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강의 첫날 얘기 해줄께
내가 중국어를 전공으로 선택해서 중국어 강의 듣는 첫날에 교수님한테 잘보여야되겠다 싶어서 맨 앞에 앉았어
백현도 중국어 전공이라 같은 강의를 들었지
되게 나이 많을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선생님 젊으시더라
칠판에 한자로 록함이라고 적고는, 자신을 루한이라 부르라고 했어
진짜 예쁜데 잘 생기셨더라
그날 강의는 수업스타일 설명하고 과제 설명하고 끝났어
강의 끝나고 백현이랑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어
"백현아, 중국어 교수님 되게 잘 생겼다 아냐?"
"잘생기긴 무슨, 내가 훨씬 낫더만"
뭐야.. 질투하냐? 짜식
"우쮸쮸 우리 백현이 많이 먹고 키커야지~"
백현이가 좋아하는 소세지를 밥에 얹여주며 말하니까 투덜투덜 대면서 또 먹어
"아..한송이 너 진짜.."
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가 싫었어
옛날에 친구 사겼다가 친구남친부터 시작해서 동생까지 다 얽히는 바람에 나만 나쁜년 됐었거든
그때부터 친구는 쭉 변백현 하나였지
괜히 일 꼬이는 일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백현이도 내 마음 잘알고 다른 친구 안사겼지
솔직히 백현이 한테 미안하긴 해
나때문에 다른친구도 못 사귀고
대학교 와서도 난 다른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았어
그냥 백현이랑만 붙어 다녔지
사귀냐는 소문이 돌 정도였지만 신경쓰지 않았어
그냥 남자들만 나한테 안다가와주면 땡큐였지
그렇게 몇일이 지났어
중간중간에 내게 번호를 묻는 사람은 다 거절을 했지
그러던 어느날 백현이가 화장실 간 사이에 내앞에 누가 나타난거야
키가 큰 남자였어
갑자기 나한테 쑥 음료수를 내밀더니 안절부절 못하는거야
내가 놀라서 쳐다보자 그 남자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ㅇ,아..그,그 약..약탄건 아니고 그냥 맨날 이것만 먹길래 먹으라고.."
이러는거야
그래서 난 받아들고
"아..감사합니다.."
라고 했지
그 타이밍에 딱 백현이가 온거야
백현이가 뭐야..?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그 남자가 또 당황하더니 갑자기 눈 크게 뜨면서 묻는거야
"ㄷ,둘이 사겨?"
"아니요!!"
"야, 그렇게 격한 부정할 것 까지야!"
"그럼 너는 기분 안나쁘냐?"
"야!! 내가 훨씬 아깝거든!"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싶은뎈ㅋㅋㅋㅋㅋㅋㅋ
그 남자한테 대답하다가 변백현이랑 다퉜어
우리 둘이 싸우는거 보더니 그 남자는 다행이다..라고 혼잣말 하곤 사라졌지
음료수는 내가 안마시고 변백 줬다...미안해요
근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음료수 주고 한마디 걸고 음료수 주고 한마디 걸고를 반복하는거야
막 자기 이름은 뭐고, 좋아하는것 부터 시작해서 진짜 끝도없이 말하더라
이름은 박찬열이고 23살 졸업반이래
솔직히 당황스러웠지
여태까지 남자들은 (백현이 빼고) 처음부터 존나 들이댔다가 차이면 개 찌질하게 매달리거나 나 험담하거나 였거든..
그래서 좀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던것 같아
그러고 한달 쯤 지나서 4월달에 그 선배가 나한테 고백을 한거야
그것도 학교 캠퍼스 분수대 앞에서 공개....
솔직히 상황이 거절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나도 누군가를 사귀면 남자들도 덜 꼬일꺼고
이상한 소문도 덜 날 것 같단 생각에 고백 받아줬어
나 편하자고 연애를 시작한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 진짜 나쁜년이었다.....선배 미안ㅠㅠ
알고보니 찬열선배 인기 되게 많더라
잘생겼고 키크고 작곡전공에 노래잘부르고 자상하기까지한데.. 인기 없는게 이상하지
백현이도 처음엔 내가 남자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아니까 극구 반대하다가 내가 나도 이제 제대로 된 연애해보고 싶다라고 진지하게 얘기하니까 알겠다고 하더라
여하튼 그렇게 선배 고백 받아주고 그날 강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채 끝나고 알바하러 갔어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그냥 거절했지
나중에 어색한거 풀리면 그때 손도잡고 어깨동무도 하고 집도 데려다주고 하자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찬열선배는 항상 나한테 맞춰줬던것 같아
새로 구한 알바는 커피숍 알바였는데 거기 사장님이 되게 젊었어
사장님이 직접 커피 내리고 난 카운터 봤지
이름이 김민석 이었나? 아 맞아 그랬을꺼야
솔직히 손님들 중에 사장님 얼굴 보려고 오는 여자들이 반이 넘더라..
알바 마치면 11시였는데 깜깜해서 무섭잖아
그래서 괜히 폰도 만지작 거리고 거울도 보고 하고 있는데 거울보면 뒤에 뭐가 있는지 보이잖아
가로등 뒤에 누가 있는것 같은거야
설마 누가 있겠어 싶기도 한데 솔직히 나도 여자니까 무서웠단 말야
애써 무시하려는데 진짜 점점 발자국도 들리고 내가 멈추면 발자국 소리도 멈추고 그러는거야
근데 저 앞에 어떤 남자가 가는게 보였어
그 옆집 남자더라
그래서 내가 다다다 뛰어가서 말걸었어
"ㅈ,저기요! 그..떡, 접시 언제 줄꺼에요?"
"네?"
"새로 이사온.. 사람인데요. 저번에 그 접시.."
하면서 슬쩍 뒤에 돌아보니까 가로등 뒤에 서있던 사람이 골목쪽으로 사라지는거야
과민반응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땐 진짜 무서웠어
그 사람이 더이상 안보이니까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어
근데 내가 나도 모르게 옆집 남자 옷자락을 잡고 있었나봐 그것도 덜덜 떨면서
내가 화들짝 놀래서 손 뗐어
"아,ㅈ..죄송해요. 그리고 접시는 안주셔도 ㄷ.."
"가자."
"네??"
"무서워서 나 부른거 아니었어? 가자고."
"아..네.."
진짜 분위기 어색했는데 난 그남자가 또 나타날까봐 그냥 찍소리 안하고 옆집남자 옆에서 나란히 집으로 갔지
-
헐..암호닉 신청해주신 분이 계셨어요!
암호닉♥
☞해바라기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 도화살 때문에 남자가 자꾸 꼬이는 썰 2 9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