쳐다보는데? 찝찝하지도 않은지 준면이 민석에게 가까이 붙어 속삭였다. 민석은 그를 밀어내며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갔다. 순간이었지만 잘생기긴 존나 잘생긴 것 같았다.
* * *
[아까아침에봤지?]
선풍기를 앞에 두고 꾸물대던 민석이 갑자기 울리는 카톡 알림에 손을 뻗어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았다. 친구 추가가 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사진도 없고 이름도 한자로 되어 있으니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잘못 보낸 건가. 민석이 귀찮다는 듯 핸드폰을 옆으로 툭 던졌다. 그리고 약 30초 뒤에 다시 알림이 울렸다.
[왜일고답안해]
뭐야, 이 사람…. 민석이 몸을 벌떡 일으켜 바닥에 붙어 있느라 땀이 밴 등을 선풍기에 말렸다. 그러면서 귀찮은 손가락을 움직여 고민 끝에 겨우 답장을 보냈다.
[누구신데요.]
[루한]
루한? 정말 확실히 모르는 사람인데. 머리를 긁적이던 민석이 핸드폰을 바닥에 내려 놓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별 신경 안 써도 되겠지. 피곤함에 잠시 쉬고 있던 과제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카톡, 카톡, 카톡. 이제 막 타이핑을 시작했는데 키보드에 손을 대기가 무섭게 카톡이 울렸다. 결국 민석이 짜증을 내며 핸드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아침에봣잔아눈마주쳤잔아]
[경수가번호알려조써]
[나랑만날래?]
아침에 눈이 마주쳤… 민석이 답장도 하지 못하고 끙끙대며 식은땀을 흘렸다. 분명 아침에 봤던 그 교환학생임이 틀림 없었다. 루한의 '나랑 만날래?'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경수가 루한에게 제 번호를 알려줬다는 것이었다. 경수가 그럴 애가 아닌데, 뭐라고 꼬드겼기에 내 번호를 이렇게 쉽게 줬을까. 으으. 민석이 머리를 쥐어 뜯었다. 안 그래도 과제 때문에 바쁜데, 루한 덕분에 일이 더 늘어난 것 같았다. '나랑 만날래?'라니. 밑도 끝도 없이 뭐하자는 걸까.
[만나긴 뭘 만나요.]
[집어디야]
이, 무슨, 뭐야, 이게. 스토커인가? 민석이 기겁을 하며 핸드폰을 손에 꼭 쥐었다. 혹시라도 찾아오면 경찰에 연락해야 하나? 아니면 경수? 준면이? 그냥 잘생기고 멀쩡한 교환학생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싸이코 같았다. 카톡. 카톡, 카, ㅋ, 카톡. 민석이 선풍기를 제 쪽으로 더 가까이 끌어 당기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또답안해]
[나너한테간심있어]
[간심?관심?그거있어]
[보고십으니까집갈게어디야]
[아니다그냥내일봐맛잇는거사주게]
당황스러운 마음에 한참을 루한의 카톡만 들여다 본 것 같았다. 조금 눈이 아파오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뭐라는 거야, 이 사람이…. 잘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못 하는 것 같기도 한 서툰 한국어가 괜히 머리에서 웅웅 맴돌았다. 민석이 눈을 꿈뻑이다 노트북 화면 아래에 떠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11 : 48. 으악! 민석이 화들짝 놀라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루한이고 뭐고 일단은 과제가 우선이었다.
* * *
"야, 밤 샜냐?"
준면이 껄껄 웃으며 민석의 눈 아래로 짙게 내려온 다크서클을 놀려댔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옆에서 쫑알쫑알 떠들어대니 짜증이 꾸물꾸물 밀려왔다. 야, 근데, 오세훈 게이냐? 자꾸 나한테 집적대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난 게이 아니라고 하니까 곧 그렇게 만들어 준다는데, 어젯밤에 계속 걔 상대해 주느라 죽는 줄 알았다니까? 민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참아야지, 어쩌겠냐…. 축 처진 어깨가 무거운 짐 때문인지 더 늘어져 보였다. 조금 충혈된 듯한 눈이 민석의 피곤함을 증명해 주었다.
"민석아!"
뭘까, 저 낯선 목소리는.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겠지 싶어 터덜터덜 강의실로 향하려는데, 준면이 쿡쿡 민석을 찔러 왔다. 야, 야. 너 부르잖아. …나? 그제야 민석이 고개를 들어 앞을 확인했다. 루한이 민석의 한 걸음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손에는 커피 두 잔을 든 채.
"일단 지금은 Coffee 마시고, 점심 같이 먹을래?"
"…네?"
"가자. 나 민석이랑 같이 있고 싶어."
"…ㄴ, 네?"
민석이 준면을 돌아보며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루한이 민석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준면이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으로 친절하게도 민석을 배웅해 주었다. 잘 가, 이따 봐! 당황스러워하던 민석의 얼굴이 단숨에 울상으로 변했다. 그래, 새끼야, 참 고오맙다.
ㅋㅋㅋㅋㅋ.... 하... 내 똥손... Coffee는 루한의 그 커퓌~ 발음 때문에 일부렄ㅋㅋㅋㅋㅋ 그거 고려해서 쓴 겁니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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