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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강다니엘



01









"자, 자. 신호 바뀌면 천천히 좌회전합니다. 좌회전…."



……아니, 좌회전이라고요!!! 운전 면허를 따려는 수강생들에게 도로주행이란 참 무섭고 힘든 일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여주 자신도 처음에 운전을 할 때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만큼 떨려 죽을뻔했으니까.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한다만, 아니. 좌회전을 하라니까 뜬금없이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는 건 뭔데? 너무 긴장이라도 한 것인지 핸들을 반대로 꺾는 수강생 때문에 여주는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로 인해 뒤에서 빵빵, 아주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메들리처럼 들려온다. 아, 이러다간 내가 먼저 죽겠다. 처음 운전을 했을 때, 그때 튀어나오지 못한 심장이 지금이라도 당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도저히 못하겠다며 기어코 눈물을 흘리는 수강생 대신에 여주는 자신이 학원장까지 운전을 해서 올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는 죄송하다며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수강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들었던 고3 생활을 끝내고 새롭게 스무살의 해를 맞이한, 이제 갓 어른이 된 여자 아이. 막 10대의 허물을 벗은 아이에게 이런 새로운 경험이란 낯설고 두려웠을 것이다. 괜찮아요. 여주는 아이를 다독였다. 눈물을 보고 나니 아까 소리를 친 게 괜시리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여주는 그저 옆에 구비되어 있던 휴지를 건넸다. 그리고 미안함에 머리를 긁적였다.



내일은 더 잘할게요! 아이는 집에 가기 전, 제게 큰 소리로 대답해왔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하는 폼이 아까보다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여주는 피식 웃으며 알겠다고,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끄으으- 아이가 가는 것을 바라보다 기지개를 쭉 피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몇 시야, 대체. 집에 언제 가지.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확인하러 튼 핸드폰에는 카톡이 와 있었다. 여러 개, 아니. 그것도 수백 개의 카톡이.



"……이게 뭐야?"



카톡방은 아직도 대화중인지 열심히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이게 뭐야, 대체.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누군가들이 떠드는 그 말들을 보고 있는데 이름들이 굉장히 낯익었다. 최현수, 김민지, 이태형, 권효정… 어? 그리고 자신의 친구인 윤혜정까지. 궁금함에 그 카톡방을 눌러보았다.



[연말이니까 한번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동창회 언제 한다고?]

[다들 직장 다니느라 힘든가? 언제들 시간 돼?]

[현수는 시간이 넘쳐난대. 일이 없어서.]

[닥쳐, 새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단톡방은 고등학교 2학년일 때, 반장이었던 민수가 만든 것이었다. 그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아, 민수의 소집으로 ㅇㅇ고등학교 2학년 5반 동창회가 열리려나 보다, 하고.








*








"헐! 김여주!!!!"



완전 오랜만!!! 7년 만에 만난 동창들은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지 껴안고 난리를 치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하하, 우리가 이렇게 친했던가. 여주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저를 껴안는 동창의 팔을 슬그머니 밀어냈다. 불편해 죽겠다, 이런 자리. 사실 동창회 같은 거 진짜 나올 생각 없었는데 하도 같이 가자고 조르던 윤혜정 덕분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다. 왜 나오기 싫었냐고? 그야….



"잘 지냈어? 요즘은 뭐하면서 지내?"

"…어?"

"취업은? 했고?"



다들 번듯한 직장 하나씩은 가지고 나왔을 테니까! 여주는 제게 안부를 묻는 동창의 말에 말문이 막혀 '어…'라는 말만 반복했다. 25살이 된 지금, 여주는 아빠가 운영하는 운전 면허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달에 50만원이라는 짜디 짠 월급을 받으며. 어렸을 때부터 공부 머리가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중위권에서 더이상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학도 성적에 맞추느라 다 어중간한, 정말 알지도 못하는 그런 과에 합격을 하게 되자 그녀의 아버지는 그냥 운전이나 배워서 자기 밑에서 일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운전을 배우고, 지금까지 거기서 일하는 중이었다.



사실 그때는 정말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막막했기에 정말 잘됐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자신이 한심해 미칠 지경이었다. 제 또래 애들은 회사를 다니거나, 아니면 정말 원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고 있었으니까. SNS를 접게 된 이유도 그거였다.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심해서. 그런데 이런 얘길 어떻게 해, 쪽팔리게.



"응? 어디 취업했는데?"

"…그게."

"여주 운전 면허 학원에서 일해!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아오, 윤혜정 이 눈치 없는 새끼. 예전부터 눈치가 더럽게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없을 줄이야. 혜정의 말을 들은 동창은 잠시 말이 없다가,



"…어, 그럼 운전 되게 잘하겠다!"



