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아빠 나 1등 했어 1등! 백점 맞았다 백점 "
낡은 판자로 이루어진 집에 뛰어들어간 한 꼬마 아이가 해맑게 제 아버지를 찾았다. 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좁은 방 한 켠에 소년은 쪼그려 앉았다. 아버지는 일을 나가신 뒤였다. 언제 집에 계실지, 언제 또 나가실지 소년은 알 수가 없었다. 집에 오면 저를 반겨주는 엄마가, 우리 아들 장하다 하고 저를 포근하게 감싸줄 어머니의 존재가 소년에겐 필요했다. 하지만 소년은 투정하지 않았다. 투정 부린다고 해서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무리 어린 소년이였지만 알 수 있었다. 1등이라는 글과 백점만 보이는 성적표를 소년은 품에 안은 채 잠이 들었다. 시간이 흐른 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이게 백현의 일상이였고, 이젠 너무나 익숙해졌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백현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바뀐 건 백현의 목소리와 겉모습 뿐이였다. 빈민촌에 위치한 집도, 백현의 아버지도 모두 그대로였다. 백현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날이였다. 빈민촌에 조그마한 피아노 교습소가 생겼다.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은 없었다.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돈의 문제였다. 하지만 백현의 집에서 10분만 걸어 나가도 번화가였다. 하지만 번화가에는 실용음악학원에서 유명한 학원이 수두룩 했기에 피아노 교습소에 등록을 하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여자가 무성한 소문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계속 피아노를 치기 위해 만든 거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알려고 하는 사람도 정확히 아는 사람도 없었다. 여자가 피아노 교습소를 연습실의 용도로 밖에 사용을 못하고 있던 중, 백현이 교습소의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하고 물은 여자가 문을 열자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백현이 밖에서 쭈뼛거리며 서있었다. 무슨 일이야?. 여자의 질문에 백현은 살짝 웃으며 피아노 한 번 쳐봐도 괜찮을까요? 하고 물었다. 백현은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다. 같이 공부를 하는 경수가 피아노를 배운다고 해서 몇 번 구경한 적이 있었다.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운 실력이지만, 백현은 피아노가 좋았다. 집안 사정을 알았기에 피아노에 대한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곤 백현이 들어올 수 있게 자리를 피했다. 백현은 조심스럽게 앉아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여자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아이가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에는 감정이 담겨있었다. 손 끝 마다 슬픔이 느껴짐에 여자는 멍하니 백현의 연주를 들었다. 백현은 연주를 마친 뒤, 고개를 갸웃하며 피아노를 멍하니 쳐다봤다. 여자는 백현에게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냐고 물었다. 백현은 수줍게 웃으며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고, 여자는 백현에게 피아노를 배울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백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형편이 아니라서요. 말 끝을 흐리는 백현에게 왠지모를 애잔함을 느낀 여자가 백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가끔 피아노 치고 싶으면 와도 괜찮아, 언제나 와. 악보는 여기 있는 거 아무거나 가져가서 봐도 괜찮아. 여자의 말에 백현의 표정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치만.. 하고 망설인 백현에게 여자는 악보파일을 손에 쥐어줬다. 내가 치던 악보야, 나도 직접적으로 배운 적 없어. 독학한 거라 설명하고 다른 자잘한 거 다 메모했어. 말을 마친 여자가 백현을 교습소 밖으로 나갈 수 있게 의자를 치워줬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건넨 백현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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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쌤 안녕하세요 원피스 예쁘시네요 잘 어울려요"
"고맙다 너 예진이랑은 잘 되가는 거야?"
"그게 누구예요?"
"예윤여고 피아노 특기생 너 저번에 소개 받았다면서 자랑했잖아 우리 학원 다녔던 애 라면서"
"아 그냥 소개 안 받았어요 별로 안 끌려서 그럼 안녕히계세요"
기타를 치며 학원을 나가던 찬열이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멈춰섰다. 약간 보이는 틈으로 연습실 안을 쳐다보는 찬열이였다. 덕에 안에서 연습을 하던 백현은 문 틈으로 보이는 찬열의 눈에 놀라서 발을 헛디뎠다. 덕에 넘어질 뻔한 백현을 찬열이 문을 열고 들어와 허리를 잡아 세웠다. 누구세요? 하고 물은 백현에게 찬열은 인사를 생략한 채 피아노 되게 잘 친다 하며 웃었다. 백현은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였고, 찬열은 백현을 다시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옆자리에 앉았다. 나 들려줘 아까 그 곡. 백현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자 찬열은 백현의 손을 피아노 위로 올렸다. 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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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짧은 프롤로그? 소개? 같은 글이예요.. 댓글 없어도 연재 할 거예요.. 의지! 꼭 끝까지 써내려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