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근에 배운 것이 있다.
인내심,포용력 뭐 그런 것들도 있긴 한데,더 와닿는 것이 있었다.
어른과 아이의 상관관계이다.
그동안 내게 어른과 아이는 서로에게 굉장히 먼 관계로 인지되어 있었다.
아이는 손을 뻗어도 어른이 될 수 없고,그래서 어른은 부러운 존재라고 그렇게 말이다.
그동안 아이들만이 있는 곳에 갇혔었던 내가 어른이라는 존재와 접촉할 기회가 얼마 있겠는가.
여기에서 접촉은,눈인사,말 걸기,그 따위 것이 아니라 '대화'를 말한다.
나이가 몇이에요?어디 살아요?이런 건 말고.나무를 좋아해요 꽃을 좋아해요?슬플 땐 어떻게 해요?
내겐 어른과 그런 대화를 할 기회가 그동안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내게 어른과 아이는 한 계단 차이이다.
종이 한 장은 너무 얇고,벽은 너무 두껍다.계단이 적당한 것 같다.
손을 뻗어도 닿지만,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어서 정신이 동등한 위치에 있지는 못하다.
그 계단을 일찍 밟는 아이도 있고,너무나 힘들 때 밑으로 내려와 잠시 쉬어가는 어른도 있다.
또,그 계단을 왔다갔다하는 어른과 아이의 중간쯤에 있는 존재도 얼마든지 있다.
확실한 것은,둘은 무조건적으로 멀지도 않고,닿기에 힘든 관계도 아닌 것이다.
어린왕자와 셰익스피어는 어쩌면 그리 멀지 않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