…나름 배려랍시고 저런 얘기를 해준다. 아, 쪽팔려 미치겠다. 여주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대충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술만 들이켰다. 18살 그 앳된 모습들은 다 어디가고 번듯한 사회인의 모습을 한 동창들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혼자서만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이 비참한 기분은 가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 그냥 집에 갈까. 집에 갈까 싶어 엉덩이를 슬쩍 들었다가도, 한번 취하면 인사불성이 되는 제 친구를 놓고 가기엔 또 걱정이 돼 여주는 다시 자리에 앉기를 반복했다. 아오 진짜 나오지 말걸. 괜히 나와가지고 뭐하는 거야, 이게. 다시금 소주를 들이켰다. 크으, 오늘따라 너무 쓰다.



"어? 강다니엘이다."



그때, 한 아이의 말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벽 쪽 텔레비전으로 쏠렸다. 강다니엘. 이번 연도에 한 '프로듀스 101'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차지하고 급속도로 강다니엘 열풍을 불러일으킨 무서운 인물. 티비를 틀거나 핸드폰을 해도, 한 번씩은 강다니엘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어디에서나 존재했다. 대체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한 번 검색해 본 적 있었는데, 짜증나게도 나이가 같더라. 젠장. 누구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누구는 저렇게 번쩍번쩍하게 살고 있고.



아무래도 연말이라 그런지 시상식이 한창이었다. 무대에서도 그는 센터였다. 그걸 보며 여주는 시답잖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서조차 나는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어디에서나 주인공 취급을 받겠지. 대체 무슨 기분일까… 기분 완전 째지겠지? 의식이 흘러가는대로 이렇게 생각을 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웃겨 여주는 피식 웃었다. 뭐래, 진짜. 취했나. 지금 누구랑 비교하는 거야, 아예 삶 자체가 다른 사람인데. 그렇게 다시, 잔을 채우고 있을 때였다.





그때 제 귀를 의심하게 만들던, 대화들.





"쟤 진짜 의건이 맞냐?"

"새끼. 성공했지. 어디서나 다들 강다니엘, 강다니엘하는데 나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되더라. 내가 아는 그 강의건이 맞나 싶어서."

"이젠 우리랑 아예 다른 사람이지- 그래도 어떻게든 엮여보겠다고 회사 사람들한테 말하고 다닌다. 나 쟤랑 동창이라고."

"아, 졸라 비참해! 그런 거 하지 마!"




"……뭐라고?!"




탁-!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주에 동창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테이블을 얼마나 세게 내리친 건지 잔이 엎어져 그 안에 들어있던 소주가 여주의 손을 흠뻑 적셨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여주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티비 속 강다니엘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저 사람이 강의건이라고?"

"…너 몰랐어?"

"그, 싸가지 강의건?"

"싸가지? 싸가지가 없었나…"

"아, 어쨌든 맞냐고! 우리랑 같은 반이었던 강의건!"

"그래."







"쟤 개명했더라. 강다니엘로. 우리랑 같은 반이었던 의건이 맞아."







……아, 씨발. 인생이 더 비참해지기 시작했다.








*








다음날, 숙취로 침대에서 끙끙 앓아야했다. 그 충격적인 사실에 얼마나 술을 마셔댔는지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도 안 난다. 단지,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구역질에 화장실을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또 화장실 오기 귀찮은데 그냥 변기 앞에 앉아있을까…. 그런 생각까지 하다가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다시 몸을 일으켰다.



아, 죽겠다. 누우면 또 구역질이 올라올까봐 벽에 기대 앉았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 옆에 있던 핸드폰을 집었다. 그리고, 한 글자씩 톡톡 적어가기 시작했다.




강다니엘.




그를 검색하자 그에 대한 정보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내린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진다는 거겠지. 일단 천천히 그의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 강렬한 메이크업 때문인지 처음에는 정말 내가 알던 강의건이 맞는 걸까, 믿을 수가 없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그때의 강의건 얼굴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오른쪽 눈 밑에 있는 눈물점이 눈에 띄었다. 그때도 참 눈에 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제서야 깨달은 걸까. 강다니엘이 강의건이라는… 사실을.



심지어 방송에서 밝히기도 했었다. 자기 개명했다고. 와… 진작에 좀 알아차릴 걸. 그러면 이렇게까지 충격 받는 일은 없었을 텐데. 너무 세상과 동떨어져 살았나 싶었다.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서 그냥 모든 걸 모른 척하기를 반복했던 삶. 그를 검색하면 검색할수록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여주는 속이 꽉 막혀가는 것만 같았다.



- 보고 싶은 거 봐.

- 우리 엄마 스카프 좋아하잖아.



