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guard
w.클로이(Occulumency)
11
"루한, 나랑 연애할래?"
루한은 눈이 커다래져서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귀끝이 조금 빨간 것 같기도 했다. 내 눈도 루한 못지않게 커다래져 있었을 것이다. 내 입으로 내뱉었지만 나 스스로에게 놀랐다. 내가 이리도 결단력 있는 사람이었던가. 내 감정은 '좋아하는 것 같다' 라는 단계이다. 아직 100% '좋아한다' 라는 감정은 아니다. 물론 루한과 연애를 하면서 내 감정이 어떤지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루한이 동성간의 연애에 오픈되어있는 사람인지 단정 지을 수 없다. 덜컥 겁이 났다. 나는 왜 입에서 나오는 말을 그대로 내뱉었는가. 그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단순히 내 감정에만 의존하다니. 만일 루한이 호모포비아라면 나를 거절할 것이 분명했다. 거절만 하면 다행이다. 나에게 손찌검을 할수도 있고 좋은친구로 남는 일 조차불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나는 공인이다. TV에 비춰지는 연예인. 진실여부와는 상관없이 소문이 한번나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갑자기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고개를 숙여 내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민석아."
"......"
"진심이야? 장난 아니고?"
"......"
"대답 해봐. 진심이야?"
"ㅇ...어우 야!!! 넌 왜 갑자기 진지해지구 그러냐!! 장난이지!! 니가 오늘 따라 멋있어서 한 번 말해 본거야. 왜? 떨렸냐? ㅂ... 밥이나 먹자."
"...... 그래 "
나는 그렇게 나의 고백을 장난으로 치부하며 어영부영 넘겼다. 곁눈질로 언뜻 본 루한의 표정은 돌처럼 굳어있었다. 아니 굳어있었다라기보다는 뭔가 오묘한 표정이었다. 마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듯한. 내 고백이루한에게 많이 당황스러웠나보다. 그렇게 우리 둘이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어색한 기운만이 맴돌았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있었을까. 백현이가 짜증을 내면서 우리 앞에 앉았다.
"아!!! 진짜!!! 민석이형!!!! 나 완전 짜증나!!!"
"왜? 왜 그러는데?"
"나는 형이 너무 좋거든? 근데 아 계속 박찬열이 자기 코디로 오라는 거야!!!!! 그래서 내가 싫다고 그랬거든? 근데 사장님을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다음주 수케줄부터 박찬열 쪽으로 가래!!!!!아오 빡쳐 진짜!!!!"
"나보다는 박찬열이 옷 입히기는 좋을껄? 걔 길잖아. 어깨도 넓고."
"그건 그렇긴 한데, 걘 성격이 쓰레기라니까!!!! 아오!!!! 그래서 다음 주부터는 형 쪽에는 새로운 코디가 들어갈 거에요."
"걘 누군데. 여자야?"
"아뇨 남자요. 되게 잘생겼어요. 형은 본 적 없으려나? 오세훈이라고 키 크고 몸매좋고 냉미남 같이 생겼어요. 저기 있네. 세훈아!!!!!!!"
"네, 형!!!"
"니가 다음주부터 들어갈 민석이 형."
"안녕하세요. 오세훈이라고 합니다. 24살이구요 회사 입사한지는 1달 정도 됬어요. 형 진짜 팬이에요. 형이 나온거 전부 봤어요."
"고마워 세훈아. 다음주부터 잘해보자."
금빛 머리를 한 매우 잘생긴 아이었다. 웃는게 굉장히 서글서글해 보여서 마음에 드는 아이였다. 어디선가 한번 본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가로수길에서 알바할때 왔었나? 어디서 봤지?
"우리, 어디서 본적 없어?"
"아뇨 저 형이랑 초면인거 같은데?"
"아 그래?"
"세훈 아 이제 가봐. 저쪽에서 최실장님이 부른다."
"네 형 다음주에 뵈요."
"근데 형, 왜 사장님은 코디들을 남자를 뽑을까요? 알고보면 취향이....."
괜히 백현이가 하는 말에 찔려 육수를 먹던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새 숟가락을 꺼내고 떨어진 숟가락을 줍기 위해 테이블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루한이 다리를 떨고 있었다. 원래 루한이 다리를 떨었던가? 숟가락을 줍고 고개를 들자, 찬열이 백현의 옆에 자신의 그릇을 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민석이 형!!! 오랜만이에요!!!"
"찬열아!! 진짜 오랜만이다. 저번달에 모였을 때 이후로 처음이지?"
"네 형."
"야 너 왜 왔냐? 너 저쪽 테이블에 있었잖아."
"니가 여기 있길래 나도 여기 왔는데? 다음주부터 계속 내얼굴 볼건데 이렇게 튕길꺼야?"
"아 미친 새끼. 나 너 싫으니까 절로 가라고."
"어! 민석이형 옆에 분은 누구세요? 되게 잘생겼다."
"안녕하세요. 김민석씨 보디가드루한 입니다."
