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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좋아

 

「우리, 바닷가 갈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종인의 목소리에 경수가 표정을 환하게 폈다. 정말? 응. 작년, 아니 제작년에 우리 겨울바다 갔었잖아. 거기‥ 종인의 낮은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종인의 짙은 눈매가 포물선을 그리며 웃고 있을 모습이 머릿 속에 절로 그려졌다. 경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응! 언제 갈까?

「지금.」

으응? 지금. 응? 지금, 바보야. 경수가 놀라 말꼬리를 올리며 여러 번 되묻자 종인은 경수가 놀랄 것쯤은 다 예상했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경수의 입꼬리가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곧 집 앞으로 갈게. 따뜻하게 입고 나와.」

 

경수는 허둥지둥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부터 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옷장 문을 벌컥 열고서 무얼 입을까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종인이 어울린다고 이야기 해주었던 파란색 야상을 꺼내들었다 멈칫했다. 바닷가가면 옷감 다 상할텐데‥ 볼을 긁적이며 한참이나 고민하던 경수는 다시 옷장에 야상을 집어넣으려다, 아. 모르겠다! 경수는 야상을 다시 꺼내들어 침대 위에 대충 던져놓았다.

경수는 기분이 너무 좋아 양말을 신은 채 뽈뽈거리다 그만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아야야, 경수는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한 동안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집 밖에서 클락션 소리가 두 번 울렸다. 벌써? 경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엉덩이는 아팠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 경수는 웃으며 냉큼 침대 위에 올려두었던 야상을 걸쳐입었다.

 

“도경수, 어디 가?”

 

한참동안 경수가 허둥대는 모습을 지켜보던 백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경수는 현관으로 향하다말고 백현에게 몸을 돌렸다. 종인이가 지금 나오래, 바닷가 가자고! 백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지금? 반문하는 백현에 눈을 두어번 꿈뻑인 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라고 여름에만 가란 법 있나 뭐, 우리 제작년에도 갔었어! 백현은 쇼파에서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나도 같이 가.”

 

백현이 옷걸이에 걸쳐두었던 패딩을 대충 걸쳐입으며 말했다. 뭐‥? 경수는 울상을 지었다. 야, 야! 네가 우리 데이트하는데는 왜 따라와! 백현은 막무가내였다. 오지말라며 현관을 막고있는 경수를 옆으로 밀어내고, 대충 운동화를 구겨신었다. 또 다시 밖에서 클락션 소리가 들렸다. 경수는 체념한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현관을 나섰다.

 

 

백현은 운전석에 올라탔고, 경수는 종인과 함께 뒷자리에 올라탔다. 시동이 걸리고, 차는 출발했다.

경수는 여전히 잔뜩 들떠있었다.

 

다 이유가 있었다. 작년, 작년이라고 해봤자 1달 전이였지만, 경수는 종인과 데이트 약속을 잡았었다. 그 날도 이렇게 들떠서 종인을 만나러 갔었다. 종인과는 신호등 하나를 두고 있었다. 건너편에 서있는 종인을 향해 경수는 방방 뛰었다. 이내 신호가 바뀌고, 경수는 곧바로 뛰어 종인에게로 달려갔다. 종인도 천천히 경수에게 다가갔다. 그 때, 커다란 트럭이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로 시끄럽고 크게 클락션을 울렸다. 그리고 그 트럭은 경수에게로 빠르게 다가왔다.

‥.

경수는 병원에서 눈을 떴다.

옆에 앉아있던 백현에게서 자세한 걸 들을 수 있었다. 브레이크가 고장났었다나봐. 마침 종인이가 널 끌어안아서 이정도인거야. 안 그랬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백현이는 경수의 손을 잡아왔다. 그럼‥ 종인이는? 백현은 말이 없었다. 경수는 덜컥, 겁이 났다. 백현의 어깨를 흔들며 경수가 재촉했다. 종인이는!

 

아, 이렇게 좋은 날에 이런 회상으로 기분을 다운시킬 수는 없지. 경수는 고개를 이리저리 내저었다. 옆에 앉아있는 종인이 경수의 볼을 살짝쿵 꼬집으며 귀여워. 나지막히 말했다. 룸 미러로 백현이가 우리를 쳐다보는 게 느껴져 얼굴을 붉혔다. 간단히 말하자면, 종인이는 혼수상태였지만 정말 기적적으로 일어났다. 그 후 꽤나 심한 후유증을 겪느라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질 않던 종인이가, 처음으로 경수에게 놀러가자고 한 날이 바로 오늘이였다. 그러니 이렇게 들뜰 수 밖에.

경수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오다리 한 봉지를 꺼내들었다. 먹을래? 경수는 먼저 종인에게 권했다. 종인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속이 별로 안좋네.」

 

경수는 울상을 지었다. 종인은 걱정하지말라며 경수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경수는 오다리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여전히 백현이 룸미러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너도 먹을래? 경수가 오다리를 내밀자 백현이 고개를 내저으며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경수는 입술을 비죽였다. 백현이가 왜 저러지‥. 경수는 종인이를 올려다보았다. 신경쓰지마. 종인이 조용히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경수의 고개를 끌어당겨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했다.