…그러다가 어느 방송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쇼핑을 하는 강다니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할 줄 아는 게 없어 용돈만 타서 쓰는 자신과 다르게 강다니엘은 자신이 번 돈으로 떳떳하게, 의젓하게 어머니께 선물을 사드리고 있었다. …우욱, 다시금 느껴지던 구토감에 여주는 부리나케 화장실로 뛰어갔다. 커억. 눈물이 나올 만큼 속이 쓰렸지만 애석하게도 아무것도 게워내지 못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동창회 이후로 여주는 멍을 때리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만큼 잡생각도 많아졌다. 자신이 아는 강의건은, 강다니엘은 일단 싸가지가 없었다. 다른 애들한테는 얼마나 상냥하게 굴었는진 몰라도 적어도 저에게만큼은 상냥하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우리는 눈만 마주치면 서로 노려보기 바빴고, 화를 냈고, 또 싸웠으니까. 걔만 생각하면 왼쪽 팔이 저려온다. 걔 때문에 다쳤던, 왼쪽 팔이. 세상이 다 비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넌 왜 그렇게 잘 살고 있는 거야. 왜 하필, 네가 그렇게 잘 살고 있는 거야. 여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짜증난다. 왜 하필, 강다니엘일까.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 모습을 본 건지 아빠는 물었다. 뭔 일 있냐? 라고. 여주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그저 손사래를 쳤다. 그러다가, 문득 아빠를 봤는데 아빠의 옷차림이 평소와 조금 다르다.



"뭐야? 웬일로 차려 입었어?"

"오늘 방송국에서 촬영 온대."

"엥? 여길? 왜?"

"몰라. 누가 면허 딴다던데? 누구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 어쨌든 그거 촬영하러 온다더라. 이따가 네가 좀 알려줘. 여주는 귀찮다는 듯이 됐다고, 다른 강사님께 부탁드리라고 했더니 오늘은 모두 풀 수업이시란다.



"나도 오늘 수업 있는데?"

"그 학생 오늘 일 있어서 못 나온다고 전화 왔어. 한가한 사람이 너밖에 없으니까 네가 해. 모자이크는 철저하게 해준대."



아, 진짜 싫은데…. 여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강다니엘이 연예인이 됐다고 해서 그런가. 그냥 지금은 연예인에 대해 알고 싶지도, 마주치고 싶지도 않았다. 연예인이라고 하면, 강다니엘밖에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안녕하세요!"



몇 시간 후, 여러 대의 차량이 들어오더니 스태프 중 한 명이 뛰어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여주도 얼떨결에 그 사람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겉으로는 티를 내고 있지 않지만 여주는 지금 이 상황이 당황, 그 자체였다. 사실 그저 그런 연예인이 올 줄 알았다. 이렇게 허름한 학원에 뭐 얼마나 대단한 연예인이 오겠어, 했지. 그런데 이렇게 많은 차량과 많은 카메라, 많은 스태프들이 올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오기라도 한 걸까. 여주는 괜히 침을 꿀꺽 삼켰다. 아까 그냥 안 한다고 계속 버틸 걸 그랬나. 자신이 일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있지도 않은 카메라 울렁증이 생길 정도였다.



"일단 프로그램부터 설명해드릴게요. 저희는 워너원고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왔는데요…."

"…네?!"



…워, 워너원고요? 여주의 목소리가 떨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자기가 어제 그렇게 검색했던 강다니엘이 속한 그룹이 바로 워너원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쇼핑을 하던 그 프로그램도 바로 워너원고였고…! 아, 설마 아니겠지. 설마 강다니엘이 면허를 따러 여기에 오는 건 아니겠지. 개오바야. 너무 소설 같은 설정이잖아. 그치? 혼자서 합리화를 해보지만 여주는 불안감에 제 손만 만지작거렸다. 여기서 강다니엘을 만나는 건 최악이다. 진짜 최악이야.



"워너원 멤버 중에서 꼭 면허를 따고 싶다고 했던 멤버가 있거든요."

"…네."

"바로……."






심장이 터져버릴 듯이 심각하게 요동친다.






"윤지성 군이에요."

"……아."

"운전하는 것에 대해 살짝 트라우마가 있어요. 선생님께서 천천히, 차근차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아, 그리고 김재환 군이랑 황민현 군도 응원차 같이 왔는데, 혹시 뒤에 동승해도 될까요?"



네, 네… 아무렴요. 일단 강다니엘이 아니라는 사실에 여주는 한시름을 놓는 기분이었다. 아, 살았다. 진짜 죽을 뻔했어. 여주는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손에 가득한 땀을 바지에 대충 닦아내곤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냐고 물었다. 스태프가 벤을 향해 손짓하자 벤에서는 강다니엘을 검색하다가 알게 된, 익숙한 워너원 멤버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지성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하자 여주도 덩달아 고개를 꾸벅 숙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뒤에서는 형, 파이팅. 하는 재환과 민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강다니엘과 제일 가까이에 있고, 같은 팀으로서 매일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 마음 같아서는 강다니엘 어떻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을 알기에 여주는 물음을 꾹꾹 참으며 차에 올라타야만 했다.