"아, 종대 친구분!!! 이름 되게 예쁘시네요. 한 살 형이죠? 편하게 루한이 형이라구 부를게요."
어색한 기류만이 흐르던 우리 테이블에 찬열이와 백현이의 합류로 활기가 넘치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끄러워 졌다. 찬열이와 백현이가 투닥거리는 것을 보며 나와 루한은 웃기 바빴고, 가벼운 대화를 통해 어색함을 하나둘씩 지워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 괜히 어색한 사이가 되는 것 보다 몇 분전처럼 친구관계로 남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루한, 여기 이 테이블은 왜 이렇게 시끄러워?"
"크리스형, 왔어요?"
"사장님!!!!!! 저 왜 다음주부터 박찬열담당이에요?"
"한번쯤은 긴 사람 코디 해 보는 것도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야 크리스 너무하네. 아무리 내가 짧아도 그렇지 그렇게 면전에 대고 말하냐?"
"뭐래 이 강철 멘탈이."
"어, 근데 루한이 형이랑 민석이 형이랑 동갑인데 사장님 부르는 호칭이 달라요?"
"그러게, 루한이형은 사장님보고 크리스 형이라고 하고 민석이 형은 말놓고."
"아, 그거? 나 빠른은 형으로 안쳐."
"뭐??? 크리스형 빠른이었어?"
"빠른이 무슨 형이야 그냥 친구지. 처음에는 크리스도 뭐라고 하다가 지금은 포기했어."
"야 변백현. 루한이 형 봐바. 억울해 미칠것 같다는 표정."
"아 루한이형 어떡해."
우리 테이블에서 눈치를 살피던 크리스가 지나가던 웨이터를 붙잡고 샴페인 잔을 집어 들었다.그리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Umm....Luhan Do you want somechampagne?"
(루....루한, 샴페인... 먹을래?)
"형 노땡큐야."
"O... Okay"
**
"거부할 수 없이 강렬한 이 느낌에 빠져 버려 나를 놨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난 단순한 게 좋아. 내 속에 숨어 있던 것이 지금 눈떴어어어어어 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꿍이 이얏!!!!"
"민석아, 쉿!"
"응!! 민석이 쉿!"
조용하게 식사만 하는 줄 알았던 파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술파티로 변질되어갔다.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는 듯한 민석은 잔이 들어 오는 족족 깔끔하게 비워냈고 그 덕에 이렇게 고주망태가 되어버리고야 말았다. '형, 혹시 술 마셨어요? 저 술마셔서 그런데 안마셨으면 운전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는 오늘 회사에서 잘께요.' 라는 경수의 카톡에 마시려던 잔을 내려 놓았다. 딱히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기에 이리저리 피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을수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민석이를 등에 업고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큰 소리로 노래하는 민석이를 조용히 시키고 32층을 눌렀다. 고개를 오른 쪽으로 살짝 돌리자, 민석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가만히 감고 입을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루한 아"
"응?"
"나 아까 그거, 진심이어따?"
"......."
"진짠데? 진짠데? 나 너 너무너무 좋아. 왜 좋아하지? 모르겠어 그냥 좋아."
"......."
"어떡하지, 루한이가 너무 좋아서?"
"......."
민석이는 한참 말이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32층에 도착했고 나는 민석이를 내려 놓았다. 민석이는 위태롭게 벽에 기대어 섰다.
[0326]
도어락을 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통과하자마자 민석이는 주저 앉고 말았다. 신발을 벗겨 주기 위해 주저앉은 민석이의 다리를 펴게 하고 신발끈을 풀었다.
"근데 나 너무 무서워. 나 지켜주고, 나랑 친구해주는 니가, 내 마음을 알아버린 니가 나 떠날까봐 무서워."
".....민석아, 너 많이 취했다. 신발 벗고 방에 들어가자."
"아니야 안취했어. 지금 조금씩 깨고 있어. 그냥 취했다 생각하고 들어줘 제발"
"그래"
"루한아. 내가 너를 100%좋아한다고는 확신은 못하게 써. 근데 너랑 연애하구 싶구 막 그래. 이히히힛"
"민석아."
"내 마음 다 들었지? 내 마음이랑 달라도 그냥 취해서 헛소리 하는구나 여기고 넘겨. 나 떠나지마. 이기적이여서 미안해."
"민석아 "
"아무 대답하지 마!!!!!! 그냥 들어줘!!!!!! 제발!!!!!!"
"김민석!!!!!!"
"......."
"나도 너 좋아해."
결국은 이렇게 참으려고 한 내 감정은 터져 버리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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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이 왔어요!!! 세훈이도 등장했어요!!!
표지는.....심심해서 제가 만들어 보았다능.... 저퀄이라능.... 어떤...가요??
이제 루민이들은 행쇼만 남았네요ㅋㅋㅋㅋ
깨알 같은 찬백이들 힛 귀여워요ㅋㅋㅋ
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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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상황 알고 나니까 이이경 AAA에서 한 수상소감