 

「좀 자. 도착하려면 1시간 넘게 걸리니까.」

 

잠 안오는데. 투정을 부린 경수는 얼마 안가서 작게 하품을 하고, 거짓말처럼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오랜만에 보는 종인의 낯은 너무나도 좋아보였다.

느낌이 좋았다.

 

 

경수는 조용해진 주위에 살며시 눈을 떴다. 자동차 앞 유리를 통해 겨울 바다가 보였고, 고개를 돌리자 백현과 종인이 먼저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나가자 종인이 급하게 담배를 버리고 발로 바닥에 비벼 껐다. 백현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며 우리를 보고 있었다. 왜 안깨웠어? 경수의 투정 섞인 말에 종인이 말했다. 도착한지 얼마 안됐어. 그래도‥ 경수가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나 이내 밝게 웃으며 종인의 팔을 붙잡고 모래사장으로 달려갔다. 아, 잠깐만. 천천히!

 

경수는 밀려왔다 나갔다하는 파도 앞에 쪼그려앉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러다 갑작스레 발끝까지 닿아오는 파도에 놀라 냉큼 일어나 종인에게 달려갔다. 젖을 뻔 했다! 경수의 놀란 표정을 본 종인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잔뜩 뾰루퉁한 표정으로 종인의 옆구리를 쿡, 찌른 경수는 곧 종인에게 팔짱을 끼고 천천히 모래사장을 걸었다. 백현은 멀찍이 떨어져 그 뒤를 천천히 쫓았다.

 

겨울바다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조용했다.

시원하다못해 차가운 파도소리, 백현이 모래 밟는 소리, 가끔씩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

문득 경수는 걸음을 멈추었다. 여기! 경수가 소리쳤다. 종인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경수는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여기, 우리 제작년에 낙서했던 곳이잖아! 경수의 말을 듣고보니 생각났다. 종인의 이름을 적고 하트, 그리고 경수의 이름을 적고 사진까지 찍었었다. 맞다, 그랬었지. 종인도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경수가 돌멩이 하나를 주워 먼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인아, 사랑해.

경수가 웃으며 종인을 바라보았다. 종인도 웃으며 경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경수에게 돌멩이를 건네받은 종인이 그 밑에다 글을 써내려갔다.

 

경수야, 사랑해.

경수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털었고, 종인도 그 뒤를 이어 일어났다. 해가 바다너머로 천천히 지고 있었다. 우리 새해 소망 빌까? 경수의 말에 종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동시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종인이가‥ 아프지않게 해주세요.”

경수가 살며시 눈을 떴다. 그리고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어느 새 다가온 백현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경수야, 정신차려 제발‥”

백현이 입술을 꾹 깨물더니, 경수를 끌어안았다. 결국, 울음이 백현 입술 새를 비집고 터져나왔다. 어리둥절한 경수가 백현을 밀어냈다.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아까까지만해도 옆에 있었던 종인이가 보이질 않았다. 종인이는? 백현아, 종인이는? 경수의 물음에 백현은 묵묵부답이였다. 그저 애원하면서 경수의 어깨를 흔들어댈 뿐이였다.

왜이래, 변백현‥ 너 왜 울어? 종인이는 어디갔어

 

“김종인은 작년에 죽었잖아!

무슨 소리야, 백현아. 종인이가 죽다니‥ 아까 나랑 여기서 글도 쓰고‥!

 

경수가 발 밑을 내려다보았다. 종인아, 사랑해. 자신의 글씨 밑에 종인의 글씨는 없었다.

파도가‥ 지웠나보네. 경수가 중얼거렸다. 백현은 끝내 그 자리에 주저앉아 경수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울기시작했다.

 

 

 

시작이 좋아

느낌이 좋아

작년 이맘 때 보다 훨씬 더

딱 한가지, 네가 없을 뿐

그게 슬플 뿐

그것뿐‥

버벌진트-시작이 좋아(feat.강민희 of 미스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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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잘보고가요ㅠㅠㅠㅠㅠㅠ 아련하네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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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잘보고가요ㅜㅜㅜ 진짜 아련아련ㅠㅠo(T^T)o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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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아오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쿨팩이애여ㅠㅠㅠㅠㅍㅍㅍㅍ너머어머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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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ㅜㅠㅠ완전아련......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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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됴종이에요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소름......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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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암호닉됴블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대박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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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됴경자에요 ㅠㅠㅠ아련아련 ㅠㅠㅠ종이나ㅜㅠㅠ경수야ㅠㅠㅠ으허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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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고빠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조니니 어떻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경수 불쌍해서 으캐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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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나그랑이에요 뭔가 이상하다 했어요 백현이가 따라간다고 했을 때 부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쓰러운 우리 경수.. ㅜㅠㅠㅠㅠ 밤이라 감성 터지네여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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