*








"자, 우로 반 바퀴만 돌려볼게요."



네, 네. 잘 대답을 해놓고선 지성은 거침없이 핸들을 한 바퀴를 돌린다. 아니요, 한 바퀴 말고 반 바퀴요. 여주가 손수 핸들을 돌려주자 뒷자석에 탄 재환과 민현은 웃기다고 깔깔대기 시작했다. 상대가 연예인이다보니, 그리고 방송에 나갈 촬영이다보니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지금 이렇게 하는 게 잘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더 친절하게, 상냥하게 알려줘야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딱히 스태프들이 뭐라 하지 않으니 이대로만 하면 되는 건가… 하며 여주는 몇십 분 뒤에 지성의 교육을 끝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오늘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성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분에 잘 따라할 수 있었다면서. 여주는 딱히 그렇게 친절하게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지성이 그렇게 말하자 어색하게 하하 웃었다. 뭐… 그렇게 느꼈다면 다행인 거겠지. 다음에 또 찾아뵙겠다며 지성은 고개 숙여 꾸벅 인사해왔다. 아까와 같이 여주도 지성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재환과 민현과의 인사도 끝내고, 그들은 가보겠다며 벤에 올라타려던 순간이었다.



"아, 잠깐만요. 나 핸드폰 놓고 내렸다."



그때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재환이 아까 그 차에 핸드폰을 놓고 내렸단다. 여주는 재환과 같이 그 차로 걸어가 뒷자석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재환의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칠칠맞은 제가 조금은 부끄러웠던지 힛, 하며 웃는 재환이었다.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재환과 다시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재환이 핸드폰을 차에 떨어뜨리지만 않았어도.

자신이 되도 않는 배웅을 하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서 헤어지기만 했어도.




……아니, 애초에 그냥 이들이 여기에 오지만 않았어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쪽으로 걸어가는데 왠지 모르게 시끌벅적해졌다. 뭐지? 못 보던 차가 한 대 서있고 누군가가 더 온 듯 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눈을 찡그려가며 그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



갑자기 재환이 그쪽으로 다다다 뛰어가는 게 아니겠는가. 뭐지…? 의문을 가지고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점점 그들과 거리가 가까워질 때쯤, 여주는 자리에서 우뚝 멈춰섰다.



"여주쌤!"



자신을 부르는 지성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여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앞을 바라보았다.



"다니엘. 오늘 나 알려주신 선생님이셔. 김여주 선생님."



안돼. 내 이름 말하지마. 여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고개를 돌리든가, 뒷걸음질 쳐 도망을 치든가 뭐라도 해야 되는데 야속하게도 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굳건하게 서서 앞에 있는 강다니엘을 바라보게만 할 뿐.










[워너원/강다니엘] 동창 강다니엘 01 | 인스티즈


"……김여주?"














……말도 안돼.

만나고야 말았다. 강다니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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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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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ㅅㄷ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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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헉 ... 작가님 무슨일이 있었던거죠??
빨리 다음편이 시급해요...!! 다음편에서 뵈요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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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8.34
뒷 내용이 궁금해요!!! 완전 재밌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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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작가님 과거부터 차근차근 얘기를 들어보고싶어요... 너무 잘 써주시는거같습니다 ㅠㅠ 잘읽고가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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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신알신 하고 갈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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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2.115
너무 너무 재밌어요~ 신알신 하고 갈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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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2.115
너무 재밌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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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헐.. 넘 재밌네요...! 기대기대ㅠㅠㅜ 신알신 누르고 갈게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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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신알신이요 넘 궁금해요 다음편이 시급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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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작가님 글 너무 좋아요! 추천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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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다음편이 시급합니다ㅠㅜㅜㅠㅠㅜㅠ여주 마음이 진짜 이해가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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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헐 다음 편 너무 기대돼요ㅠㅠ 신알신하구갈게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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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할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담편이 기대되서 신알신하고 갑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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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1.211
다니엘이 과거에 얼마나 싸가지였길래...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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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우와....작가님, 읽는 내내 설마 설마하면서 봤어요ㅠㅠㅜㅠ 다음편 기다할게요ㅠㅠㅠㅠ 너무 재미있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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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재밌어요ㅠㅠㅠ 동창 다니엘이라니!!! 얼른 담화 보러가야겠아요 ㅎㅎ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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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무슨일이 있던거죠ㅠㅠㅠㅠ 신알신누르고갑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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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작가님 ㅜㅜㅜ 너무재밌어요 신알신 누르고갑니당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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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넘 재밌어요ㅜㅜㅜㅜㅜㅜㅜㅠ 작가님 담 편 보러 갑니당!!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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